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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테판 츠바이크(Stefan Zweig, 1881 ~ 1942)

1940년대 초, 나치의 탄압을 피해 망명길에 오른 슈테판 츠바이크는 인생의 마지막을 브라질에서 보냈다. 세계시민적 삶을 살며 당대 최고의 전기작가로 이름을 날리던 그였지만, '유럽의 평화적 통합'이라는 평생의 꿈이 전쟁으로 산산조각 나는 순간을 목격하고 비탄에 잠긴다. 그때 상심한 그를 따뜻하게 보듬어 안고 미래의 희망을 보여 준 치유의 대지가 바로 브라질이었다. 그는 스스로 삶을 마감하기 직전, 지인들에게 남긴 한 장의 유서 속에서 브라질의 근원적 힘을 이렇게 칭송했다.

"날이 거듭할수록 나는 이 나라를 사랑하게 되었다. 모국어를 사용하는 세계가 나에게서 소멸되어 버렸고, 나의 정신적 고향인 유럽이 자멸해 버린 뒤에, 내 인생을 다시 근본적으로 새롭게 일구기에는 이 나라만큼 호감이 가는 곳은 없다고 생각한다."

─보리스 파우스투 지음, 최해성 옮김, 『브라질의 역사』, 「옮긴이 서문」 중

우리가 브라질에 대해 갖고 있는 이미지는 무엇일까요? 아마 '축구'나 '커피'가 떠오르지 않을까요? 유연한 몸놀림으로 개인기를 선보이는 브라질 선수들의 노란 유니폼, 우리는 이들을 TV를 통해 한 번쯤 만나보았을 겁니다. 게다가 커피 생산량이 세계 1위인 곳 역시 브라질입니다. 삼바의 나라, 리우데자네이루의 예수상 등등…. 우리는 많은 이미지 속에서 브라질을 만납니다. 하지만 우리에게 브라질은 여전히 '낯선 나라'로만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이른바 '브라질의 발견'에는 바스코 다가마가 인도에 도착했을 때와 같은 흥분은 일어나지 않았다. 브라질은 수익의 가능성도, 지리적인 형태도 제대로 파악이 안 된 땅이었다. 사람들은 수년 동안 그곳을 거대한 섬이라고 생각했다. 주로 원주민, 앵무새, 잉꼬새(마코앵무새) 같은 이국적 특색들이 관심을 끌 뿐이었다. 기록으로 정보를 남긴 사람들, 특히 이탈리아인들은 브라질을 앵무새의 땅이라 부르는 경우까지 있었다. (…) '브라질'이라는 명칭은 1503년부터 나타나기 시작한다. 이 단어는 식민 초기에 가장 중요한 원료라 할 수 있는 열대 식물, 브라질우드[또는 파우브라질]에서 나왔다.

─보리스 파우스투 지음, 최해성 옮김, 『브라질의 역사』, 30~3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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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경기장이 보이는 리우데자네이루의 야경.

우리는 문학작품 속에서도 브라질을 만날 수 있습니다. 작가 J.M. 바스콘셀로스는 리우데자네이루 출신인데요,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는 1968년 출간 당시 유례없는 판매고를 올렸다고 합니다. 영화화되고, 국민학교 강독시간의 교재로 사용되기도 했다고 하네요. 그런데 이 책이 출간되던 해 프랑스에서는 68혁명이 일어났고, 리우데자네이루에서도 반정부 시위로 대학생이 사망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렇듯 소설이나 시, 그림은 자체로 독립적이기도 하지만 역사적 사실과도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특히 라틴아메리카의 역사는 식민화와 떼레야 뗄 수 없는 관계이지요. 라틴아메리카의 작품을 접할 때, 우리는 그동안 가려졌던 라틴아메리카의 역사를 마주해야 할 필요를 느끼게 됩니다.

1500년대의 식민지배 시기부터 1990년대까지를 아우르며, 브라질의 중요한 역사적 사건들을 되짚어보는 『브라질의 역사』! 우리는 이 책을 통해 브라질이 어떻게 식민지배에서 벗어나 어떤 과정들을 통과했는지 만나볼 수 있습니다. 라틴아메리카 문학작품이나 미술작품을 좀더 깊이 이해하고자 하는 분들이나, 혹은 아시아 외에 다른 국가에서 민주주의가 어떻게 싹트고 진행되는지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좋은 참고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종종 브라질 정부가 신자유주의를 채택했다는 말을 듣게 되는데 그것은 잘못된 인식이라고 할 수 있다. 신자유주의 모델은 여러 방책 중에서 적어도 이론상으로는 국가의 역할을 축소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사실 브라질에서 국가는 과거의 생산주체라는 역할을 벗고 오늘날의 현실에 맞는 새로운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다시 말해, 사회발전을 위한 정책의 중심자로서, 또는 전력, 통신 등 중요한 분야에서 민간기업의 활동을 제어하는 조정자로서 국가의 활동은 계속되고 있다.

─보리스 파우스투 지음, 최해성 옮김, 『브라질의 역사』, 47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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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27 09:01 2012/03/27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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