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소설사략 

루쉰 전집 11

루쉰 지음, 조관희·루쉰전집번역위원회 옮김 | 2015-04-05 | 888쪽 | 37,000원


중국소설사 연구의 캐논(canon)!!
신화, 전기에서 4대기서, 청대소설까지
루쉰이 밝힌 중국소설사!


저·역자 소개 ▼

저자 루쉰 周樹人
1881년 저쟝 성 사오싱紹興의 지주 집안에서 태어났으나 할아버지의 투옥과 아버지의 죽음 등으로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난징의 강남수사학당과 광로학당에서 서양의 신문물을 공부했으며, 국비 장학생으로 일본에 유학을 갔다. 1902년 고분학원을 거쳐 1904년 센다이의학전문 학교에서 의학을 배웠다. 그러다 환등기에서 한 중국인이 총살당하는 장면을 그저 구경하는 중국인들을 보며 국민성의 개조를 위해서는 문학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절감하고 학교를 그만두고 도쿄로 갔다. 도쿄에서 잡지 《신생》의 창간을 계획하고 《하남》 에 「인간의 역사」 「마라시력설」을 발표하는 등 활발하게 활동했다. 1909년 약 7년간의 일본 유학 생활을 마치고 귀국하여 항저우 저쟝양급사범 학당의 교사를 시작으로 사오싱, 난징, 베이징, 샤먼, 광저우, 상하이 등에서 교편을 잡았고, 신해혁명 직후에는 교육부 관리로 일하기도 했다. 루쉰이 문학가로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것은 1918년 5월 《신청년》에 중국 최초의 현대소설이라 일컬어지는 「광인일기」를 발표하면서이다. 이때 처음으로 ‘루쉰’이라는 필명을 썼다. 이후 그의 대표작인 「아큐정전」이 수록된 『외침』을 비롯하여 『방황』 『새로 엮은 옛이야기』 등 세 권의 소설집을 펴냈고, 그의 문학의 정수라 일컬어지는 잡문(산문)집 『아침 꽃 저녁에 줍다』 『화개집』 『무덤』 등을 펴냈으며, 그 밖에 산문시집 『들풀』과 시평 등 방대한 양의 글을 썼다. 루쉰은 평생 불의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에 분노하고 저항했는데, 그 싸움의 무기는 글, 그중에서 잡문이었다. 마오쩌둥은 루쉰을 일컬어 “중국 문화혁명의 주장主將으로 위대한 문학가일 뿐만 아니라 위대한 사상가, 혁명가”라고 했다. 마오쩌둥의 말처럼 루쉰은 1936년 10월 19일 지병인 폐결핵으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활발한 문학 활동뿐만 아니라 중국좌익작가연맹 참여, 문학단체 조직, 반대파와의 논쟁, 강연 활동을 펼쳤다. 이를 통해 중국의 부조리한 현실에 온몸으로 맞서 희망을 발견하고 새로운 길을 제시하고자 했다.

역자 
조관희
연세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공부했다(문학박사). 상명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으며(교수), 한국중국소설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주요 저작으로는 《조관희 교수의 중국사》(청아출판사), 《조관희 교수의 중국 현대사》(청아출판사), 《소설로 읽는 중국사 1, 2》(돌베개), 《청년들을 위한 사다리 루쉰》(마리북스), 《후통, 베이징 뒷골목을 걷다》(청아출판사), 《베이징, 800년을 걷다》(푸른역사), 《교토, 천년의 시간을 걷다》(컬처그라퍼) 등이 있고, 루쉰의 《중국소설사(中國小說史)》(소명출판)와 데이비드 롤스톤(David Rolston)의 《중국 고대소설과 소설 평점》을 비롯한 몇 권의 역서와 다수의 연구 논문이 있다. 옮긴이에 대한 상세한 정보는 홈페이지(www.amormundi.net)에서 얻을 수 있다. 


