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영받지 못한 자, 돌아온 동포들의 위치를 묻다!!
- 조선족, 고려인, 자이니치 ― 소외와 배제 속 ‘특별한’ 존재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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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 혹은 순환 』
시리즈명: 아이아 총서 105
엮은이: 신현준
인문 사회 | 신국판 변형(150×220mm) | 316쪽 | 20,000원
2013년 4월 15일 발행| ISBN: 978-89-7682-775-3 93300

『귀환 혹은 순환: 아주 특별하고 불평등한 동포들』은 개인적‧시대적 이유로 한국을 떠나 바깥으로 흩어졌던 ‘코리안 디아스포라’들이 마침내 고국으로 돌아와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담았다. 재외동포법에 그들은 왜 ‘거주’가 아닌 ‘체류’로 기록되어야 하는가? 이들이 한국 국적은 물론 입국 비자 취득에도 애를 먹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처럼 어려운 관문을 뚫고 입국한 동포들의 한국 생활상은 어떠한가? 이 책 『귀환 혹은 순환』은 귀국 동포들(조선족, 고려인, 자이니치)의 이동 유인과 그 양상을 살펴보고 이들이 각기 다른 공간에서 펼치는 문화적 실천의 면면을 포착함으로써, ‘존재하되 존재하지 않았던’ 재한동포들의 삶을 역사적‧일상적 차원에서 복원해 낸다. 성공회대학교 동아시아연구소와 그린비출판사가 함께 출간하는 ‘아시아문화연구 시리즈’의 한 권으로서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는 동아시아 내에서의 이동성(mobility)에 초점을 맞춘 이 책은 ‘돌아온 동포들’을 바라보는 데 있어 제도적‧인식적 전환을 촉구하는 한편으로, 심층면접과 사례연구를 통해 한국 사회에 머무르고 있는 동포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려주고자 한다.

“가난하고, 시끄럽고, 지저분하고, 무질서하고, 몰염치하고, 촌스러운 존재.” 조선족을 떠올릴 때 한국인들이 생각하는 수식어는 여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듯하다. 조선족에 대한 한국 사회의 인식은 혈연으로 이어진 동포이기보다 ‘일자리를 뺏으러 오는 경쟁자’ 혹은 ‘우리말을 할 줄 아는 값싼 인력’에 가깝다. 이들뿐만이 아니다. 추방‧유랑‧강제동원의 특정 서사가 동반되어 ‘언어와 뿌리를 상실한 방랑하는 존재’쯤으로 여겨지는 고려인들, 남북 냉전체제로 인해 ‘일본에 사는 북한사람’으로 인식되는 자이니치(在日)까지 동포를 바라보는 한국인의 시선은 편견으로 가득하다. 한국으로의 이주와 한국에서의 정주를 원하는 동포들에게는 언제나 ‘불청객’이라는 꼬리표가 붙어 있다.

오해로 가득한, ‘재한’동포라는 어색한 이름의 소수자 집단은 ‘국외의 동포’가 대상인 코리안 디아스포라 연구나 ‘국내의 외국인’이 대상인 다문화주의 연구에서도 미묘하게 벗어나 있다. 고국의 미흡한 정책과 편견으로 인해 내국민으로부터 소외당할 뿐 아니라 다문화 지원에도 배제되는 귀국 재외동포들은 동포도 아니고 외국인도 아닌 어정쩡한 위치에서 ‘특별하고 불평등한’ 정체성을 가지고 한국에 잠시 머물고 있는 외인일 뿐이다.

『귀환 혹은 순환: 아주 특별하고 불평등한 동포들』은 개인적‧시대적 이유로 한국을 떠나 바깥으로 흩어졌던 ‘코리안 디아스포라’들이 마침내 고국으로 돌아와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담았다. 재외동포법에 그들은 왜 ‘거주’가 아닌 ‘체류’로 기록되어야 하는가? 이들이 한국 국적은 물론 입국 비자 취득에도 애를 먹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처럼 어려운 관문을 뚫고 입국한 동포들의 한국 생활상은 어떠한가? 이 책 『귀환 혹은 순환』은 귀국 동포들(조선족, 고려인, 자이니치)의 이동 유인과 그 양상을 살펴보고 이들이 각기 다른 공간에서 펼치는 문화적 실천의 면면을 포착함으로써, ‘존재하되 존재하지 않았던’ 재한동포들의 삶을 역사적‧일상적 차원에서 복원해 낸다. 성공회대학교 동아시아연구소와 그린비출판사가 함께 출간하는 ‘아시아문화연구 시리즈’의 한 권으로서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는 동아시아 내에서의 이동성(mobility)에 초점을 맞춘 이 책은 ‘돌아온 동포들’을 바라보는 데 있어 제도적‧인식적 전환을 촉구하는 한편으로, 심층면접과 사례연구를 통해 한국 사회에 머무르고 있는 동포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려주고자 한다.

