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규정성의 고통  헤겔의 『법철학』 을 되살려내기

프리즘 총서 25

악셀 호네트 지음, 이행남 옮김 | 2017-09-10 | 184쪽 | 18,000원


『비규정성의 고통』은 근대의 사상을 완성했다고 평가받는 철학자 헤겔의 주저 중 하나인 『법철학』과의 끈질긴 대결로부터 나온 보기 드문 성취물이다. 호네트는 난해하기로 악명 높은 헤겔의 법철학에 대한 강의록을 생동감 있게 되살려 냄으로써 그저 고전 철학자의 텍스트를 문헌학적으로 주해하는 현재의 철학 연구 풍토와 선을 긋는 데 성공하고 있다. 호네트는 이 책에서 헤겔의 법철학적 사상이 근대의 문제를 진단하고 처방하는 다른 사상가들의 이론과 급진적으로 다르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호네트의 해석 안에서 헤겔은 우리가 보통 근대의 성취물이라고 여기는 ‘개인의 권리’의 확장과 보급이 가져오는 병리적 현상과 한계를 정확히 꿰뚫어 보고, 그에 대한 대안으로서 ‘인륜성’의 사상을 제시한 사상가로 되살아난다. 


저·역자 소개 ▼

저자 악셀 호네트 Axel Honnethr
1949년 독일 에센에서 태어나 본대학, 보훔대학, 베를린 자유대학에서 철학, 사회학, 독문학을 공부했다. 콘스탄츠대학과 베를린 자유대학을 거쳐, 위르겐 하버마스의 후임으로 1996년부터 2017년까지 프랑크푸르트대학의 철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2001년부터 2018년까지 프랑크푸르트학파의 산실인 프랑크푸르트 사회연구소의 소장을 맡아 비판이론의 발전적 계승을 위해 노력했다. 2007년부터 2017년까지 국제헤겔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현재 미국 컬럼비아대학의 Jack C.Weinstein 교수이다. 2015년에는 ‘에른스트 블로흐 상’(Ernst-Bloch-Preis)을, 2016년에는 ‘브루노 크라이스키 상’(Bruno-Kreisky-Preis)을 받았다. 저서로《권력 비판》(Kritik der Macht, 1988),《인정투쟁: 사회적 갈등의 도덕적 형식론》,《정의의 타자: 실천 철학 논문집》,《물화: 인정이론적 탐구》,《분배냐, 인정이냐?: 정치철학적 논쟁》(공저),《비규정성의 고통: 헤겔의〈법철학〉을 되살려내기》,《사회주의 재발명: 왜 다시 사회주의인가》,《자유의 권리》(Das Recht der Freiheit, 2011) 등이 있다.

역자 이행남
서울대학교 철학과 조교수. 서울대학교 동양사학과에서 학사를, 같은 대학교 철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이후 독일 프랑크푸르트대학교 철학과 박사학위를 받았다. 저서로는 Dialektik der sittlichen Freiheit. Hegels Auseinandersetzung mit seinen Vorgangern(인륜적 자유의 변증법: 그의 선행자들에 대한 헤겔의 논쟁을 중심으로), 역서로는 『비규정성의 고통: 헤겔의 ‘법철학’을 되살려내기』, 공저로는 『근대 사회정치철학의 테제들: 홉스에서 마르크스까지』가 있다.
차례 ▼

Ⅰ부 | 정의론으로서의 헤겔 『법철학』
1. 개인적 자유의 이념: 자율성의 상호주관적 조건들
2. 『법철학』에서의 “권리/법”Recht: 자기실현의 필요 영역들

Ⅱ부 | 정의론과 시대 진단의 결합
3. 비규정성의 고통: 개인적 자유의 병리 현상들
4. 고통으로부터의 “해방”: “인륜성”의 치료적 의미

Ⅲ부 | 근대의 규범 이론으로서의 인륜성 이론
5. 자기실현과 인정: “인륜성”을 위한 조건들
6. “인륜성”의 과잉 제도화: 헤겔적 단초의 문제들

악셀 호네트 교수와의 인터뷰
옮긴이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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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철학』의 치유와 해방의 논리를
현대에 되살리는 강력하고도 매력적인 해석!

