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에도 변광배 선생님께서 세 권의 책을 소개해 주셨습니다. 『유토피아와 철학』은 플라톤 이래 서구의 유토피아 사상을 잘 정리해 준 책이고, 프랑스 최고의 맑스주의 철학자였던 루이 알튀세르의 『정치와 역사』는 근대 정치철학에 대한 알튀세르만의 독특한 해석을 보여 주는 책입니다. 또 국내에 주요 저작 및 선집이 번역되고 있는 벤야민과 그의 평생 친구인 숄렘의 『신학과 유토피아』는 벤야민 사상의 신학적 흔적을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서간문들을 담고 있는 책입니다.

변광배(한국외대)

I. 『유토피아와 철학: 또 다른 가능한 세계?』(Utopie et philosophie: Un autre monde possi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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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장-이브 라크루아(Jean-Yves Lacroix)
「모어의 『유토피아』와 플라톤적 전통: 유토피아주의에서 유한과 무한」이라는 주제로 철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유토피아: 새로운 땅의 철학』(L'utopie: Philosophie de la Nouvelle Terre, 1994), 「플라톤과 유토피아」 등과 같은 유토피아에 관계된 저서와 논문이 다수 있다.

출판정보
- 출판사: 보르다스(Bordas) 출판사
- 총서: 필로소피 프레장트(Philosophie présente) 총서
- 출판년도: 2004년
- 분량: 320쪽

책내용
유한, 필멸성 등을 운명으로 안고 사는 인간에게 있어서 무한, 영원성 등이 보장될 수 있는 곳은 항상 동경의 대상이 되어 왔다. 그곳이 바로 ‘유토피아’이다. 어원적으로 보아 ‘어느 곳에도 없는 장소’라는 의미를 가진 유토피아는 어쩌면 인간의 손이 결코 미치지 못하는 곳에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역으로 그렇기 때문에 인간은 지금까지 유토피아를 더욱더 동경하고, 더욱더 실현하고 싶어 했을지도 모른다.

저자는 이 책에서 유토피아 개념을 주로 철학과 문학 분야에서 탐사하고 있다. 토머스 모어의 『유토피아』(1516년)를 시작으로 이 개념이 널리 사용되게 되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저자는 이 점을 고려하여 모어의 유토피아를 필두로 『태양의 도시』(La città del sole)를 쓴 이탈리아 작가 캄파넬라, 프랑스의 푸리에와 같은 이상주의자들의 유토피아를 검토하고 있다. 보다 구체적으로 유토피아에 대한 정의, 그 성립 조건, 그 다양한 모습에 대한 상상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저자의 주된 의도는 이와 같은 유토피아가 이미 플라톤에 의해 철학적으로 다루어지고 있음을 구체적으로 보여 주는 것이다. 특히 이 책은 서구에서 논의된 유토피아 관련 자료를 정리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II. 『정치와 역사, 마키아벨리에서 맑스까지: 고등사범학교 강의록(1955~1972)』(Politique et Histoire, de Machiavel à Marx: Cours à l'École normale supérieure 1955-19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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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루이 알튀세르(Louis Althusser, 1918~1990)
알제리 출신의 프랑스 맑스 철학자. 고등사범학교를 졸업하고 철학교수자격시험에 합격하였으며, 그후 같은 학교에서 철학교수로 재직했다. 프랑스 공산당의 이론가로 활동했으며, 『자본을 읽자』(Lire Le Capital), 『맑스를 위하여』(Pour Marx) 등의 저서를 남겼다.

