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현 온더로드>의 작가 유재현이 이번에는 미국을 향해 길을 떠났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여행이 끝나고 그 이야기를 책으로 만나기 위해서는 아직 많은 시간이 남았습니다.
    그래서!!! 블로그를 통해서 기행의 흔적들을 먼저 연재하려고 합니다. 작가가 전하는 따끈따끈한 미국 이야기를 기대해 주세요!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틈틈이 글과 사진을 보내주고 계신 작가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_길을 떠나며

미국 기행을 떠나게 되었다. 오래전에 잡아 두었던 계획이었지만 내내 선뜻 내키지 않았는데 미국 비자도 만료를 앞두고 있어 뒤늦게 길을 떠나게 되었다.

출발을 며칠 앞두었을 때 누군가 내게 이렇게 말했다.

"제국의 몰락을 전해주게나."

멀지 않은 때에 미국이란 제국은 몰락할 것이다. 난 그걸 의심치 않는다. 얼마간 양보한다고 해도 미국이 오래전에 정점을 벗어나 내리막길을 향하고 있다는 입장을 굽힐 생각은 조금도 없다. 당위로서가 아니라 징후들 때문이다.

제국은 몰락할 것이다. 세계 초강대국으로서 미국은 그 지위를 상실할 것이다. 그러나 나는 미국이란 국가의 민중들이 그 지위를 상실한 후에도 자신들의 국가를 지킬 수 있기를 간절히 희망하고 그 가능성을 보았으면 한다. 물론 무위에 그칠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나는 그곳에 시선을 두었으면 한다. 사실 가장 좋은 일은 미국의 민중들이 한때 인도차이나전쟁에서 그랬듯이 자신들을 지배하고 있는 불의에 대항해 자신들의 국가를 자정(自淨)하고 또 그걸 뛰어넘는 것이다. 세계를 위해서 그 이상의 최선은 없을 것이다.

한편으론 미국을 이해하는 기회로 삼고 싶다. 난 미국이 우리 시대의 악이라고 믿지만 이 세계 모두가 그 악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믿는다. 로마제국이 그랬듯이 제국의 주변부 또한 제국의 유지와 발달과 유기적 관계를 맺음으로서 제국의 구성부분이 된다. 우리 시대에 이미 일반화되어버린 반미(反美)는 필연적인 것이겠지만 그 부정은 우리 자신에 대한 부정과 동일시되어야 한다.

마침 기행지가 통신이 비교적 자유로운 지역이어서 가끔씩 글과 사진을 출판사에 전하기로 했다.

2007년 10월
유재현


_작가 소개 유재현 | 1962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아주대 전자공학과에서 공부했고, 그 후 여러 사회운동 단체들에서 활동했다. 1992년 『창작과 비평』(봄호)에 중편소설 「구르는 돌」을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지은 책으로 인도차이나 3국(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을 여행한 기록을 모은 『메콩의 슬픈 그림자, 인도차이나』, 열대과일로 남아시아의 문화사를 풀어낸 『달콤한 열대』, 쿠바를 여행하며 만난 인간적인 사회의 가능성과 희망을 담아낸 『느린 희망』, 『담배와 설탕 그리고 혁명』, 아시아 각국의 잊혀진 역사를 되돌아본 『아시아의 기억을 걷다』, 캄보디아인들의 삶을 통해 한국을 되돌아본 『무화과나무 뿌리 앞에서』 등과 소설집 『시하눅빌 스토리』, 『난 너무 일찍 온 것일까 늦게 온 것일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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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13 10:54 2007/11/13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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