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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의 법에 저항하는 연대 ― 안건모의 '구노회' 후원이야기


구노회. 구속노동자 후원회 준말입니다. 제가 한 달에 만 원씩 내는 단체가 몇 군데 있는데 구노회도 그 가운데 한 곳이죠. 가입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일만 하던 노동자들이 억울하게 감옥에 갇히게 되는 이 잘못 굴러가고 있는 세상에서 구속된 노동자들을 위하는 이 단체에는 꼭 가입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몇 달 전에 가입했습니다.

그 구노회에서 며칠 전에 한홍구 선생님 강연이 있었습니다. 제목은 ‘법이면 다냐?’였습니다. 강연 내용 중에 중요한 이야기는 두 가지였지요. 하나는 ‘법치는 항상 옳은가?’ 또 하나는 ‘법치는 평등하게 적용되고 있는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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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홍구, "법이면 다야?"
_ "'법치'를 앞세운 독재 권력의 잔혹사"는 지금도 자행되고 있습니다. (이미지출처: 구노회 열린대화모임)

‘법치는 항상 옳은가?’에서 한홍구 선생이 한 말 가운데 가장 와 닿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만일 법을 다 지키고 살았다면 사회는 지금 노예제 사회로 남아 있었을 것이다”라는 말입니다. 노예제 사회에서 봉건시대로,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시대로 넘어온 것은 수많은 민중들이 법을 어기면서 항거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때로는 죽음도 불사했죠. 지금 우리 사회에서 법을 다 지키고 산다면 1퍼센트의 부자들 발밑에서 노예처럼 사는 세상이 될 것입니다. 우리 노동자들은 그렇게 살지 않으려고 법을 어기게 되는 것이죠.

아니, 사실 지금 우리 노동자들이 그렇게 법을 어기고 있나요? 법을 어기는 놈들은 자본가와 이명박 정권이죠. 세상에 어떤 법에 용역깡패로 노동자들 집회를 진압하라고 나와 있나요? 어떤 법에 시민들을 죽이라고 되어 있나요. 어떤 법에 자기들이 죽인 사람들을 보호자 허락도 없이 부검하는 게 있습니까. 한홍구 선생은, “법치는 ‘살인 면허증’을 주는 것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이어서 한홍구 선생은 이런 말씀도 했습니다. 옛날 일제시대 때 3·1운동이 일어난 뒤 일제는 무단정치에서 문화정치로 바꾸는 척이라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정부는 수십만이 집회를 열어도 어떤 변화도 없습니다. 1931년 최초로 고공농성을 했던 강주룡은 평양 을밀대 지붕 위로 올라가 농성을 했습니다. 2층 높이였습니다. 하지만 요즘 농성처럼 그렇게 오랫동안 있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그것은 큰 사건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떻습니까. 김주열 열사는 밑에서 보이지 않을 정도로 높이 올라가 128일 동안 고공농성을 했습니다. 코스콤 정인열 부지부장은 코스콤 본사와 한강에 있는 CCTV관제탑에 올라가 농성을 했습니다. 단식도 21일 동안 했지요. 기륭전자 김소연 지부장은 회사 경비실 옥상에서 80여 일 동안 단식농성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는 어떻습니까.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습니다. 용산 철거민들처럼 죽이지 않으면 다행이지요. 한홍구 선생님은 그걸 보고 지금 이명박 정부는 다음 정권을 잡을 생각은 전혀 없는 걸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3년만 버티자는 거지요. 하지만 그 3년이 문제입니다. 정치 수준이 30년 뒤로 돌아간 것을 다시 되돌리는 데 얼마나 걸릴까 하는 걱정이지요. 게다가 대운하 건설로 자연 환경은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이 올 것이 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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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 作 <연대>
_ 불의의 법에 저항하기 위해서는 '연대'가 필요합니다. 그 최상의 연대는 '후원'하는 행동입니다. (이미지출처: Blue Horse Gallery)

이번에 ‘박준성’의 『노동자 역사이야기』라는 책이 나왔습니다. 박준성 선생은 『작은책』 편집위원이자 노동자교육센터 부대표로 계신 분인데 ‘슬라이드로 보는 노동운동사’를 강의하고 다니는 분입니다. 그 박준성 선생이 늘 가슴에 품고 다니는 말이 있습니다. 천사불여일행千思不如一行이라는 말입니다. 덕숭산에 있는 만공 스님의 ‘만공탑’에 써 있는 말인데 천 번 생각하는 것보다 한 번 행동하는 것이 낫다는 뜻입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면 ‘입금’이라도 해야 합니다. 이명박 정권에 맞서서 싸우고 있는 노동단체, 시민단체, 장애인단체에 후원회원으로 가입해 돈을 입금하고, 아니면 『한겨레』나 『경향신문』, 『시사인』을 구독해서 도와주고, 하다못해 『작은책』이라도 구독하셔야 합니다.

“최상의 연대는 입금”이다. 『시사인』에 글을 연재하는 김현진 에세이스트가 한 말입니다.


지난주까지 연재했던 '나의 알바체험기'를 끝으로 이번주부터는 '나의 후원이야기' 연재가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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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월간 <작은책> 발행인이신 안건모 선생님께서 기고해 주신 글입니다. 앞으로 매주 목요일, 더불어 사는 삶에 대해 공유하고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로 찾아뵙겠습니다. 그 첫 문을 열어주신 안건모 선생님께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안건모: 20년 동안 버스 운전사 생활을 하다가 <작은책>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글을 써야 세상이 바뀐다'는 이오덕 선생님의 말을 듣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한겨레>, <작은책>에 버스 일터 이야기를 기고하다가 2005년부터는 <작은책>을 만들고 있다.

월간 <작은책>: 일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온전히 담아 전하는, 일하는 사람들의 잡지. 일하는 사람들이 세상을 바로 볼 수 있는 눈을 기르고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노동자를 위한 다양한 강좌들과 노동자 글쓰기 모임을 열고 있다.

+ 월간 <작은책> 홈페이지
+ 안건모 선생님 관련글 "나는 서울의 버스운전사, 안건모의 세상을 움직이는 글쓰기"

+ '구노회(구속노동자 후원회)' 카페
+ 월간 <구속노동자> 홈페이지
2009/07/23 11:35 2009/07/23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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