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적 세계관을 탄생시킨 자연 철학자들의 위대한 사유!
― 17세기 과학의 발전을 자연 철학의 관점에서 분석한 탁월한 연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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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기 자연 철학: 운동학 기계론에서 동력학 기계론으로』

김성환  지음 | 그린비 출판사 | 갈래 : 철학·인문
발행일 : 2008년 11월 25일 | ISBN : 9788976823182
신국판(152×224mm)|304페이지

갈릴레오, 데카르트, 홉스, 뉴턴, 라이프니츠의 자연 철학 연구를 살펴봄으로써 근대 과학주의 세계관의 탄생 과정을 고찰한 책. 17세기 자연 철학은 중세까지 지배적이었던 아리스토텔레스주의 자연학을 붕괴시키고 근대 과학 혁명을 이끌었다는 점에서 특히 중요하다. 이 책은 자연 철학의 발전을 최근 문화사, 과학사, 철학사의 연구 성과를 반영해 탁월하게 해석하고 있으며, 운동학 기계론에서 동력학 기계론의 이행 과정을 17세기 자연 철학의 핵심으로 파악하고 있다.


∎ 지은이

김성환
| 서울대학교 철학과에서 「데카르트의 철학 체계에서 형이상학과 과학의 관계」(1996)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대진대학교 철학과 교수로 있다. 새 자연 철학을 세우려는 꿈을 가지고 근대 자연 철학을 연구해 「근대 자연 철학의 모험 I: 데카르트와 홉스의 운동학 기계론」(2003), 「근대 자연 철학의 모험 II: 뉴턴과 라이프니츠의 동력학 기계론」(2004) 등을 썼다. 현재 생물에 관심을 가지고 동물 철학을 공부하고 있다.

“17세기 자연 철학은 자연 변증법 때문에 관심이 싹텄다. 1980년대 한국 사회와 학계에 마르크스가 나타났다. 피가 끓어 흥미를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젊은 철학 연구자는 마르크스의 사회 철학에 몰렸다. 나는 다른 길을 찾았다. 자연 변증법이 보였다. 그러나 너무 낡았다. 제대로 뜯어 고치려면 과학을 알아야 했다. 과학의 역사부터 공부했다. 새 자연 변증법을 만드는 게 목표였고 17세기 자연 철학의 기계론은 타깃이었다. 적을 아는 데 20년 걸렸다. 아직 크게 부족하다. 그러나 적을 존경한다. 이 마음을 책에 담는다.”
(‘책머리에’ 중에서)

