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무거운 루쉰전집을 들고 다니다 어깨가 결리셨다구요?
『외침』하고 『무덤』만 조합해서 보고 싶으셨다구요?
그런 여러분을 위한 '루쉰문고' 1차분 열 권이 출간되었습니다! 짝짝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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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1차분에서는 소설집 『외침』(呐喊), 『방황』(彷徨), 『새로 쓴 옛날이야기』(故事新編), 산문집 『아침 꽃 저녁에 줍다』(朝花夕拾), 산문시집 『들풀』(野草), 잡문집 『무덤』(墳), 『열풍』(熱風), 『거짓자유서』(僞自由書), 『풍월이야기』(准風月談), 『꽃테문학』(花邊文學)을 작고, 가볍게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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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쉰전집』 1, 2, 3, 7권이 문고본으로 출간되었습니다. 색도 참 예쁘죠? +_+

중국인의 영혼을 깨운 루쉰의 문학

루쉰은 자신의 소설에 대해 “나는 병적인 사회에서 불행하게 살아가는 사람들 가운데서 글의 제재를 많이 얻었다. 그 목적은 병의 원인을 드러내어 치료에 주의하도록 각성시키기 위해서였다”(『남강북조집』)라고 밝힌 바 있다. 예컨대 「광인일기」(1918, 03권 『외침』 수록)는 식인(食人)의 공포 속에 사로잡힌 광인의 모습을 그리고 있지만, 그 광인은 “30여 년 미몽(迷夢) 속을 헤매다”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었고, 5000년 식인의 역사를 꿰뚫고 있다. 근대의 함정을 발견하고, 오랫동안 사람이 사람을 억압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음을 은유적으로 보여 주는 것이다. 그리하여 그는 이 식인의 고리를 깨기 위해 움직인다. “아이를 구해야 할 텐데...”하며.

루쉰은 중국인을 각성시키기 위해 기본적으로 무지몽매한 민중을 형상화하고 있다. 문자를 쓸 줄 알지만 빚을 지며 살아가는 쿵이지, 아기의 병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미신에 의지해 결국 아기의 죽음을 맞게 된 산씨댁(「내일」), 변발을 자른 후 심리적인 고초를 겪게 되는 N과 칠근(「두발이야기」와 「야단법석」), 애들은 줄줄인데 흉년과 기근, 가혹한 세금으로 신음하는 룬투(「고향」), 권세에 굴복하고 혁명에 일희일비하는 아Q와 군중들(「아Q정전」), 빚에 쪼들려 살지만 허세와 구태를 벗지 못하는 관료 팡쉬안춰(「단오절」), 과거시험에 낙방한 후 삶의 길을 잃은 천스청(「흰 빛」). 이들은 모두 절망적 상황에 처해 있는 중국인, 치료와 희망이 필요한 중국인의 모습을 보여 준다. 소설 속 이런 모습들을 본 당대 중국인들은 혹여 자신을 그린 것은 아닌지 두려워했다고 한다. 루쉰의 소설은 중국인 스스로의 모습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한 계기가 되었던 것이다.

이렇게 루쉰이 중국 민중의 ‘각성’을 부르짖을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이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것들에서 비롯한다. 산문집 『아침 꽃 저녁에 줍다』(문고 06)에 이런 그의 체험이 추억되고 있는데, 병중의 아버지를 치료하기 위해 한겨울의 갈대뿌리, 삼 년 서리 맞은 사탕수수, 처음으로 짝을 지은(정조를 지킨) 귀뚜라미 한 쌍 등을 찾아 헤맸던 일(「아버지의 병환」), 그리고 무엇보다 한 동포 혁명가가 스파이 혐의로 처형당하는 것을 구경하고 있는 중국 민중의 모습을 환등기로 본 충격적인 사건(「후지노 선생」)에서 기인했던 것이다.

▷ 어두운 현실을 극복하는 상징과 풍자
시집 『들풀』(문고 05)에서도 중국의 이런 어두운 현실을 함축적으로 드러냄과 동시에, 아울러 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절망적인 현실을 어둠에, 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를 밝음에 대비시키고, “투창을 들고”(「이러한 전사」) “암흑을 향하여 무지(無地)에서 방황”(「그림자의 고별」)하고 “싸늘한 욕설, 독한 웃음을 등 뒤에 남겨 둔 채”(「길손」) 홀로 먼 길을 가고자 다짐한다. 멈추어 쉬는 것도 거부하고 오직 앞으로 나아갈 뿐인 나그네. 루쉰은 이상세계를 그리진 않았으나 결과를 셈하지 않고, 희망에만 목매지 않고 언제까지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에 충실했다.

