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아이들

최현모(한국이주노동인권센터 사무처장)

인천공항 국제선 터미널 항공권 창구 앞. 열 살쯤 되어 보이는 두 아이가 제 몸보다 큰 짐꾸러미를 힘겹게 끌며 엄마로 보이는 한 여인의 뒤를 따르고 있다. 이윽고 순서가 되어 항공사 직원과 말을 주고받던 여인이 갑자기 짐꾸러미를 풀어헤치며 물건들을 꺼낸다. 아이들의 장난감, 동화책, 옷가지, 게임용품, 태권도복, 기념사진첩, 글짓기 대회 및 태권도 대회 상패……. 엄마가 꺼내 놓는 물건들을 아이들은 도로 주워 담으려 하면서 한판 실랑이가 벌어진다. 비행기에 싣고 가려던 짐의 무게가 초과되어 짐을 줄이려는 엄마와 자신들의 많은 추억이 담긴 소중한 물건들을 꼭 가져가려는 아이들이 다투고 있는 것이다. 결국 배웅을 나온 이들이 후에 부쳐 주겠노라고 약속하는 것으로 정리되고, 아이들은 엄마의 손에 이끌려 출국장으로 향한다. 얼마 전 단속되어 추방되는 남편과 함께 출국하려 서두르는 여인과 학교 친구들과 인사도 하지 못했다고 울먹이며 왜 떠나야 하는지 영문도 모른 채 떠밀려 나가는 아이들의 뒷모습에서 삶의 고단함과 함께 불안감이 배어난다.

이슬람과 나이마는 방글라데시 출신의 이주노동자 부부였다. 이들이 한국에 온 것은 약 12년 전이다. 이들은 방글라데시에서 결혼을 한 후 좀더 나은 미래를 찾아 이역만리 한국으로의 이주노동을 떠나왔다. 한국에 온 지 1년이 지날 즈음 부부는 쌍둥이를 얻었다. 아는 이 하나 없는 남의 나라에서 부부는 온갖 차별과 멸시를 견디며 더없이 소중한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일해 왔다. 아이들이 자라면서 부부는 방글라데시로 돌아갈 생각도 해보았지만 어렵더라도 좀더 나은 환경에서 아이들을 키우고 싶었고, 무엇보다 한국에서 태어나서 자라난 아이들이 좋아하는 곳에서 자라게 하고 싶었다. 어려움이 많았지만 아이들은 초등학교에도 갈 수 있었고, 공부도 곧잘 하면서 반장에도 선출될 만큼 친구들 사이에서 인기도 있었다. 동네 근처 태권도 학원을 대표해서 경연대회에도 나가고 상도 받곤 했다. 2002년 월드컵 때는 ‘대~한민국’을 외치며 아이들이 졸라대는 바람에 큰돈을 쓰고 경기장에 간 적도 있었다. 아는 이 하나 없는 타국이었지만 아이들과 부부는 그렇게 나름의 작은 행복을 꾸려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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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노동자 부부의 아이
_ 태어날 때부터 ‘불법체류’라는 낙인이 찍힌 채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아이들.

그러던 어느 날 미등록으로 체류하던 이슬람이 단속반에 잡혔다. 늘 불안에 떨어야 했던 엄마 나이마는 ‘올 것이 왔구나!’ 하면서도 차마 아이들에게 아빠가 잡혀서 쫓겨나게 되었다는 말을 할 수 없었다. 아이들이 무슨 죄가 있으랴. 나이마는 ‘남편을 먼저 보내고 한국에 남아 아이들이 학교를 다니게 할 수는 없을까’, ‘한국에서 초등학교가 끝날 때까지 만이라도 무사히 있을 수는 없을까’ 하며 백방으로 방법을 찾아보았지만 달리 방도가 없었다. ‘불법체류’라는 불안과 두려움의 기간만 늘려갈 뿐.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자라난 한국의 아이들이었지만 한국은 이 아이들에게 맘 편히 공부하고 뛰어놀 작은 공간 하나 내줄 수 없는 나라였다. 아이들의 아빠가 단속된 뒤 닷새 만에 나이마는 아이들의 손을 이끌고 공항으로 향했다. 아이들은 왜 잘 다니던 학교를 갑자기 떠나야 하는지, 왜 친구들과 작별인사도 하지 못하고 떠날 수밖에 없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이들 가족이 떠난 후 3개월여가 지나고 한 통의 이메일을 받았다. 도와줘서 고맙단다. 늦게 연락해서 미안하단다. 방글라데시에서의 생활은 쉽지 않단다. 아이들이 가장 힘들다고 한다. 아이들은 말도 잘 안 통하는 데다 학교에 적응하지도 못하고 한국에 가자며 매일 울기만 한단다. 어찌할지 모르겠단다.

