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태의 종횡무진 인터뷰!
종횡무진 역사 시리즈/종횡무진 동양사
2009/02/27 10:42
『종횡무진 동양사』 개정판 출간! 저자 남경태 인터뷰
'종횡무진 시리즈' 같은 역사서를 집필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원래 시작은 사회과학 출판이었다. 90년대 들어서면서 현실 사회주의가 붕괴하면서 거대담론보다는 대중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인문서를 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걸 보면 사회의 변화가 개인의 인생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결국 대중에게 인문학을 좀 더 쉽게 전달해주고 싶었던 것이다. 두 번째 계기는 점차 번역을 여러 권 하다보니까, 이정도면 나도 쓸 수 있겠다 싶었다. 더 나아가서 내가 쓰면 이것보다 더 잘 쓸 수도 있을 것 같아 쓰게 된 것이다. 이제 다들 외국 책이라고 해서 꼭 좋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지 않은가? 좀더 근본적인 계기는, 대학에서 사회과학을 공부했는데, 이 사회과학의 근본에 역사나 철학 같은 인문학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런 점에서 역사를 공부하고 그것을 대중에게 전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린비와의 인연도 집필을 시작한 큰 동기가 되었다. 외국에는 아카데미즘과 저널리즘 사이에 존재하는 작가 집단이 있는데, 한국은 '작가'라고 하면 대체로 문학작가들이다. 아카데미즘과 저널리즘 사이에 존재하는 작가집단이 두텁게 있으면 출판사도 다양한 컨텐츠를 얻을 수 있어서 좋고, 대중의 입장에서도 학술적이지 않으면서 어느 정도 깊이가 보장된 지식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기 때문에 좋다. 그래서 내가 그렇게 하면 한국 상황에서 특징적인 직업을 가질 수 있겠구나 싶었다.
놀라운 생산력을 자랑한다. 특별한 비결이 있는가? 평소에 책도 엄청나게 많이 보실 것 같다.
엄밀히 말하면 책을 많이 읽지는 못한다. 번역이나 내가 하는 작업들은 사실 택시운전과 비슷한 점이 많다. 일을 하지 않으면 하지 않은 만큼 그대로 쌓인다. 회사는 그래도 함께 일하면서 시스템이 돌아가는 그런 측면이 있는데, 프리랜서는 정말 한만큼 수입이 생기고 반대의 경우엔 고스란히 손해가 된다. 그래서 마음 놓고 다른 일을 하는 것이 쉽지 않다. 결국 여유를 가지고 책을 읽기는 어렵다.
그래서 어떻게 위안을 하냐하면, 보통 일년에 10권 정도의 책을 번역을 하는데, 그 때 그 10권의 책을 정독한다. 또 그 책을 번역하기 위해 읽는 참고 도서들까지 읽게 된다. 그게 큰 독서가 된다. 책을 쓰는 작업을 할 때, 노하우 같은 것이 있는데, 일단 그 분야의 비슷한 동종의 역사서는 전혀 안 본다. 그걸 보면 문체를 따서 쓸 수도 있고 표현을 흉내 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건 표절이기도 하고, 자존심도 허락하지 않을뿐더러 법적인 문제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 그럼 뭘 보느냐? 아주 건조한 대학교과서를 본다. 거기에 표시를 하면서 통독을 한다. 이건 아주 프로페셔널한 작업이다. 지식을 늘리거나, 재미를 위해서 읽는 것과는 다른 차원의 노력이 필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걸 읽어서 원고를 써야 하는 것이다. 사실 이런 공부가 아주 농도가 높다. 그래서 책을 마음 놓고 읽지는 못하지만, 직업적으로 읽어야만 하는 것들을 읽기 때문에 농도 짙게 읽을 수 있다. 이게 위안이 된다.
『종횡무진 동양사』 개정판이 나왔다. 대부분의 동양사가 중국 중심의 역사서술방식을 택하는데, 이 책의 경우는 일본과 인도에 관한 이야기가 중국 못지않게 나온다. 중국 중심의 역사서술방식을 따르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보통은 한·중·일을 극동이라고 부른다. 종횡무진 동양사는 인도, 일본, 중국이라는 세 축을 중심으로 썼는데, 엄밀하게 말하자면 인도는 사실 좁은 의미의 동양사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인도, 파키스탄, 중동 등은 지리적으로는 아시아에 속하더라도 좁은 의미의 동양사로는 치지 않는 것이다. 오히려 그쪽은 독자적으로 다룰 수 있을 만큼 자기들 나름의 문화를 형성해 나갔고, 서양 고대의 모태 역할도 했다. 그렇지만 『종횡무진 동양사』가 대중 역사서인 만큼 동양사로 포괄할 수 있는 최대한의 범위를 다루려고 했다. 그래서 인도를 살짝 끼워 넣은 감이 없지 않아 있는 것이다.