∎ 목 차

책머리에

1장. 17세기 자연 철학의 흐름
1. 고중세 아리스토텔레스주의 자연학
2. 운동학 기계론
3. 동력학 기계론

2장. 자연 마술에서 자연 철학으로
1. 과학 혁명
2. 자연 마술 전통과 베이컨
3. 케플러와 뉴턴

3장. 갈릴레오의 기하학 물질론
1. 코페르니쿠스의 우주 체계를 위한 변명
2. 기하학 원자론
3. 운동론과 시간

4장. 데카르트의 운동학 기계론 I : 물체론
1. 물체의 존재 증명
2. 연장론
3. 연장의 양태들로 환원주의

5장. 데카르트의 운동학 기계론 II : 운동론
1. 운동론
2. 자연 현상에 대한 설명
3. 생명론으로 확장

6장. 홉스의 운동학 기계론
1. 공간과 물체
2. 운동과 코나투스
3. 운동학 기계론의 인간론

7장. 뉴턴의 동력학 기계론
1. 마술 전통의 부활
2. 힘 개념 
3. 이단 신학

8장. 라이프니츠의 동력학 기계론 
1. 능동적 물체론
2. 실체 개념의 진화 
3. 신비주의 전통의 계승 

9장. 자연 철학에서 계몽주의로  
1. 뉴턴 과학 
2. 볼테르, 뉴턴 과학의 전도사
3. 이성의 힘

참고문헌
찾아보기

∎ 책 속에서

“내가 17세기 자연 철학을 탐사하는 이유는 세계관을 생산하는 일이 철학의 임무라고 믿기 때문이다. 17세기 자연 철학자들은 무생물과 생물을 포괄하는 자연관을 제시한다. 또 이 자연관은 인간관, 사회관과 더불어 세계관을 구성한다. 세계관을 생산하는 일은 그리스의 첫 철학자 탈레스Thales, B.C. 624?~B.C. 546? 이래 철학의 임무다. 이 일은 비록 뉴턴 이후 개별 과학들이 철학에서 독립하면서 위축되지만 현재 과학들 사이의 학제interdisciplinary 연구가 필요해지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철학은 과학 성과들을 종합해 세계관을 만드는 일을 계속해야 한다. 이 일은 철학만이 할 수 있다.”
(본문 5쪽)

“그러나 데카르트는 고중세 아리스토텔레스주의 자연학을 허물겠다는 의식이 17세기의 어느 자연 철학자보다 더 분명하고 강하다. 데카르트의 자연학은 비록 거의 모든 내용이 엉터리지만 철학사의 눈으로 보면 근대 과학이 어떤 거시 자연관을 바탕으로 성립하는지를 증언한다는 점에서 귀중한 가치를 지닌다. 이 자연관의 이름이 기계론이고 데카르트의 기계론은 운동학 기계론의 전형이다.”
(본문 95쪽)

“자연 세계를 탐구하는 다양한 지식 분야들이 뉴턴 과학이라는 같은 이름을 표방하면서 이제 과학의 성공은 정치, 경제, 종교 등 다른 분야에서도 문제 해결의 모델이 된다. 뉴턴 역학의 성공을 받아들인 일반인과 지식인은 과학에서 가치를 이끌어 내고 과학 문제의 해결 방식을 사회 문제에도 적용하려 한다. 뉴턴의 영향은 과학에 머물지 않고 사회 사상으로 퍼져 나간다.”
(본문 287쪽)


∎ 책 소개

근대적 세계관을 탄생시킨 자연 철학자들의 위대한 사유!
― 17세기 과학의 발전을 자연 철학의 관점에서 분석한 탁월한 연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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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카르트(좌), 뉴턴(우)

데카르트와 뉴턴, 너무나 유명한 두 사람에게서 공통점을 찾으라 한다면 우리는 고개를 갸우뚱할 것이다. 한 명은 근대 철학의 새로운 지평을 연 철학자이고, 한 명은 근대 과학의 시초를 연 과학자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과학자와 철학자,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두 분야의 대가가 도대체 어느 지점에서 만나는 것일까? 사실 두 사람은 철학과 과학이 아직 명확하게 분리되기 이전인 17세기에 철학적 관점을 가지고 세계를 분석한 과학자이자 실험적 사유와 과학적·수학적 근거로 세계를 해석한 철학자이다.

이 책 『17세기 자연 철학』은 이렇게 철학과 과학이 뚜렷이 분리되지 않았던 시기에 과학의 발전을 이룩한 철학자 갈릴레오, 데카르트, 홉스, 뉴턴, 라이프니츠 등의 자연 철학적 사유를 다루고 있다. 이들의 연구는 중세까지 지배적이었던 아리스토텔레스주의 자연학을 붕괴시키고 근대 과학 혁명의 장을 열었다는 점에서 특히 중요하다. 때로는 중세 자연 마술의 여러 업적을 받아들이면서, 때로는 그 전통과 단절하여 새로운 사고를 펼쳐 보이면서 새로운 과학적 성과를 이룩했던 것이다. 이 책은 이와 같은 자연 철학자들의 사유를 통해 근대 과학주의 세계관의 탄생 양상을 고찰하고 있는 전문 연구서이다.

