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튀세르 효과

프리즘 총서 7

에티엔 발리바르·자크 비데·피에르 마슈레·서용순·김정한·피에르 빌라르·서관모·박기순·최정우·양창렬·최원·에마뉘엘 테레·안준범·앙드레 토젤·파스칼 질로·피에르-프랑수아 모로·피터 듀스·서동진 지음, 진태원 엮음, 강희경·김은주·장진범·조현진 옮김 | 2011-11-15 | 872쪽 | 38,000원


‘프리즘 총서’ 7번째 책. 20세기 최대의 맑스주의 철학자 중 한 명이자 서양 근대 철학을 근본에서 해체한 루이 알튀세르에 관한 연구서이다. 국내 연구자들의 논문 10편, 해외 학자들의 논문 번역문 9편을 담고 있는 이 책은 알튀세르의 ‘주제들’, ‘원천들’, ‘동시대인들’, ‘장래들’을 살펴봄으로써, 아직 알려지지 않은 그의 사상의 요소들, 우리가 현재를 사고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그의 유산들이 무엇인지 밝혀 준다.

루이 알튀세르는 국내 인문사회과학계에도 막대한 영항을 끼친 사상가이지만, 90년대 중반 이후 맑스주의가 실추하면서 그에 대한 관심도 줄어들었다. 하지만 이 책은 최근 해외 사상계를 주도하는 이론가들의 연구에서 여전히 ‘알튀세르 효과’를 확인할 수 있으며 또 알튀세르 사상 그 자체가 여전히 우리에게 의미가 있음을 주장하면서, 그의 ‘사유 양식’을 다시 한 번 재개할 것을 요청한다.


저·역자 소개 ▼

엮은이 진태원
성공회대 민주자료관 연구교수, 『황해문화』 편집위원. 연세대학교 및 동 대학원 철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대학원 철학과에서 스피노자에 대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스피노자 철학을 비롯한 서양 근대 철학을 연구하고 있고, 현대 프랑스 철학과 정치철학, 한국 민주주의론에 대해서도 깊은 관심을 갖고 공부하고 있다. 저서로 『을의 민주주의』, 『알튀세르 효과』(편저), 『스피노자의 귀환』(공편), 『포퓰리즘과 민주주의』(편저), 『애도의 애도를 위하여』 등이 있으며, 『법의 힘』, 『마르크스의 유령들』, 『우리, 유럽의 시민들?』, 『정치체에 대한 권리』, 『폭력과 시민다움』, 『헤겔 또는 스피노자』, 『불화: 정치와 철학』, 『쟁론』, 『알튀세르의 정치철학 강의』, 『공산주의라는 이념』(공역) 등을 옮겼다.

저자 
김정한
서강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정치외교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원 HK연구교수로 있다. 다양한 현대 정치철학의 개념들을 궁리하여 한국의 대중 운동과 그 이데올로기의 역사를 새롭게 사유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대중과 폭력: 1991년 5월의 기억』(이후, 1998), 『5・18 30년: 새로운 민주주의의 모색』(공저, 근간) 등이 있으며, 한나 아렌트의 『폭력의 세기』(이후, 1999), 에릭 홉스봄의 『혁명가: 역사의 전복자들』(공역, 길, 2008)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그리고 그 외에 「권력은 주체를 슬프게 한다: 91년 5월 투쟁 읽기」( 2002), 「5・18 광주항쟁에서 시민군의 주체성」( 2010), 「폭력과 저항: 발리바르와 지젝」( 2011), 「한국 라깡주의 정치의 가능성과 조건: 지젝의 ‘사회적 환상의 횡단’ 개념을 중심으로」( 2011) 등의 논문을 썼다.

저자 
피터 듀스 Peter Dews
영국의 철학자로 케임브리지대학교에서 영문학을 전공했으며, 사우샘스턴대학교에서 철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에식스대학교 철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비판 이론과 정신분석, 현대 프랑스 철학에 관해 폭넓게 연구하고 저술해 왔다. 주요 저작으로 『탈통합의 논리』(Logics of Disintegration, Verso, 1987), 『탈주술화의 한계』(The Limits of Disenchantment, Verso, 1995), 『악이라는 관념』(The Idea of Evil, Blackwell, 2007) 등이 있으며, 『자율과 연대: 하버마스와의 대담』(Autonomy and Solidarity: Interviews with Jürgen Habermas, Verso, 1986), 『해체적 주체성』(Deconstructive Subjectivities, eds. with Simon Critchley, State University of New York Press, 1996), 『하버마스: 비판적 독해』(Habermas: A Critical Reader, Blackwell, 1999) 등을 편집했다.

저자  
피에르 마슈레 Pierre Macherey
파리 고등사범학교에서 조르주 캉길렘과 루이 알튀세르에게서 사사했다. 알튀세르, 에티엔 발리바르 등과 함께 『『자본』을 읽자』(Lire le Capital, François Maspero, 1965)를 썼으며, 『문학생산의 이론을 위하여』(Pour une théorie de la production littéraire, François Maspero, 1966)를 발표하여 일약 국제적인 이론가로 주목받았다. 1970년대 말 이후 스피노자 연구에 전념하여 『헤겔 또는 스피노자』(Hegel ou Spinoza, François Maspero, 1979), 『스피노자와 함께』(Avec Spinoza, PUF, 1992), 『스피노자 『윤리학』 입문』(Introduction à l’Ethique de Spinoza, 전 5권, PUF, 1994 ~1998) 등을 집필했다. 현존하는 대표적인 스피노자 연구자 중 한 명이며, 국내에도 소개된 『문학생산의 이론을 위하여』 및 『문학은 무엇에 대해 사유하는가?』 등과 같은 저서를 통해 문학 이론가로서도 국제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현재 릴 3대학교 명예 교수로 있다. 주요 저작으로는 위에 소개한 책 이외에도 『콩트: 철학과 과학들』(Comte: La philosophie et les sciences, PUF, 1989), 『디노사우르의 여정: 철학하기, 1965 ~1997』(Histoires de dinosaure: Faire de la philosophie, 1965 ~1997, PUF, 1999), 『1845년의 맑스: 「포이어바흐에 관한 테제들」의 번역과 주석』(Marx 1845: Les “thèses” sur Feuerbach, Éditions Amsterdam, 2008), 『캉길렘에서 푸코에게로: 규범들의 힘』(De Canguilhem à Foucault: La force des normes, La fabrique, 2009) 등이 있다.

