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긴 게 장땡이라는 진실!!
- 김세윤 기자의 영화 궁금증 클리닉 『헐크 바지는 왜 안 찢어질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영화 「인크레더블 헐크」의 변신 준비(?) 장면
_ 헐크 바지는 왜 안 찢어질까요? 유독 바지에 눈이 가는 것은 왜일까요? ^^;

영화 「헐크」를 보면서, 옴마옴마, 왜 옷이 다 찢어지는데, 바지만 그대로 있담? 하고 불평 비슷한 궁금증이 일렁였던 분들, 꽤 많으셨겠지요……? (무얼 기대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좀 이상하잖아요. 흠흠=_=;) 저 역시 불평 섞인 질문을 던졌던 1인으로서, 몇년 전『헐크 바지는 왜 안 찢어질까?』라는 제목의 책을 보고 저는, 마음이 동하지 아니할 수 없었습니다. 그리하여 저는 소장하기에는 꽤나 부끄러운 표지를 하고 있는 책을 집어들고서 아무도 눈치채지 못할 만큼의 야릇한 미소를 짓지 아니할 수 없었더랬지요. 표지의 그림은 어찌나 하수상한지, 이건 뭐…… 딱 제 스타일이었습니다. 하하하-_-;;

사용자 삽입 이미지
『헐크 바지는 왜 안 찢어질까?』
각설하고, 헐크 바지는 도대체 왜 안 찢어지나? 하는 질문에 질문답변 전문기자 김세윤은 ‘헐크 바지 스판 바지’설을 내세우며 “원래 길이의 7배까지 늘어났다가 원상태로 돌아오는 특성을 갖고 있으며 섬유 중에서 신축성이 가장 좋다”는 전문가의 견해를 빌려옵니다. 섬유 전문가적 근거 외에도 만화출신 영웅들이 주로 스판 쫄쫄이로 제 카리스마를 코디한다는 설득력 있는 주장을 하는데요, 스파이더맨과 원더우먼은 물론이고 헐크 호건도 스판 바지를 입고 링에 올랐다는 근거를 내세웁니다. 그러나 결국은 “아이들도 함께 보는 등급을 받아야 감독도 살고 영화사도 산다는 현실의 절박함으로 자신도 열렬히 갈망했던 헐크 바지 벗기기는 실현되지 않았다”는 이안 감독의 인터뷰로 마무리를 짓는 저자는 이런 질문 외에도 아니 세상에 뭐 이런 질문까지도 다 답을 해주나 할 정도의 질문(미국 배우들은 왜 왼손으로 글을 쓰나?/ 외계인은 왜 미국만 가나?/ 왜 주인공은 총 맞고도 바로 안 죽나?/ 정말 오디션을 하기는 하나?/ ‘스탠바이 큐!’할 때 큐의 뜻은?/ ‘16미리 에로 영화’ 호칭의 기원은? 등등)에도 성실히 답변을 해주고 있습니다.

아, 그러니까 이 책 『헐크 바지는 왜 안 찢어질까?』는 지금은 프리하게 영화 관련 글을 쓰고 계신 듯한(요즘 연재하시는 글은 잘 보고 있습니다. 호호) 세상 世자에 빛낼 潤자를 쓰시는, 이름대로라면 청소부가 되었어야 마땅하다고 스스로 밝히고 있는 김세윤 기자가 Film 2.0에 연재했던 <궁금증 클리닉>의 질문과 답을 모아 엮은 것으로, 영화에 관해서 알고 싶은 거의 모든 것들에 대한 답변이 있는 책입니다. 남정욱의 『오늘은 어디 멀리 바람나고 싶다』, 한동원의 『어디 가서 써먹기 좋은 대사 매뉴얼』과 함께 이 책도 개인적으로 영화관련 도서 중 (개그적 관점에서) 명저로 꼽고 있는 책이지요. 하핫! (명저 리스트에 포함되지 않은 김혜리 기자님의 책은 비교불가, 최곱니다! 데이비드 린치의 『빨간방』과 로저 에버트의 『위대한 영화』는 책장에 꽂아만 놓고 잘 읽히지 않는 걸로 봐서, 편견과 주관으로 고른 명저 리스트에 도무지 진입이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_-; )

