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는 악입니다. 그것은 모든 선에 반합니다. 공익에도 반하고요. 동정심에도 반하죠. 모든 주요 종교의 교리에 반합니다. 자본주의는 정확히 이 경전들이 말하는, 특히 성경이 말하는 불의입니다. …… 자본주의는 잘못됐습니다. 고로, 근절돼야 합니다.”(미국 플린트 시의 사제 딕 프레스턴 신부)

“자본주의는 부도덕하고, 추잡하고, 극악무도합니다. 극도로 사악한 거예요.”(가톨릭 사제 피터 도허티 신부)

“이 체제는 모두의 복리를 제공하는 게 아닙니다. 따라서 그것은 본질상 예수님의 가르침에 어긋납니다.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부유한 자는 화를 입을지니.’ 누가복음에 있는 말입니다. …… 이 체제엔 선전이란 게 내재돼 있습니다. 선전은 무서운 거예요. 바로 이 체제의 피해자가 될 사람들이 그것을 좋아하고 지지하도록 설득하는 능력이거든요.”(디트로이트 대주교 토머스 검블턴 주교)

지상 최대의 자본주의 국가(아니 금권주의 국가가 더 잘 어울리지 모르겠다) 미국의 모습을 여실하게 보여 주는 마이클 무어 감독의 다큐멘터리 <자본주의>(Capitalism: A Love Story)라는 영화 속에 나오는 인터뷰 내용이다. 영화는 “부자는 천국에 들어가기가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기보다 어렵다”거나 “가장 보잘것없는 자에게 한 일이 곧 나에게 한 것”이라는 성경 말씀이 무색하게 부자들만이 (보잘것없는 사람들의 고혈을 빨아 모아) 천국을 누리고 보잘것없는 이들은 힘겹게 삶을 연명하거나 거리로 내쫓기는 2009년 미국의 오늘을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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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에고 리베라, <디트로이트 산업 벽화> 부분 _ 땀을 흘리며 몸을 쓰는 노동자들, 그들은 자본가의 결정에 따라 기계의 부품처럼 손쉽게 교체될 수도  있다.

미국 항공사들은 하청제도를 악용해 ‘가난한 조종사’를 잉태한다. 조종사들은 끼니를 해결하기도 어려워 부업을 하기도 하고 무료급식에 의존하기도 한다. 노조를 막고 단가를 낮추는 기업이나 생활고에 시달리는 조종사 모두에게 안전은 뒷전이다(미국 소비자들은 목숨을 담보로 비싼 비행기 삯을 지불하는 것이다). 월마트를 비롯한 몇몇 대기업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죽은 일꾼 보험’을 들어 직원이 사망하면 보험금을 독식한다(일의 강도를 높이면 생산성이 높아질 뿐 아니라 거액을 손에 쥘 수도 있는 기묘한 사업이다). 경영악화를 타개할 구조조정을 이유로 수많은 직원들의 일자리를 간단히(!) 없애 버린다(경영악화의 책임은 경영자에게 있는 거 아닌가?). 법원은 문제를 일으킨 청소년들을 사립 소년원에 보내며 돈을 긁어모은다. 홈페이지에 교감이 유머 없다고 놀렸다는 죄명, 식사 때 어른에게 스테이크 조각을 던졌다는 죄명으로 학생들은 몇 개월, 많게는 몇 년을 소년원에서 지낸다.

이에 반해 오늘날 가장 똑똑한 미국인들은 월가로 간다. 그들은 돈이 돈을 부르는 각종 ‘파생상품’을 개발하며 숫자놀음을 한다(정확히는 ‘숫자노름’이다).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로 꼬실 때는 언제고, 지금은 헐값에 집을 사들이고 비싼 값에 팔아 높은 차익을 얻는다(미국에서는 7.5초마다 한 채의 집이 압류된다). 부실채권을 돌려 막다가 위기가 오면 공적자금을 요구한다. 미국 정부에 대한 영향력으로 그들은 납세자들의 주머니를 갈취하는 데 성공했는데, 영화는 이를 ‘금융 쿠데타’라 부른다. 그렇게 7천억 달러 이상을 챙긴 금융회사들은 5천만 달러의 호화제트기를 구입하고(시티그룹), 임직원에 68억 달러의 성과급을 지급하며(골드만삭스) 돈잔치를 벌였다(언젠가 주가는 또 오를 테니 위기만 살짝 넘기고 남는 돈 펑펑 쓰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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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시스템에서의 피라미드, 중심부-상층으로 올라가려고 애를 써도 주변부-하층으로 밀려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상층으로 올라갈 수 있는 '자유'란 과연 존재하는 것일까?

