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자, 차이를 횡단하는 즐거운 모험

장자, 차이를 횡단하는 즐거운 모험

장자, 신선의 자리에서 내려와 현실사회로 귀환하다!!

속세를 초월한 ‘신선사상’으로 오해되어왔던 장자의 철학을 현실참여적인 실천철학으로 재해석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장자를 타자와의 소통과 연대를 추구한 철학자로 소개하면서 우리에게도 익숙한 장자의 여러 우화들을 서구 현대철학과 접목시켜 해설해 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노장사상으로 한데 묶여왔던 장자와 노자 사상의 차이를 드러내고, 들뢰즈나 부르디외 등 차이와 소통, 연대에 대해 고민했던 현대 철학자들의 사유와 장자의 사유가 만나는 지점도 절묘하게 짚어내고 있다.

목차 & 미리보기

프롤로그 _  겨울산의 차가운 바람 소리


1부 장자와 철학

1. 철학과 철학자의 숙명
2. 낯섦과 차이에 머물기
3. 가장 심각한 철학적 문제, 타자
인터메조 1. 장자에 대한 오해 그리고 진실


2부 해체와 망각의 논리

4. 성심(成心), 그 가능성과 한계
5. 꿈의 세계에서 삶의 세계로
6. 새로움의 계기, 망각
인터메조 2. 장자를 만든 사유흐름


3부 삶의 강령과 연대의 모색

7. 잊어라! 그리고 연결하라!
8. 소통의 흔적, 도(道)
9. 자유로운 연대를 꿈꾸며


에필로그 _  겨울바람을 뒤로 하고
 

보론
1. 『장자』 읽기의 어려움
2. 노자와 장자가 다른 이유

책 소개(보도자료)

장자, 신선의 자리에서 내려와 현실사회로 귀환하다!!
왜 지금 장자를 읽어야 하는가?
- 우리 사회의 막힌 것을 터 버리는 소통의 철학!
장자, 한국 사회의 갈등구조를 깨트릴 해법을 제시하다


우리에게 세속을 초월한 신선 정도로 알려진 장자, 그러나 사실 장자는 현실에서 벌어지는 갈등과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 사상가였다. 『장자, 차이를 횡단하는 즐거운 모험』은 장자에 대해 우리가 갖고 있는 선입견이 잘못된 것이며, 장자의 본래 사상은 현실 세계의 삶에 기반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책이다.
  2천여 년 전에 살았던 장자를 지금 다시 읽는 의미가 무엇일까? 무엇보다도 춘추전국 시대의 혼란기를 살았던 장자의 사상을 통해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벌어지는 갈등을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장자, 차이를 횡단하는 즐거운 모험』은 장자의 사상을 정치철학적으로 해석해 장자에게서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 생생하게 보여준다. 

장자는 갈등이 만연한 춘추전국 시대를 극복하기 위해 타자와의 차이를 인정하고 서로 연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장자의 주장은 국가의 권력을 강화함으로써 시대의 혼란을 극복하고자 주장했던 당시 제자백가들과는 전혀 다른 사유전통을 보여주고 있다. 이 책에서 중점적으로 보여주고자 하는 지점은 장자가 추구한 ‘타자와의 차이를 인정하고 서로 연대하기 위한 방법’이다. 장자의 이러한 사상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실천윤리로 다가온다.

비록 장자와 우리 사이에 2천여 년이라는 시공간의 차이가 존재하지만, 가지고 있는 문제의식의 본질은 동일하다. 장자가 춘추전국 시대의 혼란을 종결짓기 위해 노력했다면 우리는 갈수록 복잡해지는 사회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 한국 사회에는 다양한 갈등구조가 상존한다. 남북문제를 위시하여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있는 이랜드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 2007년 여수 화재 사건으로 대표되는 이주노동자 문제, 학벌사회의 병폐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학력 위조 문제,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다시 부각되는 지역 갈등 문제 등. 장자에 의하면 이러한 많은 갈등들은 상대방과 나와의 차이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발생한다. 그래서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입장-선입견을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자가 보여주는 실천윤리의 의미가 바로 여기에 있다.


현실 변혁을 위해 장자가 제시하는 세 가지 실천전략 

장자는 어지러웠던 사회를 극복하기 위해서 타자와 ‘소통’하고 ‘연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차이’와 ‘소통’, ‘연대’는 장자에게서 정치철학적으로 가장 중요한 실천개념이다. 강신주는 『장자』에 나오는 유명한 우화들과 현대 철학의 개념으로 ‘차이’와 ‘소통’, ‘연대’의 개념을 쉽게 설명해 준다.