저자 
피에르-프랑수아 모로 Pierre-François Moreau
파리 고등사범학교와 소르본대학교에서 루이 알튀세르 및 근대 철학 연구자인 이봉 블라발(Yvon Belaval), 법철학자인 미셸 빌레(Michel Villey) 등에게서 사사했으며, 현재 리옹 고등사범학교 철학과 교수,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소(Centre national de la recherche scientifique, CNRS)의 UMR 5037 소속인 수사학, 철학 및 사상사 연구소(Centre d’études en rhétorique, philosophie et histoire des idées, CERPHI)와 스피노자 연구회(Groupe de recherches spinozistes, GRS) 소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스피노자 철학 관련 프랑스 국내 연구 및 국제 교류의 중추 역할을 맡고 있으며, 프랑스, 이탈리아, 네덜란드 등의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새 스피노자 전집( PUF)의 편집 책임자로 일하고 있다. 주요 저작으로는 『스피노자』(Spinoza, Seuil, 1975), 『페르낭 들리니와 유년에 대한 이데올로기』(Fernand Deligny et les idéologies de l’enfance: Postface par Fernand Deligny, Retz, 1978), 『홉스: 철학, 과학, 종교』(Hobbes: Philosophie, science, religion, PUF, 1989), 『스피노자: 경험과 영원』(Spinoza: L’expérience et l’éternité, PUF, 1994), 『루크레티우스: 정신』(Lucrèce: L’âme, PUF, 2002), 『스피노자와 스피노자주의』(Spinoza et le spinozisme, PUF, 2003), 『스피노자: 국가와 종교』(Spinoza: État et religion, ENS, 2005), 『스피노자주의의 문제들』(Problèmes du spinozisme, Vrin, 2006) 등이 있다. 그 외에도, 고전 시대 고대 철학의 귀환 및 고대 이후 정념론 역사에 대한 공동 논문집 등을 이끌고 있다.

저자 
박기순
서울대학교 미학과와 동 대학원 철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 4대학교에서 『스피노자에서 존재의 역사성과 기호의 정치』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대 인문학연구원 HK연구교수를 거쳐 현재 충북대학교 철학과에 재직 중이다. 주요 연구 분야는 스피노자를 중심으로 한 17세기 철학, 프랑스 현대 철학 및 미학이다. 도미니크 르쿠르의 『프랑스 인식론의 계보』(새길, 1996), 질 들뢰즈의 『스피노자의 철학』(민음사, 1999) 등을 우리말로 옮겼고, 스피노자, 들뢰즈, 자크 랑시에르, 알랭 바디우 등에 관한 다수의 글들을 썼다.

저자 
에티엔 발리바르 Étienne Balibar
프랑스 파리 고등사범학교에서 루이 알튀세르, 장 이폴리트, 조르주 캉길렘, 자크 데리다에게서 사사했다. 1965년 알튀세르, 피에르 마슈레, 자크 랑시에르 등과 함께 유명한『『자본』을 읽자』를 공동 저술했으며, 그 이후에도 『역사유물론 연구』, 『민주주의와 독재』 등의 저작을 통해 역사적 맑스주의를 개조하기 위한 작업에 몰두했다. 1980년 알튀세르가 정신병원에 유폐된 이후에는 역사적 맑스주의를 해체하고 근대 정치 구조의 아포리아를 분석하며 근대의 철학적 인간학을 쇄신하려는 작업을 지속해 왔다. 또한 1990년대 이후 급속히 진행된 세계화 및 유럽 건설이라는 이중의 정세 속에서 대중운동의 확장 및 시민권 헌정의 민주주의적 전화를 모색하려는 이론적 작업 역시 발리바르 사상의 핵심을 이루고 있다. 현재 파리 10대학교(낭테르) 명예 교수 및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어바인) 특훈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국내에 번역된 『스피노자와 정치』(1985), 『대중들의 공포』(1997), 『우리, 유럽의 시민들?』(2001), 『정치체에 대한 권리』(2002) 이외에도, 이매뉴얼 월러스틴과 공저한 『인종, 국민, 계급』(Race, nation, classe: Les identités ambiguës, La Découverte, 1988), 『민주주의의 경계들』(Les frontières de la démocratie, La Découverte, 1992), 『폭력과 시민다움』(Violence et civilité, Galilée, 2010), 『평등자유 명제』(La proposition de l’égaliberté, PUF, 2010), 『시민 주체』(Citoyen sujet et autres essais d’anthropologie philosophique, PUF, 2011) 등 다수의 저작들을 발표했다.

