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힘과 펼쳐짐  라이프니츠와 현대

이정우 저작집 4

이정우 지음 | 2012-05-30 | 424쪽 | 23,000원


‘소운 이정우 저작집’의 4권. 2000년에 출간한 <접힘과 펼쳐짐>과 2001년에 출간한 <주름, 갈래, 울림>을 합본한 책이다. 라이프니츠의 사유 중 자연철학에 관해 해설하고, 현대에도 통용 가능한 철학적 성찰을 정교화하는 작업을 하였다. 특히 이 책은 라이프니츠의 사유를 현대의 과학적 성과들과 연동하여 설명하면서도 수많은 예화를 통해 알기 쉽게 전달하는 강의라는 점에서 국내에 드문 ‘라이프니츠 입문서’라고 할 수 있다.


저자 소개 ▼

저자 이정우
외래번역서를 뛰어 넘는 한국어 저작물인 『세계철학사』를 집필한 소운(逍雲) 이정우(李正雨)는 1959년 충청북도 영동에서 태어났고 서울에서 자랐다. 서울대학교에서 공학과 미학 그리고 철학을 공부했으며, 아리스토텔레스 연구로 석사학위를, 푸코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5~1998년 서강대학교 철학과 교수, 2000~2007년 철학아카데미 원장, 2009~2011년 어시스트윤리경영연구소 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소운서원 원장(2008~ )과 경희사이버대학교 교수(2012~ )로 활동하고 있다. 소운의 사유는 ‘전통, 근대, 탈근대’를 화두로 한 보편적인 세계사의 서술, ‘시간, 사건, 생명’을 중심으로 하는 사건의 철학, 그리고 ‘진보의 새로운 조건들’을 탐색하는 실천철학의 세 갈래로 진행되어 왔다. 철학사적 저작으로는 앞서 말한 『세계철학사 1: 지중해세계의 철학』(길, 2011), 『세계철학사 2: 아시아세계의 철학』(길, 2018), 『세계철학사 3: 근대성의 카르토그라피』(길, 2021), 『소은 박홍규와 서구 존재론사』(길, 2016) 등이 있으며, 존재론적 저작으로는 『사건의 철학』(그린비, 2011), 『접힘과 펼쳐짐』(그린비, 2012), 『파라-독사의 사유』(그린비, 2021) 등이, 실천철학적 저작으로는 『천하나의 고원』(돌베개, 2008), 『전통, 근대, 탈근대』(그린비, 2011), 『진보의 새로운 조건들』(인간사랑, 2012) 등이 있다. 현재는 『세계철학사 4: 탈근대 사유의 갈래들』, 『무위인-되기: 세계, 주체, 윤리』를 집필하고 있다.
차례 ▼

머리말
서론

1부 라이프니츠의 세계

1강_ 복수성
데카르트의 ‘res extensa’ | 아리스토텔레스와 데카르트 | 기계론 논박 | 논박의 성과와 아포리아의 등장

2강_ 힘/에네르기
데카르트의 운동 개념 | 시간, 공간, 힘 : 뉴턴과 라이프니츠 | mv에서 mv2으로 | 네 종류의 힘

3강_ 주름
현대 사상에서의 주름 | 탄성의 문제 | 주름 | 접힘과 펼쳐짐 | 전성설과 후성설 | 무한히 주름-잡힌 특이점들

2부 카오스모스의 과학 ?라이프니츠와 현대 과학

4강_ 복잡성
부분 속의 전체 | 프락탈 구조 | 일반화된 차원 | 실재와 현실 사이 | 인식론적 회귀 | 복잡성의 존재론

5강_ 형태발생
르네 톰과 급변론 | 형태발생 | 급변론의 기본 개념들 | 생명체의 기하학 | 형상철학의 부활

6강_ 카오스모스
카오스와 코스모스 | 근대 과학과 결정론 | 카오스 현상 | 이상한 끌개 | 자기조직화 | 다시 찾은 시간

3부 하이테크 시대의 모나드 ?라이프니츠와 현대 문명

7강_ 프로그램
모나드란 무엇인가 | 정보로서의 빈위 | 식별 불능자들 동일성의 원리 | 결정론과 ‘관계의 외부성’ | 미세지각 | 설계도/프로그램으로서의 모나드 | 충족이유율 | 미분적 사유와 디지털 프로그램

8강_ 가상세계
세계의 갈래들 | 슈퍼컴퓨터와 컴퓨터들, 신과 피조물들 | 가능세계와 가상세계 | 공가능성

9강_ 폴딩/언폴딩
울림 | 프락탈 |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보론
여러 세계를 가로지르기
사건, 의미, 행위: 易의 현대적 이해

참고문헌 | 개념 찾아보기 | 인명 찾아보기


편집자 추천글 ▼

알기 쉬운 ‘라이프니츠의 철학’ 강의!
―소운 이정우의 사유를 집대성한 저작집의 제4권


‘소운 이정우 저작집’의 4권 『접힘과 펼쳐짐』은 2000년에 출간한 『접힘과 펼쳐짐』과 2001년에 출간한 『주름, 갈래, 울림』을 합본한 책이다. 라이프니츠의 사유 중 자연철학에 관해 해설하고, 현대에도 통용 가능한 철학적 성찰을 정교화하는 작업을 하였다. 특히 이 책은 라이프니츠의 사유를 현대의 과학적 성과들과 연동하여 설명하면서도 수많은 예화를 통해 알기 쉽게 전달하는 강의라는 점에서 국내에 드문 ‘라이프니츠 입문서’라고 할 수 있다.

