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곳에서 온 편지 / 서신 1
루쉰 전집 13
루쉰 지음, 이보경·루쉰전집번역위원회 옮김 | 2016-11-05 | 896쪽 | 37,000원
서신을 통해 “일상인으로서의 루쉰”을 만난다
저·역자 소개 ▼
저자 루쉰 周樹人
1881년 저쟝 성 사오싱紹興의 지주 집안에서 태어났으나 할아버지의 투옥과 아버지의 죽음 등으로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난징의 강남수사학당과 광로학당에서 서양의 신문물을 공부했으며, 국비 장학생으로 일본에 유학을 갔다. 1902년 고분학원을 거쳐 1904년 센다이의학전문 학교에서 의학을 배웠다. 그러다 환등기에서 한 중국인이 총살당하는 장면을 그저 구경하는 중국인들을 보며 국민성의 개조를 위해서는 문학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절감하고 학교를 그만두고 도쿄로 갔다. 도쿄에서 잡지 《신생》의 창간을 계획하고 《하남》 에 「인간의 역사」 「마라시력설」을 발표하는 등 활발하게 활동했다. 1909년 약 7년간의 일본 유학 생활을 마치고 귀국하여 항저우 저쟝양급사범 학당의 교사를 시작으로 사오싱, 난징, 베이징, 샤먼, 광저우, 상하이 등에서 교편을 잡았고, 신해혁명 직후에는 교육부 관리로 일하기도 했다. 루쉰이 문학가로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것은 1918년 5월 《신청년》에 중국 최초의 현대소설이라 일컬어지는 「광인일기」를 발표하면서이다. 이때 처음으로 ‘루쉰’이라는 필명을 썼다. 이후 그의 대표작인 「아큐정전」이 수록된 『외침』을 비롯하여 『방황』 『새로 엮은 옛이야기』 등 세 권의 소설집을 펴냈고, 그의 문학의 정수라 일컬어지는 잡문(산문)집 『아침 꽃 저녁에 줍다』 『화개집』 『무덤』 등을 펴냈으며, 그 밖에 산문시집 『들풀』과 시평 등 방대한 양의 글을 썼다. 루쉰은 평생 불의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에 분노하고 저항했는데, 그 싸움의 무기는 글, 그중에서 잡문이었다. 마오쩌둥은 루쉰을 일컬어 “중국 문화혁명의 주장主將으로 위대한 문학가일 뿐만 아니라 위대한 사상가, 혁명가”라고 했다. 마오쩌둥의 말처럼 루쉰은 1936년 10월 19일 지병인 폐결핵으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활발한 문학 활동뿐만 아니라 중국좌익작가연맹 참여, 문학단체 조직, 반대파와의 논쟁, 강연 활동을 펼쳤다. 이를 통해 중국의 부조리한 현실에 온몸으로 맞서 희망을 발견하고 새로운 길을 제시하고자 했다.
역자 이보경
연세대학교 중어중문학과에서 『20세기초 중국의 소설이론 재편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현재는 강원대학교 중어중문학과에 재직 중이다. 지은 책으로는 『문(文)과 노벨(Novel)의 결혼』, 『근대어의 탄생-중국의 백화문운동』이 있고, 옮긴 책으로는 『내게는 이름이 없다』, 『동양과 서양 그리고 미학』(공역), 『루쉰전집』의 『열풍』, 『거짓자유서』, 『풍월이야기』, 『먼 곳에서 온 편지』 등이 있다.