실천전략 1 : 낯섦과 마주치면 선입견을 버려라

장자는 ‘송나라 상인 이야기’(『장자』「소요유」)를 통해 낯섦과 마주친 상황을 설명한다. “송나라 상인이 모자를 밑천삼아 월나라로 장사를 떠난다. 그러나 월나라 사람들은 머리를 짧게 깎고 문신을 하고 있어 모자를 필요치 않았다.”(p. 48) 송나라에서는 모자를 쓰는 것이 예법에 맞았으나 월나라에서는 모자를 착용하지 않는 풍습을 가지고 있었다. 월나라에서 모자를 팔려던 송나라 상인은 전혀 다른 문화 속에서 ‘낯섦’과 마주친다. 송나라 상인은 월나라의 저잣거리에서 상인이면서도 동시에 상인이 아닌 이상한 존재가 되어버린 것이다.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갑자기 부딪친 이런 ‘낯섦’을 피해 자신에게 익숙한 공간으로 돌아갈 것이다. 그러나 장자는 ‘낯섦’에 머물라고 충고한다. 자신에게 낯선 공간이야말로 타자와 만날 수 있는 공간이며, 자기가 가지고 있는 선입견을 깨달을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낯선 공간에서 타자를 만나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선입견을 발견하게 된다. 장자는 ‘성심(成心) 이야기’에서 선입견, 즉 ‘내면화된 공동체의 규칙’에 대해 이야기한다. ‘성심’은 글자 그대로 ‘구성되어진 마음’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한국인에게는 역사․ 문화․ 사회 등이 다른 국가와 다르기 때문에 생기는 일종의 선입견, 즉 ‘성심’이 존재한다. 부르디외 역시 ‘성심’이 야기하는 문제점을 파악했다. 그가 정립한 ‘아비투스’의 개념이 바로 장자의 ‘성심’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장자는 이러한 ‘성심’을 절대화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특정한 ‘성심’을 절대적인 것으로 간주해 다른 공동체에도 적용하려고 하는 행위의 폭력성에 대해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강신주는 ‘낯섦’을 더욱 쉽게 설명하기 위해 프랑스의 소설가인 미셸 투르니에의 『방드르디, 태평양의 끝』을 예로 든다. 투르니에는 다니엘 디포의 『로빈슨 크루소』를 패러디해, 타자와의 차이에 직면하는 상황으로 새롭게 재구성했다. 로빈슨 크루소는 무인도에서 ‘방드르디’(방드르디는 프랑스어로 금요일이라는 뜻으로 『로빈슨 크루소』의 프라이데이를 의미한다)라는 타자를 만나 자신의 가치관(성심)이 무너지는 것을 경험하는 것으로 묘사된다. 강신주는 투르니에의 『방드르디~』와 장자의 철학을 연결시켜 독자의 이해를 돕고 있다.

실천전략 2 : 새로운 성심을 구성하기 위해 ‘망각’하라

그렇다면 타자와 만났을 때, 자신이 가지고 있는 ‘성심’을 강요하지 않고 어떻게 관계를 구성해야 하는가? 장자는 ‘수영 이야기’에서 그 해답을 제시한다. 공자가 여량(呂梁)이라는 곳을 여행하다 물살이 거친 곳에서 능숙하게 수영하는 사람을 발견한다. 어떻게 그렇게 위험한 곳에서 수영을 할 수 있느냐고 공자가 묻자, 수영하던 사람은 “물의 도를 따라서 사사로이 여기지 않는다”라고 대답한다.(『장자』「달생」) 육지를 걸어 다니던 인간이 물속에서 수영을 잘 하기 위해서는 ‘물’이라는 타자와 만나야 한다. 이때 육지에서 걷던 방식(성심)을 고집한다면 물과의 소통에 실패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육지에서 걷던 방식을 버리고 물이 밀어내고 빨아들이는 방식에 적응한다면 물과의 소통에 성공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장자는 타자를 만났을 때에는 자신의 ‘성심’을 버리고 새로운 ‘성심’을 구성해내어야 한다고 알려주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성심을 구성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성심을 망각해야 한다. 장자는 자신의 성심을 망각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판단중지’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충고한다. 타자와 소통할 수 있을 때까지 힘들지만 쉬지 않고 자신을 ‘판단중지’의 상태로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우리는 타자의 예측불가능성을 받아들일 준비가 완성되었을 때 비로소 새로운 성심을 구성할 수 있다. 

실천전략 3 : 자유로운 개인의 연대를 조직하라

타인과 소통하기 위해 자신의 성심을 끊임없이 재구성할 것을 요구한 장자는 우리에게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일까? 장자는 다른 여타의 철학자와는 달리 초월적 세계를 거부하고 현실 세계에 머물고자 했다. 그렇다면 타자와의 소통은 현실 세계에서 살아나가기 위한 장자의 실천전략이었을 것이다. 장자는 선입견을 벗어던진 사람들에게 기존의 질서를 벗어난 새로운 연대를 만들라고 충고한다. 장자가 꿈꾼 새로운 연대는 동일한 하나의 권력으로 모든 관계를 강제하려는 기존의 질서에 반하는 것이었다. 모든 선입견에서 벗어난 개인들의 자유로운 연대는 초월적 존재인 ‘국가’가 가지고 있는 권력의 해체를 지향한다. 

