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메로스의 『일리아스』 읽기
강대진의 고전 산책 3
강대진 지음 | 2019-04-22 | 624쪽 | 29,000원
다양한 저서와 대중 강연을 통해 희랍-라틴 고전의 가장 탁월한 안내자라 불리는 강대진 교수. 그가 인류 지성사의 시원(始原)으로 독자들을 데려간다. 『호메로스의 일리아스 읽기』는 ‘강대진의 고전 산책’ 시리즈의 세 번째 책으로 총 1만 5천행에 달하는 장대한 서사시 『일리아스』를 전투일별로 6부로 나누어, 장면별로 소제목을 붙이고 희랍 서사시의 구조를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일리아스』의 구조적인 아름다움과 옛 사람들이 즐거워했을 대목들, 여전히 우리를 경탄케 하는 시인의 기술 등을 소개한다. 무엇보다도 인간에게 ‘죽음’의 문제가 어떠한 의미를 가지는지를 고대 희랍 숙명론의 관점에서 논하고 있다.
저·역자 소개 ▼
저자 강대진
서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서양고전학 협동과정에서 『일리아스』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서양 고대 주요 저작들을 소개하여 우리 사고의 깊이와 넓이를 더하고자 노력한다. 현재 정암학당 연구원이며, 홍익대학교에서 강의하고 있다.
JTBC 「차이 나는 클라스」, EBS 클래스e 「고전, 인간을 말하다」 등에서 고대 그리스 신화와 문학을 명쾌하게 소개해 준 서양고전문학 권위자다. 지은 책으로 『그리스 로마 신화』, 『그랜드투어 그리스』, 『비극의 비밀』, 『호메로스의 『일리아스』 읽기』 등이 있다. 옮긴 책으로는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 에우리피데스의 『메데이아』, 루크레티우스의 『사물의 본성에 관하여』, 키케로의 『신들의 본성에 관하여』 등이 있다.
차례 ▼
머리말
지도_『일리아스』의 세계
그림으로 보는 트로이아 전쟁의 전개
들어가기 전에
I. 전투 이전
II. 전투 첫날: 균형 잡힌 전세
III. 전투 둘째 날: 희랍군 패주의 날
IV. 전투 셋째 날: 여섯 번의 진퇴
V. 전투 넷째 날: 아킬레우스의 날
VI. 전투 이후
맺음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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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멸의 전투를 벌였던 영웅들의 이야기 『일리아스』,
고전 전문가 강대진의 안내로 다시 읽는다!
다양한 저서와 대중 강연을 통해 희랍-라틴 고전의 가장 탁월한 안내자라 불리는 강대진 교수. 그가 인류 지성사의 시원(始原)으로 독자들을 데려간다. 『호메로스의 일리아스 읽기』는 ‘강대진의 고전 산책’ 시리즈의 세 번째 책으로, 리라이팅 클래식 시리즈로 출간되어 많은 사랑을 받았던 『일리아스, 영웅들의 전장에서 싹튼 운명의 서사시』의 개정판이다.
『호메로스의 일리아스 읽기』는 직접 작품을 읽으려는 사람들에게 읽는 법을 알려주기 위해 쓰였다. 지은이가 특히 강조하는 것은 작품 전체의 구조와 희랍 서사시 특유의 기법들이다. 그래서 내용 소개에 치중하기보다는 다양한 요소를 첨가해 일종의 주석서가 되도록 글을 짰다. 『일리아스』를 읽으며 독자들이 어려움을 느끼는 대목 하나하나마다 해결책을 제시하듯 고전 중의 고전, 원전 중의 원전인 이 작품이 가진 풍부한 향기를 충분히 맛볼 수 있도록 꼼꼼히 서술하였다.
신들도 바꿀 수 없었던 인간의 운명에 대하여
호메로스의 『일리아스』(Ilias)는 고전 필독서로서 확고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작품이다. 『일리아스』가 누려온 존경과 찬탄은 그저 ‘서양 최초의 문학작품’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내용 또한 풍부하고 짜임이 탄탄하다. 플라톤은 그 구절들을 외워서 자주 인용하고, 서정시인 삽포는 그 어휘들을 소화하여 자기 시를 꾸렸으며, 희랍 비극작가들은 여기서 파생된 이야기들을 작품 주제로 삼았다. 지금도 서구의 지식인들은 자주 『일리아스』에 나오는 일화들을 인용하고 암시한다.
『일리아스』는 우리로 하여금 인간의 운명이 어떤 것인지 돌아보고 그것을 받아들이게 한다. 하이데거가 희랍 고전으로부터 다시 환기시켰듯이, 우리 인간은 모두 언젠가 ‘죽을 자’들이다. 옛 사람들은 여기서 인간의 한계를 발견했다.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색했다.
『일리아스』는 인간의 운명과 더불어 인간의 위대함을, 그 성장 가능성을 보여 준다. 아킬레우스로 대표되는 인간은, 죽음의 운명을 의식하고 받아들이면서도 여전히 삶을 이어 간다. 우리가 아킬레우스를 마지막 보았을 때, 그는 여인 곁에서 자고 있었다. 죽음은 언제든 닥칠 것이고, 헥토르의 장례식 다음에 ‘필요하다면’ 그는 또 싸웠을 것이다. 비관할 것도 없고 무기력할 것도 없다. 식음을 전폐하고 과거의 분노를 되살릴 것 없이 당장 해야 하는 일을 한다. 그는 명예를 얻었다. 자신이 처음에 생각했던 것, 동료들이 여전히 추구하는 것과는 다른 종류의 것이다. 많은 적을 쓰러뜨려서가 아니라, 자기 운명을 받아들이고 적에게 관용한 데서 생겨난 새로운 명예이다. 『일리아스』는 인간 역사의 새벽에, 아직 소년 또는 청년인 인간들이 이 세계에서의 자신의 지위를 자각하고, 그것을 어떻게든 이해하고 견뎌내려 애쓴, 그 시도의 결과라 할 것이다.
지은이 강대진은 독자들이 『호메로스의 일리아스 읽기』를 통해 『일리아스』에 좀더 쉽게 도달하기를, 그러면서 희랍 서사시의 구조를 확인하기 위해 전체를 자꾸 돌아보기를, 그리고 그러는 중에 다른 작품들도 그렇게 살필 수 있는 능력이 생기기를 희망한다. 또 여기서 시작해서 희랍 비극들로, 다른 서사시들로, 문학 일반으로, 모든 종류의 ‘이야기’들로 관심을 넓혀 갈 수 있기를 바란다. 전체의 구조를 찾아내는 능력은 문학 작품뿐 아니라 같은 ‘이야기’를 다루는 영화나 연극에 대해서도 적용 가능할 것이고, 모든 종류의 이야기들에 대한 관심은 독자들의 삶을 더욱 풍성하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