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道 . 行 . 之 . 而 . 成

장자, 차이를 횡단하는 즐거운 모험』 저자 특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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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도 따뜻하고, 기온도 높지 않은 9월 8일 토요일에 동대문정보화도서관에서는 『장자, 차이를 횡단하는 즐거운 모험』의 저자이신 강신주 선생님의 강연이 있었습니다. 그 날씨 좋은 주말에 많은 사람들이 도서관 시청각실에 모였습니다. “차이”에 관한 주제에 사람들이 많은 관심을 가져 줄지 걱정했던 것은 단순히 저의 기우였나 봅니다. 낮잠도 달콤할 오후 2시에 모인 분들을 보며 “차이와 소통”한다는 것에 대해 많은 분들이 고민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이 날의 주제는 “장자, 차이를 횡단하는 즐거운 모험”. 책 제목과 강의 제목이 같아서 책 이야긴가 하겠지만, 강신주 선생님께서는 준비한 강의안을 미뤄놓고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하셨습니다.

“차이”와 “장자”. 차이는 현대의 문제이고 “장자”는 연원도 명확하지 않은 BC시대의 사람입니다. 어떻게 차이와 장자는 시간을 넘어 지금-여기에서 만날 수 있는 것일까요? 그리고 그 오래된 시대에 있던 장자는 차이에 대해 어떤 해법을 줄 수 있을까요? 이런 궁금증은 장자의 『제물론』에 나오는 문구 道行之而成을 통해 조금씩 해소되었습니다.

“道行之而成”(도행지이성)은-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도는 걸어가야 이루어진다’라는 말입니다. ‘도는 걸어가야 이루어진다’ 막상 들으면 멋진 말 같지만, 실제로 그 말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남들에게 설명하자면 곤란해 집니다. 후기를 쓰는 저 역시도 ‘도’는 뭔가 깨우침의 영역이지 걸어가야 이루어지는 영역은 아닌 것 같다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럼 ‘도는 걸어가야 이루어진다’라는 말은 뭘까요? 강신주 선생님께서 ‘Russel'이라는 예를 하나 들어주셨습니다.

한겨울에 눈이 포옥 쌓이면, 겨울 산은 스스로 길을 잃어버린다고 합니다. 대부분은 눈이 쌓이면 산에 가지 않는다고 생각하시겠지만, 어떤 분들은 새벽도 아닌 늦은 밤부터 눈 쌓인 산을 올라 뒤에 산을 올라올 사람들을 위해 길을 만든다고 합니다. 그 일이 바로 철학자의 이름과도 같은 ‘Russel'(러셀)입니다. 러셀은 그렇게 재미나고 신나는 일은 아닙니다. 산에 내리는 눈은 지상에 내리는 눈과는 전혀 다릅니다. 바람이 강하게 불지 않는 곳에선 산의 능선도 제대로 드러나지 않습니다. 어디가 길이고, 어디가 낭떠러지인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처음 길을 내는 사람은 스스로가 길을 만들어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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道行之而成은 이 지점에서 현대적인 의미를 드러냅니다. 道는 우리가 생각한 것처럼 책상 머리에 앉아서 공부한다고 이해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 것이라면 걸을 필요도 없겠지요. 道는 눈 덮인 산에 길을 내듯 자신이 스스로 걸어가야만 만들어지고, 또 그만큼만 길이 생긴다고 합니다. 누구의 발자국도 없는 산을 오른다는 것은 신기하고, 흥미진진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어느 누구의 발자국도 참조되지 않는다는 점에선 늘 목숨을 동반해야 하는 일입니다. 어쩌면 차이와 만난다는 것은 즐거운 모험에 가깝기 보다는 늘 내가 죽을 수도 있는 엄청난 시도일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道行之而成은 타자와의 만남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타자는 우리가 자신을 버리고 만나는 만큼만 만나게 됩니다. 역시 그 만남은 정답이라는 게 존재하지 않기에 늘 위험을 지니고 있죠. 하지만, 타자와의 만남도 내가 걸어가는 만큼만 확장됩니다. 끊임없이 타자와 만나고 그 안에서 나를 버리고 또다시 다른 타자를 만나기 위해 걷고, 이런 과정이 바로 차이와 장자가 만나는 지점입니다. 장자를 현대로 불러내는 일이 억지아니겠냐고 생각하시겠지만, 그 당시에도 장자는 실제로 자신의 저서에 권력자의 이야기를 많이 담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오히려 지금 여기서도 타자의 위치에 있고, 그 시대에도 타자였던 사람들을 주인공으로 해서 이야기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누군가 그런 질문을 했습니다. 물고기는 물 밖을 나가야 물의 소중함을 알 수 있다고 하는데, 물 속에서도 물의 소중함을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는지를 궁금해 하는 질문이었습니다. 우선 숨을 안 쉬면 되지만, 숨을 참고 난 후 겪게 되는 신체의 불편함은 어쩌면 신체 자체를 손상시키는 행위가 될 수 있습니다. 선생님께서 여행을 떠나보면 지금의 우리 사회를 다르게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여행은 단순히 이 나라를 떠나 보는 것이 아니라 다른 타자들과 부딪히는 환경입니다. 타자와의 부딪힘 속에서 내 자신의 지반을 다르게 볼 수 있는 것이죠.

차이는 소비하는 단어가 아니라 경험해야 하는 실천의 영역입니다. 어쩌면 우리 모두가 차이가 소비되는 환경에 익숙해져, 직접 그것과 만나야겠다는 생각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강신주 선생님께서도 말씀하셨죠. 내 강의를 듣고 모두가 변하는 것이 아니라 ‘단 한 사람’이라도 바뀔 수 있었으면, 직접 실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구요. 사소한 움직임 하나가 큰 변화를 이룰 수 있다는 것. 얼마나 매력적인 일일까요~ 새로운 길을 만들어 가듯, 타자와의 만남에 언제나 적극적이어야겠다고 생각하면서 후기를 마무리 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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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동대문구정보화도서관에서 제공해 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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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부 강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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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 차이를 횡단하는 즐거운 모험』- 리라이팅 클래식 004
강신주 지음 / 도서출판 그린비 / 인문(철학), 고전

출간일 : 2007-08-10 | ISBN(13) : 9788976823045
양장본 | 296쪽 | 205*140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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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13 10:59 2007/09/13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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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장자] 소통의 철학 (망각+연결=소통 → 도행지이성)

    Tracked from Read & Lead 2007/10/09 06:38  삭제

    장자, 차이를 횡단하는 즐거운 모험 - 강신주 지음/그린비이 책을 접하기 전에 내가 장자에 대해 알고 있었던 것은 도덕경의 노자와 비슷한 컨셉을 가진 속세초월의 신선사상을 구사하는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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