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사회철학   배치 이론과 사회적 복합성  

리좀 총서 II 5

미누엘 데란다 지음, 김영범 옮김 | 2019-05-30  | 208쪽 | 19,000원


사회 존재론에 접근하는 새로운 방식을 소개하기 위함으로, 개인 또는 ‘사회 전체’의 수준에서만 의미 있었던 기존의 사회 분석 패러다임에 대한 도전을 목적으로 한 책이다. 질 들뢰즈의 배치 이론을 바탕으로 마누엘 데란다가 재구성한 배치 이론의 근본적인 개념들과 구체적인 사례 연구를 보여주고 있는 이 책을 통해 사회적 복잡성을 특징으로 하는 현대 사회를 보는 데란다만의 독특한 철학적 시각을 접할 수 있다.


저·역자 소개 ▼

지은이 마누엘 데란다 Manuel DeLanda 
1952년 멕시코에서 출생했고, 1975년 이후로 미국에 거주하고 있다. 1979년 School of Visual Arts에서 미술학사 학위를 받았고, 2010년 European Graduate School에서 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그곳에서 들뢰즈 철학 석좌교수를 역임하고 있다. 프린스턴과 펜실베이니아 대학에서 도시 설계와 건축학에 관한 강의도 하고 있다. 그는 1970년대 말부터 뉴욕에서 실험영화 감독들과 교류하면서 몇 편의 단편 영화를 제작하기도 하였는데, 「Raw Nerves: A Lacanian Thriller」가 제일 알려진 작품이다. 1980년대 중반까지 이어진 영화 이론과 정신분석에 대한 관심은 1991년 출판한 『지능기계 시대의 전쟁』 이후로 명령과 제어 기법, 복잡계와 인공 생명에 대한 유물론적 관심으로 이동했고 현재는 ‘신유물론’의 기수로 평가받는다. 주요 저서로 『지능기계 시대의 전쟁』, 『새로운 사회철학』, 『강도의 과학과 잠재성의 철학: 잠재성에서 현실성으로』 등이 있다.  

옮긴이 김영범
서울대학교 미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고, 명지대학교와 서울과학기술대학교에서 현대예술과 현대문화론, 서양철학사 등을 강의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천재들의 철학 노트』, 『하루에 떠나는 철학여행』, 『20세기 가장 완벽한 인간 체 게바라 vs 대륙의 붉은 별 마오쩌둥』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는 『게이트웨이 미술사』, 『열린 인문학 강의』, 『강도의 과학과 잠재성의 철학』, 『파이돈』 등이 있다.  

차례 ▼

서문

1장_배치 대 총체성
2장_본질에 반대하는 배치
3장_사람과 네트워크
4장_조직과 정부
5장_도시와 국가

참고문헌
편집자 추천글 ▼

들뢰즈의 배치 이론을 이해하는 데란다의 특별한 방법!
복잡한 현대 사회를 보는, 새로운 철학적 시각을 만난다


현대철학의 중심 가도를 달리는 대표적인 인물 중 하나로 손꼽히는 마누엘 데란다(Manuel DeLanda). 예술가이면서 건축가, 동시에 철학자이기도 한 그는 ‘들뢰즈 이후’ 철학의 향방을 주도하는 사람들 중의 하나로도 불린다. 그동안 많은 저작들을 통해 기존의 사회 분석 패러다임과는 사뭇 다른 자신만의 독자적인 지식과 분석을 제시해 왔을 뿐 아니라, 프랑스 현대철학을 대표하는 들뢰즈에 관한 깊이 있는 연구를 영미적 맥락에서 풀어냄으로써 새로운 형태의 담론을 창조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그의 철학이 출발하는 지점 역시 질 들뢰즈(Gilles Deleuze)로, 이 책 『새로운 사회철학: 배치 이론과 사회적 복합성』을 통해서도 들뢰즈의 사회철학을 비판적으로 계승하고 있다.


사회과학으로 확장된 배치 이론

하나의 이론/사유에서 가장 기초적인 측면은 그것이 전제하고 있는 ‘대상’일 것이다. 분자생물학은 생명체들을 구성하고 있는 미시적인 물질들을 대상으로 한다. 열역학 등 여러 물리과학들은 ‘계=시스템’을 일차적인 대상으로 한다. 사회학은 개인의 심리나 다른 어떤 것들로 환원할 수 없는 ‘사회’라는 보편자를 대상으로 한다. 의학의 기본 대상은 개인일 수도 있고 다른 것들일 수도 있지만 일차적으로는 병이다. 그리고 병이 무엇인지를 정의하기는 만만치 않다. 어떤 경우가 되었든, 한 사유가 출발점으로 삼고 있는 대상을 이해하는 것, 구체적으로는 그 대상이 함축하고 있는 존재론적 분절을 이해하는 것이 긴요하다.
출간된 지 40년의 세월이 지났지만 오늘날의 사유와 실천에도 여전히 생생하게 살아 있는, 들뢰즈와 가타리의 걸작 『천의 고원』의 ‘대상’은 무엇일까? 이 저작은 도대체 무엇을 다루고 있는 저작일까? 이 저작이 다루고 있는 것은 개체들도 어떤 물질적 존재들도 보편자들도 아니다. 이 저작은 ‘배치(agencement/assemblage)’를, 더 일반적 지평에서 말한다면 ‘다양체(multiplicit?/multiplicity)’를 다루고 있다. 배치는 일종의 다양체로서, 구조론적으로는 선들로 되어 있고 생성론적으로는 속도들로 되어 있는 다양체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으로, ‘배치/assemblage’라는 번역어가 자칫 줄 수 있는 인상과는 달리 ‘agencement’은 어디까지나 ‘사건’이라는 점이다. ‘사건의 철학’과 ‘배치 이론’을 연계시켜 이해하는 것이 필수적이라 하겠다.
들뢰즈와 가타리 사유의 이해에 중요한 공헌을 하고 있는 인물들 중 한 사람인 마누엘 데란다의 이 저작 『새로운 사회철학: 배치 이론과 사회적 복합성』은 배치 이론을 사회과학의 지평으로 확장하고, 보다 현실적인 문제들에 응용하고 있다. 이전에 번역된 『강도의 과학과 잠재성의 철학』이 들뢰즈 존재론을 수준 높게 해설해 주고 있다면, 이번의 이 저작은 『천의 고원』을 보다 구체적인 방식으로 발전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