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이 너를 구원할 때 아름다운 존재가 되는 미학 수업
한 학기 한 권 읽기 2
김요섭 지음 | 2024-03-20 | 208쪽 | 15,000원
고등학교 교사이자 지역 인문학 단체에서 꾸준히 미학 강독을 진행해 온 저자가 쓴 미학 입문서로, 청소년은 물론이고 미학에 대한 기본 소양을 쌓고 싶은 성인들을 위한 책이기도 하다. 미학 전반의 사유와 철학의 주요 지점들을 넘나들며 도대체 아름다움이란 무엇인지, 아름다움은 어떻게 존재하며 그 형태는 어떠한지, 그리고 아름다움을 깨닫게 된 나는 어떤 존재일 수 있는지를 탐구한다. 오직 아름다움을 제대로 이해할 때만이, 일상의 무의미를 사라지게 만들고 우리가 진정으로 자신일 수 있다.
저·역자 소개 ▼
자신의 과업이 무엇일지 계속 고민해 온 사람. 여러 곳을 여행하고, 소설을 쓰고, 단편영화를 만들기도 했다. 그러는 와중에 인문 공동체를 시작하여 꾸준히 책을 읽었다. 삶의 경계를 계속 기웃거리던 일상에 큰 변화가 온 건, 코로나라는 재앙의 아름다움 때문이었다. 3년 넘게 매일 진행한 온라인 미학 수업. 덕분에 프랑스 철학의 매력적인 언어에 흠뻑 빠져들 수 있었다. 역병의 시기, 작은 죽음의 흔적이자 장소 없음을 헤맨 기억은 다만 글로 남았다. 현재 고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근간으로 『미학을 묻는 당신에게』가 있다.
차례 ▼
프롤로그 5
1. 아름다움이란 말이야! 11
— 아름다움의 미학적 의미
2. 멀어지는 것을 사랑할 수 있을까요? 21
— 아름다움의 인식론적 측면
3. 이해할 수 없어야 사랑스럽다니? 30
— 타자성과 신비로서의 아름다움
4. 어떻게 ‘진리’가 변할 수 있죠? 40
— 관계 속에서 생성되는 진리
5. 사랑과 아름다움이 있기 위해 신이 꼭 필요한가요? 49
— 신성의 지점에서의 진리
6. 다시 사랑할 결심 59
— ‘신·정의·사랑·아름다움’의 진리 형식
7. 매번 그곳을 다시 찾아야만 한다고? 68
— 진리의 도착과 기다림의 문제
8. 자신도 모르는 몫을 선물할 수 있을까? 79
— 정의란 무엇인가
9. 당신을 교란시키는 바깥에서 온 손님 91
— 판단중지
10. 작은 죽음이란? 100
— 미학적 죽음과 새로움의 형식
11. 죽음 안에 있는 동시에 죽음 바깥에 있다? 109
— 죽음을 앞서 본 존재의 새로운 시선
12. 차가운 열정이라니요? 118
— 미학적 존재론
13. 계산 없음을 향해 가라고요? 128
— 타자를 향한 주체
14. 잠깐 도착할 수밖에 없는 것을 계속 기다리라고요? 140
— 기다림 안의 존재
15. 계속해서 차연하라! 155
— 노마드적 존재론
16. 인생은 B와 D 사이? 165
— 능동적 허무를 향한 지향성
17. 미완성인 채로 남으라고요? 183
— 무위의 공동체
에필로그 197
찾아보기 198
편집자 추천글 ▼
“진정한 아름다움은
과연 나를 어디로 데려갈까?”
아름다움을 상실한 시대에서,
아름다움이자 진정한 나 자신이 있는 곳을 향한 여정
<아름다움이 너를 구원할 때>는 고등학교 교사이자 지역 인문학 단체에서 꾸준히 미학 강독을 진행해 온 저자가 쓴 미학 입문서로, 청소년은 물론이고 미학에 대한 기본 소양을 쌓고 싶은 성인들을 위한 책이기도 하다. 미학 전반의 사유와 철학의 주요 지점들을 넘나들며 도대체 아름다움이란 무엇인지, 아름다움은 어떻게 존재하며 그 형태는 어떠한지, 그리고 아름다움을 깨닫게 된 나는 어떤 존재일 수 있는지를 탐구한다. 오직 아름다움을 제대로 이해할 때만이, 일상의 무의미를 사라지게 만들고 그럴 때 우리는 진정으로 자기 자신이 될 수 있다.
