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클리나멘 총서

'다름'을 통해 '지금-여기'를 다시 생각하는 책들
새로운 시도, 새로운 사유, 새로운 삶을 향해!

클리나멘(clinamen)은 ‘기울임/기울기’를 뜻하는 그리스어의 라틴어식 표현으로서 ‘사선운동’을 일컫는 말이다. 고대 그리스의 원자론에서는 원자들의 이합집산이 세상만물을 생성‧소멸시킨다고 봤는데, 원자론의 효시인 데모크리토스처럼 원자들이 수직낙하하는 직선운동만을 한다고 가정하면 원자들의 이합집산을 가져올 원자들 간의 충돌(마주침)을 설명할 수 없다. 데모크리토스의 제자인 에피쿠로스는 클리나멘 개념을 도입해 이 난점을 해결했고, 그 이래로 이 개념은 철학사에서 필연과 운명을 거부하는 ‘자유’를 뜻하게 됐다. 왜냐하면 이 세계가 원자들의 클리나멘과 그로 인한 우발적 마주침의 결과물이라면, 세계가 어떤 의미나 목적을 가지고 만들어졌다는 기존의 목적론적 세계관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기 때문이다.

클리나멘 총서 또한 이런 우발적 마주침을 꿈꾼다. 클리나멘 총서는 기존의 사유에서 벗어난, 혹은 기존의 사유를 비켜나간 사유의 기록이다. 그 벗어남, 그 비켜감이 아무리 작을지언정 그 차이는 기존 사유와의 충돌을 가져올 것이고, 그 충돌로 인해 새로운 사유가 촉발될 것이다!

“자유란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의 것이다.” 폴란드의 혁명가 로자 룩셈부르크의 말이 아직도 옳다면, 우리는 클리나멘이 가져올 ‘다름’을 통해 ‘지금-여기’의 삶을 다시 생각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클리나멘 총서는 ‘지금-여기’의 삶이 이미 전제된 어떤 의미나 목적을 가지고 만들어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클리나멘 총서는 ‘지금-여기’의 삶이 어떻게 지금과 같은 모습을 띠게 되었는지, 지금과 같은 모습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되묻는다.

클리나멘 총서를 이루고 있는 책들은 바로 이런 관점에서 기획되고 씌어졌다. ‘외부’라는 개념을 통해 다른 삶을 창안하는 철학의 가능성 탐색하기(『철학의 외부』), 새로운 자본주의 사회를 지배하는 ‘화폐’의 형성 과정을 추적하기(『화폐, 마법의 사중주』), 공동체와 민주주의의 토대를 되묻고 근대성 자체를 다시 생각하기(『전복적 스피노자』), 『자본』의 사유를 재검토하여 아직 도래하지 않은 맑스주의의 가능성을 사유하기(『미-래의 맑스주의』), 용수와 들뢰즈의 사상을 통해 니체의 ‘영원회귀’와 ‘차이’ 개념을 새롭게 읽기(『니체, 영원회귀와 차이의 철학』), 푸코의 문제설정으로 1920년대 한국문학의 무의식적 욕망을 추적하기(『섹슈얼리티와 광기』). 이 모든 시도가 새로운 사유를 촉발할 수 있기를! 그래서 각자에게 새로운 사건을 불러올 수 있기를! 이 모든 마주침과 사건이 새로운 삶을 촉발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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