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케우치 요시미라는 물음 동아시아의 사상은 가능한가?
아이아 총서 001
쑨거 지음, 윤여일 옮김 | 2007-02-05 | 408쪽 | 17,900원
유럽의 근대주의와 동양의 내셔널리즘을 넘어선 다케우치 요시미의 사상. 루쉰, 다케우치 요시미, 그리고 쑨거로 이어지는 저항과 실천의 사유를 고스란히 담았다. 2차 세계대전과 전후를 배경으로 중국과 일본의 논의를 넘나들며 아시아와 역사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던져준다. 다케우치 요시미는 쩡짜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중국과 일본을 비교하면서, 일본의 근대를 비판한다. 그는 중국이 아편전쟁 이후 서구의 무력에 굴복해 근대를 맞이했던 것과는 달리, 일본은 메이지유신 이후 천황을 중심으로 일사분란한 근대화를 이뤘고 자신을 유럽과 동일시하면서 근대화의 과정을 겪었다고 지적한다. 바로 이런 이유에서 일본은 어떤 저항이나 반성도 없는 패전을 경험했고, 새로운 민주주의 논의가 아니라 천황제의 유지를 선택하게 되었던 것이다.
저·역자소개 ▼
1955년생. 중국의 비판적 지식인으로 일본 근대사상사, 비교문화를 연구하며 동아시아 담론을 이끌고 지식인들의 협력을 만들어내는 학자다. 중국 현대문학을 전공하고 일본으로 건너가 도쿄도립대에서 정치학 박사를 받았다. 중국 사회과학원 문학연구소 연구원을 지냈고(2015년 퇴임), 도쿄대와 워싱턴대에서 객원연구원을, 릿쿄대와 하이델베르크대에서 객원 교수 등을 역임했다. 베이징제2외국어대학에서 가르친다. 국내에 번역된 책으로는 『왜 동아시아인가』 (2018), 『중국의 체온』(2016), 『사상이 살아가는 법』(2013), 『다케우치 요시미라는 물음』(2007), 『아시아라는 사유 공간』(2003) 등이 있다.
지은이 윤여일
고려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중국사회과학원 방문학자로 베이징에서, 도시샤대학 객원연구원으로 교토에서 체류했다. 제주대학교 공동자원과 지속가능사회 연구센터 학술연구교수로 제주에서 지내고 있다. 『물음을 위한 물음』, 『광장이 되는 시간』, 『사상의 원점』, 『사상의 번역』, 『동아시아 담론』, 『지식의 윤리성에 관한 다섯 편의 에세이』, 『상황적 사고』, 『여행의 사고』(전3권)를 쓰고, 대담집 『사상을 잇다』를 펴냈으며, 『다케우치 요시미 선집』(전2권), 『다케우치 요시미라는 물음』, 『다케우치 요시미―어느 방법의 전기』, 『루쉰 잡기』, 『사상이 살아가는 법』, 『일본 이데올로기』, 『조선과 일본에 살다』, 『재일의 틈새에서』, 『사상으로서의 3·11』, 『사회를 넘어선 사회학』을 옮겼다. 지키는 연구를 하고 싶다.
차례 ▼
한국어판 서문
일본어판 서문
중국어판 서문 : 사고의 습관
1부_루쉰과의 만남
1. 지나학자들과의 논쟁
2. <루쉰>의 탄생
2부_문화-정치의 시좌
1. 근대를 둘러싸고 : 세계구조로서의 문학
2. 민족독립의 문화-정치
3부_전쟁과 역사
1. 역사적 순간에서의 '그릇된' 선택
2. 주체가 역사에 진입한다는 갈망
4부_뒤얽히는 역사와 현재
1. 패전 체험의 심화 : 전쟁책임론과 문명의 재건
2. 안보운동 : 전쟁 체험의 '현재진행형'
3. 내재적 부정으로서의 '전통'
5부_'근대'를 찾아서 : '근대의 초극' 좌담회의 사정
1. 좌담회의 기본적 윤곽
2. 다케우치 요시미의 <근대의 초극>
3. 아라 마사히토의 <근대의 초극>
4. 히로마쓰 와타루의 <근대초극론>
5. 니시오 간지의 <국민의 역사>
후기
후주
부록
옮긴이 후기 : 사상이 살아가는 법
다케우치 요시미의 주요 저작들
다케우치 요시미 연보
찾아보기
편집자 추천글 ▼
유럽의 근대주의와 동양의 내셔널리즘을 넘어선 다케우치 요시미의 사상. 루쉰, 다케우치 요시미, 그리고 쑨거로 이어지는 저항과 실천의 사유를 고스란히 담았다. 2차 세계대전과 전후를 배경으로 중국과 일본의 논의를 넘나들며 아시아와 역사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던져준다.
다케우치 요시미는 쩡짜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중국과 일본을 비교하면서, 일본의 근대를 비판한다. 그는 중국이 아편전쟁 이후 서구의 무력에 굴복해 근대를 맞이했던 것과는 달리, 일본은 메이지유신 이후 천황을 중심으로 일사분란한 근대화를 이뤘고 자신을 유럽과 동일시하면서 근대화의 과정을 겪었다고 지적한다. 바로 이런 이유에서 일본은 어떤 저항이나 반성도 없는 패전을 경험했고, 새로운 민주주의 논의가 아니라 천황제의 유지를 선택하게 되었던 것이다.
쑨거는 다케우치 요시미의 일본의 근대에 대한 이런 비판을 일본 현대사의 여러 국면들과 함께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1930년대의 지나학자들과의 논쟁, 패전 국면에 대한 비판, 일본공산당의 근대주의적 성격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가했던 1950년대 초의 국민문학논쟁, 안보투쟁 국면에서의 실천, 그리고 <근대의 초극>을 둘러싼 논쟁에 이르기까지 일본 현대사의 매국면마다 다케우치 요시미는 논쟁적인 글들을 발표하고 직접적인 실천에 뛰어들면서 '역사에 진입하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동아시아 차원의 서구적 '근대' 극복의 모색과, 공동체적 동아시아 질서를 수립하기 위한 접근법으로서 다케우치 요시미의 역사와 현실에 대한 사상은 오늘날에도 유의미하다. 진정한 탈식민은 제국의 잘못을 평면적으로 비판하는 것뿐만 아니라 제국의 위치에서는 볼 수 없는 깊이를 바라보는 것이다. 현실에 뛰어들어 역사의 깊이에 천착했던 다케우치 요시미의 사상은 오늘날 '동아시아의 사상'을 마련하기 위한 중요한 참조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