1881년 저쟝 성 사오싱紹興의 지주 집안에서 태어났으나 할아버지의 투옥과 아버지의 죽음 등으로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난징의 강남수사학당과 광로학당에서 서양의 신문물을 공부했으며, 국비 장학생으로 일본에 유학을 갔다. 1902년 고분학원을 거쳐 1904년 센다이의학전문 학교에서 의학을 배웠다. 그러다 환등기에서 한 중국인이 총살당하는 장면을 그저 구경하는 중국인들을 보며 국민성의 개조를 위해서는 문학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절감하고 학교를 그만두고 도쿄로 갔다. 도쿄에서 잡지 《신생》의 창간을 계획하고 《하남》 에 「인간의 역사」 「마라시력설」을 발표하는 등 활발하게 활동했다. 1909년 약 7년간의 일본 유학 생활을 마치고 귀국하여 항저우 저쟝양급사범 학당의 교사를 시작으로 사오싱, 난징, 베이징, 샤먼, 광저우, 상하이 등에서 교편을 잡았고, 신해혁명 직후에는 교육부 관리로 일하기도 했다. 루쉰이 문학가로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것은 1918년 5월 《신청년》에 중국 최초의 현대소설이라 일컬어지는 「광인일기」를 발표하면서이다. 이때 처음으로 ‘루쉰’이라는 필명을 썼다. 이후 그의 대표작인 「아큐정전」이 수록된 『외침』을 비롯하여 『방황』 『새로 엮은 옛이야기』 등 세 권의 소설집을 펴냈고, 그의 문학의 정수라 일컬어지는 잡문(산문)집 『아침 꽃 저녁에 줍다』 『화개집』 『무덤』 등을 펴냈으며, 그 밖에 산문시집 『들풀』과 시평 등 방대한 양의 글을 썼다. 루쉰은 평생 불의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에 분노하고 저항했는데, 그 싸움의 무기는 글, 그중에서 잡문이었다. 마오쩌둥은 루쉰을 일컬어 “중국 문화혁명의 주장主將으로 위대한 문학가일 뿐만 아니라 위대한 사상가, 혁명가”라고 했다. 마오쩌둥의 말처럼 루쉰은 1936년 10월 19일 지병인 폐결핵으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활발한 문학 활동뿐만 아니라 중국좌익작가연맹 참여, 문학단체 조직, 반대파와의 논쟁, 강연 활동을 펼쳤다. 이를 통해 중국의 부조리한 현실에 온몸으로 맞서 희망을 발견하고 새로운 길을 제시하고자 했다.
역자 이보경
연세대학교 중어중문학과에서 『20세기초 중국의 소설이론 재편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현재는 강원대학교 중어중문학과에 재직 중이다. 지은 책으로는 『문(文)과 노벨(Novel)의 결혼』, 『근대어의 탄생-중국의 백화문운동』이 있고, 옮긴 책으로는 『내게는 이름이 없다』, 『동양과 서양 그리고 미학』(공역), 『루쉰전집』의 『열풍』, 『거짓자유서』, 『풍월이야기』, 『먼 곳에서 온 편지』 등이 있다.
역자 루쉰전집번역위원회
공상철, 김영문, 김하림, 박자영, 서광덕, 유세종, 이보경, 이주노, 조관희, 천진, 한병곤, 홍석표
차례 ▼
『루쉰전집』을 발간하며 … 11
•먼 곳에서 온 편지(兩地書)
서언 … 29
제1집 베이징(1925년 3월에서 7월까지) _ 편지 1~35
제2집 샤먼 — 광저우(1926년 9월에서 1927년 1월까지) _ 편지 36~113
제3집 베이핑 — 상하이(1929년 5월에서 6월까지) _ 편지 114~135
•서신 1
『먼 곳에서 온 편지』에 대하여
•먼 곳에서 온 편지(兩地書)
서언 … 29
제1집 베이징(1925년 3월에서 7월까지) _ 편지 1~35
제2집 샤먼 — 광저우(1926년 9월에서 1927년 1월까지) _ 편지 36~113
제3집 베이핑 — 상하이(1929년 5월에서 6월까지) _ 편지 114~135
•서신 1
『먼 곳에서 온 편지』에 대하여
편집자 추천글 ▼
루쉰은 동시대 지식인과 민중들에게 직접적으로 발언하며 중국사회에 참여했지만, 한편으로는 중국의 고전과 문학사 연구, 동시대 서구 문학에 관한 번역과 비평 및 후학 양성에도 매진했다. 전집 12권에 실려 있는 '한문학사강요', '고적서발집', '역문서발집'은 이러한 루쉰의 모습을 잘 알 수 있는 문집들이다. 당시에 할 수 있는 문학 연구 분야가 망라된 것 아닌가 싶을 정도로 이 세 문집이 포괄하는 양과 시간은 실로 어마어마하다.
루쉰전집 9권, 12권, 13권 동시 출간!
지난 10월 19일은 루쉰 서거 80주기였다. 외세의 침략과 내부의 부패, 내전과 이념 대결의 현장에서 문학과 예술의 힘으로 민중을 깨우고자 매진했던 루쉰의 모습은 오랜 시간이 지난 오늘날에도 여전히 중요한 선각자의 증거이다. 이번에 출간한 세 권은 그의 이러한 노력과 다양한 활동이 일평생에 걸쳐 있음을 드러내 보인다. 9권은 잡문집으로서 루쉰이 펴낸 문집들 속에 포함되지 않았던 글들을 모아 엮은 산문과 시 등이며, 12권은 중국 고대 문학사와, 각종 고적과 번역에 붙였던 서문과 발문 등이다. 13권은 수많은 지인들과 주고받은 서신 모음인데, 특히 13권 앞부분인 '먼 곳에서 온 편지'(兩地書)는 루쉰과 훗날 아내가 된 쉬광핑 사이의 연서 모음으로 당시에도 큰 반향을 일으킨 의미 깊은 저작이다.
