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캉 정신분석 실천 이론과 원리
철학의 정원 64
라울 몬카요 지음, 이수진 옮김 | 2023-11-10 | 632쪽 | 21,000원
정신분석의 이론과 실천에서 작동하는 ‘앎’과 ‘알지 못함’을 설명하기 위해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적 틀을 제시한다. 또한 다양한 유형의 프레임과 증거를 포함하여 듣기, 인용, 구두점, 절분의 실천, 분석가의 저항과 욕망, 은유로서의 전이 사랑, 분석의 종결에서 부정적 전이의 역할, 그리고 분석의 끝에서 간주되는 라캉의 마지막 공식화로서 생톰(sin thome)과의 동일시 같은, 라캉학파 임상 실천의 중심 원리들을 설명한다. 임상의, 분석가, 라캉학파 분석가를 위한 임상과 사례의 광범위한 실천적 지식을 담은 이 책은 인간 정신을 탐구하는 여러 독자들에게도 역시 흥미롭고 유용한 텍스트가 될 것이다.
저·역자소개 ▼
칠레 출신의 미국 정신분석 임상가이자 교육자이다. 그는 캘리포니아의 면허 심리학자로서 정신분석 라캉 스쿨(Lacanian School of Psychoanalysis)의 창립 멤버이자 감독 분석가이다. 그는 공중 보건부 산하 샌프란시스코의 정신 건강 교육 책임자이며, 학술 기관의 교수로 재직한 바 있다. 몬카요는 Evolving Lacanian Perspectives for Clinical Psychoanalysis(2008), The Emptiness of Oedipus(2012), The Signifier Pointing at the Moon(2012), The Real Jouissance of Uncountable Numbers(2014), Lalangue, Sinthome, Jouissance, and Nomination(2016), Knowing, Not-Knowing, and Jouissance(2018), Lacan and Chan Buddhist Thought(2023)의 다수의 저작이 있다. 그는 언어가 인간의 정신 과정과 정체성을 형성하는 방식을 명확히 밝히는 측면을 라캉 정신분석의 주요한 공헌으로 삼으며 임상, 교육, 집필 작업을 하고 있다. 이 텍스트는 현대 정신의학 중심의 현황에서 라캉학파의 정신분석 실천이 기존의 심리치료, 여타 정신분석학파와 어떻게 만나고 일별하는지 서설한다. 또한 라캉 정신분석에서 예비 면담부터 논리적 시간에서의 절분, 분석가의 존재, 오이디푸스 과정, 성차에서 일자의 기능과 여성적 주이상스, 분석의 목표와 종결까지 논함으로써 라캉 정신분석 실천의 이론과 원리를 상세히 설명한다.
역자 이수진
아주대학교 일반대학원 디지털휴머니티융합학과 의료인문정신분석전공 교수이다. 상담전공으로 교육학 박사 학위와 정신분석전문가(Psychoanalytic Psychotherapist, KPA-T-056), 임상미술심리전문상담사(KATA, 09-053) 자격을 취득하고 교육, 연구, 분석 실천을 하고 있다. 현재 정신분석가 수련 중에 있다. 프로이트와 라캉, 그 외 정신분석학자들에 대한 폭넓은 시선의 탐구로 정신분석을 한국 사회에서 유효한 정신 탐구(법), 치료 방법, 그리고 과학으로 전문화와 대중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한국현대정신분석학회(KSCP)에서 공동체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연구와 저서로는 「히스테리(자)의 욕망에 대한 라캉 정신분석 사례연구」(2023), 「프로이트와 라캉, 불안의 개념화와 정신분석 실천 함의」(2021), “Art Therapy for Harmonizing Desire and Life in Korean Society”(2021), 「라캉의 나르시시즘 개념 고찰의 정신분석 실천적 의미」(2019) 외 정신증의 연안 지대(2020), 프란시스코 고야 분석(2019), 분 석의 종결의 의미(2018), 히스테리와 여성성(2015) 등 다수의 논문, 『정신분석 미술치료: 프로이트부터 라캉까지』(2020) 외 두 편의 공저가 있다. 주체와 진리 탐구를 방향성으로 하여 학제적, 실천적 노력을 이어 감으로써 우리 개인과 사회를 위해 전문가 교육 및 양성에 기여하고 있다.
