엄마! 나를 위해 아무것도 하지 마세요.

오늘날 증가하고 있는 것은 부모와 동거하는 미혼여성이다. 그녀들은 부모와 함께 살면서 어렵게 일하지 않고도 풍족하고 여유 있는 생활을 누리고 있다. 부모와 동거하면 기초적 생활비는 들지 않는다. (...) 급여의 70~80%는 자신이 자유롭게 쓰고 집안일은 어머니가 해주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 익숙해지면 아버지의 수입과 가사에 협력적이라는 조건을 갖춘 남성이 나타날 때까지 결혼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부모에게 기생하는 싱글’이라고 부른다. (...) 그녀들은 생계를 위해 직장을 구하는 것이 아니다. 그다지 적극적으로 일을 찾는 것도 아니고 학원 다니는 것도 지겨워져서 취업이라도 해볼까 하는 ‘미적미적한 실업 상태’가 젊은 여성들 사이에 증가하고 있다. 이것도 부모가 성인이 된 딸을 ‘기생시키기 때문에 가능한 실업일 것이다.
— 야사다 마사히로 지음, 장화경 옮김,『우리가 알던 가족의 종말』, 137~142쪽

얼마 전 학교 선배의 결혼식에 갔습니다. 일주일 전에 일본 남자와 결혼을 해서 일본에서 살고 있는 후배가 선배의 결혼식 참석을 위해 비행기를 타고 다시 한국에 왔더군요. 제가 판단할 일은 아니지만 가족의 결혼식도 아닌 선배의 결혼식 참석을 위해 비용을 들일 수 있는 후배에게 조금 놀랐습니다. 저는 후배가 일본에서 무엇을 하며 지내는지 궁금해졌습니다. 그러자 후배의 소식을 아는 선배가 대답했습니다. “공부한다는데?” 순간 저를 포함한 그 자리에 있던 여자들은 입을 모아 “좋겠다”라고 탄성을 내뱉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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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다 칼로, <두 명의 칼로> _ 가족 간의 관계는 어느 정도의 거리가 필요할까? 우리가 알지 못하는 동안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너무 많은 희생을 요구하거나, 희생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저는 항상 무언가를 배우러 학원에 다니고 대학원에 진학하고 각종 연수를 다녀오지만 막상 취직에는 별 관심이 없거나 꼭 취직할 필요가 없는 혹은 존재하지 않는 직장을 찾으며 어제와 같은 오늘을 사는 사람들을 몇 보았습니다. 하지만 수입이 없을 수밖에 없는 그들은 언제나 누구보다도 여유롭게 소비하고 편안하게 사는 듯 보였습니다. 후배가 일본에서 ‘공부’를 한다는 소리를 듣고 사실 조금 화가 났습니다.

또 무슨 ‘공부’를 한다는 걸까? 부모님은 ‘언제’까지 ‘어떤’ 공부를 시키실 수 있을까?

우리는 ’자신의 자녀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한다‘는 태도를 재검토해야 하는 시기에 접어들고 있다. 성인 자녀(특히 딸)를 독립시키겠다고 부모가 단호한 태도를 취하지 않는 한, 미혼화와 저출산은 계속될 것이다.
— 야사다 마사히로 지음, 장화경 옮김,『우리가 알던 가족의 종말』, 143쪽

제 이야기가 아니라 조심스럽습니다만, 저의 오랜 친구의 어머니는 평생 아껴 모은 돈을 아들 내외의 생활비로 지원하고 계십니다. 가뜩이나 돈이 귀한 상황에서 건강하고 똑똑해 충분히 사회활동이 가능한 젊은 부부에게 적지 않은 돈을 지금까지도 보내고 계신다는 소리에 한 번, 그 부부의 소비 패턴과 마음가짐에 또 한 번 말을 잃었습니다. 그러자 친구는 이야기합니다. “나도 알지만, 가족이라 어려워... 가족이라.” 뒤에 이어진 친구의 속내에 더 이상 제가 무어라 이야기하기 어려웠습니다.

힘드시겠지만 친구의 어머니는 자식의 진정한 독립과 행복을 위해 어머니는 더 이상 ‘아무것도’ 하지 않으심을 선택하셔야 하겠지요. 나아가 모든 가족 구성원 각자가 ‘독립’을 이루어 진짜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기를 바라 봅니다.

- 마케팅팀 황주희
2010/08/04 15:46 2010/08/04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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