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세부와 쿠바 - <유재현 온더로드_아시아의 오늘>
유재현 온더로드/아시아의 오늘
2008/08/09 02:13

유재현 온더로드 <"아시아의 오늘"> 마지막 편을 포스팅합니다. 책으로 만나려면 긴긴 시간이 남아있는 글과 사진들을,
블로그를 통해 연재할 수 있도록 보내주신 유재현 선생님과 지난 8주간의 연재를 지켜봐주신 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우측 배너를 클릭하시면 지난 글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필리핀과 쿠바를 비교하는 일은 적이 흥미롭다. 미서전쟁으로 1898년 미국이 스페인으로부터 손에 넣은 필리핀과 쿠바는 스페인 식민지와 뒤이은 미국의 식민지역사를 공유하고 있다. 그 기나긴 식민지 역사의 시작은 쿠바에서는 1511년 쿠바섬 동부의 바라코아에 콜롬부스가 상륙하면서 시작했고 필리핀에서는 1551년 비사야(Visaya)의 세부섬에 마젤란이 상륙하면서 시작했다.


함선과 대포, 총을 앞세운 스페인 침략자에 대해 쿠바의 인디오 원주민들은 창과 칼 그리고 화살을 들고 싸웠다. 바라코아의 인디오 지도자였던 하투에이는 용맹스럽게 싸웠고 사로잡혀 개종을 요구받았지만 거절하고 산채로 화형에 처해졌다. 세부에서는 일이 바라코아에서처럼 돌아가지는 않았다. 원주민들이 침략자들에 맞서자 마젤란과 패거리들은 특히 거세게 저항하던 막탄섬에 본때를 보임으로써 미개한 원주민들을 개종시키고자 했다. 그러나 천만의 말씀. 그건 마젤란의 제국주의적 오만. 막탄섬에 상륙한 마젤란은 족장 라푸라푸가 이끄는 원주민들의 용맹함에 머리가 터진 데에다 다리에는 독화살까지 맞아 그만 자신의 신에게로 돌아가 버리고 말았다.
올해 마닐라의 라살공원과 막탄섬에서는 라푸라푸의 승리를 기념하는 427주년 행사가 열렸다. 그 포스터에 적힌 글귀는 이랬다. ‘라푸라푸, 아시아 자유의 파수꾼’
427년 후. 아시아는 여전히 라푸라푸가 필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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