차례 ▼
서문 5
서론 21
―이성의 형태 22
1장 라캉의 이론과 진단에 대한 다차원적·위상학적 접근 69
도입 71 | 라캉의 이론과 『정신 장애 진단 및 통계 편람』 75 | 정신의학과 정신분석의 진단에 대한 라캉 이론의 기여 81 | 구조적 편집증과 메타노이아 88 | 두 가지 분열: 신경증적 투사, 정신증적 투사적 동일시, 폐제 100 | 히스테리와 정신증 120 | 실재 “혼자”의 주체 137 | 양극성 장애의 의학적 역사 145 | 조울증의 정신분석적 이해 147 | 사례 156 | 진단(DSM-IV) 159 | 사례의 논의 161 | 결론 163
2장 욕망의 그래프에서 의미화의 연쇄(들) 167
소개 167 | 그래프와 질문들 169 | 그래프의 첫 번째 수준 172 | 그래프의 두 번째 수준 175 | 이상적 자아에서 자아로 179 | 결론 219
3장 정신분석의 임상적 증거, 표준과 비표준 프레임, 순수·응용 정신분석의 질문 223
정신분석에서 증거의 개념 226 | 치료 방법으로서 정신분석의 비효율성에 관한 보급 편향 238 | 표준과 비표준 프레임 251 | 사례 254 | 결론 261
4장 예비 세션과 고려 사항 271
5장 단일 프레임, 논리적 시간, 세션의 절분 279
전이 내부와 전이 외부의 조언의 차이 296
6장 알고 있다고 가정된 주체, 사랑과 증오, 그리고 부정적 전이 301
부정적 전이 318
7장 분석가의 [존재] 지불과 치료의 방향 357
8장 해석, 구두점, 인용 그리고 말의 절분 371
1. 지로부터 지로의 진행 390 | 2. 미지로부터 지로의 진행 390 | 3. 미지로부터 미지로의 진행 391
9장 분석가의 저항과 욕망 그리고 역전이 문제 395
분석가의 저항 395 | 증상 399 | 분석가의 중립성의 계산된 동요 또는 전략적 동요 401 | 일자 존재의 핵심의 세 번째 지불-분석가의 욕망과 메타윤리학 및 실재의 윤리 403 | 분석가의 욕망과 역전이의 문제 409
10장 성적 차이에서 일자의 기능과 여성적 주이상스 417
증상, 환상, 그리고 성적 차이 417
11장 시간, 분석의 단계, 치료적 정언으로서 오이디푸스 445
시간과 무의식의 문제 445 | 예비(전-치료) 단계와 치료의 첫 번째 단계 453 |치료의 두 번째 단계 461
12장 고유한 분석의 목표와 종결: 순수 분석의 세 번째 단계 473
도입 473 | 목표와 종결 477 | 종결할 수 있는, 종결할 수 없는 480 | 자아 방어의 분석, 장애물인가 치료인가? 486 | 억압적 무의식 형성의 분석 493 | 나르시시즘적 상처와 저항 511 | 상징적 거세 514 | 상징적 거세는 오이디푸스 너머에 있다 517 | 상징적 거세를 넘어서 갈 수 있는가? 519 | 고유한 순수 분석의 시작과 중간 단계 520 | 종결하기 위해, 종결할 수 없는 분석 528
13장 공립 클리닉에서 임상 정신분석과 트라우마의 문제 533
자연-양육 변증법과 상보적 계열 533 | 어린 시절과 이후의 트라우마, 환상의 기능, 그리고 회복 기억/허위 기억/덮개 기억의 기능 538 | 사례 1 545 | 사례 2 548 | 단일 비표준 프레임 558 | 트라우마, 정신적 인과성, 그리고 상보적 계열 560
부록 I—에너지, 주이상스, 정동 대 기표들, 표상들 569
부록 II—진리의 두 반 측면: Alethes and Lethes, 진리와 망각 589
찾아보기 5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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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캉을 어떻게 ‘실천’할 수 있을까?
―라캉 연구가 및 실제 임상의와 정신분석가를 아우르는 광범위하고 실용적인 라캉 해설서
『라캉 정신분석 실천』은 정신분석의 이론과 실천에서 작동하는 ‘앎’과 ‘알지 못함’을 설명하기 위해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적 틀을 제시한다. 또한 다양한 유형의 프레임과 증거를 포함하여 듣기, 인용, 구두점, 절분의 실천, 분석가의 저항과 욕망, 은유로서의 전이 사랑, 분석의 종결에서 부정적 전이의 역할, 그리고 분석의 끝에서 간주되는 라캉의 마지막 공식화로서 생톰(sin thome)과의 동일시 같은, 라캉학파 임상 실천의 중심 원리들을 설명한다. 임상의, 분석가, 라캉학파 분석가를 위한 임상과 사례의 광범위한 실천적 지식을 담은 이 책은 인간 정신을 탐구하는 여러 독자들에게도 역시 흥미롭고 유용한 텍스트가 될 것이다.