지금까지 한국에서 자연 철학은 연구 성과가 많지 않은 분야였다. 패러다임 이론과 같은 토마스 쿤의 과학 철학이 사회 이론으로 각광받은 적이 있지만, 그 기반이 되는 서구 자연 철학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나 소개는 거의 전무한 상황이었다. 개념적 사유의 틀에만 갇히지 않고, 실제 현실에서 일어나는 현상들과의 접점을 찾으려는 수준 높은 연구들은 그 난이도가 높은 만큼 도외시되어 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자연 철학은 ‘물질 세계’를 어떤 방식으로 ‘해석’해 왔는지를 알려 준다는 측면에서 기초 학문으로서의 연구 가치가 높다. 이런 의미에서 이 책은 근대 세계를 해석하는 방법 중 가장 기초적이고 토대가 되는 지식을 알려 준다는 측면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현재 대진대학교 철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저자 김성환은 「데카르트의 철학 체계에서 형이상학과 과학의 관계」로 박사학위를 받은 후 근대 자연 철학을 꾸준히 연구하고 있는 철학자다. 근대 자연 철학이 인간의 삶과 유리된 채 발전하고 있는 과학을 철학과 다시 만나게 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음을 깨닫고 관련 저작을 꾸준히 발표하고 있다.

17세기 자연 철학의 흐름을 한눈에 보게 하다

이 책의 장점은 17세기 자연 철학자들의 사유를 당대의 문화, 사회의 요인과 결부시켜 일목요연하게 보여 주고 있다는 점이다. 근대적 ‘기계론’이 중세적 사유를 허물어뜨리고 발전했다는 관점에서 갈릴레오에서 라이프니츠까지 각 사상가들의 주요 이론을 일관되게 서술하고 있다.

중세까지 서구의 자연 철학은 아리스토텔레스의 그늘 아래 있었다. 그리스의 위대한 철학자인 아리스토텔레스는 생물학, 천문학 등 모든 분야에 대한 글을 남겼으며, 그의 영향력은 중세 신학과 결합해 막강한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17세기에 이르자 이런 아리스토텔레스주의 자연학의 영향력이 붕괴되기 시작한다. 갈릴레오에서부터 데카르트, 홉스, 뉴턴과 라이프니츠에 이르기까지 과학과 철학의 역사에서 중세와 구별되는 근대적 사유를 보여 준 사상가들의 등장이 세계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가능하게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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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 중심 우주론 (원궤도)
_ 인쇄 기술이 발달하면서 과학 그림은 정확하게 많이 복제될 수 있었다. 이 그림을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지구가 아니라 태양(Sol)이 우주의 중심이라는 원리를 의심할 수 없었다.

갈릴레오는 천체 관측을 통해 프톨레마이오스의 천동설에 결정적인 균열을 낸다. 데카르트와 홉스는 기계론으로 세계를 해석해 중세 자연관을 지배해 온 아리스토텔레스의 목적론적 세계관을 허물어뜨린다. 자연 현상에는 목적이 있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해석은 중세 스콜라주의 철학자들을 통해 자연 현상이 신의 목적에 의해 구성되어 있다는 신학적 세계관으로 재해석된다. 그러나 데카르트가 제시한 기계론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장과 달리 자연 현상에는 ‘목적’이 존재하지 않고 운동만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이런 데카르트의 기계론이 뉴턴과 라이프니츠와 같은 자연 철학자에게 받아들여지고 발전하면서 중세의 신학적 세계는 점차 붕괴되기 시작한다. 특히 뉴턴은 ‘힘 개념’을 도입해 자연 현상을 설명하는 동력학 기계론을 정립하면서, 자연 현상을 수학화해서 해석하고 분석하는 근대 과학의 토대를 열게 된다. 이 책은 이와 같이 17세기 자연 철학의 흐름을 한눈에 보여 줌으로써 근대의 과학중심주의 세계관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알게 해준다. 