왜 그들의 이동은 ‘귀환’이 아닌 ‘순환’인가

과거 재외동포들의 한국 이주는 ‘귀환’으로 표현되었다. 한국에서의 안정된 정착과 시민권 획득이 주목적이었던 동포들의 귀환에는 이동의 ‘종언’이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었으며 고국에서 다시 벗어난다는 것은 이동의 ‘실패’를 가리켰다. 그러나 오늘날의 재외동포 이동은 그 규모와 빈도가 증가하였을 뿐 아니라 방향성에도 변화가 생겼다. 한쪽으로의 일회적 귀환이 아닌 양쪽을 왔다 갔다 하는 이동성의 증대가 바로 그것이다. 더군다나 오늘날 한국을 찾는 재외동포에게 사전적 의미의 귀환이라는 단어는 더욱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현재 한국으로 이동하는 주체들은 이주 1세대가 아닌 그들의 후손이기 때문이다(엄밀히 말해 ‘이주해 갔던’ 적이 없으니 ‘제자리로 돌아왔다’는 말도 성립될 수 없다). 이제 지구화 시대 재외동포들의 한국 이주는 고국으로의 완전한 귀환도, 영구적인 정착도 아닌 것이 되었다. 재외동포들의 국경을 넘나드는 이동성에 주목한 『귀환 혹은 순환』은 이들의 이동을 ‘순환’으로 읽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또한 지구화 시대 동포들의 이동이 초국(超國)에 지속과 반복이 더해진 ‘과국적’(跨國的) 이동임을 피력하는데(46쪽), 이들이 고국으로 ‘돌아오는’ 현상을 두 개의 고국을 가진 사람들이 생계를 위해 양쪽을 ‘이동하는’ 것으로 파악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코리안 드림을 향한 기대와 고국에 대한 환상을 품은 채 한국으로 ‘이동’하는 재외동포들은 곧 한국 사회가 보내는 차별의 시선과 눈을 마주치게 된다. 그러한 시선은 본문의 사례들에서도 잘 드러난다.

“사장님들이 사람 얄밉게 잔소리를 해도 눈 시선이 사람 깔보는 그런 시선이니까 제일 힘들죠. (……) 사람 시선을 내리 밑으로 깔보며 일이 끝나기 전에 처리해라, 이거 해라 반말하시고, 마지막에는 쌍욕 같은 거 어떤 때는 하시는 분들도 많아요. 완전히 사람 개 취급하니까 일단은 가서 두 시간, 세 시간 하다가 그런 시선이 있으면 앞치마를 내치고 나와요.” (조선족 인터뷰, 143쪽)

“식당에서 고려인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다 불편한 시선이 느껴져서 한국말로 “안녕하세요, 우리 러시아에서 온 고려인들이에요. 교포예요”라고 말했는데 그 말을 들은 사람들이 “나라가 위기상태였는데 너희들 조상들은 그쪽으로 도망친 배신자들이다. 너희들은 그들의 후예다”라고 말했어요.” (고려인 인터뷰, 199쪽)

“일본인인 척해 달라고…… 대학에서는 본명도 괜찮은 데도 있었지만 학원은 다 안 됐어요. 저는 보통 처음에 확인해요. ‘자이니치’라고 말해도 좋은지. 그런데 학원에서는 다 안 된다고 하더군요. (……) 요즘 대학도 마찬가지예요. 아예 일본어 관계에서는 자이니치를 고용하지 않는다고 결정한 대학도 있어요.” (자이니치 인터뷰, 242쪽)

19세기 중반부터 20세기 중반까지 식민지배와 전쟁, 분단으로 인해 조선반도 외부로 이동했던 동포들은 한민족사(韓民族史)에 포함되기보다는 이주국에서의 국민사(國民史)로 설명되는 것이 더 자연스러운 측면이 있다. 그들은 어떤 지리적 영토와 어떤 체제의 국가에 속하냐에 따라 이주국으로부터 그리고 한국 사회로부터 서로 다른 형태의 시민권과 성원권(membership)을 부여받았다. 자연스럽게 그들에게는 외부의 평가로부터 기인한 불완전한 정체성이 녹아들게 되었고(30쪽), 고국으로 이동해 온 후에는 무지와 편견으로 가득한 내국민들의 차별까지 겪었다. 결국 귀환의 과도기를 견디지 못한 동포들은 다시 한국을 떠나 새로운 이동을 계획해야만 했다. 동포들의 불안정한 순환은 환영받지 못한 귀환에서부터 그 씨앗을 틔운 것이다.