저자 
자크 바데 Jacques Bidet
프랑스의 맑스주의 철학자로, 1987년 자크 텍시에르( Jacques Texier)와 함께 맑스주의 학술지 『악튀엘 맑스』( Actuel Marx)를 창간했으며, 1995년에는 ‘국제 맑스주의 학회’(Congrès Marx International)를 설립하기도 했다. 오랫동안 파리 10대학교(낭테르) 교수로 재직했으며, 현재 파리 10대학 명예 교수이자 아탁( ATTAC)의 학술 자문 위원으로 있다. 주요 저작으로는 국내에 소개된 『『자본』의 경제학・철학・이데올로기』(새날, 1995) 이외에 『근대성 이론』(Théorie de la modernité, PUF, 1990), 『일반 이론: 법, 경제, 정치에 관한 이론』(Théorie générale: Théorie du droit, de l’économie et de la politique, PUF, 1999), 『『자본』의 설명과 재구성』(Explication et reconstruction du Capital, PUF, 2004), 『대안 맑스주의』(Altermarxisme: Un autre marxisme pour un autre monde, avec Gérard Duménil, PUF, 2007), 『세계 국가: 맑스주의의 재정초』(L’étatmonde: Libéralisme, socialisme et communisme à l’échelle globale. Refondation du marxisme, PUF, 2011) 등이 있다.

저자 
피에르 빌라르 Pierre Vilar
아날 학파의 일원이었으면서도 견실한 맑스주의 역사가였던, 그러나 좌우를 떠나 스페인 근현대사의 권위자로 학계와 대중에게 두루 인정과 존경을 받았던 피에르 빌라르는 지리학 전공으로 출발한 뒤 역사학 전공으로 전환하여, 『아날』 창간 당시부터 뤼시엥 페브르, 마르크 블로크와 교류하면서 협력한다. 근대 스페인에서의 카탈루냐를 주제로 박사 논문을 준비하기 위해 바르셀로나에 머물던 중 1939년에 징집되었다가 곧 독일군의 포로가 된다. 수용소에서 생활하면서 동료 포로들에게 스페인 역사를 강의한 내용이 1947년에 『스페인의 역사』(Histoire de l’Espagne, PUF, 1947)라는 책으로 나와, 프랑코의 파시즘에 반대하는 이들 사이에서 필독서가 된다. 1946년에 바르셀로나로 복귀했으나 1948년에 추방되어 프랑스로 귀국한다. 1962년 오래 준비했던 박사 논문을 드디어 『근대 스페인에서의 카탈루냐: 국민적 구조들의 경제적 토대들에 관한 연구』(La catalogne dans l’espagne moderne: Recherches sur les fondements économiques des structures nationales, S.E.V.P.E.N., 1962) 3부작으로 출간했으며, 1965년에는 에르네스트 라브루스의 뒤를 이어 소르본대학교 교수직에 취임한다. 국내에 번역된 Oro y moneda en la historia. 1450 ~1920, Ariel, 1969[『금과 화폐의 역사』, 김현일 옮김, 까치글방, 2000] 외에도, 스페인 내전을 정리한 『스페인 전쟁』( La guerre d’Espagne, PUF, 1986)과 자전적 성찰을 담은 『역사적으로 사유하기』(Pensar històricament: Reflexions i records, Eliseu Climent, 1995) 등 숱한 연구 성과를 남긴 그를 기려 에릭 홉스봄은 ‘역사가 중의 역사가’라 부르기도 했다. 이 책에 수록된 논문 「맑스주의 역사학, 건설 중인 역사학」( 1973)은 1982년 출간된 논문집 『건설 중에 있는 역사학』(Une histoire en construction: Approche marxiste et problématiques conjoncturelles, Gallimard y Seuil, 1982)에 재수록된다. 이 논문에 앞서 이미 1968년에 알튀세르에 관한 비평 논문을 발표한 빌라르는 이 1968년 논문을 포함한 논집인 『알튀세르, 역사적 방법과 역사주의』(Althusser, método histórico e historicismo, Anagrama, 1972)를 공동 편집하기도 했다.

저자 
서관모
1984 ~1988년 사이에 한국사회 계급구성 분석 작업을 수행한 바 있다. 1991년 알튀세리엥이 된 이래 에티엔 발리바르의 맑스주의 개조 작업과 그에 뒤이은 ‘정치의 개조’ 작업을 소개하는 작업을 주로 해왔다. 논문으로 「반폭력의 문제설정과 인간학적 차이들: 에티엔 발리바르의 포스트마르크스적 공산주의」( 2008), 「네그리와 하트의 다중의 기획에 대한 비판」( 2009)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에티엔 발리바르의 『대중들의 공포: 맑스 전과 후의 정치와 철학』(공역, 도서출판b, 2007) 등이 있다.

저자 
서동진
계원디자인예술대학교 인문교양학부 조교수. 경제와 문화의 관계에 관심이 크고 최근에는 문화적 실천으로서의 금융을 분석하는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그렇지만 워낙 산만한 관심을 가지고 살아가는지라 정치적인 것과 사회적인 것의 관계를 묻는 이론적인 연구도 함께 하고 있으며, 틈틈이 미술을 비롯한 시각 문화에 관한 글도 쓰고 있다. 지은책으로 『자유의 의지, 자기계발의 의지』(돌베개, 2009), 『디자인 멜랑콜리아』(디자인플럭스, 2009) 등이 있으며, 그 외에 다수의 함께 지은 책들이 있다.