“이 협약의 당사국은 아동이나 그 부모, 후견인의 인종, 피부색, 성별, 언어, 종교, 정치적 의견, 민족적∙인종적∙사회적 출신, 재산, 장애여부, 태생, 신분 등의 차별 없이 이 협약에 규정된 권리를 존중하고, 모든 아동에게 이를 보장해야 한다.” 유엔아동권리협약(Convention on the Rights of the Child) 제 2조의 규정이다. 한국은 1991년 이 협약을 가입 비준하였으며, 이 협약에 가입한 국가는 모든 아동의 생존과 온전한 성장을 위해 경제, 사회, 문화, 교육 등 모든 영역에서 필요한 최대한의 자원을 동원하고 확보할 의무를 진다. 법원, 행정당국, 입법기관 등은 아동과 관련된 활동을 함에 있어 아동에게 최상의 이익이 무엇인지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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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한국의 법률은 속인주의를 채택하고 있어서 미등록 체류자의 자녀는 부모와 마찬가지로 미등록 체류라는 멍에를 안고 태어나게 된다. 이런 세습되는 '신분'은 아이들의 기본적인 인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

한국은 유엔인권이사회의 이사국이다. 유엔인권이사회는 유엔총회의 직속기구로 세계 각국의 인권문제에 대한 보편적 접근과 실질적 대응을 위해 일하는 기구이다. 유엔아동권리협약은 이 이사회가 다루는 가장 중요한 국제인권규약이다. 유엔 인권이사회의 이사국으로 선출될 당시 정부는 “아시아의 선도적인 인권·민주주의 옹호 국가로서 국내적·국제적 인권보호와 증진을 위해 그간 우리가 기울여 온 노력에 대해 국제사회가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이라고 자평하며 “향후 인권이사국으로서 국제적 인권보호·증진 노력에 적극 동참하고, 인권이사회가 국제사회의 인권의 주류화를 촉진하는 효과적인 기구로 정착하는데 기여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 후로 수년이 지나고 있다. 2010년 오늘 ‘불법체류’라는 낙인이 찍힌 줄도 모르고, 언제 쫓겨나게 될지도 모른 채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아이들이 2만여 명에 이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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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10 10:47 2010/02/10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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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왜 한국만 지켜야 하죠? 2010/02/10 17:37

    호주에서 한국아동이 관나타모 수용소같은 불법체류자 수용소에 갇혀서 떨때 당신들은 뭐했습니까? 그리고 아시아의 법 체계는 대부분 속인주의를 지향합니다. 중국은 성마다 호적이 있고 사천성 부모가 북경에 가서 아이를 낳는다 해도 북경호적을 주진 않는 걸로 압니다. 다른 아시아 국가들도 다를 바 없고 한국을 원망하는 불체자들의 나라가 오히려 더 불체자 문제에 예민하죠. 하루만 기한이 지나고 벌금 왕창 때리고 바로 개끌리듯 끌려가서 추방되는 나라들 아닌가요? 기브앤 테이크라고 했습니다. 우리가 아시아에서 온 불법체류자한테 관대하면 그나라에서 우리나라에 공짜로 비자를 준답니까? 아니면 재산취득권리를 줍니까? 필리핀은 미국지배를 받았으면서도 외국인 명의로는 어떤 것도 소유못하게 법으로 막았고 다른 나라들도 다 마찬가지죠. 오히려 이런 온정주의가 대한민국을 동남아 국가들이나 중국에서 우습게 보는 근거가 됩니다.

  2. 하회탈 2010/02/10 18:07

    이주노동자가 아니라...
    불법체류자...
    더도말고 덜도 말고 외국인 관련 정책은 일본 만큼만...

  3. 불쌍한 한국인 2010/02/10 20:36

    그냥 불체자를 양산 하세요....

    이왕이면.. 한국의 모든 불체자들에게 한국 국적을 주고 무상으로 임대 아파트도 한채씩 주죠......

    그리고 미국이나 캐나다, 호주에서 불체하는 한국인들은 그냥 수용소에서 있으라고 하죠......

    우리나라는 인권이 매우 발달했어요.... 한국에 있는 모든 불체자들에게 한국 국적을 줘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미국이나 캐나다 호주 수용소에 있는 한국인에 대해서는 신경도 안쓰고 그 쪽 나라 법에 다 맞겨 버리니......

    한국인들은 어디에서 한국인의 인권을 호소해야 합니까?????????

    한국의 법은 법도 아니죠....그냥 무시하면 되죠 뭐........

  4. 위에 쪼로록 2010/02/10 23:57

    댓글 단 3명, 그래 그리 생각할 수도 있지.
    근데 이런 댓글 달 때는 반말로 달아주면 안되겠니?
    저따우 내용을 존댓말로 써 놓으면, 그거 아니?
    좋게 말하면 후져 보이고 그냥 말하면 찌질해 보여.

  5. ㅇㄹㄴㅇㄹㄴㅇㄹ 2010/02/11 08:01

    유엔을 만든 미국도 불체자 에게는 자비도 없습니다. 만약 저 아이들이 여기서 태어나 한국 시민권을 가지게 된다면 아이들만 한국에 머무를수 있게는 할수 있습니다.. 단 신분이 불체자라면 어쩔수 없죠..

  6. 헐... 2011/11/07 03:04

    어이가없네요. 불법체류자 애들한테 영주권달라고? 어이가 없다. 미국, 일본, 호주같은데서 수용된 한국인 불법체류자들이나 먼저 구해달란소리를 해라 헐~~~나라에 법이 있는데 말그대로 불법체류자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