서신을 통해 “일상인으로서의 루쉰”을 만난다
-루쉰전집 13권, '먼 곳에서 온 편지'/'서신 1'
'먼 곳에서 온 편지'(兩地書)는 루쉰과 쉬광핑이 주고받은 편지 135통이 실려 있는 서간집이다. 루쉰의 편집으로 1933년 4월 상하이에서 출간되었으며, 전체가 3부로 1집은 베이징여자사범대학 시절의 루쉰과 쉬광핑 간의 첫 만남과 인연이, 2집은 연인으로 발전한 두 사람이 각각 샤먼과 광저우로 떨어지면서 나누는 애틋한 대화가, 3집은 사실혼 관계에 있던 두 사람 간의 일상적이면서도 내밀한 관계가 보인다.
당시 연서의 공개는 꽤나 파격적인 시도였는데, 개인의 사적인 관계와 언설을 공적인 장에 내보인다는 점에서, 더구나 1933년이라면 루쉰의 필력이 왕성하고 명망 또한 높았던 시기였으므로 문단에 큰 주목을 받는 일이었다. 문학사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이 발표는 문학 내지는 언론의 범주를 확장하면서 장르를 넘어 당대인과 교류하는 모습을 보여 주는 뜻 깊은 일이었고, 루쉰 개인의 의도 측면에서 보자면 당시 일었던 자신을 향한 공격과 추문에 정면으로 맞서고자 한 떳떳한 시도였다. 일부 청년 지식인들은 루쉰을 향한 비난과 유언비어 등을 쏟아냈는데, 늘 그랬듯 루쉰은 그것에 굴하지 않고 당당하게 자신의 뜻을 밝혔던 것이다.
“예전에 나는 우연히 사랑이라는 데 생각이 미치면 항상 금방 스스로 부끄러워지고 어울리지 않는 것이라고 걱정했소. 따라서 감히 어떤 한 사람을 사랑할 수 없었소. 하지만 그들의 언행과 사상의 내막을 똑똑히 본 뒤로는 나는 내가 결코 스스로 그렇게까지 폄하되어야 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소. 나는 사랑해도 되는 사람이오!”(편지 112)
이렇게 루쉰은 자신의 적들에게 굴하지 않겠다며 쉬광핑에게 선언하듯 고백한다. 사상가이자 논쟁가의 면모를 내려놓고 자신의 내면을 밝히며 진실에 가닿기를 바라는 마음이 곳곳에서 전달된다. 자신이 연애사를 공개함으로써 자신의 시대를 드러내고, 흑역사에 가려진 인간의 감정 교차를 느낄 수 있게 한다. '먼 곳에서 온 편지'는 루쉰의 진심이 그 어떤 글보다 잘 전달되는 한 편의 작품이다.
뒷부분의 '서신 1'은 1904년부터 1926년까지 루쉰이 지인들에게 쓴 편지를 수록하고 있다. 일본 유학 시절부터 절친한 친구였던 쉬서우창(許壽裳), 청년 시절에 배우면서 교유한 차이위안페이(蔡元培)와 장타이옌(章太炎), 신문화운동을 주도했던 후스(胡適), 그리고 동생 저우쭤런(周作人)에게 보낸 편지 등이 실려 있다. 루쉰과 저우쭤런은 1923년 가정문제로 크게 싸우고 나서 영원히 결별했기 때문에 루쉰이 펴낸 문집과 여러 글들 속에서는 둘 사이의 관계가 소원하게 그려지고 있다. 그저 서로 다른 곳에 있는 별개의 지식인 사이인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이곳의 서신들을 보면, 함께 서구의 주요 문학작품을 번역하며 우애를 다져 왔던 모습을 그려 볼 수 있다. 형제이자 사우(師友)의 모습이다. 소소한 이야기도 곁들어 있고 일상도 드러난다. 문학가로서의 루쉰, 사상가로서의 루쉰 말고 일상인으로서의 루쉰, 다면적인 모습을 하고 있는 루쉰을 읽기에 서신은 좋은 참고자료이다.
루쉰전집 9권, 12권, 13권 동시 출간!