저자 
서용순
1968년 서울에서 태어나 성균관대학교를 졸업하고, 프랑스로 떠나 철학의 길로 들어섰다. 프랑스의 현대 철학자 알랭 바디우의 지도로 박사학위를 받고 2005년 귀국, 여러 대학의 철학과와 교양 학부 등에서 강의했고, 현재는 고려대학교와 연세대학교 비교문학과 대학원에서 바디우의 철학을 학생들과 함께 연구하고 있다. 지난 몇 년간 바디우의 철학을 꾸준히 소개해 왔고, 존재론과 정치철학에서 자신의 문제의식을 심화시키며 정치와 삶의 문제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청소년을 위한 서양철학사』(두리미디어, 2006), 『라깡, 사유의 모험』(공저, 마티, 2010)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바디우의 『철학을 위한 선언』(길, 2010), 『뉴레프트리뷰 1』(공역, 길, 2009) 등이 있다.

저자 
안준범
알튀세르에게서 파생된 논의들을 포스트식민주의 맥락에서 개진된 논의들에 접맥하는 지성사에 관심이 있으며, 현대 역사가들의 텍스트를 이러한 지성사의 지평에서 읽고 배치하는 작업을 계획하고 있다. 논문으로는 「현대 지성사의 ‘알뛰세르 효과’에 대하여: 트리컨티넨탈리즘의 맥락에서」( 2006) 등이 있으며, 자크 랑시에르의 『역사의 이름들』(울력, 2011)을 우리말로 옮겼다.

저자 
양창렬
파리 1대학교 철학과 박사 과정. ‘에피쿠로스의 운명 비판’이라는 주제로 학위 논문을 준비하고 있다. 『공존의 기술』(공저, 그린비, 2007), 『현대 정치철학의 모험』(공저, 난장, 2010) 등을 썼으며, 자크 랑시에르의 『정치적인 것의 가장자리에서』(길, 2008)와 『무지한 스승: 지적 해방에 대한 다섯 가지 교훈』(궁리, 2008), 장 살렘의 『고대 원자론: 쾌락의 윤리로서의 유물론』(난장, 2009), 조르조 아감벤의 『목적 없는 수단(』공역, 난장, 2009)과 『장치란 무엇인가? 외』(난장, 2010)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저자 
파스칼 질로 Pascale Gillot
근대 철학 및 스피노자 철학 전문가이며, 근대 철학에서 현대 철학에 이르기까지 정신과 주체성에 관한 개념적 모델의 발생과 변화 과정을 추적하는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현재 국제철학대학교( Collège international de philosophie) 연구 책임자로 있다. 주요 저작으로는 『근대 철학과 현대 철학에서의 정신』(L’esprit: Figures classiques et contemporaines, CNRS, 2007), 『알튀세르와 정신분석학』(Althusser et la psychanalyse, PUF, 2009), 『개념, 주체, 과학: 카바예, 캉길렘, 푸코』(Le Concept, le sujet et la science: Cavaillès, Canguilhem, Foucault, avec Pierre Cassou-Noguès, Vrin, 2009) 등이 있다.

저자 
최원
철학 전공. 미국 뉴스쿨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시카고 로욜라대학교에서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이데올로기에 대한 알튀세르와 라캉의 논쟁을 주제로 학위 논문을 준비 중이다. 옮긴 책으로 에티엔 발리바르의 『대중들의 공포: 맑스 전과 후의 정치와 철학』(공역, 도서출판b, 2007)이 있다.

저자 
최정우 
1977년생. 작곡가, 비평가.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불어불문학과에서 조르주 바타유에 대한 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사유의 악보: 이론의 교배와 창궐을 위한 불협화음의 비평들』(자음과모음, 2011), 『아바타 인문학』(공저, 자음과 모음, 2010), 『현대 정치철학의 모험』(공저, 난장, 2010) 등의 책을 썼고, 피터 페리클레스 트리포나스의 『바르트와 기호의 제국』(이제이북스, 2003), 크리스토퍼 볼라스의 『자유연상』(이제이북스, 2005), 이반 워드의 『거세』(이제이북스, 2005), 에스텔라 V. 웰든의 『사도마조히즘』(이제이북스, 2006), 『뉴레프트리뷰 1』(공역, 길, 2009), 『레닌 재장전』(공역, 마티, 2010) 등의 책을 옮겼다. 음악 집단 Renata Suicide의 리더, 계간지 『자음과모음』의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자 
에마뉘엘 테레 Emmanuel Terray
프랑스의 인류학자이자 철학자로, 파리 고등사범학교 철학과를 졸업했으며, 클로드 레비-스트로스의 영향 아래 인류학자로 전향하여 아프리카의 코트디부아르에서 현지 조사 활동을 수행했다. 1984년 조르주 발랑디에( Georges Balandier)의 지도 아래 국가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1984년 이래 고등사회과학연구원(L’école des hautes études en sciences sociales, EHESS)의 책임 연구원으로 재직했다. 전공인 인류학 분야 이외에 정치철학 분야에서도 주목할 만한 다수의 저작을 출간한 바 있다. 주요 저작으로는 『‘원시’ 사회에 직면한 맑스주의』(Le marxisme devant les sociétés “primitives”, François Maspero, 1969), 『동굴 속의 정치』(La politique dans la caverne, Seuil, 1990), 『아브롱뒤 기야망 왕국의 역사』(Une histoire du royaume Abron du Gyaman: Des origines à la conquête coloniale, Karthala, 1995), 『클라우제비츠』(Clausewitz, Fayard, 1999), 『메두사와의 싸움』(Combats avec Méduse, Galilée, 2011) 등이 있다.