또한 『새로 쓴 옛날이야기』(문고 07)의 소설에서는 고전 속 인물을 현실에 불러내 희화화하거나 중국 사회를 풍자하는 데 활용한다. 「하늘을 땜질한 이야기」에서는 전욱(顓頊)과 공공(共工)으로 대표되는 봉건세력과 군벌들의 각축을 고발하고, 「달나라로 도망친 이야기」와 「검을 벼린 이야기」에서는 부조리하고 폭력적인 세계를 그리고 있다. 「관문을 떠난 이야기」와 「죽음에서 살아난 이야기」에서는 노자와 장자를 희화화하면서 현실과 동떨어진 말을 하고 모순된 현실에 대해 변명으로 얼버무리는 당대 지식인을 풍자하고 있다.

루쉰은 1922년에 시작한 이 소설집 원고를 죽기 1년 전인 1935년에 완성하였다. 그는 왜 죽음이 임박한 상황에서 부랴부랴 이 책을 완성하려고 했을까? 그것은 보지 않으려 해도 볼 수밖에 없었던 절망적 현실 때문이었을 것이다. 아편전쟁 이후 끊이지 않는 서구의 충격과 일본 제국주의의 압박, 정치 모리배들의 반민중성과 노예근성, 미미해 보이는 혁명의 성과……. 1930년대 상하이의 조계지에서 정치적 압박과 언론의 탄압을 견뎌야 했던 루쉰에게 이 소설 속 세계들은 그가 마음껏 상상력을 펼칠 수 있고, 비판할 수 있는 자유로운 세계였기 때문이다.

어둠 속에서 전투의 빛을 발하는 비수, 루쉰의 잡문

주로 신문‧잡지에 기고한 짧은 단편을 가리켜 잡문(雜文)이라 일컫는데, 루쉰은 잡문집을 살아생전 14권이나 편찬할 정도로 잡문을 세상과 소통하는 창으로 활용했다. 의학을 버리고 문학으로 전향할 때부터 죽기 바로 직전까지. 이렇게 평생을 함께한 잡문을 가리켜 전기작가 왕스징은 “어둠 속에서 전투의 빛을 발하는 비수”였다고 말한다. 짧지만 강렬한 은유와 풍자성을 띠고 있는 그의 잡문들은 지식인들에게는 논쟁적이었고, 당대 사건에 대해서는 비판적이었으며, 민중과 약자들에 대해서는 애틋함을 표현하고 있다.

루쉰 초기의 글이 실린 『무덤』(문고 01)은 서양의 과학사와 정신사를 자신만의 관점에서 정리하거나(「인간의 역사」, 「과학사교편」, 「마라시력설」) 중국 전통의 인습을 깨고 인간의 개성을 발양할 것을 주장하는 데(「문화편향론」) 할애되어 있다. 조금은 거칠고 다른 잡문들에 비해 분량이 길지만, 그 속에는 서구 근대성과 마주한 충격과 인간성이 존중되지 않는 사회에 대한 반항 정신이 잠재되어 있다. 그리하여 군벌정부에 빌붙어 곡학아세하는 지식인(‘정인군자’正人君子)을 비꼬고, 토신사(토박이 세력가)와 양신사(서양물 먹은 세력가) 등을 ‘물에 빠진 개’에 비유하며 물에서 올라오지 못하도록 계속 때리지 않으면 안 된다(「‘페어플레이’는 아직 이르다」)고 주장하는 등 점차 비판의 강도를 높여 간다. 『무덤』과 비슷한 시기에 출간된 『열풍』(문고 02)에서도 낡은 관습에 사로잡힌 보수적 문인에 대한 비판이 주를 이룬다. 5‧4신문화운동의 열기가 사그라드는 시점에 운동의 성과를 비난하고, 시대착오적인 ‘국수’의 보존을 주장하는 이들에게 냉소를 보내며, 보존해야 할 것은 국수가 아니라 ‘우리’라고 잘라 말한다. ‘부드러운 칼을 들고 있는’ 적들에 맞서고, 낡은 정신과의 결별을 통해 새로운 정신을 불러일으키는 것. 루쉰이 20여 년간 잡문을 집필하고 편찬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 수많은 적들과 대결한 전투의 기록
『거짓자유서』(문고 14), 『풍월이야기』(15), 『꽃테문학』(16)은 루쉰 만년이랄 수 있는 1933~34년 사이의 잡문집이다. 이 잡문집들은 혁명문학의 길을 가다 전향하여 ‘예술을 위한 예술’을 주장한 제3종인, 사리사욕을 위해 자비로 출판하고 스스로 호평하며 대표문인 지위에 오른 부패한 문인, 좌익인사를 색출하고 살해하는 데 혈안이 된 국민당 정권, 이 정권에 기댄 문인‧학자‧언론인, 영화사‧출판사 등에 백색테러를 자행한 우익 깡패 등 수많은 적들과 대결한 전투의 기록을 보여 준다. 당시는 일본의 중국 침략이 거세져 장성의 관문 산하이관(山海關)이 함락되고, 일본이 리턴보고서를 무시하고 국제연맹을 탈퇴하여 정세가 매우 급박한 때였다. 그럼에도 국민당 정권은 나라 밖에서는 나라를 팔아먹고 투항하며 나라 안에서는 민중들을 탄압하는 기만적인 정책을 펴 루쉰은 분노를 감출 수 없었다.

