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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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1.5호는『R』1호의 문제의식을 이어‘대중들의 소수화’문제를 다룬다. 대부분의 글이 우리가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외국의 잡지에 실린 글들이다.이번 호의 글들은 특히‘연구공간 수유+너머’의 모임인‘일본잡지읽기’세미나팀에서 기본 골격을 잡아주었고,‘ 불어공부모임’이 일부 참여했다. 그래서 일본에서 발행되는『현대사상』과『임팩션』, 프랑스에서 발행되는『멀티튜드』의 좋은 글을 실을 수 있었다.『 R』의 편집진은 앞으로도 잡지들 간의 지구적 소통을 강화할 생각이다. 잡지들 간의 소통이 잡지들 간의 공동전선이 될 것이다. 앞으로『R』의 문제의식을 전하는 데 필요한 경우‘.5’의 형식으로 특별호도 발행할 생각이다.

『R』은 답을 발견하는 것보다 질문을 발명하는 것이 더 시급하고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난 시절 우리의 이론과 실천을 지배해 왔던 질문들을 바꾸어야 한다.‘ 87년 항쟁’2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에서 이진경이 발표한 글을 이번 호의 시작글로 삼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가 주장하듯이 87년 이후 한국 사상의 변천은 사실상 질문들의 역사였다. 역사history를 돌아본다는 것은 과거를 하나의 스토리story에 꿰맞추는 일이 아니라, 어떤 것으로도 환원될 수 없는 각 질문들의 특이성을 연속적으로 체험하는 일이다. 과거를 추억하는 것도, 회한에 잡혀 그 일의 완성에 매달리는 것도 과거를 기념하는 일이 될 수 없다. 니체의 말처럼 위대한 자는 과거의 위대함에 못지않은 위대함을 창조함으로써만 과거의 위대함을 기념한다. 전선의 이동, 질문의 이동을 자각하 지 못하면, 선 채로 보수파가 된 진보파나 낡은 것을 새 것으로 발견하는 뉴라이트처럼 역사적 희극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좌파와 우파가 선진국에 대한 꿈을 두고 다투는 우리 시대는 길게는 백여 년 전 개화기와 동시대이며, 짧게는 삼사십여 년 전의 새마을운동과 동시대이다. 이제는 이런 근대화와 발전주의의 꿈에서 깨어나야 할 것이다. 특히 좋은 국가, 일류 국가의 꿈은 빨리 거두어들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오히려 이번 호의 그로스포구엘이 언급하듯이‘탈식민주의 시대’, 새로운 지구적 식민성의 고리가 된 국가주의를 경계해야 한다. 자주적 민족국가의 수립으로 탈식민주의 시대가 시작되었다고는 하지만 식민성 문제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다만 식민성의 양상과 의미가 크게 달라졌을 뿐이다.

탈식민주의 시대라 불리는 오늘날, 우리는 과거 제국주의국가와 식민지국가 각각 내부에서 새롭게 생겨난 식민성의 문제를 마주하고 있다. 가령 프랑스의 방리유 사태나 미국의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의 투쟁에서 우리는 엄연한 탈식민화운동을 목격한다. 방리유 사태 당시“우리는 공화국의 원주민이다”라는 선언이 울려 퍼진 것은 매우 시사적이다. 과거 식민지였던 한국 사회에서도 이주노동자들을 비롯해서 사실상 비국민 대우를 받고 있는 이들의 탈식민운동이 한창이다.

식민주의로 고통받던 한국 같은 나라에서 사람들은 좀처럼 자기 안에 새로운 식민주의가 작동한다는 사실을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이제 한국 사회에서 탈식민화 과제의 성격은 크게 변화했다. 아직도 분단체제의 극복과 함께 완전한 자주적 민족국가 수립을 탈식민화의 지상명령으로 생각하는 사람들, 탈식민주의운동을 민족주의운동과 동일시해 온 사람들은 지금의 상황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지금 한국 사회의 탈식민화운동은 무엇보다 탈민족주의, 탈국민주의운동이 되어야 한다.

이번 호의 여러 글들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부와 권력의 영역에서 추방된 대중들이 형성하는 지대는 더 넓고 두터워지고 있다. 지역과 인종에 대한 차별은 계급과 성, 종교적 차별과 점차 수렴하고 있다. 온갖 이유로 경계를 넘어온 자들, 온갖 이유로 경계로 추방된 자들이 서로 섞이고 있다. 외부에서 밀려온 자들과 내부에서 밀려난 자들은, 니시자와의 표현을 빌리자면, 곳곳에서‘빈자의 영역’을 형성한다. 니시자와의 말처럼 이 영역에서는 국민화와 비국민화가 동시에 진행된다. 이곳 사람들은 한편으로 비국민화의 공포에 시달리며, 다른 한편으로 국민으로부터 탈주를 감행한다.

물론 우리가 자기 정부를 잃은 자들, 자기 직장을 잃은 자들, 자기 집을 잃은 자들을 대단한 투사처럼 그리는 것은 잘못일 것이다. 대중의 적극적 탈주는 이 불안정한 지대에서 생겨날 수 있는 하나의 방향, 그것도 매우 가능성이 적은 방향이다. 아마도 이 지대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니시자와의 말처럼 “비국민적임을 부인함으로써 스스로 국민임을 입증하려 할 것이다”. 한마디로 그들은 살기 위해서도 국가권력과 자본에 더 매달릴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대중들의 방향을 점치는 데 있지 않다. 정작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어느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가이다. 이번 호에 글을 실은 많은 필자들이 공감하듯이, 사적인 울타리를 걷어 내고 서로 소통하는 것, 국가적 공공성이 아닌 대안적 공공성, 사회적 공공성을 구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삶의 불안정이 확대될수록 보장된 일자리와 보험상품이 눈에 먼저 들겠지만, 오히려 이런 때일수록 우리가 원하는 삶의 형태에 대해 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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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1.5의 편집자 한 사람
고병권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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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_추방된 자들의 동맹


| 대담 | - 프랑스 폭동 어떻게 볼 것인가 - 우카이 사토시 외
| 성 프레카리오의 강림 | - 이탈리아 프레카리아트 운동 - 이토 기미오
| 반권력 리좀, '갖지 못한 자'의 국제연대행동 모색 | - 나스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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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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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커진 R 1.5『목소리 없는 자들의 목소리 : 대중의 소수화』
연구공간 수유+너머/도서출판 그린비 기획|갈래 : 인문, 사회

발행일 : 2008년 3월 10일 | ISBN : 978-89-7682-708-1
사륙배판 변형(175mmX250mm)|2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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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02 15:51 2008/04/02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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