사용자 삽입 이미지
웃음
_ 터지면 안 되는 것이 많은데, 터져도 괜찮은 것이 있으니, 바로 "폭소(爆笑)"랍니다. 웃을 일이 없다면, 웃긴 게 장땡입니다. ^^
예, 아무튼 다시 본 책으로 돌아가 보자면, 류승완 감독은 이 책을 두고 “아주 맛 좋고 매력적인 불량식품 같다”고 했고, 외화번역가 이미도는 “영화사전에서조차 답을 찾기 힘든 신선한 질문들과 독자들의 탐구심이 놀랍다”고 했습니다. 누가 뭐래도 엄청난 질문들이 담겨 있고, 그보다 더 엄청난 대답들이 있는 건 사실입니다. 외국영화 예고편에 목소리 까는 남자(Don Lafontaine)를 알아내기 위해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이사님에게까지 문의하고(그래서 미국본사에 전화해서 알아냄), 외계인은 왜 미국에만 가느냐에 대답하기 위해 외계인과 UFO에 대한 방대한 저작인 『UFO 신드롬』을 참고하기도 하며, 수고로운 웹서핑과 외화번역가 이미도님과의 인터뷰도 마다하지 않는 저자의 노력으로 이 영화 궁금증 클리닉은 완성되었습니다. 라고 써 놓고 보니, 원래 제가 이 책을 소개하려고 했던 순수한 의도가 퇴색되는 것 같군요. 분명히 말하렵니다(저 단호한 여잡니다). 제가 원래 이 책을 소개하려고 했던 건…에, 그러니까…“너무 웃겨서”였어요-_-; 한 번 보고, 두 번 보고, 열 번 봐도 웃겨서…(이런 장점을 가진 책,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랬습니다(제가 그렇죠, 뭘;;). 궁금증 Q&A가 의미가 있어 봤자, 거기서 거기 아니겠습니까. 이건 그냥 영화 궁금증을 풀어준다기보다는 뭐랄까, 한바탕 웃고 싶을 때 보면 너무 너무 좋은 책입니다. 한국어 어휘의 신기원을 열었다고도 할 수 있고요(저자가 훈민정음을 얼마나 쫄깃하게 사용하고 있는지 모릅니다).

그러니까 처음부터 바로 윗 단락까지 구질구질하게 써놓은 이야기는 그냥 잊어버리시고요^^;(허무하시겠지만, 인생이 또 그런 것 아니겠습니까. 껄껄) 한두 시간 즐겁게 책 읽고, 웃긴 얘기 해줄까? 하면서 친구한테 말 걸고 싶을 때, 마치 내가 생각해 낸 말인 양 애인에게 멋지게 한마디해서 그의 배꼽을 잡게 만들고 싶을 때, 바로 그때 읽을 책으로 『헐크 바지는 왜 안 찢어질까?』를 권해드립니다. 하하, 누누이 말씀드리지만, 웃긴 게 장땡이죠.^^

- 편집부 임유진
2009/03/02 09:54 2009/03/02 09:54
RSS를 구독하시면 더욱 편하게 그린비의 글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 | ]

trackback url :: http://greenbee.co.kr/blog/trackback/540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레몬에이드 2009/03/02 16:33

    [어디 가서 써먹기 좋은 대사 매뉴얼]이라는 책...
    제목 만으로도 실용성이 좔좔 넘치는 느낌인걸요 +ㅁ+

    • 그린비 2009/03/02 17:33

      후후.
      반짝이는 눈빛이 예사롭지 않네요. 어디 가서 써먹으시려고욤. ^^ㅎ

  2. mundison 2009/03/03 16:57

    어엇... 인크레더블 헐크를 자세히 안보셨군요.
    애인과 바지 사러 갈때 애인보고 스판소재로 사달라고 하는 대사가 나오는데...

    • 그린비 2009/03/03 17:21

      그러게요. 하지만, 이 책은 2005년에 출간된 거라... 제 생각엔 아마도 인크레더블 헐크 감독 루이스 리테리어가 이 책을 보고(!) 그런 대사를 넣은 것이 아닐까 뭐.. 그렇습니다. 하하. ^^;

write a comment

[로그인][오픈아이디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