정신분석학의 이론은 실천과 분리될 수 없다
“나는 자주 상호 교환적으로 사용되는 실천(practice)과 기술(technique)이 실제로는 서로 다른 형태의 이성에서 파생된 두 가지 다른 개념을 대표한다고 제안한다. 정신분석에서 실천은 기술적 합리성이 아닌 분석적 행위로서의 실재의 실천이다. 기술은 정보만 포함하지만, 실천은 인간의 주체성(subjectivity)과 심리적이고 정신적인 경험을 포함한다.” (14쪽)
‘정신분석 실천’은 정신 건강 분야의 흔한 사례들처럼 기술자나 전문가가 이론적 지식을 무시하고 실천할 수 있는 쉬운 형태의 응용 정신분석이 아니다. 요컨대 이론 정신분석은 분석적 실천과 완전히 분리될 수 없다. 이론과 실천의 분리는 자칫 정신분석의 사적인 실천을 고립시킬 수 있고, 그것은 또한 이론의 빈곤과 함께 기술 자체의 빈곤으로 이어진다.
라캉의 이론이 어느 시점부터는 추상적이더라도 항상 분석가를 염두에 두고 전달되거나 분석적 실천과 관련하여 생각된 점을 감안할 때, 그는 실천이 없는 이론이나 체계적인 관계가 없는 이론에 의한 실천 등 정신분석계의 상황을 못마땅하게 볼 것이 분명하다. 라캉에 따르면, 이론이 없거나 과학 이론이나 서양 사상의 역사와 연결되지 않는 순전히 기술적 절차로서의 심리치료는 응용 정신분석이 될 수 없다. 응용 정신분석은 이론을 ‘전문가’에게만 맡기는 이론이 결여된 실천이 아니다. 그것은 개인 실천이나 표준 프레임뿐만 아니라 실제로 다양한 형식과 환경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 이론의 실천이다.
정신분석에서의 ‘실천’이란
앞서 말했듯, 정신분석의 실천이란 반드시 기술적 합리성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즉 그것은 언어나 수학적 정보뿐만 아니라 인간의 주체성, 욕망의 주체적 진리, 심리적 및 정신적 경험, 주체 자신의 존재에 뿌리를 둔 ‘자유롭게 떠도는 주의(attention)’를 포함한다. 이는 사례를 논의할 때, 분석가가 윤리적·실천적 관점에서 임상적 자료들을 계속해서 위장하고 수정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정신분석의 과정에서 직면할 수 있는 문제는 주체의 사생활 보호의 문제뿐만이 아니다. 정신분석 세션의 모든 측면을 기술, 측정 또는 척도화할 수 없다는 것 또한 문제이며, 분석가에게는 이를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무리 뛰어난 묘사라 할지라도 실재를 고스란히 대변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실천이란 한 개인이 단순히 숫자나 집합, 범주 또는 실험의 구성 요소로 취급되는 것이 아니라, 실재의 실천이나 특정 유형의 활동에 직접 참여해야 함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자유 연상법은 생각, 감정, 진리, 기표 등을 이미 결정된 사고, 지식, 이데올로기의 연쇄로부터 푸는 방법을 구성한다. (중략) 이론과 실천은 서로 관련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개방적이거나 포화되지 않은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54~55쪽)
“라캉은 우리가 더 정확하도록 돕는다”
현재의 관점에서 정신분석은 대체로 낡고 의심스러운 개념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라캉의 정신분석은, 이론과 실천의 문제를 해결하고, 정신분석을 21세기 현대 문화와 관련시키기 위해 정확히 맞춰진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다른 정신분석학파가 라캉의 정신분석을 무시하고 그의 방법론을 배제하거나 때로는 자신들의 관점을 위하여 표절한다면, 라캉 정신분석에 대한 진지한 연구에서 나온 것이라기보다는 당파적인 움직임일 가능성이 크다. 이것은 정신분석학 전체의 해체라는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라캉 정신분석 실천』은 라캉의 프로이트 원칙 재공식화, 프로이트의 작업에 대한 독창적인 기여, 그리고 실재와 주이상스를 중심으로 한 라캉의 후기 작업에 동등한 관심을 기울인다. 결국 이 책은 ‘라캉의’ 정신분석에 대한 책이지 단순 정신분석에 관한 책은 아니다. 그리고 동시에, 라캉의 정신분석학과 다른 21세기 사상 및 실천 학파 간의 유사성과 차이를 강조하는, 충분히 늘어나고 구부러지는 유연한 책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