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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F 파일 미리보기 : <책읽기의 달인, 호모 부커스> 2부 8장 - 책들이 벌이는 전쟁, 겹쳐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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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소개 :

한 권의 책을 읽고 완벽하게 이해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당연히, 그럴 수 없습니다. 아무리 잘 읽고 잘 아는 전문가라도 그 책만 읽고서 그 책을 정확히 분석하고 평가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한 권의 책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그 책을 꼼꼼히 읽는 것은 기본, 관련된 책들도 함께 읽어야 합니다. 이런 책읽기 방법을 ‘겹쳐 읽기’라 합니다.

겹쳐 읽기의 한 가지 의미는 “한 작품의 창작 배경에 얽힌 관련자료를 꼼꼼하게 읽어 봄으로써, 행간에 숨어 있을 작가의 은밀한 숨결을 느껴 보”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대조되는 두 작가가 페루라는 공통적인 소재로 쓴 글 두 편을 읽기도 하고, 소재나 장르는 다르지만 존재의 피곤함이나 불안감을 주제로 한 다른 글을 읽기도 합니다.

굳이 두 사람(신경숙과 김병익)의 글을 선택한 것은 페루라는 공통분모 때문이다. 그런데 두 사람이 비슷한 시기에 발표한 글의 배경이 페루였던 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었다. 김병익의 글을 살펴보면, 그의 페루 여행에는 국내의 내로라하는 작가들이 함께 했는데, 일행 가운데는 신경숙도 끼어 있었다. 바로 이 대목에서 나는, 두 사람의 글을 겹쳐 읽어야겠다는 착상을 얻었던 것이다. 대조되는(연령으로나 성별로나 장르로나) 두 사람의 글을 마주 세워 놓으면, 서로가 서로를 비추어, 읽는 이에게 큰 울림을 전해 줄 터이니까 말이다.
(본문 155쪽)

나는 앞에서, 우연한 계기를 통해, 한 작가의 작품에 대한 성의 있는 독해가 필요하다는 주장에 공감했다고 밝혔다. 그런 뜻에서 나는, 신경숙의 한 작품을 선택해 꼼꼼한 독해의 길을 열어 보고자 했다. 그러나 다 써 놓고 보니, 작품 창작의 배경에만 매달린 탓에 비평적 시각은 놓치고, 잉카문명에 대한 호기심만 잔뜩 늘어놓은 꼴이 되고 말았다. 그렇다면, 내가 겹쳐 읽어야 했던 것은, 페루(또는 잉카)와 관련된 책들이 아니라, 존재의 피곤함이나 불안감에 대한 저작이어야 했을 것이다.
(본문 156쪽)

바로, 신경숙의 단편 『오래전 집을 떠날 때』와 김병익의 여행기 『페루에는 페루 사람들이 산다』, 그리고 그레이엄 핸콕의 『신의 지문』을 겹쳐 읽은 것이죠.

책읽기는 대화입니다. 지은이와 읽는 이가 그 책에 대해 끊임없이 대화해 나가는 것이죠.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한 듯 보입니다. 보다 창조적인 독서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지은이와 토론할 수 있는 경지에 이르러야 한답니다. 그러려면 다른 책의 도움을 받는 것이 당연지사. 같은 주제를 다루었지만, 주장과 근거가 다른 책을 함께 읽어 보는 거죠. “지은이의 주장을 깊이 이해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지은이와 맞짱을 뜨고자 다른 견해를 보이는 책을 참조해 비판적으로 읽어 나가는 것”이 겹쳐 읽기의 새로운 의미가 됩니다.

실제로 같은 테마에 대해 상반되는 입장을 드러내며 서로 충돌하고 있는 두 책을 함께 읽은 기록이라 할 이 책을 쓰면서 나는 매우 색다른 재미와 풍요로움을 맛볼 수 있었다. 그것은 마치 홑눈이 아니라 겹눈을 통해 대상을 바라보는 것도 유사했고, 책과 책 사이에 여러 개의 골과 이랑이 여울져 새로운 사유의 지류들을 부단히 만들어 내는 것과도 비슷한 것이었으며, 흡사 ‘양다리 걸치기’가 가져다주는 묘한 흥분마저 동반하는 그런 종류의 책읽기였다.

권정관, 『지식의 충돌, 책 vs 책』중에서

이런 겹쳐 읽기의 경험을 통해 한 작품이 미처 담지 못한 그 너머의 것을 포착하기도 하고, 한계를 지적하기도 하며, 새로운 것을 꿈꾸기도 합니다. 이 책은 말합니다. 세상의 평화를 간절히 원하지만, 서재만은 전쟁터야 한다고. ‘서재의 춘추전국시대, 바로 거기에 책읽기의 묘미가 있으렷다!’라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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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10 14:56 2008/09/10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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