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 차이를 횡단하는 즐거운 모험』은 장자의 사상에 대한 세 개의 봉우리를 넘어서, 장자라고 하는 정상에 오를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첫 번째 봉우리는 「장자와 철학」에 대해, 두 번째 봉우리는 장자가 이야기한 「해체와 망각의 논리」에 대해서 마지막으로 세 번째 봉우리는 「삶의 강령과 연대의 모색」이라는 주제로 장자의 실철적인 철학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르기가 만만치 않은 이 세 봉우리를 넘으면서 잠시 쉴 수 있도록 「인터메조」라고 불리는 작은 휴식처가 두 곳 있습니다. 첫 번째 「인터메조」에서는 그 동안 우리가 장자에 대해 알아왔던 오해와 진실에 대해 말하고 있고, 두 번째 「인터메조」에서는 장자의 사유에 영향을 미친 사상가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지난 번에 이어 오늘은, 송견이라는 사상가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인간의 본질적인 욕망은 적고 얕은 것이다.”

송견은 맹자와 동시대의 사상가이다. 송견은 묵자학파의 반전사상의 영향을 받았지만, 묵자학파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모색했던 사상가였다. 당시 묵자학파는 비공(非攻) 전략을 통해 강대국의 공격을 받는 약소국을 지지해줌으로써 전쟁에 반대하고 평화를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전국시대는 한때 강대국이었던 국가도 때가 되면 강대국으로 변모해 약소국을 침범하는 시기였다. 그 결과 끊임없는 전쟁의 틈바구니 속에서 묵자학파만 희생될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반전사상이 묵자학파의 희생과 다른 방식으로 진행될 수는 없었을까? 송견의 사상이 중요한 측면을 갖는 것은 바로 이 지점이다. 장자 속에 남아 있는 송견사상의 윤곽을 살펴보자.

“‘공격을 중지하고 병기를 버려야 한다’(禁攻寢兵)는 주장은 학설의 외적인 측면으로 생각했고, ‘인간의 본질적인 욕망은 적고 얕은 것이다’(情欲寡淺)라는 주장을 학설의 내적인 측면으로 생각했다. 크든 작든 정미하든 거칠든 간에 그들의 실천은 단지 이런 주장들로 귀결될 뿐이었다.”(『장자』「천하」)

송견은 ‘인간이 본질적인 욕망이 적고 얕은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전쟁을 일으키는 욕망 역시 인간의 본질적인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구성된 ‘허구의’ 욕망이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욕망을 본질적인 것으로 생각하는데 송견은 이러한 사고의 위험함과 허구성을 동시에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송견은 전쟁을 막기 위해서는 국가와 사회가 더욱 강화하고 조장하는 비본질적인 욕망을 걸러내고 제거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송견은 비본질적인 욕망을 본질적인 것으로 착각하는 것을 ‘선입견’[宥]으로 부르고 이러한 선입견에서 ‘결별’[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돈을 벌고자 하는 욕망, 성공하고자 하는 욕망 등이 본질적인 욕망이 아니라 사회에서 증폭시킨 욕망이라는 송견의 주장은 지금 생각해도 파격적인 주장이다. 송견의 주장은 인간의 ‘허구의’ 욕망에 근거해 작동하고 있는 국가의 치부를 드러내는 것이었다. 그 결과 순자를 비롯한 많은 당대의 사상가들은 송견사상을 공격했다. 송견의 사상은 묵자를 비롯한 당시 사상가들이 주목하지 않았던 인간의 욕망을 탐구했다. 그래서 송견은 전쟁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는 인간의 ‘허구의’ 욕망들을 제거한다면 전쟁을 막을 수 있다고 보았다. 그리고 송견의 사상은 국가의 정당성 자체를 의심하게 만드는 사유의 전환을 가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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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 차이를 횡단하는 즐거운 모험』- 리라이팅 클래식 004
강신주 지음 / 도서출판 그린비 / 인문(철학), 고전

출간일 : 2007-08-10 | ISBN(13) : 9788976823045
양장본 | 296쪽 | 205*140mm


2007/08/20 10:22 2007/08/20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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