독일의 현대철학을 대표하는 프랑크푸르트 학파의 3세대 주자로 잘 알려진 악셀 호네트의 저서 『비규정성의 고통』이 출간되었다. 그는 호르크하이머, 아도르노, 하버마스의 사회비판적 사상을 때로는 계승하고 때로는 비판하며 ‘인정이론’으로 현대사회 특유의 구조와 문제를 정면으로 응시하여 현대 정치·사회철학자들 중 가장 뚜렷한 입지를 구축한 이들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다.
호네트의 저서 『비규정성의 고통』은 근대의 사상을 완성했다고 평가받는 철학자 헤겔의 주저 중 하나인 『법철학』과의 끈질긴 대결로부터 나온 보기 드문 성취물이다. 호네트의 이 저서를 보기 드문 성취물로 평가해야 할 이유는, 이 난해하기로 악명 높은 헤겔의 법철학에 대한 강의록을 생동감 있게 되살려 냄으로써 그저 고전 철학자의 텍스트를 문헌학적으로 주해하는 현재의 철학 연구 풍토와 선을 긋는 데 성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호네트는 이 책에서 헤겔의 법철학적 사상이 근대의 문제를 진단하고 처방하는 다른 사상가들의 이론과 급진적으로 다르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호네트의 해석 안에서 헤겔은 우리가 보통 근대의 성취물이라고 여기는 ‘개인의 권리’의 확장과 보급이 가져오는 병리적 현상과 한계를 정확히 꿰뚫어 보고, 그에 대한 대안으로서 ‘인륜성’의 사상을 제시한 사상가로 되살아난다. 즉 호네트의 헤겔은 근대의 규범적 업적이자 성과인 개인의 법적·도덕적 권리가 점차 추상적이고 형식적으로 되어감으로써 역설적이게도 개인들 간의 구체적이고 생동적인 관계가 해체되어 버릴 위기 상황을 직시한 사상가이자, 이런 위기 상황을 타개할 해법으로 공동체 전체를 확고하게 떠받치는 인륜적 구조, 그것도 이성적인 인륜적 구조에 재 주목한 사상가이다.
‘나’가 아닌 ‘우리’, ‘개인’이 아닌 ‘전체’, 하지만 전체주의적인 것이 아니라 이성적인 ‘우리’와 ‘전체’가 어떻게 가능한가? 호네트에 따르면 이것이 바로 『법철학』의 저자로서의 헤겔이 끊임없이 되물어간 끝에, 마침내 ‘정의론’과 ‘병리학’의 관점에서 대답하는 데 성공한 물음이다. 이런 해석적 관점을 통해 호네트는 오랫동안 전체주의 사상의 뿌리로 오해 받아온 헤겔철학의 사상적 핵심을 매우 밀도 높은 필치로 간략한 분량의 책자에 담는 데 성공하였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사회의 구조와 문제를 거시적인 관점에서 조망하고 그 구체적인 문제점들을 진단하며 그에 대한 설득력 있는 해결방안과 대안을 진지하게 모색하려는 이가 있다면, 호네트의 이 책에 담긴 헤겔의 통찰과 메시지를 진지하게 곱씹어 보아야 할 것이다.

한국 독자들을 위한 저자와의 특별 인터뷰 수록

이 책의 말미에는 역자가 한국의 독자들을 위해 악셀 호네트와 나눈 긴 분량의 인터뷰 전문이 번역 수록되어 있다. 이 인터뷰를 통해 독자들은 이 책 『비규정성의 고통』의 기본 아이디어를 보다 명료하게 이해하는 길잡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프랑크푸르트학파의 이론적 궤적 안으로 들어섰던 청년 호네트가 어떤 연유로 그것의 비판적 계승을 위해 헤겔의 ‘인정’ 개념을 전유했고 헤겔 철학 안으로 차츰 더 깊이 들어가게 되었던가에 관한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은 물론이고, 오늘날의 정치 경제적 현실에 대한 호네트의 시의적절하고도 예리한 분석과 진단 또한 만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