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낯섦 문학에 대하여

철학의 정원 63

미셸 푸코 지음, 허경 옮김 | 2023-10-18 | 296쪽 | 21,000원


토마스 만, 프란츠 카프카, 윌리엄 포크너... ‘위대한 외국 문학’ 강의를 통해 베일에 싸여 있던 1960년대 ‘문학 시기’라는 미싱 링크를 밝히는 유일한 자료. 많은 연구자들이 푸코 사유를 크게 지식·권력·윤리의 세 가지 영역으로 구분한다. 1960년대의 지식의 고고학, 1970년에서 1975년에 이르는 권력의 계보학, 1976년부터 1984년 윤리의 계보학이 그것이다.
고고학에서 계보학으로의 방법론적 이행이 이루어지던 1960년대, 푸코는 문학과 미술에 관한 엄청난 양의 저술을 발표했으나 그것을 출판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극소수의 전공자를 제외하고는 푸코의 ‘문학 시기’ 사유의 전모를 파악할 수 없었던 것이다. 프랑스판 편집자들의 말처럼, 푸코를 잘 읽기 위해서는 그가 “문학과 복합적이고 비판적인 동시에 전략적인 관계”였음을 이해해야 한다.


저·역자소개 ▼

저자  미셸 푸코 Michel Foucault
1926년 프랑스 푸아티에에서 출생했다. 파리 고등사범학교에 입학하여 1951년 교수자격시험에 합격했다. 장 이폴리트, 루이 알튀세르, 모리스 메를로-퐁티, 조르주 캉길렘 등에게 가르침을 받았다. 1955년부터 스웨덴 웁살라 대학, 폴란드 바르샤바 대학 등에서 강의했으며, 1961년에 국가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60년 클레르몽페랑 대학과 1968년 뱅센 대학 철학과 교수를 거쳐, 1971년부터 1984년까지 콜레주 드 프랑스에서 사상사 교수로 재직했고, 1984년 파리에서 타계했다. 현대 프랑스 철학을 대표하는 철학자 중 한 명으로, 비단 철학뿐만 아니라 역사학, 사회학, 정치학, 심리학, 문학 이론 등에 폭넓은 영향을 미쳤다. 그는 정상과 비정상, 이성과 광기의 경계를 ‘권력/지식’과 ‘주체화’라는 문제설정 속에서 탐구했는데, 그 과정에서 공간은 언제나 중요한 사유 대상 가운데 하나였다. 특히 그가 1960년대 중반 창안한 ‘헤테로토피아’ 개념은 도시공학과 건축학, 공간 연구 등에 새로운 인식의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받는다
지은 책으로 『광기의 역사』(1961), 『임상의학의 탄생』(1963), 『말과 사물』(1966), 『지식의 고고학』(1969), 『감시와 처벌』(1975), 『성의 역사 1—앎의 의지』(1976), 『성의 역사 2—쾌락의 활용』(1984), 『성의 역사 3—자기 배려』(1984) 등이 있다.


  허경
고려대학교 불어불문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 철학과에서 윤리학·프랑스 철학을 전공하여 「미셸 푸코의 ‘윤리의 계보학’에 대한 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마르크 블로흐 대학교 철학과의 필립 라쿠라바르트 아래에서 「미셸 푸코와 근/현대성」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고려대학교 응용문화연구소, 철학연구소의 연구교수로 재직했고 , 현재는 대안연구공동체 ‘철학학교 혜윰’의 교장을 맡고 있다. 저작으로 『미셸 푸코의 『지식의 고고학』 읽기』, 『미셸 푸코의 『광기의 역사』 읽기』 등이 있고 , 옮긴 책으로는 질 들뢰즈의 『푸코』, 미셸 푸코의 『담론의 질서』, 『상당한 위험』 등이 있다.

차례 ▼

옮긴이 앞글 • 문학의 고고학
옮긴이 일러두기
프랑스어판 일러두기

I. 광기의 언어작용 — 1963년 1~2월, 라디오 프랑스
프랑스어판 편집자의 말
광인들의 침묵
광기 안의 언어작용

II. 문학과 언어작용 — 1964년 12월, 벨기에 브뤼셀
프랑스어판 편집자의 말
첫 번째 세션
두 번째 세션

III. 사드에 대한 강의 — 1970년 3월, 미국 버팔로
프랑스어판 편집자의 말
첫 번째 강연
두 번째 강연

프랑스어판 편집자 해설
문학에 관한 푸코 작업 일람
미셸 푸코의 간략한 생애(1926~1984)
인명 색인
내용 색인

편집자 추천글 ▼

푸코 자신의 문학관을
직접적이고 명시적으로 드러낸 유일한 강의!


