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사람들과 얘기할 때 ‘엉뚱하다’ 혹은 ‘맥락이 좀 다른 것 같은데…’라는 이야기를 들을 때가 있습니다. 그때는 엉뚱한 게 제 매력인줄 알았는데(하하;) 그 엉뚱함이 사람들을 곤란하게 만들 때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듣는 사람들은 왜 제가 그 이야기를 하는지 생각해야만 했으니까요.

말하는 것과 글쓰는 것은 거의 일치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초등학교 국어 교과과정이 말하기, 읽기, 쓰기인가 싶기도 하네요. 전 읽기, 말하기, 쓰기 순서가 좋지만요~) 사실 제 말과 글이 얼마나 일치하는지는 얼마 전에 체험을 하고 나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논리적으로 작품을 비평하는 에세이를 쓰게 되었는데, 저는 쓰면서 나름대로 치밀하게 준비했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자신 있게 사람들 앞에서 발표를 했는데 결과는 처참했습니다. 서른 명에 가까운 사람들 중 제가 무슨 의도로 그 글을 썼는지 알아챈 사람이 거의 없었거든요. 문장과 문장 사이의 간극이 멀었던 것도 있었고, 전체적으루다가 중구난방이라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당최 무슨 이야기를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알 수 없었다는 의미였지요. 저는 그때 알았습니다. 제 말이 글에도 온전히 드러나는구나 하는 것을요!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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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논리=수학’이라는 등식을 갖고 있습니다. 수학의 ‘수’ 자만 들어도 떨려도 피하고 싶은 저에게 논리는 어렵기만 한 대상이었죠. 그런데 “왜 명확하게 말해야 하는가, 그것은 소통을 할 때 오해를 줄이기 위함이다. 논리적이라는 것은 내 뜻을 투명하게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이다”라는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갑자기 눈앞이 확 밝아졌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저도 사람들과 대화를 할 때 소통이 잘 되지 않는다는 답답함을 느낄 때가 많았거든요. 이제는 제 뜻이 왜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이제 어떻게 하면 소통을 잘 할 수 있을지 그 방법을 알게 되었으니, 얼마나 좋습니꺄? ^^;

논리에 의한 납득은 어떠한 세뇌나 황홀 체험의 효과도 필적할 수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논리는 어떠한 마약(drug)이나 음악이나 종교보다도 인간을 고양시킵니다. 인간의 마음이 뇌라는 하드웨어의 산물이고 뇌가 기호논리학과 같은 2치연산으로 작동하는 컴퓨터인 이상 당연한 것이겠지요. 가능세계라는 낭만적인 울림의 개념장치를 실마리로 해서 한 사람이라도 많은 문학소년, 문학소녀가 논리학의 격조높은 향취를 맛보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미우라 도시히코, 「서문」, 『가능세계』, 17쪽

제 생각을 말하거나 썼을 때, 사람들의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그것은 저의 생각을 이해시키기 위함이 아니라, 이러저러한 이유로 이렇게 생각했다는 부분에 함께 공감할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도 헛다리를 짚지 않고 상대의 의도를 명확하게 파악하고 싶습니다. 이것이 제가 생각하는 소통의 시작입니다. ^^ 논리와 친하지 않은 분이 저 말고 또 계시다면, 이번 기회에 논리와 친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되면 좋겠습니다. 함께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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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우라 도시히코 (三浦 俊彦) | 1959년 나가노(長野)현 출생. 1983년 도쿄(東京)대학 미학예술학과를 졸업하고, 1989년 동 대학 대학원 총합문화연구과 비교문학 비교문화 박사과정을 마친 후, 현재는 와요(和洋)여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전공은 분석철학과 미학이며, 소설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논리학입문』(論理学入門), 『허구세계의 존재론』(虚構世界の存在論), 『혼이 태어나는 방식』(たましいのうまれかた), 『싱크로나이즈드』(シンクロナイズド.), 『환경음악 입민』(環境音楽入悶), 『서플리먼트 전쟁』(サプリメント戦争), 『논리패러독스』(論理パラドクス), 『논리서바이벌』(論理サバイバル), 『심리패러독스』(心理パラドクス), 『논리학을 알 수 있는 사전』(論理学がわかる事典) 등이 있다.
가능세계의 철학 - 10점
미우라 도시히코 지음, 박철은 옮김/그린비
2011/08/02 12:00 2011/08/0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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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논리와 담쌓은 분 2011/08/02 18:50

    저 말하시는 건가요...-_-;;
    겸손도 어려운데 논리는 더 어려워요..ㅋ

    • 그린비 2011/08/02 21:51

      아하하;; 저도 논리와 담쌓고 지낸지 오래되었습니다. (이게 뭐 자랑이라고...ㅠㅠ)
      어느 정도냐면(!) 명확하다는 명제를 여러번 읽어야만 그 뜻을 알아챌 수 있었거든요. 좌절하지 않고(흑) 조금씩 가까워지는 데 의의를 두려고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