과학을 사회구성주의 관점에서 분석하다

1990년대 북미와 유럽의 과학자와 인문학자 사이에서는 과학이 문화의 영향을 받는 학문인지, 아니면 문화와 상관없이 과학적 객관성이 존재하는지를 두고 소위 “과학전쟁”(Science War)이라고 불리는 논쟁이 벌어졌다. 지금까지 과학자들은 과학이 객관적 실재에 기반하고 있다고 생각해 왔으며, 역사적·문화적 요인과 상관없이 언제나 보편적이고 객관적인 과학이 존재한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은 1970년대 과학 철학자들을 비롯해 일련의 과학사 연구자들이 과학의 발전에는 문화적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고 주장하기 시작하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과학사가들은 수많은 역사적 예를 통해 과학 지식의 불완전함을 지적해 왔다.

특히 토마스 쿤의 『과학 혁명의 구조』는 이런 일군의 주장 가운데 가장 강력한 펀치였다. 그는 과학이 누적적으로 진보한다는 기존의 믿음은 더 이상 가치가 없다고 일변하면서 한 패러다임에서 다른 패러다임으로의 전이는 논리적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마치 종교적 개종과 흡사한 비합리적인 과정이라고 주장한다. 과학의 발전에 문화적 요인이 중요하다는 연구 성과들은 과학 지식의 발전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주었다. 과학을 훈련받은 전문가의 폐쇄적인 영역으로 설정해 철학적인 성찰을 막아 온 과학자들의 연구에 철학이 개입할 수 있는 길을 다시 연 것이다.

이러한 성과에 힘입어 이 책은 17세기 자연 철학의 발전 역시 자연 마술과 같은 중세 시대의 문화에 영향을 받아 이루어졌다고 주장한다. 문화사의 흐름에서 본다면 17세기 자연 철학은 점성술, 연금술, 민간 의술 등 16세기 자연 마술과 18세기 계몽주의 사이에 있다. 17세기 자연 철학자들은 자연 마술에 대해 어떤 태도를 가지느냐에 따라 서로 다른 기계론을 생산하고 있다. 데카르트와 홉스는 자연 마술의 전통과 철저하게 단절을 시도하는 반면 뉴턴과 라이프니츠는 연금술을 꾸준하게 연구해 왔고 이를 통해 근대 과학의 개념들을 정립했다. 특히 데카르트의 기계론과 구별되는 뉴턴 역학의 가장 큰 특징인 ‘힘 개념’은 연금술의 ‘생명 인자 관념’에서 영향을 받았다. 라이프니츠의 ‘힘 개념’ 역시 스콜라 철학, 자연 마술, 카발라 등 신비주의 전통의 영향을 받은 실체론을 바탕으로 성립할 수 있었다.

중세의 막을 내리게 한 데카르트의 운동학 기계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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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카르트,『철학 원리』 소용돌이계
_ 우주에 관해 17세기 사람들이 널리 받아들인 설명은 데카르트의 소용돌이계에 기초한다. 소용돌이는 행성과 위성을 가지고 다니며 하늘의 운동을 산출 할 수 있다. 태양 S가 소용돌이의 중심에 있고 그 주위에 중심 C, K, O, L인 소용돌이계가 둘러싸고 있다.
데카르트는 고대와 중세 시대의 과학을 지배한 아리스토텔레스주의 자연학을 무너뜨리고 기계론이라고 불리는 새 자연 철학의 기초를 낳았다. 그러나 그가 근대 자연 철학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기계론을 정립하기까지 자연 철학의 발전 과정은 단순하지 않았다. 근대 기계론의 새로운 원리를 발견한 자연 철학자가 고중세(고대와 중세) 자연학의 낡은 원리를 고수하기도 하고(갈릴레오), 아예 고중세 자연학의 낡은 원리를 바탕으로 근대 기계론의 원리를 발견한 자연 철학자(뉴턴과 라이프니츠)도 있었다.