땀 흘려 일한 노동의 대가가 아닌, 돈이 돈을 부르는 처죽일 금융자본주의. CEO와 투기꾼 등 상위 1%의 소득수준이 하위 95%의 소득수준에 맞먹는 이 기묘한 현실. 모든 걸 가진 자와 아무것도 갖지 못한 자들로 나뉜 사회. 그럼에도 모두가 1%가 되기를 원하는 욕망의 모래성이다. 무너지면 쌓고 또 무너지면 다시 쌓는(20년대 대공황도 극복했듯이 작년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도 극복될 것이다). 돈을 향한 욕망이 이 위험한 자본의 질주를 계속하게 만든다.

“소수의 소유하에 있거나 독점화된 재산은 인류에게 재앙이다.”
“나는 진심으로 은행이 군대보다 위험하다고 믿는다.”
“누구도 생계에 필요한 것 이상을 소유해선 안 된다. 나머진 국가에 속해야 한다.”
“이것은 계급투쟁이다. 부자 계급이 이기고 있지만, 이래선 안 된다.”

위 얘기는 사회주의자들이 한 말이 아니다. 처음 두 말은 미국의 제2대, 제3대 대통령인 존 애덤스와 토머스 제퍼슨이 한 말이다. 세번째는 미국 ‘건국의 아버지’ 중 한 사람인 벤저민 프랭클린이 한 말이고, 네번째는 충격적이게도(?) 세계 최대의 부호 중 하나인 워렌 버핏이 한 말이다(영화의 맨 마지막 자막으로 나온다). 자본의 질주를 막기 위한 대안으로 영화가 말하는 건 단순히 사회주의로의 회귀는 아닌 듯하다. “공동체!”를 외치며 쫓겨난 집으로 다시 들어가는 시민들의 반란, 노동조합, 연좌 파업 등 ‘단지 가장 기본적인 것’들을 얻기 위해 함께 싸우는 연대를 말하며 희망을 찾고 있다. 무엇보다 무의식적 욕망의 층위에서, 인간관계 속에서 드러나는 현실적 층위에서 점점 약해지고 있는 ‘공공성’의 회복, 1%가 되기를 욕망하는 게 아니라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공익적 사고로 삶을 지탱하자고 제안한다. 예컨대 소아마비 백신을 개발한 조나스 소크 박사가 특허권을 주장하지 않고, 치료법을 무료로 공개했던 것과 같이.

“이 백신의 특허권자는 누구입니까?”
“글쎄요... 사람들이죠. 특허랄 게 없어요. 태양에도 특허를 낼 건가요?^^”

- 편집부 주승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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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 러브스토리 - 10점
마이클 무어 감독/CJ 엔터테인먼트
2010/09/01 11:19 2010/09/01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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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쟌느의 생각

    Tracked from avecjang's me2DAY 2010/09/02 17:36  삭제

    돈이 돈을 부르는 처죽일 금융자본주의. 모든 걸 가진 자와 아무것도 갖지 못한 자들로 나뉜 사회. 그럼에도 모두가 1%가 되기를 원하는 욕망의 모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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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넬라 2010/09/01 21:36

    돈이 돈을 낳는 금융자본주의...
    이 글을 읽고나니 영화 <시대정신>이 생각나네요.
    가진자가 더욱 더 유리하게 되는 사회죠^^; 씁쓸합니다~

    • 그린비 2010/09/02 09:44

      넬라님 반갑습니다! 말씀해주신 영화는 한번 봐야겠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