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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아웃에 대한 감각을 다시 고민하게 만든 책


(『세계를 뒤흔든 미래주의 선언』책소개 바로가기)

『세계를 뒤흔든 미래주의 선언』은 “세계를 뒤흔든 선언” 시리즈 중 한 권입니다. 당연히 시리즈이기 때문에 전체적인 구성과 짜임새는 모두 동일합니다. 이 책의 편집을 맡으면서 약간 긴장을 풀고 시작했던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아직 경험도 많지 않은 편집자이면서 ‘이미 나와 있는 형식에 맞춰 레이아웃 틀을 잡고 편집 작업을 시작하면 되겠지’라고 안이하게 생각했던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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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뒤흔든 선언" 시리즈>

그러나 이런 안이한 생각은 각 페이지에 들어갈 그림을 배치하는 작업에서 좌절하고 말았습니다. 20세기 초 중요한 예술운동이었던 미래주의를 가장 잘 설명하기 위해서는 매 페이지에 들어갈 도판을 결정하는 작업이 중요합니다. 미래주의 화가들의 작품 중에서 어떤 작품이 들어가야 하는지, 그리고 어떤 배치가 가장 독자들에게 잘 읽힐 것인지를 생각해야 했습니다. 그 중에서 들어갈 도판을 결정하는 작업은 저자이신 이택광 선생님의 도움으로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제게 가장 난감하게 다가왔던 지점은 바로 그림이 들어가야 할 페이지를 결정하는 문제였습니다.

“세계를 뒤흔든 선언” 시리즈는 매 펼침 면마다 도판이 들어갑니다. 『세계를 뒤흔든 미래주의 선언』에는 본문 192페이지에 약 100여 컷 정도의 도판이 사용된 것이죠.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적절한 페이지에 적절한 도판을 배치하는 것입니다. 가령 문맥과 상관없는 그림이 배치된다거나 레이아웃에서 보기가 좋지 않게 배치가 되면 안 됩니다. 제가 아직 경험이 많지 않은(^^) 편집자라 처음에는 이런 부분을 제대로 고려하지 못했습니다. 매킨토시에서 조판 작업을 진행하려고 보니, 그림 위치를 정하는 문제가 심각하게 느껴졌습니다. 처음에는 화가가 언급되는 곳에 그 화가의 그림을 배치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동일한 화가가 본문 곳곳에서 언급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이럴 경우, 어디에 그림을 배치하느냐에 따라 독자가 느낄 수 있는 책에 대한 이해도가 달라집니다. 이 그림을 앞에 배치할 것인지, 혹은 본문의 다른 곳에 배치할 것인지 처음부터 다시 고민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어쩔 수 없이 본문을 다시 검토하기 시작했습니다. 원래 원고를 처음 검토할 때 그림이 들어가야 할 위치에 대한 고려가 있었어야 하는 데, 저는 “그림 위치를 고민하라”라는 선배의 충고를 흘려들었던 것이죠. 같은 화가가 본문 여러 곳에서 언급된다는 사실을 깜빡한 채, 무조건 제일 앞에 그림이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본문을 다시 읽으면서 ‘어디쯤에 이 그림이 들어가면 가장 좋은지’를 다시 생각했습니다. 앞에 배치했던 그림을 뒤로 옮기기도 하고, 내용에 좀더 부합되는 사진과 그림으로 바꾸기도 하면서 책에 사용된 그림 위치를 다시 고정시켰습니다. 결국 선배와 주간님의 도움을 받아 최종적으로 그림 위치를 확정지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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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림 위치가 결정된 후 또 문제가 터졌습니다. 그림 제목을 원어 병기하기로 했는데, 제가 그만 영어 제목을 찾아 놓았던 것이죠. 미래주의 운동은 20세기 초 ‘이탈리아’에서 발흥한 예술운동입니다. 당연히 이탈리아 화가들이 그린 그림 제목의 원어 병기라면 이탈리아어가 되어야 하는데, 저는 익숙한 영어 제목을 찾아 놓았던 것입니다. 그래서 부랴부랴 인터넷을 뒤져 이탈리아어 표기를 찾아야 했습니다. 처음부터 좀더 주위를 기울였다면, 혹은 선배에게 물어봤다면 예방할 수 있었던 실수였습니다.

『세계를 뒤흔든 미래주의 선언』 제가 네 번째로 편집한 책입니다. 특히 텍스트 위주였던 이전 책들과 달리 그림이 많이 들어가는 첫 책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좀더 실수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이번 책의 경험 덕분에 다음번에 또 도판이 많이 들어가는 책을 담당하게 된다면 실수가 많이 줄어들 것 같습니다. 이렇게 실수를 줄여 나가면서 점차 ‘편집자스러움’이 갖춰지겠지요. 물론 제가 많이 노력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번 책을 편집하면서 편집자로서 당연히 갖춰야 할 ‘교정․교열’에 대한 감각은 물론 전체 판형의 조화를 볼 수 있는 감각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할까요. 아무튼 이번 책을 통해 제가 알고 있던 ‘편집의 세계’가 더욱 넓어진 듯합니다.


- 편집부 진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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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02 14:45 2008/05/02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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