특히 데카르트는 아리스토텔레스주의 자연학의 두 가지 기본 구분을 무너뜨린다. 하나는 달을 포함하는 완전한 천상계와 그 아래 불완전한 지상계의 구분이고, 또 하나는 본성에 따른 자연 운동과 외부 운동 원인에 의한 강제 운동의 구분이다. 데카르트는 물체는 비활성이고 물체의 본성이 연장, 즉 공간을 차지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아리스토텔레스주의 자연학을 해체한다. 이 관점은 뒤에 많은 비판을 받지만 17세기 자연 철학의 흐름 속에서 적어도 세 가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첫째, 아리스토텔레스주의 자연학 전통과의 단절을 의미한다. 천상계와 지상계의 구분, 자연 운동과 강제 운동의 구분이라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의는 비활성 물체의 운동에서 성립하지 않는다. 둘째, 물체의 본성이 연장이라는 데카르트의 관점은 자연 철학에서 기하학 추론을 사용할 수 있는 형이상학적 근거를 제공한다. 이를 기반으로 뉴턴은 자연 현상을 설명하는 데 있어 수학적 공식화에 성공한다. 셋째, 물체가 비활성이라는 데카르트의 관점은 물체에서 능동성을 지닌 모든 원리를 배격하는 의미를 지닌다. 자연 마술의 관점에서는 물체 속에 ‘신비한 힘’이 내재해 있으며 이 힘을 알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러나 물체에 스스로 운동하는 원리가 없다는 데카르트의 주장은 자연 마술과 자연 과학을 분리시키는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된다. 데카르트의 기계론은 뉴턴을 거치면서 새롭게 근대 과학 혁명의 기초로 작용하게 된다.

과학중심주의 세계를 연 뉴턴의 근대 과학 혁명

17세기 자연 철학자 중에서 근대 사회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학자는 뉴턴이다. 뉴턴이 자연 현상을 수학화하는 데 성공한 이후, 과학은 철학에서 분리되어 개별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한다. 뉴턴이 데카르트와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부분은 역학 현상을 수학 공식으로 정량화하는 데 성공했다는 점이다. 데카르트가 서로 떨어진 상태에서 작용하는 힘 개념을 거부해 역학 현상을 수학 공식으로 정량화하는 데 실패한 반면 뉴턴은 미적분을 발견하고 힘 개념뿐 아니라 질량 개념도 정확하게 정의했기 때문에 역학 현상의 정량화에 성공한다. 이는 데카르트가 자연 마술과 철저한 단절을 지향한 반면 뉴턴은 연금술 연구를 통해 신비주의 철학의 개념을 끌어와 힘 개념을 정립했기 때문이다.

뉴턴 연구자인 웨스트폴에 따르면 뉴턴은 연금술을 연구함으로써 기계론에 부분적으로 ‘반역’을 시도한다. 기계론은 정신과 물체를 극단으로 분리해 자연에서 정신을 제거하고 물질 입자의 운동만으로 자연 현상을 설명하는 방법이다. 이런 기계론에 맞서 뉴턴은 연금술에서 자연을 기계가 아니라 생명체로 이해하는 방법을 받아들인다. 웨스트폴에 따르면 뉴턴은 연금술의 철학적 개념을 통해 기계론의 한계를 보완하려 한다. 뉴턴은 데카르트의 기계론으로 설명하기 곤란했던, 운동하는 물질 입자의 배후에 있는 활성 원리를 연금술의 개념인 생명 인자 관념으로 입자론을 보완하면서 해결한다. 또한 물체가 입자들과 구멍들로 구성된다는 그의 입자론에서 구멍들을 채워 입자들을 결합하는 원리를 설명하기 위해 힘 개념을 도입한다. 뉴턴이 새롭게 도입한 입자들 사이에 작용하는 원리인 힘은 연금술에서 설명하는 생명 인자와 같은 활성원리 개념에서 발전시킨 것이다.