아름다움의 아이러니,
"아름다움은 당신이 생각하는 그곳에 없다”
‘아름다움’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우리가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 아마도 보기에 좋은 것, 예쁜 것, 깔끔한 것 등등일 테다. 그러나 미학에서 이야기하는 아름다움은 무조건 긍정적이거나 흠 잡을 데 없는 아름다움이 결코 아니다. 그럴듯한 가짜 아름다움을 추구하던 우리는 느닷없이 스스로의 텅 빈 상태를 느끼고 알 수 없는 공허감에 빠지곤 한다. 부지런히 가꿔 오던 일상이 한순간에 무의미하고 부조리하게 느껴짐은 물론이다. 미학은 어떠한 부정성도 없는 매끈한 아름다움이 아니라, 결코 계산될 수도 팔릴 수도, 때로는 이해할 수조차 없는 고유한, 어떠한 가능성을 품고 있는 것들에 주목한다. 진정한 아름다움이란 기성품처럼 쉽게 계산되고 대체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결코 교환될 수 없는 것’에 머물기 때문이다. 이러한 아름다움을 향한 여정 속에서 만나고 도착하는 무언가와의 관계만이 진정한 우리 자신을 되찾게 한다.
아름다움을 이해하기 위한 긴 여정을 통해 우리는 삶을 기존과는 다른 방식으로 이해하는 새로운 관점을 갖게 된다. 이 책은 돈을 잘 벌고 건강하게 사는 것이 최선이라는 다수의 무의식적 목표만이 아닌, 새로운 삶의 형식이자 존재로서 ‘진짜 나는 누구인지’, ‘어떤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으며 나와 다른 타자를 어떻게 이해하며 다가갈 수 있는지’ 등의 미학적 물음에 답하고자 한다. 결국 아름다움을 진정으로 이해한다는 것은 곧 나를 이해하는 것이며, 나아가 타자, 삶을 이해하는 일이다.
철학과 영화로 읽는 미학
이 책에서는 니체, 하이데거, 레비나스, 데리다, 푸코, 블랑쇼, 아도르노, 바디우, 바타유 등 다양한 철학자들의 개념이 언급된다. 그러나 마치 수업을 듣듯, 평범한 학생의 질문과 이에 응답하는 선생님의 친절하고 쉬운 답변이라는 형식으로 풀이하고 있기에 철학, 철학자라는 단어에 겁을 먹을 필요는 없다. 어쩌면 난감할 수 있는 물음들이 구체적 사례를 통해 해소되는 과정을 함께 따라가면서,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자연스레 생각의 흐름을 가져갈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각 장마다 중요한 개념을 이해하기 쉽도록 다양한 영화를 접목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헤어질 결심」의 유명한 대사, “당신에게 영원히 미결사건으로 남고 싶다”라는 말이 과연 미학적으로 어떻게 해석되는 것인지,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를 통해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될 수 있는 ‘탈주’의 가능성과 ‘수동성 안의 능동성’을 설명한다.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드라이브 마이 카」에서 감당할 수 없는 아픔을 겪은 이후에도 계속해서 살아가는 존재가 어떻게 아름다워지는지 그리고 타자에게 ‘응답’한다는 것은 무엇인지 보여 주며, 「스즈메의 문단속」에서는 재앙, 곧 카오스적 시간의 아이러니한 아름다움과 가능성을 밝혀내는 식이다.
왜 아름다움을 포기하면 안 되는가?
‘우리’를 위한 미학적 존재론
진정한 아름다움에 다가가는 일이 이토록 사회의 통념, 지금까지 내가 당연하게 알고 있던 것들을 거스르고 올라가는 여정이라면, 이를 그만두어선 안 되는 궁극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그것이 우리가 인간이라는 ‘유한한 존재’를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 바깥으로부터 닫힌 존재, 자기 안에서만 온전해지려는 행위는 우리 스스로를 닫히고 고립된 존재로 만든다. 그러나 바깥에서 도착해 온 아름다움과 하나가 된 느낌, 낯선 손님을 환대하는 일은 우리에게 ‘무한한 순간’을 선사한다. 우리는 계속해서 서로 부딪히고, 상처받고, 피 흘리고, 그 안에서 살고 사랑하며 계속되어야 마땅한 존재들이다. 그리고 그러한 존재들은 그 여정 자체로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