역자 루쉰전집번역위원회
공상철, 김영문, 김하림, 박자영, 서광덕, 유세종, 이보경, 이주노, 조관희, 천진, 한병곤, 홍석표 

차례 ▼

『루쉰전집』을 발간하며 … 11

중국소설사략
제기
서언
제1편 사가(史家)의 소설에 대한 기록과 논술
제2편 신화와 전설
제3편 『한서·예문지』에 실린 소설
제4편 오늘날까지 남아 있는 한대 소설
제5편 육조의 귀신 지괴서 (상)
제6편 육조의 귀신 지괴서 (하)
제7편 『세설신어』와 그 전후(前後)
제8편 당대의 전기문(傳奇文) (상)
제9편 당대의 전기문 (하)
제10편 당대의 전기집과 잡조(雜俎)
제11편 송대의 지괴와 전기문
제12편 송대의 화본(話本)
제13편 송·원의 의화본(擬話本)
제14편 원·명으로부터 전래되어 온 강사(講史) (상)
제15편 원·명으로부터 전래되어 온 강사 (하)
제16편 명대의 신마소설(神魔小說) (상)
제17편 명대의 신마소설 (중)
제18편 명대의 신마소설 (하)
제19편 명대의 인정소설(人情小說) (상)
제20편 명대의 인정소설 (하)
제21편 명대의 송대 시인소설(市人小說)을 모방한 소설과 후대의 선본(選本)
제22편 청대의 진당(晋唐)을 모방한 소설과 그 지류
제23편 청대의 풍자소설
제24편 청대의 인정소설
제25편 청대의 재학소설(才學小說)
제26편 청대의 협사소설(狹邪小說)
제27편 청대의 협의소설(俠義小說) 및 공안(公案)
제28편 청말의 견책소설(譴責小說)
후기

중국소설의 역사적 변천
제1강 신화에서 신선전까지
제2강 육조 시기의 지괴(志怪)와 지인(志人)
제3강 당대의 전기문
제4강 송대 사람의 ‘설화’와 그 영향
제5강 명대 소설의 양대 주류
제6강 청대 소설의 4대 유파와 그 말류

루쉰의 중국소설사학(中國小說史學)에 대한 비판적 검토
옮긴이의 글

편집자 추천글 ▼

중국소설사 연구의 캐논(canon)!!
신화, 전기에서 4대기서, 청대소설까지
루쉰이 밝힌 중국소설사!


루쉰이 1920년 무렵에 강의했던 것을 정리한, 중국소설사 연구의 고전 『중국소설사략』을 그린비출판사에서 다시 펴냈다. 중국문학 연구의 대가 조관희(상명대 교수)의 기존 번역본 『중국소설사략』(1판 살림, 2판 소명출판)을 다듬고 보강하여 『루쉰전집』 11권에 포함시킨 것이다. 중국소설사 연구의 기본 골격을 세웠다고 평가받을 정도로 루쉰의 중국소설사 연구는 후대 학자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이 한국어판은 중국과 일본의 연구성과가 반영되었다는 점에서 학술적 영향이 큰 저작이다. 우리는 근대 중국의 작가이자 사상가로서 잘 알려진 루쉰의 또 다른 면모, 즉 고전학자이자 문학이론가로서의 면모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신화시대에서 청대까지 소설 계통의 흐름과 정의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대다수는 1920년 무렵에 베이징대학에서 강의한 중국소설사 강의록 『중국소설사략』 28장이고, 뒷부분은 1924년에 시안(西安)에서 강의한, 더 압축된 형태의 강의록 「중국소설의 역사적 변천」 6강이다. 루쉰은 소설의 의미와 소설의 기원을 중국 전통의 문헌을 통해 고찰하며, 문학 장르에서 비루하고 소외받았던 ‘소설’의 가치를 사적(史的) 연구라는 틀을 빌려 간략하게 강의한다. 그러나 간략한 서술이라지만 시대 구분과 서술 방식, 용어, 그리고 문헌들 중 소설에 값하는 것을 발굴하여 정리한 것들은 중국소설사 연구에 있어서 기본 틀로서 자리매김했다. 드러난 것에 비해 훨씬 방대한 연구가 바탕에 깔려 있다.
역자에 따르면 이 책의 의의는 다음과 같다. “이것이 진정한 의미에서의 최초의 저작이냐 하는 점에 있어서는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후대에 미친 영향이라든가 저작 자체의 완정성을 놓고 볼 때, 루쉰의 『중국소설사략』을 최초의 중국소설사로 보는 데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다.” “오랜 기간 풍부한 창작 실천으로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쏟아져 나왔던 중국의 고대소설들의 범주를 확정하고, 구체적인 작품에 대한 비평과 감상을 통해 소설의 효용과 특질을 논구한 것은 확실히 루쉰의 공으로 돌려야 할 것이다.”