저자 
앙드레 토젤 André Tosel
프랑스의 맑스주의 철학자로, 파리 고등사범학교를 졸업했으며, 1982년 파리 1대학교에서 스피노자의 『신학정치론』에 관한 연구로 국가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파리 1대학 교수 및 니스대학 교수를 역임했으며, 현재 니스대학 명예 교수로 있다. 그람시, 알튀세르, 루카치를 비롯하여 서방 맑스주의에 관한 다수의 저작을 남겼으며, 스피노자를 비롯한 근대 철학에 대해서도 여러 저작을 출간했다. 주요 저작으로는 『스피노자 또는 종속의 황혼: 『신학정치론』 연구』(Spinoza ou le crépuscule de la servitude: Essai sur le Traité théologico-politique, Aubier-Montaigne, 1984), 『분열의 정신: 맑스, 그람시, 루카치에 대한 연구』(L’esprit de scission: Études sur Marx, Gramsci, Lukács, Les Belles Lettres, 1991), 『스피노자의 유물론에 대하여』(Du matérialisme de Spinoza, Kimé, 1994), 『심연 속의 세계?: 자본주의적 세계화에 관한 시론』(Un monde en abîme?: Essai sur la mondialisation capitaliste, Kimé, 2008), 『20세기의 맑스주의』(Le marxisme du 20 siècle, avec Vincent Charbonnier, Syllepse, 2009) 등이 있다.

역자 
강희경
현재 성신여자대학교 교양교육원에서 강의를 하고 있으며, 서울대학교 철학과 대학원에서 ‘권리’에 대한 스피노자의 철학을 주제로 박사학위 논문을 준비 중이다. 옮긴 책으로 아리엘 수아미의 『스피노자의 동물 우화(』열린책들, 2010)가 있다.

역자 
김은주
서울대학교 철학과 박사 과정을 수료하고, 현재는 프랑스 리옹 고등사범학교(Écolenormale supérieure)에서 스피노자 철학으로 박사학위 논문을 집필 중이다. 「사유의 역학: 스피노자와 프로이트」( 2011) 등의 논문을 썼고, 알렉상드르 마트롱의 『스피노자 철학에서 개인과 공동체』(공역, 그린비, 2008)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역자 
장진범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석사 과정. ‘사회진보연대’ 편집실에서 일했고, 사회 운동과 시민권에 관심이 많다. 최근 논문으로 『현대 정치철학의 모험』(난장, 2010)에 실린 「에티엔 발리바르: 도래할 시민(권)을 위한 철학적 투쟁」이 있고, 헤르만 판 휜스테렌(Herman R. Van Gunsteren)의 『시민권 이론』(그린비)을 번역했다.

역자 
조현진
스피노자의 철학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현재 숭실대학교와 서강대학교 등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스피노자에 대한 베일의 비판은 정당한가?」( 2008), 「속성의 공유불가능성 정리에 대한 라이프니쯔의 비판은 타당한가?」( 2010) 등의 논문을 썼고, 크리스티앙 들라캉파뉴의 『20세기 서양 철학의 흐름』(공역, 이제이북스, 2006), 바뤼흐 스피노자의 『에티카』(책세상, 2006)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스피노자 철학이 현대 사회에서 어떤 의의를 가질 수 있는가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
차례 ▼

서론: 알튀세르 효과, 효과 속의 알튀세르 | 진태원 7


1부 알튀세르의 주제들

1장 알튀세르와 청년 맑스 | 피에르 마슈레 | 최정우 옮김 44

2장 과잉결정, 이데올로기, 마주침: 알튀세르와 변증법의 문제 | 진태원 76

3장 맑스주의 역사학, 건설 중인 역사학: 알튀세르와의 대화 | 피에르 빌라르 | 안준범 옮김 108

4장 미학으로 (재)생산되지 않는 미학: 알튀세르 예술론의 어떤 (불)가능성 | 최정우 177

5장 알튀세르의 우발성의 유물론의 우발성들 | 앙드레 토젤 | 진태원 옮김 220

6장 알튀세르의 『자본』 독해 | 자크 비데 | 강희경 옮김 267


2부 알튀세르의 원천들

7장 알튀세르를 위하여 원자론을 읽자 | 양창렬 300

8장 하나의 마주침: 알튀세르와 마키아벨리 | 에마뉘엘 테레 | 진태원 옮김 369

9장 알튀세르와 스피노자 | 피에르-프랑수아 모로 | 김은주 옮김 407


3부 알튀세르의 동시대인들

10장 알튀세르와 정신분석학: 주체 구성의 문제 | 파스칼 질로 | 조현진 옮김 426

11장 알튀세르, 구조주의, 프랑스 인식론 전통 | 피터 듀스 | 장진범 옮김 456

12장 알튀세르와 푸코의 부재하는 대화: 정치적 유물론의 분기 | 서동진 519

13장 종말론 대 목적론: 데리다와 알튀세르의 유예된 대화 | 에티엔 발리바르 | 장진범 옮김 558


4부 알튀세르의 장래들

14장 알튀세르에게서 발리바르에게로: 이데올로기의 문제설정과 정치의 개조 | 서관모 586

15장 알튀세르와 바디우: 정치적 주체성의 혁신을 위하여 | 서용순 669

16장 알튀세르와 랑시에르 | 박기순 701

17장 인셉션인가, 호명인가?: 슬로베니아 학파, 버틀러, 알튀세르 | 최원 724

18장 알튀세르와 포스트맑스주의: 라클라우와 지젝의 논쟁 | 김정한 771

19장 알튀세르와 서발턴 연구 | 안준범 800


감사의 말 822

참고문헌 824

찾아보기 847

저역자 소개 864

편집자 추천글 ▼

왜 지금 루이 알튀세르를 다시 읽는가?
그의 ‘원천들’에서 ‘장래들’까지, 알튀세르 사상의 전모를 드러낸다!