지난 10월 19일은 루쉰 서거 80주기였다. 외세의 침략과 내부의 부패, 내전과 이념 대결의 현장에서 문학과 예술의 힘으로 민중을 깨우고자 매진했던 루쉰의 모습은 오랜 시간이 지난 오늘날에도 여전히 중요한 선각자의 증거이다. 이번에 출간한 세 권은 그의 이러한 노력과 다양한 활동이 일평생에 걸쳐 있음을 드러내 보인다. 9권은 잡문집으로서 루쉰이 펴낸 문집들 속에 포함되지 않았던 글들을 모아 엮은 산문과 시 등이며, 12권은 중국 고대 문학사와, 각종 고적과 번역에 붙였던 서문과 발문 등이다. 13권은 수많은 지인들과 주고받은 서신 모음인데, 특히 13권 앞부분인 '먼 곳에서 온 편지'(兩地書)는 루쉰과 훗날 아내가 된 쉬광핑 사이의 연서 모음으로 당시에도 큰 반향을 일으킨 의미 깊은 저작이다.
서신을 통해 “일상인으로서의 루쉰”을 만난다
-루쉰전집 13권, '먼 곳에서 온 편지'/'서신 1'
'먼 곳에서 온 편지'(兩地書)는 루쉰과 쉬광핑이 주고받은 편지 135통이 실려 있는 서간집이다. 루쉰의 편집으로 1933년 4월 상하이에서 출간되었으며, 전체가 3부로 1집은 베이징여자사범대학 시절의 루쉰과 쉬광핑 간의 첫 만남과 인연이, 2집은 연인으로 발전한 두 사람이 각각 샤먼과 광저우로 떨어지면서 나누는 애틋한 대화가, 3집은 사실혼 관계에 있던 두 사람 간의 일상적이면서도 내밀한 관계가 보인다.
당시 연서의 공개는 꽤나 파격적인 시도였는데, 개인의 사적인 관계와 언설을 공적인 장에 내보인다는 점에서, 더구나 1933년이라면 루쉰의 필력이 왕성하고 명망 또한 높았던 시기였으므로 문단에 큰 주목을 받는 일이었다. 문학사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이 발표는 문학 내지는 언론의 범주를 확장하면서 장르를 넘어 당대인과 교류하는 모습을 보여 주는 뜻 깊은 일이었고, 루쉰 개인의 의도 측면에서 보자면 당시 일었던 자신을 향한 공격과 추문에 정면으로 맞서고자 한 떳떳한 시도였다. 일부 청년 지식인들은 루쉰을 향한 비난과 유언비어 등을 쏟아냈는데, 늘 그랬듯 루쉰은 그것에 굴하지 않고 당당하게 자신의 뜻을 밝혔던 것이다.
“예전에 나는 우연히 사랑이라는 데 생각이 미치면 항상 금방 스스로 부끄러워지고 어울리지 않는 것이라고 걱정했소. 따라서 감히 어떤 한 사람을 사랑할 수 없었소. 하지만 그들의 언행과 사상의 내막을 똑똑히 본 뒤로는 나는 내가 결코 스스로 그렇게까지 폄하되어야 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소. 나는 사랑해도 되는 사람이오!”(편지 112)
이렇게 루쉰은 자신의 적들에게 굴하지 않겠다며 쉬광핑에게 선언하듯 고백한다. 사상가이자 논쟁가의 면모를 내려놓고 자신의 내면을 밝히며 진실에 가닿기를 바라는 마음이 곳곳에서 전달된다. 자신이 연애사를 공개함으로써 자신의 시대를 드러내고, 흑역사에 가려진 인간의 감정 교차를 느낄 수 있게 한다. '먼 곳에서 온 편지'는 루쉰의 진심이 그 어떤 글보다 잘 전달되는 한 편의 작품이다.
뒷부분의 '서신 1'은 1904년부터 1926년까지 루쉰이 지인들에게 쓴 편지를 수록하고 있다. 일본 유학 시절부터 절친한 친구였던 쉬서우창(許壽裳), 청년 시절에 배우면서 교유한 차이위안페이(蔡元培)와 장타이옌(章太炎), 신문화운동을 주도했던 후스(胡適), 그리고 동생 저우쭤런(周作人)에게 보낸 편지 등이 실려 있다. 루쉰과 저우쭤런은 1923년 가정문제로 크게 싸우고 나서 영원히 결별했기 때문에 루쉰이 펴낸 문집과 여러 글들 속에서는 둘 사이의 관계가 소원하게 그려지고 있다. 그저 서로 다른 곳에 있는 별개의 지식인 사이인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이곳의 서신들을 보면, 함께 서구의 주요 문학작품을 번역하며 우애를 다져 왔던 모습을 그려 볼 수 있다. 형제이자 사우(師友)의 모습이다. 소소한 이야기도 곁들어 있고 일상도 드러난다. 문학가로서의 루쉰, 사상가로서의 루쉰 말고 일상인으로서의 루쉰, 다면적인 모습을 하고 있는 루쉰을 읽기에 서신은 좋은 참고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