이리하여 루쉰은 이 당시에만 60여 개의 필명을 사용하며 쉬지 않고 자신의 글을 발표하게 된다. 열네 편의 글에서는 일부를 삭제당해 골기(骨氣)가 사라진 글을 발표하기도 하고, 여덟 편의 글은 아예 게재되지도 못했지만, 그는 비판의 칼날을 멈추지 않았다. 심지어는 언론 탄압이 거세져 『자유담』의 편집인이 사직당하고 『선바오』의 사장이 암살당하는 위기까지 맞이하지만, 작법을 고치고 다른 사람에게 베끼게 하는 방법까지 써 가며 지금 절박하게 요구되는 사안을 발언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어떠한 탄압에도 굴하지 않는 자유인 루쉰! 『역문』(譯文)의 정간에 화가 난 젊은 작가에게 그는 나직하지만 강한 어조로 이렇게 말했다. “이건 아주 작은 일에 불과하네. 그런데, 우린 계속 싸워 나가야 할 것인가? 물론일세. 계속 싸워 나가야지! 상대가 누구이든지 간에 말일세.”

루쉰은 불의에 굴하지 않는 ‘전사’였다. 권력의 무도하고 잔학한 행위에 분노했고, 그 권력에 빌붙어 아첨하는 무리에게 창끝을 겨누고 물러섬 없이 대결해 왔다. 억압받는 민중의 편에 서고자 했고, 특히 아이와 여성의 해방을 부르짖었다. 5‧4운동과 좌익작가연맹에서의 활동 등 새로운 근대 중국을 건설하기 위한 노력에도 쉼이 없었고, 청년작가들을 양성하고 판화운동을 펼치는 등 문화운동에도 투신했다. 이런 그를 마오쩌둥은 민족 영웅이라 극찬하며 이렇게 말했다. “루쉰은 중국 문화혁명의 우두머리 장수였다. 위대한 문학가였을 뿐만 아니라, 위대한 사상가였으며, 위대한 혁명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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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만의 루쉰문고 조합을 만들어 보시고, 그린비 블로그에 소개도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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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12 15:00 2011/07/1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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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아 2011/07/12 18:24

    표지 너무 예뻐요....

    • 그린비 2011/07/12 19:20

      그쵸 그쵸!!(팔불출...^^;;)
      실제로 만나 보시면 더욱 반하실 거에요. ^^*

  2. 한방블르스 2011/07/13 02:07

    책장에 두기에는 전집이 좋고 보기에는 문고판 조합이 좋은데...
    계속 문고판은 나오나요?

    • 그린비 2011/07/13 15:03

      한방블르스님, 문고판도 계속 출간될 예정입니다.
      전집, 문고본, 혹은 전집과 문고본을 함께...이 가운데 더 마음이 가는 방향으루다가~ 선택하시면 어떨까요? ^^*

  3. 바계 2011/09/20 09:33

    와~ 문고판 너무 좋네요!!!

    • 그린비 2011/09/20 11:14

      바계님, 알아봐주시는군요! 아하하하하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