루이 알튀세르(Louis Althusser, 1919~1990). 20세기 최대의 맑스주의자. ‘종속된 주체’와 ‘목적 없는 과정으로서의 역사’ 개념을 통해 근대 철학의 핵심 원리인 ‘주체’와 ‘목적론’을 해체한 철학자. 가장 이단적인 방식으로 맑스주의를 쇄신하려 했기에 언제나 논란과 비판 한가운데에 서 있어야 했던 논쟁가. 정신착란 상태에서 아내를 살해한 뒤 면소 판결을 받고 정신병원에서 쓸쓸히 죽어 간 비운의 인물. ‘과잉결정’ 개념의 고안, ‘맑스주의적 모순’ 개념의 정교화, ‘이데올로기’ 이론의 혁신 등의 작업을 통해 1960년대 이후 전 세계 맑스주의에, 나아가 비판적 이론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고, 우리 사회에서도 1980년대 말~1990년대 초 인문사회과학계를 휩쓴 ‘한국사회구성체논쟁’ 및 ‘맑스주의의 위기’라는 정세에서 주요한 이론적 전거로 원용된 바 있는, 20세기 가장 중요한 사상가 중 한 명. 그가 바로 루이 알튀세르이다.
하지만 현실 사회주의가 몰락하고, 자본주의가 현존하는 유일한 체제가 되었으며, 맑스주의의 영향력이 축소되고 각종 포스트 담론이 범람하면서, 그는 추억 속의 철학자 혹은 가끔씩 언급되는 참고문헌에 불과한 옛날 철학자가 되어 버렸다. 마찬가지로 한국에서도 ‘포스트모더니즘’이 기승을 부리기 시작한 90년대 이후 알튀세르의 영향력은 급속히 사그라졌다. 한때 인문사회과학계를 풍미했던 그는 어느새 잊힌 철학자가 되었고, 그 빈자리를 좀더 최신의(그리고 미국에서 유행하는) 사상가들이 차지했다. 그렇다면 이젠 알튀세르를 읽을 필요가 없는가? 그를 이렇게 잊어도 괜찮은가?
『알튀세르 효과』의 엮은이 진태원 교수(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원 HK연구교수)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알튀세르 사상에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사상적 효력을 지니고 있고 현재를 사고하기 위해 꼭 필요한 요소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알튀세르 사망 20주기를 기념해 기획된 『알튀세르 효과』는 이처럼 “그가 여전히 우리에게 무언가 의미 있는 이야기를 해줄 수 있고, 또 우리 역시 그의 사상에 관해 무언가 새로운 점을 밝혀낼 수 있다”는 믿음 위에서(9쪽), 그가 남긴 ‘효과들’을 통해 그를 다시 한 번 읽고자 하는 책이다.

한국 인문사회과학계의 사건!
- 해외 사상가에 대한 기획 논문집의 모범을 보여 주는 책


그린비출판사에서 펴내는 ‘프리즘 총서’의 일곱 번째 책인 『알튀세르 효과』는 한국 인문사회과학계에서 일어난 하나의 ‘사건’으로 기록될 만한 책이다. 2009년 3월 진태원 교수와 그린비출판사가 공동으로 기획한 이래 2년 6개월여의 준비 기간을 거쳐 출간된 이 책은 해외 학자들 글의 번역문 9편과 국내 연구자들의 논문 10편을 수록하고 있다. 총 4부에 걸쳐 알튀세르의 ‘주제들’, ‘원천들’, ‘동시대인들’, ‘장래들’을 다루는 19편의 논문들은, 스피노자 전공자이면서 알튀세르와 에티엔 발리바르, 자크 데리다 등 현대 프랑스 사상에 대한 깊이 있는 해석을 내놓은 진태원 교수가 직접 선별하고 구성틀을 짠 것이다. 현대 사상계의 지형도를 누구보다 더 잘 꿰뚫고 있다고 평가받는 진태원 교수의 감식안은, 『알튀세르 효과』가 탄탄한 구성을 갖추고 완성도 높은 논문들을 담을 수 있는 밑거름이 되었다. 나아가 알튀세르 사상에 대한 지속적 관심 속에서 치열하게 작업해 온 국내 연구자들의 귀중한 노력 덕분에, 『알튀세르 효과』는 해외 유명 사상가들의 논문과 비교해도 전혀 부족함이 없을 정도의 독창성과 완성도를 지닌 집필 논문들을 수록할 수 있게 되었다. 이처럼 한국 인문사회과학계가 외국 학계에 뒤지지 않는 결과물을 산출할 역량을 지니고 있음을 입증해 주고 있다는 점에서도 이 책은 우리 학계에서 일어난 하나의 사건이다.
또한 『알튀세르 효과』는 출간 전 ‘심포지엄’을 통해 독자들과도 미리 만난 바 있다. 2010년 8월 25일 서교동 소재 <상상마당>에서 국내 거주 저자들의 발표를 중심으로 ‘알튀세르 효과 심포지엄’이 개최되었다. 놀랍게도 연인원 200여 명에 달하는 청중이 심포지엄을 찾아, 알튀세르(나아가 비판적 학문 일반)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여전히 뜨거움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린비출판사는 앞으로도 정기적으로 학술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결과물을 책으로 엮을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다음 심포지엄은 최근 ‘통치성’ 분석으로 다시 화두가 된 철학자 ‘미셸 푸코’를 주제로 2012년 2월 17~18일에 열릴 예정이다.
치밀한 기획, 심포지엄을 통한 대중과의 소통, 국내·외 연구자들의 수준 높은 연구 성과의 수록이라는 특징을 지닌 『알튀세르 효과』는, 한국에서 해외 사상가를 주제로 한 공동 논문집이 나아가야 할 방향의 전범을 보여 주는 책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루이 알튀세르 사상의 여러 요소들 가운데 오늘날에도 여전히 가치를 지니고 있고 여전히 현실적인 효과들을 생산해 낼 수 있는 것들을 살펴보고, 알튀세르 사상과의 비판적 대결을 통해 독자적인 이론 세계를 구축한 현대 사상가들의 작업에 알튀세르 사상이 어떤 영향을 미쳤고 또 그 작업들 속에서 어떤 식으로 변용되거나 지양되고 있는지”(20쪽)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알튀세르 사상의 전모가 드러나다!
-‘맑스 독해’에서 ‘마주침의 유물론’까지, 여럿이면서 하나인 알튀세르


