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시리즈물, 우리의 시각에서 펴내기
- 『아시아/일본』 편집 후기

『아시아/일본』(요네타니 마사후미 지음, 조은미 옮김)의 일본어판 원서는 이와나미(岩波) 서점에서 출간한 ‘사고의 프론티어’(思考のフロンティア)라는 시리즈 중 하나입니다. 재작년에 저희가 출간한 마루카와 데쓰시의 『리저널리즘』(백지운, 윤여일 옮김)도 속해 있는 바로 그 시리즈입니다. ‘사고의 프론티어’는 구체적으로 논의되지 못했던 주제, 그러나 중요하면서도 논쟁적인 성격을 띤 사유의 주제를 좀더 깊이 있게 말 그대로 개척해 보자는 뜻에서 기획된 시리즈로, ‘아이덴티티/타자성’, ‘시장’, ‘정의’, ‘원리주의’, ‘탈구축’(해체) 등 철학과 사회과학 분야의 주요 이슈/키워드를 다루고 있습니다. 저자들도 일본에서는 각 분야별로 가장 전문적이고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렇다 보니 국내의 연구자나 출판사 등에서 관심을 보일 만한 것이 많은 편입니다. 일찌감치 고모리 요이치의 『포스트콜로니얼』(송태욱 옮김, 삼인, 2002)을 시작으로 강상중의 『내셔널리즘』(임성모 옮김, 이산, 2004), 요시미 슌야의 『문화연구』(박광현 옮김, 동국대출판부, 2008) 등이 번역되어 국내에 꾸준히 소개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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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렇게 따로따로 소개되고 있는 데서 알 수 있듯이, 아무리 현지에서 좋은 반응이 있다 해도 우리 실정에 맞지 않으면 그대로 출간하기 어려운 게 또 시리즈물입니다. 키워드 중에는 한국 독자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난민’ 같은 주제도 있고, 해당 사회에 밀접하게 논의될 수밖에 없는 ‘교육’이나 ‘사회’ 같은 주제도 있습니다. 특히 시리즈 전체로 보면 출간하는 범위가 지나치게 넓은 편이기 때문에 전체를 그대로 번역하기에는 무리가 따릅니다.

물론 시리즈물을 통째로 번역하는 사례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예컨대 Critical Thinkers 시리즈How To Read 시리즈 등이 있고, 좀더 논쟁적인 성격이 가미되었다 할 만한 것으로 지젝이 편집한 레볼루션 시리즈 등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 안에 있는 목록은 유명한 철학자나 사상가, 혁명가 등을 소개하는 책으로, 범용성이 큰 입문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제를 정해 깊이 들어가거나 이슈들이 첨예화되면 그 시리즈물은 국내 (독서)현실과 거리가 생기는 책들이 있기 마련이므로 해당 시리즈물의 재가공은 불가피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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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차례대로 Critical Thinkers 시리즈, How To Read 시리즈, 레볼루션 시리즈

‘사고의 프론티어’의 경우, 저희는 시리즈 전체를 다른 저자분께 소개받은 적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저희가 시리즈 기획 때 보고 배우면 좋을 기획·편집이었고, 몇몇 주제는 국내에 소개되었으면 좋겠다 하는 것도 있었지만, 전체를 번역 출판하기는 힘들다고 생각했습니다. 국내 연구자들을 모아 좀더 한정된 분야의 주제를 다루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는데, 구체적으로 추진되지는 못했습니다(요즘 이런 시리즈물이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결국 저희가 선택한 방법은 그때 막 기획에 착수한 ‘아이아 총서’에 집중하자는 것이었고, 운이 닿아(저자분들의 소개로) 『리저널리즘』과 『아시아/일본』을 채택할 수 있었습니다. 아이아 총서는 아시아의 주요 이슈를 소개하고, 국민국가와 지역의 한계를 넘어 논쟁 내지는 대화가 가능한 주제를 다루자는 의도 아래 기획된 것이기 때문에 다분히 ‘사고의 프론티어’와는 이질적인 총서입니다. 바야흐로 이 두 책은 국내 독서현실과 저희 출판사의 기획방향에 따라 완전히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게 된 것입니다.

현재 아이아 총서는 책들을 쌓아 가는 과정에서 연구소와의 제휴나 특정 이슈에 따라 분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중국 현대사의 굵직한 사건과 이슈를 천착하는(회고록, 인터뷰, 대담 등으로 목소리를 직접 듣는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현대 중국의 목소리’, 아시아 연구자들 사이의 지속적인 학술교류를 위해 성공회대 동아시아연구소와 제휴한 ‘아시아문화연구 시리즈’가 그 예입니다. 이후에는? 아직 새로운 분화를 준비하고 있지는 않지만, 목록을 튼실히 쌓아 가면서 아시아의 문제를 가지고 토의할 만한 공간이 되도록 할 생각입니다. 현재까지 출간된 목록과 미래에 출간할 목록을 보여 드리면서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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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아 총서(Agendas In A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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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출간된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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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1 다케우치 요시미라는 물음 (쑨거 지음 | 윤여일 옮김)
002 근대 중국사상사 약론 (천샤오밍, 단스롄, 장융이 지음 | 김영진 옮김)
003 리저널리즘 (마루카와 데쓰시 지음 | 백지운, 윤여일 옮김)
004 일본, 영상, 미국 (사카이 나오키 지음 | 최정옥 옮김)
005 폭력의 예감 (도미야마 이치로 지음 | 김우자, 손지연, 송석원 옮김)
006 주권의 너머에서 (우카이 사토시 지음 | 신지영 옮김)
007 아시아/일본 (요네타니 마사후미 지음 | 조은미 옮김)

<출간 예정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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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과 헌법 (사카이 나오키 지음 | 최정옥 옮김) 예정
중국이 지배하는 중앙아시아 (안와르 라흐만 지음 | 윤성제 옮김) 예정
이방의 기억 (이연숙 지음 | 신지영 옮김) 예정
일본 이데올로기론 (도사카 준 지음 | 오석철 옮김) 예정
일본 내셔널리즘 독해(解讀) (고야스 노부쿠니 지음 | 송석원 옮김) 예정
저항에의 초대 (우카이 사토시 지음 | 최정옥 옮김) 예정

성공회대 동아시아연구소 아시아문화연구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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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출간된 목록
>
101 우리가 알던 가족의 종말 (야마다 마사히로 지음 | 장화경 옮김)
102 전쟁이라는 문턱: 총력전하 한국-타이완의 문화구조 (한국-타이완 비교문화연구회 지음)

<출간 예정 목록
>

103 포스트/냉전시기 중국 사회주의와 여성 (김미란 외 지음) 예정
104 아시아, 그 사상의 지평과 가능성 (백원담 외 지음) 예정
105 홍콩 영화 100년사 (중바오셴 지음 | 윤영도 옮김) 예정

현대 중국의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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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출간된 목록>
1. 문화대혁명, 또 다른 기억 (천이난 지음 | 장윤미 옮김)
2. 80년대 중국과의 대화 (자젠잉 지음 | 이성현 옮김)
3. 거울 속에 있는 듯 (다이진화 지음 | 김순진, 박정원, 임대근, 주재희 옮김)

<출간 예정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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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망각을 거부하라: 1957년학 연구기록 (첸리췬 지음 | 신동순, 길정행, 안영은 옮김) 예정

▷ 다니가와 간 셀렉션

1. 원점의 환시자 (다니가와 간 지음 | 신지영 옮김) 예정
2. 공작자의 논리와 배제 (다니가와 간 지음 | 신지영 옮김) 예정


- 편집부 주승일

2010/08/05 10:42 2010/08/05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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