이렇게 연금술의 개념을 이용해 힘 개념을 이끌어 내고 이를 통해 자연 현상을 정량화하는 데 성공한 뉴턴 역학은 18세기 과학과 철학에 뚜렷한 흔적을 남긴다. 18세기 과학은 뉴턴의 힘 개념을 물리 현상뿐 아니라 광학, 화학, 생물 등의 현상까지 확장하려고 노력한다는 점에서 ‘뉴턴 과학’이라고 불린다. 자연 세계를 탐구하는 다양한 지식 분야들이 뉴턴 과학이라는 단일한 이름을 표방하면서 이제 과학의 성공은 정치, 경제, 종교 등 다른 분야에서도 문제 해결의 모델이 된다. 뉴턴 역학의 성공을 받아들인 일반인과 지식인은 과학에서 가치를 이끌어 내고 과학 문제의 해결 방식을 사회 문제에 적용하고자 시도한다. 이처럼 뉴턴의 영향은 과학에 머물지 않고 사회 전반에 걸쳐 퍼져 나갔다. 뉴턴이 주도한 과학 혁명은 18세기 계몽주의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고, 근대를 거치며 과학은 철학과 분리되어 자신만의 영역을 강화해 나가게 된다.

과학과 철학의 새로운 만남을 제안하다

철학과 분리된 과학은 20세기를 거치면서 어떤 결과를 낳았는가? 인간과 유리된 채 발전한 과학은 독일 사회학자 울리히 벡이 주장하는 것처럼 ‘위험사회’를 가져왔다. 몇몇 전문과학자들만이 ‘완벽하게’ 통제 가능하다는 잘못된 생각은 체르노빌 핵발전소 사건과 같은 예측 불가능한 인류의 재앙을 불러 오게 된다. 최근 몇 년 사이 한국에서도 철학과 과학의 분리가 가져 온 어처구니없는 사건들이 있었다. 성과를 인정받기 위해 실험 테이터를 조작하는 등의 비윤리적인 연구 실태들이 공개되어 물의를 일으킨 사건은 철학이 부재한 과학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 주는 사례이다.

이 책은 17세기 자연 철학의 발전 과정을 살펴보며, 이제 과학과 철학이 다시 새롭게 만나야 한다고 주장한다. 호르크하이머와 아도르노에 의하면, 근대 이후 과학은 지식을 얻고 자연을 지배하기 위해 자연 사물에 동화하는 방법 대신 자연 대상과 거리를 두기 시작했고, 계몽은 이성이라는 이름으로 개인의 본성을 억압하면서 자아의 견고한 틀 속으로 후퇴하게 하는 결과를 낳는다. 현대 과학 문명의 폐해의 원천들 가운데 하나가 17세기 자연 철학에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철학의 주된 임무가 세계관을 형성하는 일이라고 본다면, 이제 철학은 과학의 성과들을 수용해 새로운 시대에 맞는 세계관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17세기 자연 철학』은 새로운 세계관을 제시하기 위해 우리의 사유가 걸어온 길을 돌아보는 뜻깊은 작업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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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11 12:01 2008/12/11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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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레몬에이드 2008/12/11 20:42

    와... 진짜 재밌을 것 같다 +ㅠ+
    어려워 보이지만 재밌을 것 같아요

    철학책 많이 읽으면 그린비 에디터들 만큼
    말솜씨 글솜씨 늘 수 있을까요?

    • 그린비 2008/12/12 09:36

      레몬에이드님, 잘 보셨어요~ㅎ
      그린비에서 새로 기획한 '철학의 정원' 시리즈 책이랍니다. 재밌으니 꼭 보세요. ^^
      앞으로 나오는 시리즈 책들도 함께 읽어 나가다 보면 말솜씨 글솜씨는 절로 늘거여요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