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이 책하고 인사하실래요
2009/02/26 11:28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삶을 사랑할 줄 아는 작가, 노희경

노희경 작가의 작품들
_ 「거짓말」, 「꽃보다 아름다워」, 「고독」, 그리고 「그들이 사는 세상」까지, 그녀의 드라마에는 사람과 삶에 대한 진지한 고찰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_ 「거짓말」, 「꽃보다 아름다워」, 「고독」, 그리고 「그들이 사는 세상」까지, 그녀의 드라마에는 사람과 삶에 대한 진지한 고찰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제게 있어 작가를 인식하면서 드라마를 볼 수 있게 한 처음은 김수현이고 그 다음이 노희경입니다. 김수현 작가야 워낙 히트작이 많고 속사포 같은 대사로 김수현 사단이라 불리는 연기자들까지 모를 수가 없었겠죠. 오늘 인사하려 하는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라는 책의 저자 노희경. 그녀를 처음 인식한 드라마는 「거짓말」이었습니다. 배종옥이란 배우를 좋아해서 보기 시작했는데 곧 노희경이란 작가에 관심을 가진 것이었습니다. 「거짓말」을 지나 「꽃보다 아름다워」, 「고독」을 보고 마지막으로 얼마 전 종영한 「그들이 사는 세상」까지. 그 중간 다른 드라마들도 기억이 나긴 하지만 제가 퍽 열중해서 봤던 드마들은 이들입니다. 제가 그녀의 드라마를 좋아하는 이유는 사람에 대한 진지한 고찰 때문입니다. 그리고 선악이 없습니다. 늙고 젊은 것, 남자와 여자로 살아가는 데 차이점이 없습니다. 그저 세상살이와 마주친 사건들에 대한 고민과 감정들이 있을 뿐입니다. 드라마 ‘거짓말’에 이런 장면이 있습니다. 성우가 나가는 뒷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는 엄마의 독백입니다.
“성우야, 사랑은 또 온다. 사랑은 계절 같은 거야. 지나가면 다신 안 올 것처럼 보여도 겨울 가면 봄이 오고, 이 계절이 지나면, 넌 좀 더 성숙해지겠지. 그래도, 가여운, 내 딸.”
부인을 둔 남자를 사랑하는 딸에게 악다구니를 쓰지도, 그렇다고 무조건 덮어두고 감싸주지도 못하는 엄마의 안타까운 마음을 이렇듯 아릿아릿하게 삶에 대한 희망적 순리를 읊조리는 대사에 어떻게 반하지 않을 수가 있을까요.

말도 안 되고 문장도 안 되고 더더욱이나 생각의 깊이란 게 너무도 보잘 것 없는 것이 수두룩하다. 뺄까 말까 하다가, 그냥 둔다. 어차피 지금 쓴 글들도 시간이 가면 지금처럼 낯간지러울 게 뻔하다.(저자의 말 중에서)
짧은 산문집에는 오랜 시간 그녀가 살아온 삶과 고민의 흔적이 담담히 소회하듯 많이 묻어납니다. 평생을 고단한 삶을 사셨던 그녀의 어머니, 미움과 원망으로 점철되었지만 드라마보다 더 극적이게 화해하고 떠난 아버지, 가난, 현재 그녀를 사색하고 하고 안부를 전하는 지기들에 대한 편지 등. 이 책은 순서 없이 아무 곳이나 펼쳐서 읽어도 따뜻합니다. 꽤 여러 편이 생각이 나는데요, 첫번째는 드라마 작가 후배들에게 보내는 글입니다. 그 글 끝에는 ‘노희경이 글쓰는 수칙 몇 가지’라는 제목을 달고 7가지가 늘어서 있습니다.
1. 성실한 노동자가 되어라 : 노동자의 근무시간 8시간을 지킬 것.
2. 인과응보를 믿어라 : 쓰면 완성할 확률이 높아지고, 고민만 하면 머리만 아프다.
3. 드라마는 인간이다 : 인간에 대한 탐구가 드라마에 대한 탐구다.
4. 디테일하게 보라 : 듬성듬성하게 세상을 보면, 듬성듬성한 드라마가 나오고, 섬세하게 세상을 보면 섬세한 드라마가 나온다.
5. 아픈 기억이 많을수록 좋다 : 작가는 상처받지 않는다. 모두가 글감이다.
6. 생각이 늙는 걸 경계하라 : 몸은 늙어도 마음은 늙지 않는다. 그러나 생각은 늙을 수 있다. 지금 내가 하는 모든 생각이 편견일 것을 직시하고, 늘 남의 말에 귀 기울일 것. 자기 생각이 옳다고 하는 순간, 늙고 있음을 알아챌 것.
7. 조율을 잊지 마라 : 드라마는 혼자 하는 작업이 아닌 더불어 함께하는 작업이다. 조율하지 못할 거면 드라마작가를 포기하라. 드라마작가는 드라마의 여러 작업 파트 중 다만 글을 쓰는 사람일 뿐, 우두머리가 아니다. 작가적 중심과 독선을 구분하는 게 관건이다.(노희경이 글쓰는 수칙 몇 가지)
‘드라마’ 대신 제가 지닌 삶의 많은 단어를 대입시켜 읽어도 끄덕여지는 말들입니다.

