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머리에


나는 애초에 이 책을 일주일 만에 쓸 작정이었다. 그리고 책의 제목도『일주일 만에 쓴 철학책』이라고 붙여야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엄청난 능력을 가지고 있어서가 아니다. 정말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철학책이라는 느낌을 주기 위해서였다. 물론 그 시도는 실패했다. 책을 쓰기 시작한 지 7개월이 지나고 나서야 이 글을 쓰고 있으니 말이다.

나는 고등학생, 대학생, 그리고 현직 교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부류의 ‘학생’들에게 철학을 가르쳐 왔다. 그 가운데에서 가장 편한 수업은 대학에서 철학을 강의하는 시간이었다. 철학 수업을 신청한 학생은 이미 어느 정도 철학에 관심이 있을 뿐 아니라 으레 철학이란 심오하고 난해한 것이라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그런 준비된 학생들에게 재미있는 수업을 하기란 어렵지 않다. 강의 시간에 학생들은 배꼽을 잡고 웃곤 했다.

그러나 논술 시험을 위해, 논술 선생이 되기 위해, 혹은 교사 연수의 일환으로 철학 수업을 듣는 ‘학생’들은 경우가 전혀 달랐다. 그들은 철학에 관심도 없을 뿐만 아니라 철학에 대해 본능적인 공포감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들에게 짧은 시간에 철학이 무엇이고, 어떤 내용을 공부하는 학문인지를 가르쳐 주기 위해서는 머리를 싸매야만 했다.

그런 학생들에게 철학을 ‘사랑하는’ 선생님은 최악이다. 길거리에서 막무가내로 전도를 하는 종교인처럼, 그도 청중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철학에 대한 자신의 신념과 애정을 침 튀어가며 떠벌일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물론 자신이 사용하는 용어에 대한 친절한 설명이나 예시는 전혀 등한시한 채 말이다.

철학에 대해서 그런 과도한 애정을 가지지는 않았다 하더라도 대다수의 철학 선생들이 그러하듯이, 그런 청중들에게 특정 철학자의 사상을 가르쳐 주려고 했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자, 먼저 거론할 사람은 ~라는 철학자입니다”라고 청중들에게 소개하는 순간, 그들 중 반은 넋을 놓아 버리게 된다. 그들은 이미 졸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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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 차례






(파일용량 : 310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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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_철학은 어렵다는 오해를 버려!
    1_철학은 ‘따져묻기’이다 19
    2_따져묻기의 원조들: 이름을 잘 몰라도 되는 몇몇 철학자들 25


(파일용량 : 705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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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_따져묻기의 지존, 소크라테스
    1_그것은 소크라테스의 말이 아니다 35
    2_소크라테스, 따져묻다가 사형을 당하다 37
    4_악법도 법인가? 45
    5_소크라테스와 양심적 병역거부 51
    6_알면 곧 행한다(知行一致)? 62

(파일용량 : 643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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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땅으로 내려오다
김민철 지음|도서출판 그린비 | 갈래 : 인문, 청소년

발행일 : 2007년 11월 20일 | ISBN : 978-89-7682-805-7
신국판 변형(150×220mm)|34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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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26 15:27 2007/11/26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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