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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_2011년 11월 21일 월요일자 한겨레 신문

그런데 아직도 우리 시대에 관해 더 해야만 하는 이야기가 있다. 그것은 우리가 경험하는 현실의 표면 아래에서는 사람들이 갖게 되는 불만이 점점 더 쌓이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다 보니 억압을 심하게 받은 사람들은 지역 주민 센터나 노조 강당 같은 곳에 모여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 놓으며 다양한 활동을 조직하고 있다. 예컨데 집회, 파업, 행진, 콘서트, 피케팅, 나아가 축제 같은 활동들이 논의되고 있다. 거부의 몸짓이나 저항의 느낌들이 마치 지하수처럼 땅 밑에서 흐르면서 하나로 모이고 있다. 가끔 수증기 같은 김을 내뿜기도 하면서 말이다.

사람들이 느끼는 분노와 상상력이 서로 수렴하면서 직접행동의 해방된 영역을 열어 내기도 한다. 그러다가 급작스럽게 사회 저항이 분출되면서 그동안 절망의 분위기가 압도적이던 온 사회에 갑자기 희망의 기운이 퍼져 나간다. 이런 희망의 기운들을 만들어 내는 직접 행동들은, 예컨대 공교육 지원 축소에 저항하는 학생들의 점거 운동, 이주노동자들의 대투쟁, 그리스나 과들루프에서의 총파업 투쟁, 프랑스 유색인종 청년들의 항거, G20에 저항하는 토론토에서의 가두 투쟁 같은 것들이다. 구름같이 모인 대중들이 온 거리를 가득 메우고, 사람들이 모두 집 밖으로 나와 움직이기 시작한다. 경찰이 격노한 민중의 저항을 받고 퇴각하기도 한다. 신나는 연대가 형성되면서 새로운 가능성의 기운들이 생겨, 민중운동이 더욱 힘을 받으며 성장한다. "바로 이것이 민주주의다!"라는 외침들이 하늘에 울려 퍼진다. 피억압자들의 축제가 온 세상 풍경을 완전히 뒤바꾼다.

- 데이비드 맥낼리 지음, 강수돌·김낙중 옮김,『글로벌 슬럼프』, 305~306쪽

대학 총장실, 은행, 다국적 기업의 본사 건물, 맥도널드 매장 등등. 이런 곳들을 점거하는 것은 '불법'입니다. 그런데 대출을 종용해서 어마어마한 금액의 집을 사게하고, 수입의 상당 부분(혹은 전부를) 매달 이자를 갚게 만들고 갚지 못하면 집을 빼앗아 경매에 붙이는 것 또는, 대출로 학비를 충당하게 만들고, 사회생활 초기에는 그 빚을 갚느라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하는 짓들은 '합법'입니다. 그렇게 신혼부부, 학생, 사회초년생, 공장 노동자 등등 온갖 사람들이 지불하는 '이자'를 거대 자본에 대출해 주고, 그 회사가 망하면서 함께 망하게 되자 '구제금융'을 요청합니다. '구제금융'은 어떻게 만들어질까요? 은행에 대출이자를 갚아가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이자내고 남은 돈으로 빠듯하게 내고 있는 '세금'입니다. 이렇게 저렇게 뜯어가는 '다' 셈입니다. 그렇습니다. 그 사람들의 '점거'는 '불법'입니다. 세계 곳곳에서 터지는 '금융위기', 그에 맞서 일어나는 '불법적' 저항과 연대들을 보면서 불법이 정의인 시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느날 거리에서 이렇게 외쳐보고 싶습니다. "합법적 착취를 불법으로 거부하라!"라고 말입니다.

- 웹 마케팅팀 정승연
글로벌 슬럼프 - 10점
데이비드 맥낼리 지음, 강수돌.김낙중 옮김/그린비

2011/11/22 09:00 2011/11/2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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