루쉰의 문제의식-국난의 시기에 ‘소설사’란 무엇인가?

왜 소설사인가? 루쉰에게 소설사는 어떤 의미였을까? 루쉰은 일찍이 문학으로서 무지몽매한 중국 민중을 깨우고자 했다. 소설 창작에 힘쓰기도 했고, 옛날이야기를 현재의 시각에서 다시 쓰기도 했다. 흔히 잡문이라 부르는 단평이나 시평, 논쟁 글 등은 평생에 걸친다. 그리고 신문화운동을 주도하는 시기에는 백화문(白話文)을 주장했다. 일반 민중이 독해할 수 없고 사용하기 어려운 문어(文語) 대신 구어문(口語文)인 백화문을 보급한 것이다. 「아Q정전」은 그의 대표적인 백화문학이다.
소설사 연구와 강의도 이 일환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과거의 구습에서 벗어나 새로운 문명과 조우할 수 있는 문화적 역량을 일반 민중에까지 전파하고자 하는 노력. 루쉰은 팔고문(八股文)과 같은 글쓰기 양식의 악습을 타파하고, 소설과 같이 기층에서 작용했던 문학양식의 새로운 가능성에 주목했다. 그래서 소설사 연구뿐 아니라 당대 소설과의 호흡, 청년 작가들에 대한 지지와 지원, 근대소설 비평과 외국문학 번역 등 루쉰의 모든 문학 실천은 한 궤로 꿰어진다.
루쉰은 왜 소설사 연구에 힘썼을까? 루쉰의 연구 동기가 제대로 된 소설사를 기술하고자 하는 데 있긴 하지만, 이는 어느 날 갑자기 비롯된 것은 아니다. 오랜 기간 고문헌을 연구하고 고증하는 작업을 거치면서 학술적 역량을 쌓았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대표적으로 『고소설구침』(古小說鉤沈, 당 이전의 고소설 집록), 『당송전기집』(唐宋傳奇集, 당송대의 전기 작품 집록), 『소설구문초』(小說舊聞鈔, 원명청대의 소설 평론자료)와 같이 옛 문헌을 수집하고 고증한 전문서를 이미 펴낸 바 있다.
나아가 루쉰은 서양에서 유래한 근대적 소설 개념에 매몰되지 않고, 독자적 문헌들에 대한 가치 평가를 시도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중국의 전통적인 소설 관념을 비판적으로 계승하여 소설사의 시작점을 신화, 전설로부터 서술하기 시작한 것이다. 서양의 근대소설에 정통한 이가 그 기준을 탈피하여 옛 문헌에 침잠해 들어가 당당하게 자민족의 소설사를 기술한 것이다. 때문에 우리는 이 책에서 진지하고 꼼꼼한 고전학자로서의 루쉰을 볼 수 있지만, 이런 소설사가 가능했던 것은 어쩌면 루쉰이 지금 현재의 문제에 첨예가 대응하는 지사의 면모 때문일 수 있다. 신화나 전설이 소설이냐 아니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이런 문학, 이런 문장들이 현실에서 어떤 길항관계를 맺을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그 가치를 현재의 삶에 되살린 데에 연구의 의미를 둘 수 있을 것이다.

루쉰이 1920년 무렵에 강의했던 것을 정리한, 중국소설사 연구의 고전 『중국소설사략』을 그린비출판사에서 다시 펴냈다. 중국문학 연구의 대가 조관희(상명대 교수)의 기존 번역본 『중국소설사략』(1판 살림, 2판 소명출판)을 다듬고 보강하여 『루쉰전집』 11권에 포함시킨 것이다. 중국소설사 연구의 기본 골격을 세웠다고 평가받을 정도로 루쉰의 중국소설사 연구는 후대 학자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이 한국어판은 중국과 일본의 연구성과가 반영되었다는 점에서 학술적 영향이 큰 저작이다. 우리는 근대 중국의 작가이자 사상가로서 잘 알려진 루쉰의 또 다른 면모, 즉 고전학자이자 문학이론가로서의 면모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신화시대에서 청대까지 소설 계통의 흐름과 정의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대다수는 1920년 무렵에 베이징대학에서 강의한 중국소설사 강의록 『중국소설사략』 28장이고, 뒷부분은 1924년에 시안(西安)에서 강의한, 더 압축된 형태의 강의록 「중국소설의 역사적 변천」 6강이다. 루쉰은 소설의 의미와 소설의 기원을 중국 전통의 문헌을 통해 고찰하며, 문학 장르에서 비루하고 소외받았던 ‘소설’의 가치를 사적(史的) 연구라는 틀을 빌려 간략하게 강의한다. 그러나 간략한 서술이라지만 시대 구분과 서술 방식, 용어, 그리고 문헌들 중 소설에 값하는 것을 발굴하여 정리한 것들은 중국소설사 연구에 있어서 기본 틀로서 자리매김했다. 드러난 것에 비해 훨씬 방대한 연구가 바탕에 깔려 있다.
역자에 따르면 이 책의 의의는 다음과 같다. “이것이 진정한 의미에서의 최초의 저작이냐 하는 점에 있어서는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후대에 미친 영향이라든가 저작 자체의 완정성을 놓고 볼 때, 루쉰의 『중국소설사략』을 최초의 중국소설사로 보는 데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다.” “오랜 기간 풍부한 창작 실천으로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쏟아져 나왔던 중국의 고대소설들의 범주를 확정하고, 구체적인 작품에 대한 비평과 감상을 통해 소설의 효용과 특질을 논구한 것은 확실히 루쉰의 공으로 돌려야 할 것이다.”