좁은 의미의 동양사로만 보자면 한국을 제외하고 중국과 일본만이 남는데, 사실 일본은 중국과는 다른 역사를 가지고 있었다. 일본은 서기 700~800년 까지 중국을 따라가려는 노력을 하다가 그 이후 1000년 이상을 독자적인 역사를 진행해 간다. 실제로 중국 눈치를 안 보고 독자적인 삶을 꾸려나갔다. 다른 역사인 것이다. 그래서 이 세 축을 중심으로 동양사를 구성한 것이다.
대중적인 역사서를 보면, 학교에서 배우는 역사와는 스타일이나, 형식, 심지어 내용면에서도 많이 다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사실 우리 교육 전반의 문제이기도 하다. 고등학교까지의 교육은 사실 교사 중심의 교육이다. 음악교육의 예를 들어보자. "어디에서 4도 낮추면 내림 마장조가 된다"라고 하는 이런 게 음악을 듣기만할 사람들에게 무슨 소용이 있을까? 음악에는 창작자, 연주자, 감상자가 있는데, 감상자가 될 99%에게 그런 교육은 아무 효용이 없는 것이다. 역사 교육도 마찬가지다. 이성계, 정도전이 과전법을 시행했고 하는 그런 것들은 제도 사학자나 다룰 문제인 것이다.
종횡무진 역사 시리즈가 이렇게 오래 갈 것이라고 예상했는가?
전~혀 하지 않았다. 100% 하지 않았다. 대개의 인문서들이 3~4년을 가고 수요도 적기 때문에 이렇게 오래가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 있다면?
개인적으로 거의 30년째 외우다시피 읽는 책이 있는데 생텍쥐베리의 『인간의 대지』라는 책과 릴케의 『말테의 수기』라는 책이다. 문학 쪽에서는 이 두 권을 추천하고 싶고, 그 외에는 독일 물리학자인 하이젠베르크가 쓴 『부분과 전체』라는 책이다. 이 책에는 하이젠베르크가 살던 당시 독일의 모습, 그의 고민 등이 아주 잘 드러나 있다. 10년을 놓고 봤을 때, 가장 좋았던 책이다.
이
인터뷰는 『종횡무진 동양사』 개정판 출간 기념 인터뷰입니다. 잠자리에 두고 읽다가는 그날 잠들기를 포기해야 할 만큼 박진감
넘치고, 재미있는 역사책의 저자는 어떤 사람일까 궁금해 했었는데, 역시 책만큼이나 말씀도 재미있게 하시는 분이었습니다. 이
인터뷰가 종횡무진 시리즈의 독자 여러분, 그리고 예비 독자 여러분들의 독서에 도움이 될 수 있길 바랍니다. 저자의 생생한 모습을
떠올리면서 읽는 책은 저자가 읽어주는 책이나 다름없으니까 말입니다. ^^
종횡무진 역사 시리즈 저자 남경태 인터뷰
'종횡무진 시리즈' 같은 역사서를 집필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원래 시작은 사회과학 출판이었다. 90년대 들어서면서 현실 사회주의가 붕괴하면서 거대담론보다는 대중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인문서를 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걸 보면 사회의 변화가 개인의 인생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결국 대중에게 인문학을 좀 더 쉽게 전달해주고 싶었던 것이다. 두 번째 계기는 점차 번역을 여러 권 하다보니까, 이정도면 나도 쓸 수 있겠다 싶었다. 더 나아가서 내가 쓰면 이것보다 더 잘 쓸 수도 있을 것 같아 쓰게 된 것이다. 이제 다들 외국 책이라고 해서 꼭 좋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지 않은가? 좀더 근본적인 계기는, 대학에서 사회과학을 공부했는데, 이 사회과학의 근본에 역사나 철학 같은 인문학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런 점에서 역사를 공부하고 그것을 대중에게 전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린비와의 인연도 집필을 시작한 큰 동기가 되었다. 외국에는 아카데미즘과 저널리즘 사이에 존재하는 작가 집단이 있는데, 한국은 '작가'라고 하면 대체로 문학작가들이다. 아카데미즘과 저널리즘 사이에 존재하는 작가집단이 두텁게 있으면 출판사도 다양한 컨텐츠를 얻을 수 있어서 좋고, 대중의 입장에서도 학술적이지 않으면서 어느 정도 깊이가 보장된 지식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기 때문에 좋다. 그래서 내가 그렇게 하면 한국 상황에서 특징적인 직업을 가질 수 있겠구나 싶었다.
놀라운 생산력을 자랑한다. 특별한 비결이 있는가? 평소에 책도 엄청나게 많이 보실 것 같다.
엄밀히 말하면 책을 많이 읽지는 못한다. 번역이나 내가 하는 작업들은 사실 택시운전과 비슷한 점이 많다. 일을 하지 않으면 하지 않은 만큼 그대로 쌓인다. 회사는 그래도 함께 일하면서 시스템이 돌아가는 그런 측면이 있는데, 프리랜서는 정말 한만큼 수입이 생기고 반대의 경우엔 고스란히 손해가 된다. 그래서 마음 놓고 다른 일을 하는 것이 쉽지 않다. 결국 여유를 가지고 책을 읽기는 어렵다.
