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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편집자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들려 왔습니다. 열린책들에서 편집 매뉴얼 책을 발간했다는 것입니다. 자그마한 판형에 350여 쪽밖에 안 되니 우습게볼지도 모르겠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긴 세월 동안 축적된 정보와 지식을 체계 있게 정리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국립국어원의 ‘어문 규정’과 <표준국어대사전>을 기준으로 하고, 복수 규정과 규정에 잡히지 않는 예외적인 단어들을 일관된 기준에 의해 적절히 배치하고 원칙을 세워 놓았기 때문에, 저희 회사 원칙과 다른 몇 가지만 고치면 당장에라도 교정 원칙으로 삼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편집 과정의 전체적인 흐름과 열린책들만의 편집 방식 또한 느낄 수 있도록 구성했기 때문에 저희 매뉴얼 작업에도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저희 회사도 한 2년 전부터 매뉴얼 작업이 조금씩 진행되고 있습니다. 새로운 책을 기획하거나 외국 책 번역을 제안하는 과정, 완성된 원고를 받고 검토하는 방법, 조판(원고를 책으로 만들 판면으로 옮기고 판을 짜는 과정) 및 교정교열 원칙, 판권,주석,참고문헌,색인 등의 부속물 처리 방법, 제작 과정에서의 편집자 역할, 출간 이후의 후속 처리 공정 등 셀 수 없이 많은 작업 과정을 큰 틀에서부터 채워 나가고 있습니다. 대충 생각나는 대로 적어도 몇 줄 나오니 이를 자세히 풀기 시작하면 꽤 많은 양이 나오리라 짐작하실 수 있을 겁니다. 제 생각으론 이 매뉴얼 작업에서 완성이란 건 불가능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일단 한 번 완결을 짓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봅니다. 누적시켜야 할 데이터가 어디에 들어가야 할지를 쉽게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편집 매뉴얼을 만드는 세가지 이유

그렇다면 이 작업을 왜 하느냐? 먼저 편집자가 어떤 일을 하는가를 규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는 일이 많은 만큼 때때로 몸은 바쁘고 머리는 혼란스러운데 작업은 진척되는 게 없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낱낱의 작업이 정의되어 있으면 자신이 해야 할 일에 대해 우선순위를 확실하게 매기고 당장에 해야 할 일부터 처리할 수 있지요. 그러면 여간해서는 상사의 지시 없이도 원활한 업무 진행이 가능합니다.

둘째는 한 번 일어났던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미연에 방지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매뉴얼 중간중간엔 한 번쯤 겪었던 사고의 경험을 떠올리며 채워지는 부분이 많습니다. 예를 들면 ‘표지를 교정볼 때 반드시 ISBN이 정확한지 확인한다’고 한다면, 이는 (상식적인 거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전에 한 번 안 보고 넘어가 전량 다시 찍은 사례가 있었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

셋째는 저희와 처음 관계 맺는 사람들(막 입사한 편집자나 외주 편집자 등)과 일할 때도 효율적으로 업무를 조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매뉴얼이 모든 걸 말해 줄 순 없으므로 작업과 관련된 의문이 들 때가 있겠지만, 기본적인 원칙을 이해한 상태라면 그만큼 더 상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중요하고도 중요한 편집 매뉴얼 작업을 완결 짓기 위해 편집자의 일상과 업무를 소개한다는 말을 빙자하여 조금씩 포스팅할까 합니다. 바쁜 일상에 쫓겨 소리 소문 없이 날아가 버린 기억들을 재생하면 저희는 유의미한 정보들을 추리고 매뉴얼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고, 이곳에 온 분들을 그린비 책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편집자는 뭘 하는지 조금은 알 수 있으니 일석이조 아닐까 싶네요. ^^;

- 편집부 주승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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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27 18:30 2008/03/27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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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로처 2008/04/23 15:38

    좋은책 소개와 리뷰 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 ^^

    • 그린비 2008/04/23 16:38

      로처님 안녕하세요! 열린책들 편집 매뉴얼처럼 그린비도 그린비 만의 원칙, 정보, 지식을 체계 있게 정리하고자 합니다. 그래서 그린비 출판, 편집 이야기를 연재하는 것이구요.
      매주 금요일에 업데이트 되는 출판, 편집 이야기를 주목해주세요! ^^

  2. OpenID Logo http://unjusa.myid.net/ 2010/05/28 12:13

    좋은 자료 감사합니다. 멋진 편집 매뉴얼이 완성되기를 기원드립니다.

    • 그린비 2010/05/28 14:10

      넵, 감사합니다. 멋진 편집 매뉴얼로 인사드릴게요! ^^*

  3. 가난한 공대생 2010/07/14 22:22

    열린책들 편집 매뉴얼, 제가 그토록 찾던 책이 여기 있었네요...

    제가 지금하고 있는 일은 대학 내 연구단에서 보조원으로 원고 편집을 하는 건데요.
    쉽게 말씀드리자면, 저자와 편집자 사이에서 어중간하게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있어요.
    (저자 측에서 출판사로 원고를 보낼 때 어느 수준의 편집까지 해야 하는지 궁금하네요.)

    사실, 연구단 저서 특성상 구판 원고를 토대로 계속 개정을 합니다.
    전임자가 원고에 탭, 개요넣기를 아무렇게나 해놔서 처음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어쩔 때는 이게 양식에 맞는 건가 헷갈릴 때도 많았고요.
    (여기에 포스팅된 글들이 되게 공감가더군요 ^^)

    그래서 "원고 편집과정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놓은 책이 없을까?"하고
    도서관에서 책을 찾아다녔지만 서명을 몰라서 포기하고 있었는데
    (사실 있는 줄도 몰랐습니다 ㅎㅎ)

    그린비님 도움으로 좋은 책 소개 받았네요. ^^

    P.S 혹시 편집분야와 관련하여 혹시 다른 책들도 추천을 부탁드려도 될까요? 이 분야로 진출하기 위한 간략한 절차도 궁금합니다.

    • 그린비 2010/07/15 11:56

      반갑습니다^^
      편집 분야에 관심이 많으신 듯하네요. 님께 적절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편집에 정답은 없다>(변정수), <편집자란 무엇인가>(김학원)를 추천합니다. 또 옆에 보시면 '한국출판인회의'가 링크되어 있는데, 그곳을 보시면 '서울출판예비학교'와 'sbi 서울북인스티튜트'도 보실 수 있으니 그곳에서 좋은 정보 얻으셨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편집부 주승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