루쉰의 문제의식-국난의 시기에 ‘소설사’란 무엇인가?

왜 소설사인가? 루쉰에게 소설사는 어떤 의미였을까? 루쉰은 일찍이 문학으로서 무지몽매한 중국 민중을 깨우고자 했다. 소설 창작에 힘쓰기도 했고, 옛날이야기를 현재의 시각에서 다시 쓰기도 했다. 흔히 잡문이라 부르는 단평이나 시평, 논쟁 글 등은 평생에 걸친다. 그리고 신문화운동을 주도하는 시기에는 백화문(白話文)을 주장했다. 일반 민중이 독해할 수 없고 사용하기 어려운 문어(文語) 대신 구어문(口語文)인 백화문을 보급한 것이다. 「아Q정전」은 그의 대표적인 백화문학이다.
소설사 연구와 강의도 이 일환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과거의 구습에서 벗어나 새로운 문명과 조우할 수 있는 문화적 역량을 일반 민중에까지 전파하고자 하는 노력. 루쉰은 팔고문(八股文)과 같은 글쓰기 양식의 악습을 타파하고, 소설과 같이 기층에서 작용했던 문학양식의 새로운 가능성에 주목했다. 그래서 소설사 연구뿐 아니라 당대 소설과의 호흡, 청년 작가들에 대한 지지와 지원, 근대소설 비평과 외국문학 번역 등 루쉰의 모든 문학 실천은 한 궤로 꿰어진다.
루쉰은 왜 소설사 연구에 힘썼을까? 루쉰의 연구 동기가 제대로 된 소설사를 기술하고자 하는 데 있긴 하지만, 이는 어느 날 갑자기 비롯된 것은 아니다. 오랜 기간 고문헌을 연구하고 고증하는 작업을 거치면서 학술적 역량을 쌓았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대표적으로 『고소설구침』(古小說鉤沈, 당 이전의 고소설 집록), 『당송전기집』(唐宋傳奇集, 당송대의 전기 작품 집록), 『소설구문초』(小說舊聞鈔, 원명청대의 소설 평론자료)와 같이 옛 문헌을 수집하고 고증한 전문서를 이미 펴낸 바 있다.
나아가 루쉰은 서양에서 유래한 근대적 소설 개념에 매몰되지 않고, 독자적 문헌들에 대한 가치 평가를 시도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중국의 전통적인 소설 관념을 비판적으로 계승하여 소설사의 시작점을 신화, 전설로부터 서술하기 시작한 것이다. 서양의 근대소설에 정통한 이가 그 기준을 탈피하여 옛 문헌에 침잠해 들어가 당당하게 자민족의 소설사를 기술한 것이다. 때문에 우리는 이 책에서 진지하고 꼼꼼한 고전학자로서의 루쉰을 볼 수 있지만, 이런 소설사가 가능했던 것은 어쩌면 루쉰이 지금 현재의 문제에 첨예가 대응하는 지사의 면모 때문일 수 있다. 신화나 전설이 소설이냐 아니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이런 문학, 이런 문장들이 현실에서 어떤 길항관계를 맺을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그 가치를 현재의 삶에 되살린 데에 연구의 의미를 둘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