출판정보
- 출판사: 쇠이유(Seuil) 출판사
- 총서: 트라스 에크리트(Traces écrites) 총서
- 출판년도: 2006년
- 쪽수: 393쪽

책내용
정치철학의 주된 문제 가운데 하나는 분명 공동체 조직의 문제와 이 조직을 관통하는 권위의 기원 문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홉스 같은 철학자는 자연 상태의 인간이 지닌 탐욕과 공격성을 내세워, 이를 무마하기 위한 사회 상태의 장치로서 ‘리바이어던’을 내세우고 있다. 반면 루소와 같은 철학자는 자연 상태로 돌아가기 위해 ‘사회계약’에 바탕을 둔 사회 상태 유지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1955년부터 1972년까지 파리 고등사범학교에서의 강의록을 모아 놓은 이 책은 루이 알튀세르 정치철학의 단면을 볼 수 있는 책이다. 마키아벨리와 홉스에서 루소를 거쳐 맑스에 이르는 유장한 서구 정치철학의 흐름을 살펴보고 있다. 고도로 복잡해진 현대사회에서 제기되는 많은 문제들의 해결책 모색에 있어서, 과거 지금보다 더 혼란했던 시기를 몸소 체험했던 몇몇 철학자들의 사유에 대한 알튀세르의 안내는 유용한 참고점으로 소용될 수 있을 것이다.


III. 『신학과 유토피아: 서간문(1933~1940)』(Théologie et utopie: Correspondance 1933-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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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발터 벤야민(Walter Benjamin, 1892~1940)
20세기 전반에 활동했던 독일 문학비평가. 『독일 비극의 기원』(Ursprung des deutschen Trauerspiels, 1928)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33년 나치의 집권 이후 파리에 정착해서 생활을 영위하다가 1940년 프랑스와 스페인 국경지대에서 자살했다. 현재 국내에서 전집이 번역 중에 있다.

게르숌 숄렘(Gershom Scholem, 1897~1982)
독일에서 태어난 유대교 철학자이며 역사가. 『유대교 신비주의의 주류』(Major Trends in Jewish Mysticism, 1941), 『사바티 제비: 신비주의 메시아』(Sabbatai Sevi: The Mystical Messiah, 1973), 『카발라와 기호』(On the Kabbalah and its symbolism, 1965) 등의 저작이 있다.

출판정보
- 출판사: 에클라(Eclat) 출판사
- 총서: 상상적 철학(Philosophie imaginaire) 총서
- 출판년도: 2010년
- 분량: 336쪽

책내용
국내에서 출간된 『한 우정의 역사: 발터 벤야민을 추억하며』(게르숌 숄렘, 최성만 옮김, 한길사, 2002)를 통해 벤야민과 숄렘 두 사람 사이의 우정이 어떤 것인지는 잘 알려져 있다. 2011년에 출간된 이 서간집에는 이들 두 사람이 1932년부터 1940년, 즉 벤야민이 자살하는 날까지 주고받은 편지가 그대로 실려 있다.

특히 이들 두 사람은 거의 절대에 가까운 믿음과 신념을 바탕으로 그 당시 자신들의 주위에서 발생하는 거의 모든 주제에 대해 뜨겁고도 기탄없는 생각을 교환하고 있다. 문학과 철학 분야, 독일에서의 나치즘의 등장, 벤야민의 방황, 숄렘의 팔레스타인 체류 등이 그것이다. 이 서간집은 벤야민과 숄렘이라고 하는 두 친구 사이의 개인적 우정을 확인할 수 있는 공간이자 격변의 시대였던 20세기 초반 유럽의 정치와 문화 등에 대한 연대기로서도 손색이 없다고 하겠다.

2011/05/27 09:00 2011/05/2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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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양손잡이 2011/05/29 03:01

    언제나 포스트 잘 보고 갑니다. 헌데 오늘은 많이 어려운 책이군요 ^^;

    • 그린비 2011/05/30 09:30

      양손잡이님의 말씀처럼 왠지 포스가 느껴지는 책들입니다~ ^^
      자신에게 좋은 책은 읽기 불편하고 힘든 책들이라고 해요. 물론 읽으면서 기쁨을 느끼는 책도 좋지만...불편하고 어려운 책들에 도전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