장자는 ‘애태타’(『장자』「덕충부」)의 우화를 통해 연대의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노나라에 애태타라는 추남이 살았는데, 많은 사람들이 그를 따랐다고 한다. 그런데 애태타는 자기의 주장을 내세우지 않았고 군주의 지위를 갖고 있지도 않았다. 오히려 그는 타인들이 발산하는 미세한 기호들에 마음을 열어두고, 그들과 연결하는 데 성공했던 사람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게 애태타는 ‘자기 앞을 비워두는’ 데 성공했고, 마침내 ‘자유의 공간’이라는 공백을 확보할 수 있었다. 바로 이 자유의 공간으로 타자들이 몰려들었고, 애태타를 통해 그들은 자신의 삶을 긍정할 수 있었던 것이다. 프랑스 철학자 낭시는 차이와 타자를 긍정하고, 마주침을 통해 구성되는 새로운 연대를 ‘무위의 공동체’라고 부른 적이 있다. 낭시보다 2천여 년 앞서 이미 장자는 애태타를 통해 ‘무위의 공동체’의 실현 가능성을 보여 준 것이다. 장자를 새롭게 읽는 것은 ‘무위의 공동체’를 실현하기 위한 실천의 첫 걸음이 될 것이다.


노장에 대한 오해 그리고 진실 : 국가주의자 노자 vs 아나키스트 장자

장자를 되살리기 위해서는 우선 장자에 대한 오래된 오해를 풀어야만 한다. ‘노장사상’이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그동안 장자는 노자의 사상을 집대성한 철학자로 알려져 왔었다. 심지어 2005년 출간되어 오랫동안 베스트셀러의 자리를 지킨 최인호의 『유림』에서도 노자와 장자를 동일한 학파로 묘사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 강신주는 장자를 노자의 후계자로 여겨왔던 우리의 기존 시각이 틀린 것임을 강조한다. 노자와 장자는 전혀 다른, 심지어는 서로 대립하는 세계관을 가진 철학자라는 것이다. 노자는 국가의 권위와 지배를 정당화한 반면 장자는 국가의 권위를 부정하고 민중들의 연대를 추구했다. 

노자가 ‘무위’(無爲)를 주장했던 것은, 통치자가 ‘무위’에 도달하면 백성들이 자발적으로 복종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본문 83쪽) 그리고 노자가 추구한 ‘도’(道) 역시, “통치자들이 만약 이것만 지킬 수만 있다면 만물이 스스로 와서 복종할 것”이라는 『노자』의 구절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통치자의 지배를 위한 것이었다. 즉, 노자는 국가와 군주의 지배를 강화시키기 위해 노력한 국가주의 정치철학자였던 것이다. 

반면 장자의 무위는 국가에 의해 강제적으로 진행되는 권력의 집중에 반대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춘추전국 시대 때 각 국가들은 앞다투어 군사력과 지배력을 강화했다. 그러나 장자는 이렇게 국가의 힘을 강화하는 것은 전란을 부추길 뿐이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장자는 자신과 다른 존재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로 대립하고 맞서는 것은 상대방의 주장과 입장을 받아들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타자와의 차이를 받아들이고 긍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노자와 달리 장자는 아나키즘적 정치관을 피력했음을 알 수 있다.


강신주, 새로운 글쓰기 방식으로 장자를 부활시키다

『장자, 차이를 횡단하는 즐거운 모험』의 저자 강신주는 『장자의 철학』(태학사), 『장자 & 노자』(김영사) 등 여러 권의 저서를 통해 장자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주도하고 있는 장자전문가이다. 이미 『철학, 삶과 만나다』(이학사, 2006)로 삶을 긍정하는 철학적 성찰을 보여줘 독자들의 호응을 받은 강신주는 이번 책에서 새로운 글쓰기 전략을 사용한다. 장자를 동양의 사유전통만으로 해석하던 기존의 연구와는 달리, 서양 현대철학의 개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장자사상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그 결과 『장자, 차이를~』은 동양철학과 서양철학의 경계를 넘나드는 사유의 즐거움을 우리에게 선사한다. 동양철학과 서양철학의 접목은 리라이팅 클래식 시리즈의 첫번째 책인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고미숙 지음)에서 시도한 바가 있었다. 당시 『열하일기~』는 동양의 사유와 서양의 사유가 만나는 지점을 절묘하게 짚어냄으로써 호평을 받았다. 리라이팅 클래식 시리즈 중 두번째로 동양고전을 다룬 『장자, 차이를~』에서 강신주도 2천여 년 전의 철학자인 장자가 현대철학의 사유와 만나는 지점을 정확하게 짚어내고 있다. 강신주는 장자의 철학을 부르디외, 낭시, 투르니에, 들뢰즈 등 서양 사상가들의 사유와 적절하게 연결시켜 설명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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