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에는 변광배 선생님께서 2권의 책을 소개해 주셨습니다. 한 권은 츠베탕 토도로프의 『우리와 타인들, 인간의 다양성에 대한 프랑스적 성찰』이고, 다른 한 권은 아가타 지엘랭스키의 『메를로퐁티와 레비나스 읽기: 신체, 세계, 타자』입니다. 츠베탕 토도로프는 한국에도 여러 권이 번역되어 있는 문학․철학 분야의 노장이고, 아가타 지엘랭스키는 아직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신진 철학자입니다. 두 사람 모두 프랑스 철학에서 ‘타자’에 대한 사유전통을 추적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변광배(한국외대)

I.
『우리와 타인들: 인간의 다양성에 대한 프랑스적 성찰』(Nous et les Autres: La Réflexion française sur la diversité huma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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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츠베탕 토도로프(Tzvetan Todorov, 1939~)
불가리아 소피아 출신의 시학이론가이자 문학이론가로 1963년 이후 프랑스에 거주하고 있다. 1966년 롤랑 바르트 지도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1968년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CNRS) 연구주임을 지냈다. 『문학이론』(1965), 『미하일 바흐친 대화의 원리』(1981) 등을 통해 러시아 형식주의를 프랑스에 소개하는 한편, 『데카메론 문법』(1969), 『환상문학』(1970), 『산문의 시학』(1971), 『담화의 장르』(1978), 『상징의 이론』(1977), 『비평의 비평』(1984) 등의 저서를 집필했다. 구조주의 시학으로 경도되었다가 『미국의 정복』(1982)에서 스페인인과 인디언 사이의 관계를 통해 ‘타자’ 문제를 고찰했으며, 그 뒤로 역사, 문화 등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지면서 『새로운 세계의 무질서. 한 유럽인의 성찰』(2002), 『기억의 남용』(2004), 『절대의 모험』(2006), 『계몽의 정신』(2006), 『위기의 문학』(2007), 『야만인들의 공포. 문화의 충격을 넘어서』(2008) 등을 집필했다. 또한 공저로 『언어이론 소사전』(1972), 장 자크 루소론인 『덧없는 행복』(1985) 등이 있다.

출판정보
- 출판사 : 쇠이유(Seuil)
- 총서 : 포웽-에세(Points/Essais)
- 출판년도 : 1992년
- 쪽수 :  538쪽(포켓판)

책내용
이 책은 러시아 형식주의자들과 로만 야콥슨 등의 영향으로 한때 구조주의 시학의 정립에 몰두했던 츠베탕 토도로프의 ‘탈’구조주의자로서의 모습을 보여 주는 역저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또한 불가리아 태생으로 프랑스에서 살아가는 ‘이방인’, 곧 ‘타자’로서의 자기의 입장과도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토도로프의 고백대로 이 책의 주요 주제는 ‘우리’(하나의 문화, 사회 공동체에 속한 자들)와 ‘타인들’(이 공동체에 속하지 않는 자들)의 관계, 민족들의 다양성과 인류의 통일성 사이의 관계이다. 토도로프의 지적에 따르면 이른바 후기구조주의적 담론이 태동되는 과정에서 ‘일자’(一者, l’Un)로 상징되는 ‘중심’의 해체와 더불어 그때까지 일방적인 억압의 대상이었던 ‘타자(他者, l‘Autre)’가 점차 그 지위를 회복하게 된다. 그 당연한 결과로 ‘일자가 타자에게 가했던 폭력’이 이의제기의 대상이 되었고, 이는 ‘차이’와 ‘다양성’에 대한 찬가로 이어지게 된다. 이와 같은 지적 분위기에서 토도로프는 자신의 사유를 전개하기보다는 오히려 과거 프랑스의 여러 작가, 사상가들에게서 이와 같은 ‘타자’ 인정의 담론 형성 과정을 통시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몽테스키외에서 세갈렌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몽테뉴에서 레비-스트로스에 이르기까지, 한편으로는 ‘우리’만을 중요시하면서 ‘타자들’을 무시하고 경시했던 자들의 사유를, 다른 한편으로는 이들과는 정반대 입장에 있었던 자들의 사유를 자세하게 검토한다.