소외와 배제 속에서 이방인으로 살아남기

이처럼 혈연적 민족과 법률적 국적 사이에서 내부자도 외부자도 아닌 모호한 위치의 재한동포들은 한국 사회에 흡수되지 못한 채로 생존해야만 했고, 그들이 찾은 자구책은 ‘민족 커뮤니티’였다. 그들은 한국 사회로부터 받는 차별과 자신들의 불완전/불안정한 정체성에 대한 우려의 대안으로 자연스럽게 자신들만의 문화적 연대를 형성했다. 재한동포가 한국에서의 생활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적극적 행위자”(119쪽)로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사실 국제 이주에서 문화적 연대 및 사회적 연결망은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자신의 노동력을 팔아 해외로 이주하는 경우, 정착하고자 하는 지역에서의 사회연결망은 이주의 성공여부를 결정한다(127쪽). 언어적 소통에 무리가 없고 인적 네트워크(친지초청, 국제결혼 등)를 통해 입국한 동포들 역시 한국에서의 네트워크를 넓혀 일상생활의 정보를 교환하고 자신들의 권익을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인다. 『귀환 혹은 순환』의 2, 3, 4장에는 각각 조선족, 고려인, 자이니치의 한국 생활상과 동포 커뮤니티 현황이 담겨 있다. 저자들은 이들의 실상을 파악하기 위해 재한동포들에 대한 참여관찰과 심층인터뷰를 진행했으며 출신국별로 무리를 지으며 살아가는 재한동포 거주지역 단체 및 소모임 대표들을 만나 면접조사를 실시하기도 했다.

조사 결과 재한동포 커뮤니티는 공간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었는데, 주로 일터의 위치와 역사적 배경을 중심으로 편성되는 측면이 컸다. 제조업공단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구로‧영등포의 ‘옌볜거리’, 봉제공장을 중심으로 형성된 창신동/광희동의 남/중앙아시아인 집거지구, 화교와 러시아 선원을 대상으로 형성되기 시작한 부산 초량동의 ‘상하이거리’와 ‘러시아 텍사스’ 등 지구화 시대 재한동포들의 ‘과국적 이동’이라는 표현이 무색할 만큼 특정한 동포의 정체성은 특정한 장소와 연결된다(262~272쪽). 특이한 점은 서래마을 프랑스타운이나 이촌동 재팬타운 같은 ‘외국인 이주자’ 커뮤니티가 고유의 문화와 특색을 가진 독립된 공간, 내국민과 자연스럽게 소통하는 공간으로 인식되는 반면, 재한동포들의 커뮤니티는 생계를 위해 ‘체류’하는 사람들의 공간, 독특한 문화를 보유하고는 있지만 내국민의 생활권과는 확실히 구분되는 공간 정도로 생각된다는 점이다. 이는 하나의 도시공간이 그것을 구성하고 있는 정체성에 따라 “격리된 채 구조화”되고, 그 영역들 사이에 “상징적 경계가 만들어지”는 모습을 나타낸다(286쪽).

모든 사회에는 길든 짧든 일정 지역을 점하여 ‘머무는’ 외국인들 그리고 동포들이 있다. 이들은 그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소통하고 교류하기 위해 끊임없이 정보와 문화를 습득한다. 그리고 서로 다른 사회적 환경으로부터 발견되는 차이를 확인하며 스스로의 위치를 고민한다. 따라서 내부인(내국민) 역시 고국인 한국으로 이동한 동포들을 이방인으로 간주하기 전에 그들과 한국 사회의 다양한 차이점들을 확인하여 서로 간의 이해 가능한 접점을 찾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 과정을 통해 우리는 이방인이 아닌 한겨레로서의 민족적 구성원들과 진정한 소통을 일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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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소개 펼치기



2013/05/06 11:54 2013/05/06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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