루이 알튀세르는 누구인가? 그는 무엇을 말했는가? 우리는 그를 제대로 이해해 왔는가? 우리가 알고 있던 모습이 그의 전부인가, 아니면 우리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새로움이 있는가?
『알튀세르 효과』 1~2부에 실린 글들은 알튀세르가 전념했던 ‘주제들’과 ‘원천들’에 천착함으로써 위 질문들에 대한 해답의 실마리를 던져 준다. 알튀세르는 무엇보다 ‘맑스주의자’였고, 『맑스를 위하여』(Pour Marx, 1965), 『『자본』을 읽자』(Lire le Capital, 1965), 「이데올로기와 이데올로기적 국가장치들」에서 그의 맑스주의는 맑스 텍스트 자체에 대한 정밀한 독해에 기반한 것이었다. 그 독해의 결과 그는 ‘인식론적 절단’과 ‘문제설정’ 개념을 이론화했으며(1장 참조. 상세 목차는 이 글 뒤에 첨부), 또한 맑스의 대표작 『자본』을 ‘진정한 과학성’의 기준에 따라 고찰했고 ‘이데올로기적 국가장치’나 ‘호명’(interpellation) 등의 개념으로 맑스주의 이데올로기론을 개조했다(6장). 당대에 가장 혁신적이었던 알튀세르의 독해는 맑스의 텍스트들을 ‘인간주의적’이고 ‘목적론적’인 해석에서 해방시켜 주었다. 『알튀세르 효과』에 실린 글들은 이처럼 알튀세르의 ‘맑스 독해’의 정확한 내용을 밝혀 주고 있으며, 나아가 이제는 알튀세르 역시 ‘과학성’의 기준에 따라 다시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알튀세르의 독해가 지닌 한계를 지적하고, 그를 넘어서는 새로운 역사·사회 이론을 형성할 것을 요청하는 것이다.
다른 한편, 말년에 알튀세르는 ‘마주침의 유물론’(혹은 ‘우발성의 유물론’)이라는 수수께끼 같은 ‘계보’를 제시했다. ‘마주침’과 ‘우발성’, ‘우연’을 강조하는 후기 알튀세르가 자본주의의 ‘구조’와 ‘재생산’을 중시하던 초기 알튀세르와 양립할 수 없는 인물로 보였기에, 그가 말년에 이르러 비합리주의에 빠졌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책에 실린 글들은, 비록 강조점은 다를지 모르지만 초기와 후기 알튀세르에게는 여전히 일관성이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알튀세르는 맑스의 교의를 그대로 되풀이하는 교조적 맑스주의자가 아니었다. 그는 맑스의 사유도 ‘관념론적 목적론’에 오염되어 있다고 생각했으며, 맑스를 그 오염에서 정화시키는 것이 말년 알튀세르 작업의 주목표였다. 그는 에피쿠로스, 마키아벨리, 스피노자, 하이데거 등의 철학에서 그 ‘정화’의 요소들을 발견하고, 이를 ‘마주침의 유물론’(materialisme de la rencontre)의 계보라고 이름 붙인다. 이 책 1~2부에 수록된 글들은 그가 제시한 이 계보의 의미를 상세히 분석하고 있으며(2장, 5장, 7장, 8장), 이를 통해 우리는 그 전모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았던 알튀세르 후기 사상을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알튀세르는 체계적인 이론을 남기지 않은 분야에서도 많은 성찰과 효과들을 산출한 철학자다. 일례로, 그는 전문 역사가는 아니었지만, 맑스의 ‘역사 유물론’에 입각해 ‘역사’ 개념을 새롭게 건설해야 함을 촉구한 바 있다. 프랑스 ‘아날(Annles) 학파’의 일원이자 이 학파에서는 드물게도 맑스주의자였던 피에르 빌라르는 알튀세르와의 대화를 시도하면서, ‘새로운 역사 개념 건설’이라는 알튀세르 요청의 의의를 인정하면서도 역사학의 관점에서 그의 작업을 비판적으로 고찰한다(3장). 또 다른 사례로, 알튀세르는 이렇다 할 ‘예술론’을 구축하지 않았고 몇 편의 짧은 글만을 남겼을 뿐이지만, 그의 단편적인 예술론들은 제도에 포획되지 않는 거리두기의 미학, ‘미학으로 (재)생산되지 않는’ 유물론 미학의 전범을 보여 주고 있다(4장).