<왜 라이프니츠인가?>
지은이가 라이프니츠에 주목하는 이유는, 첫째 그가 전통과 현대를 조화시키려고 노력했기 때문이다. 중세의 기독교적 세계관이 붕괴하고 새로운 기계론적 세계관이 등장하던 시기, 이 새로운 세계관과 아리스토텔레스로 대변되는 전통적 세계관을 화해시키고자 한 사람이 바로 라이프니츠였다. 그리고 그가 살던 시대는 지난 100여 년간 전통적 세계관이 붕괴하고 서구적 세계관으로 잠식된 우리 현실과 유사하다. 우리 삶을 보면, 전통적 세계관이 몸에 배어 있음에도 일상뿐 아니라 교육 현장 같은 곳에서 전수되는 바가 없어 기존의 정체성이 뿌리부터 동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 결과 과학적 지식을 훈련받고 있음에도 인간적 교양은 그에 미치지 못해 가치의 혼란이 일어나기도 한다(황우석 사태는 그 극단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라이프니츠의 철학은 전통과 근대, 탈근대를 아우를 수 있는 새로운 가치관 형성이 필요한 현 시대에 중요한 참조점이 되어 줄 것이다.
둘째, 라이프니츠의 사유 자체가 현 시점에서 공부하기에 매력적인 철학이라는 점이다. 라이프니츠의 철학은 17세기 당대에도 그랬지만, 특히 18~19세기에 철저히 무시당해 왔다. 그러나 20세기에 들어와 러셀(Bertrand Russell), 쿠투라(Louis Couturat) 등이 라이프니츠를 과학철학자로서 부활시켰고, 블라발(Yvon Belaval), 들뢰즈(Gilles Deleuze) 등은 그를 철학적으로 심화시켰다. 과학 분야에서는 프락탈(fractal) 이론(자기 자신과의 유사성을 유지하면서 한없이 작아지는 도형을 대상으로 하는 과학이론) 등 새로운 라이프니츠적 과학이 출현하였고, 라이프니츠의 논리학을 이어받아 가능세계론을 비롯한 여러 논제들의 성과가 속속 등장하였다. 현대에 들어와 라이프니츠가 다시 참신한 면모로 살아나 철학사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형이상학과 과학은 상보적 관계>
라이프니츠를 통해 21세기의 새로운 형이상학을 지향하는 이 책은 형이상학에 관한 오해, 즉 단순히 사변적이고 비과학적이라는 주장에 반대한다. 오히려 형이상학은 과학이 당대까지 이루어 놓은 성과들을 총체적으로 검토하고, 아직 과학적 탐구로 나아가지 못한 영역을 상상력을 통해 점선으로 그려 보는 작업이라고 주장한다. 과학은 이 길을 따라가면서 얼기설기 그려 놓은 것을 구체화시켜 실선으로 그리며, 따라서 형이상학과 과학은 상보적이라고 주장한다.
이 책은 구체적으로 라이프니츠와 연관되는 현대의 세 과학인 프락탈 이론, 카타스트로프 이론(급변론), 그리고 복잡계 이론(비결정론)을 검토한다. 각 이론에 있어 ‘접힘과 펼쳐짐’(잠재성과 현실성)의 논리가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를 봄으로써 라이프니츠와 현대 과학이 맺는 관련성들을 거시적으로 훑어본다. 형이상학과 과학의 상보적 관계 속에서 오늘에 걸맞은 새로운 형이상학을 세우는 출발점을 라이프니츠로부터 얻고자 하는 것이다.

라이츠니츠는 ‘시스템 빌더’라기보다는 ‘아이디어 맨’이다. 칸트처럼 종합적 체계를 구축한 사람이 아니라 독특한 생각들을 툭툭 던지는 사람이다. 이론가라기보다는 실험가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오늘날에 더 잘 어울린다고 말할 수 있다. 이 책은 라이프니츠가 신과 인간의 관계에 대해 논한 것(‘모나드’라는 정신적 실체 개념과 예정조화)을 인간과 기계의 관계로 옮겨서, 현대 하이테크 문명을 이루고 있는 요소들을 라이프니츠 식으로 해명하고 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사물’에 대한 기존 이해에 새로운 물음을 던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