글쓰기와 문학이라는 위험하고도 아름다운 세계
베일에 싸여 있던 1960년대 ‘문학 시기’ 사유가 드러나다


토마스 만, 프란츠 카프카, 윌리엄 포크너... ‘위대한 외국 문학’ 강의를 통해 1960년대 ‘문학 시기’라는, 미셸 푸코 사유의 미싱 링크를 밝히는 유일한 자료 『거대한 낯섦』이 복간됐다. 2015년 『문학의 고고학』이라는 이름으로 번역·출간된 바 있는 이 자료는 푸코가 자신의 문학관에 대해 직접 언급한 1960년대의 강연록을 편집하여 출간한 것으로, 이에 대한 푸코의 저술이 전무하다는 점을 상기하면 그야말로 유일무이하다는 점에서 귀중한 가치가 있다.

1960년대에 푸코는 문학, 글쓰기에 대한 여러 대담과 강연을 진행하게 되는데, 문학평론가 클로드 본푸아와 글쓰기에 대해 나눈 대담은 『상당한 위험』(Le beau danger)이라는 제명으로, 문학에 대한 여러 차례의 강연과 심포지움은 『거대한 낯섦』이라는 제명으로 묶여 같은 출판사에서 시리즈 기획으로 출간되었다. 두 권 모두 미셸 푸코 센터의 소장을 지낸 역사 필립 아르티에르가 편집 및 해설에 참여하여 푸코 사유에 대한 보다 폭넓은 이해를 제공하고 있다. 이번 복간을 통해 글쓰기와 문학이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주제의 푸코 강연록 시리즈를 이제 한국에서도 그린비출판사의 번역본으로 모두 만나볼 수 있게 되었다. 이는 프랑스어판 편집자들의 의도를 발견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광기, 언어작용, 그리고 문학
어머니의 서재에서 자란 독자 푸코, 문학을 말하다


푸코의 유년기에는 두 개의 서재가 있었다. 외과 의사였던 아버지의 서재는 의학책이 가득한 지식인의 서재였고, 그 맞은편에는 문학책으로 가득한 어머니의 서재가 있었다고 전해진다. 아버지의 서재는 금지된 곳이었지만, 어머니의 서재는 자유롭게 뽑아 읽을 수 있는 독서 공간이었다. 그 속에서 푸코는 고전 문학을 발견한다. 이후 모리스 불레즈가 맡고 있던, 고등사범학교의 자유열람식 도서관에서 푸코는 “기존 담론의 질서를 해체하고 문학에 눈을 뜨게” 되었으며, 이를 바탕으로 “정확하면서도 아름다움을 잃지 않는 탁월한 문체”와 “섬세한 뉘앙스”, “말놀이”를 구사하는 저술 활동을 펼치게 된다.

많은 연구자들이 푸코의 사유를 크게 지식·권력·윤리의 세 가지 영역으로 구분한다. 1960년대 지식의 고고학, 1970년에서 1975년에 이르는 권력의 계보학, 1976년부터 1984년 윤리의 계보학이 그것이다. 고고학에서 계보학으로의 방법론적 이행이 이루어지던 1960년대, 푸코는 문학과 미술에 관한 엄청난 양의 저술을 발표하지만 출판은 하지 않았다. 따라서 극소수의 전공자를 제외하고는 ‘문학 시기’ 푸코 사유의 전모를 파악할 수 없었다. 하지만 프랑스판 편집자들의 말처럼, 푸코를 잘 읽기 위해서는 그가 가진 문학적 배경, 즉 그가 “문학과 복합적이고 비판적인 동시에 전략적인 관계”를 맺고 있었음을 이해해야만 한다.

이 책은 총 3부, 6편의 글로 구성되었다. ‘광기의 언어작용’이라는 제명이 붙은 I부에서는 푸코 특유의 아름답고 정교한 동시에 재기 넘치는 문체로 젊은 거장의 도래를 알리고, III부 ‘사드에 대한 강의’에서는 탄탄한 논리로 사드의 문학적 의의를 다룬다. 그중에서도 II부, 즉 푸코 자신의 전복적 아방가르드 문학관을 직접 밝히는 ‘문학과 언어작용’의 두 강의가 이 책의 백미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거대한 낯섦』은 이 부분을 중심으로 각 장을 서로 참조할 수 있는 거울의 구조를 취하고 있으므로 독자의 관심에 따라 II부부터 읽어 나가도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