그래서 어떻게 위안을 하냐하면, 보통 일년에 10권 정도의 책을 번역을 하는데, 그 때 그 10권의 책을 정독한다. 또 그 책을 번역하기 위해 읽는 참고 도서들까지 읽게 된다. 그게 큰 독서가 된다. 책을 쓰는 작업을 할 때, 노하우 같은 것이 있는데, 일단 그 분야의 비슷한 동종의 역사서는 전혀 안 본다. 그걸 보면 문체를 따서 쓸 수도 있고 표현을 흉내 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건 표절이기도 하고, 자존심도 허락하지 않을뿐더러 법적인 문제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 그럼 뭘 보느냐? 아주 건조한 대학교과서를 본다. 거기에 표시를 하면서 통독을 한다. 이건 아주 프로페셔널한 작업이다. 지식을 늘리거나, 재미를 위해서 읽는 것과는 다른 차원의 노력이 필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걸 읽어서 원고를 써야 하는 것이다. 사실 이런 공부가 아주 농도가 높다. 그래서 책을 마음 놓고 읽지는 못하지만, 직업적으로 읽어야만 하는 것들을 읽기 때문에 농도 짙게 읽을 수 있다. 이게 위안이 된다.
『종횡무진 동양사』 개정판이 나왔다. 대부분의 동양사가 중국 중심의 역사서술방식을 택하는데, 이 책의 경우는 일본과 인도에 관한 이야기가 중국 못지않게 나온다. 중국 중심의 역사서술방식을 따르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보통은 한·중·일을 극동이라고 부른다. 종횡무진 동양사는 인도, 일본, 중국이라는 세 축을 중심으로 썼는데, 엄밀하게 말하자면 인도는 사실 좁은 의미의 동양사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인도, 파키스탄, 중동 등은 지리적으로는 아시아에 속하더라도 좁은 의미의 동양사로는 치지 않는 것이다. 오히려 그쪽은 독자적으로 다룰 수 있을 만큼 자기들 나름의 문화를 형성해 나갔고, 서양 고대의 모태 역할도 했다. 그렇지만 『종횡무진 동양사』가 대중 역사서인 만큼 동양사로 포괄할 수 있는 최대한의 범위를 다루려고 했다. 그래서 인도를 살짝 끼워 넣은 감이 없지 않아 있는 것이다.
좁은 의미의 동양사로만 보자면 한국을 제외하고 중국과 일본만이 남는데, 사실 일본은 중국과는 다른 역사를 가지고 있었다. 일본은 서기 700~800년 까지 중국을 따라가려는 노력을 하다가 그 이후 1000년 이상을 독자적인 역사를 진행해 간다. 실제로 중국 눈치를 안 보고 독자적인 삶을 꾸려나갔다. 다른 역사인 것이다. 그래서 이 세 축을 중심으로 동양사를 구성한 것이다.
대중적인 역사서를 보면, 학교에서 배우는 역사와는 스타일이나, 형식, 심지어 내용면에서도 많이 다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사실 우리 교육 전반의 문제이기도 하다. 고등학교까지의 교육은 사실 교사 중심의 교육이다. 음악교육의 예를 들어보자. "어디에서 4도 낮추면 내림 마장조가 된다"라고 하는 이런 게 음악을 듣기만할 사람들에게 무슨 소용이 있을까? 음악에는 창작자, 연주자, 감상자가 있는데, 감상자가 될 99%에게 그런 교육은 아무 효용이 없는 것이다. 역사 교육도 마찬가지다. 이성계, 정도전이 과전법을 시행했고 하는 그런 것들은 제도 사학자나 다룰 문제인 것이다.
종횡무진 역사 시리즈가 이렇게 오래 갈 것이라고 예상했는가?
전~혀 하지 않았다. 100% 하지 않았다. 대개의 인문서들이 3~4년을 가고 수요도 적기 때문에 이렇게 오래가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 있다면?
개인적으로 거의 30년째 외우다시피 읽는 책이 있는데 생텍쥐베리의 『인간의 대지』라는 책과 릴케의 『말테의 수기』라는 책이다. 문학 쪽에서는 이 두 권을 추천하고 싶고, 그 외에는 독일 물리학자인 하이젠베르크가 쓴 『부분과 전체』라는 책이다. 이 책에는 하이젠베르크가 살던 당시 독일의 모습, 그의 고민 등이 아주 잘 드러나 있다. 10년을 놓고 봤을 때, 가장 좋았던 책이다.
조만간 '종횡무진 역사 시리즈'의 다른 두 권(서양사, 한국사)도 개정판이 나올 예정입니다. 새로운 도판, 새로운 편집으로 다시 태어난 '종횡무진 시리즈' 기대해주시기 바랍니다.^^
- 정리 웹기획팀 정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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