이 책은 세계화, 지구화의 추세가 한창인 지금 세계의 중심에 서려는 ‘우리’는 과연 ‘타인들’에 대해 어떤 입장에 있는지, 아니 그보다 먼저 세계의 변두리에 자리 잡고 있었던 ‘우리’는 과거에 ‘타인들’로부터 어떤 지위를 부여받았는지를 되돌아보는 과정에서, 다시 말해 우리의 과거를 되돌아보고, 현재를 재음미하며, 나아가 미래의 우리의 입장을 조명해 보는 과정에서 유용한 참조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는 항상, 어디에서나, 그 어떤 상황에서도 ‘타자들’과 함께 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II.
『메를로퐁티와 레비나스 읽기: 신체, 세계, 타자』(Lecture de Merleau-Ponty et Levinas: Le corps, le monde, l’aut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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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아가타 지엘랭스키(Agata Zielinski, 1969~)
고등사범학교를 졸업하고 파리 I대학에서 「Lecture de Merleau-Ponty et Levinas. Le corps, le monde, l'autre」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 학위 논문을 수정, 보완하여 출간한 같은 제목의 책 『메를로-퐁티와 레비나스 읽기』로 ‘Gegner de l’Académie des Sciences morales et Politiques’상을 수상했다. 도덕철학과 특히 의학윤리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그르노블 대학과 리옹 대학에서 강의하고 있다. 저서로는 『에마뉘엘 레비나스: 책임은 이유 없다』(Emmanuel Levinas. La responsabilité est sans pourquoi, 2004, PUF) 등이 있다.

출판정보
- 출판사 : 프랑스 대학 출판부(PUF)
- 출판년도 : 2002년
- 쪽수 : 317쪽(국판)

책내용
이 책의 독창성은 지금까지 후설에게만 제기되었던 현상학의 핵심 문제를 두 명의 프랑스 철학자에게 제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 책은 이와 같은 관점의 변경을 통해 현상학 분야의 주요 문제들, 가령 신체성, 타자와의 관계, 세계-내-존재 등과 같은 문제들을 다른 눈으로 보여 준다. 메를로-퐁티와 레비나스에 대한 새로운 관심, 그것도 후설의 후계자로서가 아니라 그들만의 고유한 사유에 대한 관심은 이 두 철학자가 현상학에 기여한 바가 어떤 것인지를 알 수 있게 해준다. 그리고 특히 이 두 명의 철학자를 정면으로 대질시키는 작업은 지금까지 거의 행해지지 않았던 만큼 이들 각자의 철학적 사유의 이해에 새로운 지평을 열어 준다고 하겠다. 게다가 한동안 비슷한 학문적 길을 가다가 갑작스럽게 다른 길로 접어든 이 두 사람의 철학 여정을 통해 그들의 사유가 어떤 점에서 다르고 비슷한가를 일목요연하게 살펴볼 수 있다. 보다 구체적으로 왜 메를로-퐁티는 타자 문제보다는 신체 문제에 더 집착했고, 또 레비나스는 어떤 이유에서 신체 문제보다는 타자 문제에 더 집착했는지, 그리고 이 두 철학자의 타자 이론에서 타자와의 소통 가능성을 위한 공집합은 없는지 등에 대한 검토가 그것이다.


2011/02/25 09:00 2011/02/2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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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체대생 2011/02/25 10:59

    <메를로 뽕띠와 레비나스 읽기> 언제 번역되어 나오나요?? 빨리 읽어보고 싶습니다!!!

    • 그린비 2011/02/25 17:11

      체대생님 안녕하세요. 그린비 출판사 정군입니다. 주목할 만한 신간은 그린비의 출간예정 목록이 아니라, 해외 출판 소식을 의미있게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따라서 질문하신 내용에는 답을 드리기가 어렵습니다. ^^
      모든 책들을 내고 싶은 마음이야 있지만, 현실적인 조건상 어렵기 때문이지요. 해서, 관련된 책이 있고, 현재 해외에서 어떤 연구들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알아보는 섹션으로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늘 그린비 블로그에 관심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

  2. 체대생 2011/02/25 17:26

    늘 다채로운 내용으로 업데해주셔서 감사하는 마음으로 보고 있습니다.
    수고하세요!!

    이 댓글을 읽은 어느 연구자님이 빨리 번역해 주셨으면 좋겠네요ㅋㅋ

    • 그린비 2011/02/25 18:23

      네. 채대생님 늘 관심 주셔서 감사합나다.
      빨리 번역이 되길 저도 바래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