자신의 효과 속에서 여전히 살아 숨 쉬는 알튀세르의 사유들
-‘정신분석학’에서 ‘서발턴 연구’까지, 그가 남긴 유산들을 탐색하다


알튀세르는 동시대 사상가들과 어떤 긴장 관계 속에서 자신의 사상을 펼쳐 냈는가? 후대 사상가들에게 그는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 나아가 아직 알려지지 않은 알튀세르 효과는 무엇인가?
주지하다시피 알튀세르는 맑스주의를 혁신하면서 자크 라캉(Jacques Lacan)의 정신분석학, (클로드 레비-스트로스Claude L?vi-Strauss를 비롯한) 구조주의를 비판적으로 수용했다. 하지만 그 수용의 범위와 정도는 불분명한 채로 남아 있었고, 그 때문에 이 쟁점들은 항상 격심한 논쟁거리가 되었다. 3부 ‘알튀세르의 동시대인들’에 실린 글들은 알튀세르가 이 이론들에서 어떤 요소들을 어느 정도까지 받아들였는지, 어떤 부분을 거부했는지를 드러내 줌으로써 기존 논쟁에 새로운 빛을 밝혀 주고 있다(10~11장). 다른 한편, 알튀세르 동시대의 또 다른 걸출한 사상가인 미셸 푸코(Michel Foucault)와 자크 데리다(Jacques Derrida)는 모두 알튀세르와 지적으로 우호적인 사이였지만, 또한 그들의 관계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도는 관계이기도 했다. 하지만 서로가 상대방을 언급한 경우가 드물었기 때문에, 그 관계는 미스터리로 남아 있을 수밖에 없었다. 이 책의 3부는 ‘정치의 유물론’이라는 테마로 알튀세르와 푸코의 대화를 중계해 보려는 시도, ‘종말론 대 목적론’이라는 쟁점을 통해 알튀세르와 데리다의 대화를 예상해 보는 시도를 담은 글들도 수록하고 있다(12~13장). 이 글들은 알튀세르와 푸코·데리다가 어떤 공통의 문제의식 속에서 서로 다른 작업을 발전시켜 왔는지, 상대방에게 빚지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이 사상가들을 함께 읽음으로써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를 보여 주고 있다.
마지막으로 4부에는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사상가들에게서 알튀세르가 어떤 효과들을 낳았는지를 다루는 여섯 편의 글이 담겨 있다. 알튀세르 사상의 요소들은 이 사상가들에게 상이한 형태로 영향을 미치는데, 알튀세르의 충실한 제자였던 에티엔 발리바르는 알튀세르 사상을 계승하면서도 그를 넘어서는 새로운 정치철학을 전개하고 있으며(14장), 알튀세르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지만 나중에는 그를 비판한 알랭 바디우(Alain Badiou)와 자크 랑시에르(Jacques Ranci?re)는 그로부터 벗어나는 과정에서 독창적인 이론들을 형성해 냈다(15~16장). 또 슬라보예 지젝(Slavoj ?i?ek)과 에르네스토 라클라우(Ernesto Laclau), 주디스 버틀러(Judith Butler) 역시 알튀세르 사상과 비판적으로 대결하면서 알튀세르의 유산을 이어받거나 거부한 대표적 사상가들이다(17~18장). 나아가 아직까지 제대로 연구된 바는 없지만, 알튀세르 사상의 효과들은 라나지트 구하(Ranajit Guha)나 가야트리 스피박(Gayatri Spivak) 등의 ‘포스트식민적 서발턴 연구자’들에게서도 지속되고 있다(19장).
이처럼 알튀세르와 그 동시대 사상가들 사이의 관계, 그리고 그를 계승하거나 비판한 후대 사상가들 사이의 관계를 밝혀 주는 글들을 통해 우리는 알튀세르 사상의 역량과 그것이 산출한 효과들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으며, 반대로 알튀세르가 이 사상가들의 작업에 미친 영향, 그들 사상의 내용과 강점, 그리고 한계도 더 잘 파악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더 많은, 더 새로운 ‘알튀세르 효과들’을 위하여
-그의 ‘사유 양식’을 배움으로써 그를 넘어 나가가기


이 책에 수록된 논문 「알튀세르와 스피노자」의 저자이자 스피노자 연구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피에르-프랑수아 모로(Pierre-Fran?ois Moreau)는 자신의 스승인 알튀세르에 관해 “이제 우리가 알튀세르의 이런저런 분석에 더 이상 동의하지 않을 수는 있지만, 적어도 그는 우리에게 사고하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고 말했다(9쪽). 알튀세르는 ‘모순’과 ‘과잉결정’ 개념의 수립, ‘주체’ 개념의 해체, ‘목적론’ 비판, ‘마주침(혹은 우발성)의 유물론’ 등을 통해 맑스주의 철학을 혁신했고 나아가 근대 철학의 핵심 범주들을 해체했다. 이 작업들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특유의 개방적인 ‘사유 양식’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알튀세르 효과』는 알튀세르가 남긴 유산이 무엇인지를 알려 주는 책이며, 나아가 알튀세르의 고유의 ‘사유 양식’ 자체를 드러내 주는 책이다. 이 책은 우리가 여전히 알튀세르에게 배울 수 있고 또 배워야 함을 촉구한다.
루이 알튀세르가 평생에 걸쳐 밝히고자 했던 것은 자본주의 체제의 재생산, 그리고 그러한 재생산을 넘어서는 대중 운동과 혁명의 가능성이었다. 이러한 알튀세르의 시도를 다시 한 번 되새김으로써, 우리는 자본주의가 거대한 발전을 이룩하고 있는 동시에 깊은 위기에 빠져 있는 현재의 체제를, 그리고 이 체제의 변혁을 새롭게 사고하는 데 도움을 주는 요소들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그러는 가운데 알튀세르의 사유를 이해하고 받아들일 뿐 아니라 비판하고 변용하면서 우리는 더 많은, 더 새로운 ‘알튀세르 효과들’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아마도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알튀세르 효과를 올바르게 전유하는 방식일 것이다. 그를 면밀하게 읽음으로써 그를 넘어 나아가야 한다는 것, 이를 우리에게 가르쳐 준 것이 바로 알튀세르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