노희경 작가
_ "작가는 니 모습이나 내 모습이나 괜찮다고 아는 것, 이것이 작가적 통찰력이죠. (…) 내가 숨길 때 내 삶이 부끄러워지는건데, 내가 그걸 열어놓으면 공유가 되는 거예요"
_ "작가는 니 모습이나 내 모습이나 괜찮다고 아는 것, 이것이 작가적 통찰력이죠. (…) 내가 숨길 때 내 삶이 부끄러워지는건데, 내가 그걸 열어놓으면 공유가 되는 거예요"
나는 내 아이를 낳는다면 그 아이에게 이렇게 가르칠 것이다. 언제나 소수의 편에 서라. 너와 다른 사람을 인정해라. 소외된 사람을 등 돌리지 마라. 그리고 혹 네가 소수에 끼는 사람이 되더라도, 소외받는 사람이 되더라도 좌절하지 마라.(슬픈 유혹을 끝내놓고)
그녀의 책을 모두 읽고 생각나는 한 가지를 꼽으라면 그녀의 써 내려간 드라마가 그녀의 삶과 떨어져 있지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것입니다. 십 년 전 배우 나문희가 사준 오천 원짜리 몸빼바지를 입고서 글을 쓸 때 작가 같다는 말이, 친구의 조언을 진심으로 삶에 밑거름으로 삼아 살아가는 모습이, 드라마 대사로 묻어 있음을 알게 됩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으로 세상과 소통하며 살아가는 것이 당연하다면 끊임없이 자신을 성찰하고 그 고민들을 삶 속에 녹여내며 성실하게 살아가려 노력하는 것도 당연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관성 같은 일상들을 살아가지 않으려면 스스로를 자극하고 반성하고 응용해야만 한다는 그래야만 진심으로 타인의 삶도 존중할 수 있고 사랑도 할 수 있음을 노희경 작가의 드라마를 통해서 또 이 책을 통해서 다시 한 번 느낍니다.
- 마케팅팀 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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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역 교보문고 앞 개찰구 앞에
언젠가 부터 주욱 걸려있던 그 광고속의 그 책이군요 :)
이름을 듣기만 하고 한번도 읽어보지 못했던 책인데 꼭 읽어보고 싶어졌네요
이 책하고 인사시켜 드리는 보람은 바로 여기에 있는 것 같습니다. :)
노희경 작가의 광팬입니다. 호주에 살고 있는데, 이렇게 산문집이 나왔다니 정말 반갑네요. 친구에게 부탁해서 꼭 받아봐야겠어요.
놀이터님, 반갑습니다. ^^*
꼭 받아 보시고 읽으신 뒤에 또 감상 남기러 와주세요~.
노희경작가는 우리시대의 보물이에요 ^^
김희선님, 동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