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유물론 패러다임 존재론, 행위자 그리고 정치학

몸문화연구소 번역총서 6

다이애나 쿨, 사만타 프로스트 지음, 박준영·김종갑 옮김 | 2023-09-14 | 480쪽 | 27,000원


우리 인간은 그 자체로 물질로 구성되어 있으며, 물질적 세계에 둘러싸여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물질적 요인들을 전경화(foregrounding)하고 물질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재구성하는 것은 21세기에 공존의 조건을 설득력 있게 설명하기 위해 필수적이다.

『신유물론 패러다음』은 철학, 정치학, 문학, 문화, 여성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필자들이, 산발적으로 흩어져 유실된 유물론의 현실을 인식하고 물질의 문제를 다시 제기하며 인간을 둘러싼 물질적 요소들에 정당한 가치를 부여해야 한다는 믿음 아래 탄생했다. 유물론의 갱신, 신유물론에 대해 말하고 있는 각각의 글들은 자연스레 서로 교차하고 공명하며, 이는 신유물론에 대한 패러다임을 무수히 촉발시킨다. 


저·역자 소개 ▼

저자  다이애나 쿨 Diana Coole
런던대학교 버크벡 칼리지의 정치 및 사회 이론 교수이다. 가장 최근 저서로는 『부정성과 정치학: 칸트에서 포스트구조주의까지 디오니소스와 변증법』(Negativity and Politics: Dionysus and Dialectics from Kant to Poststructuralism, 2000), 『메를로 퐁티와 반-휴머니즘 이후의 현대 정치』(Merleau-Pont y and Modern Politics after Anti-Humanism, 2007)가 있다. 그녀는 현재 레버훌름 메이저 연구 펠로우십(Leverhulme Major Research Fellowship)의 지원을 받아 인구 문제를 연구하고 있다. 

저자  
사만타 프로스트 Samantha Frost 
일리노이 대학 어바나-샴페인캠퍼스의 정치학과, 젠더 및 여성학 프로그램, 비평 및 해석 이론과의 부교수이다. 그녀의 저서인 『유물론 사상가로부터 배운다: 윤리와 정치에 대한 홉스의 성찰』(Lessons from a Materialist Thinker: Hobbesian Reflections on Ethics and Politics, 2008)은 미국 정치학 협회 기초이론 부문에서 수여하는 첫 번째 도서로 선정되었다. 현재 ‘홉스와 타율성: 유물론과 정치학에 관한 에세이’(Hobbes and Heteronomy: Essays on Materialism and Politics)라는 제목의 책을 집필 중이다.
 

역자  
박준영
‘수유너머 파랑’ 연구원, 현대철학 연구자. 동국대학교 불교학과를 졸업하고 서강대학교 대학원 석·박사 과정에서 프랑스철학을 공부했다. 현재 서울과학기술대학교와 성신여자대학교에서 철학과 현대 문화론을 가르치고 있다. 최근에는 신유물론에 관심을 두고 번역과 연구를 하면서 강의하고 있다. 육후이의 기술철학 그리고 불교철학과 현대서양철학의 관계도 연구 대상이다. ≪철학, 개념: 고대에서 현대까지≫, ≪신유물론, 물질의 존재론과 정치학≫을 썼으며, ≪신유물론: 몸과 물질의 행위성≫, ≪K-OS≫, ≪욕망, 고전으로 생각하다≫, ≪사랑, 고전으로 생각하다≫ 등을 함께 썼다. 번역서로는 ≪신유물론: 인터뷰와 지도제작≫, ≪신유물론 패러다임≫(공역), ≪해석에 대하여: 프로이트에 관한 시론≫(공역)이 있다. 


역자 박준영 

정읍에서 태어났으며, 미국 루이지애나주립대학에서 영문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건국대학교 영문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몸문화연구소 소장이다. 《타자로서의 몸, 몸의 공동체》, 《근대적 몸과 탈근대적 증상》를 비롯한 다수의 저서와 역서, 논문이 있다.

차례 ▼

서론 9

물질성의 힘

신유물론으로 가는 길 위 생기론이라는 행선지 —제인 베넷 73

비-변증법적 유물론 —펭 치아 105

물질의 관성과 살의 생성성 —다이애나 쿨 37

비인격적 물질 —멜리사 A. 오를리 173

정치적 문제들

페미니즘, 유물론, 그리고 자유 —엘리자베스 그로츠 205

공포와 자율성의 환상 —사만다 프로스트 231

경험의 물질성 —윌리엄 E. 커놀리 259

‘생명 자체’의 정치와 죽어 감의 새로운 방식들 —로지 브라이도티 291

파괴의 경제

알기 어려운 물질—개가 이해하지 못하는 것 —레이 초우 319

지향성 물질 —사라 아메드 337

시몬 드 보부아르—불일치하는 유물론들과 교전하기 —소니아 크룩스 373

역사 유물론의 유물론 —제이슨 에드워드 405

역자 해제 | 신유물론의 현재와 존재-윤리학 427

참고문헌 444

찾아보기 465

글쓴이 소개 477 
편집자 추천글 ▼

내 아“막대한 물질성의 세계 속에서 우리가
어떻게 유물론자가 되지 않을 수 있겠는가?”

― 깨지기 쉽고 덧없는 이 세계를 혁신하기 위한
단 하나의 돌파구, 신유물론!

약탈과 불안, 상실과 파괴의 시대를 직시하는
신유물론적 사상의 최전선

우리 인간은 그 자체로 물질로 구성되어 있으며, 물질적 세계에 둘러싸여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물질적 요인들을 전경화(foregrounding)하고 물질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재구성하는 것은 21세기에 공존의 조건을 설득력 있게 설명하기 위해 필수적이다.

『신유물론 패러다임』은 철학, 정치학, 문학, 문화, 여성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필자들이, 산발적으로 흩어져 유실된 유물론의 현실을 인식하고 물질의 문제를 다시 제기하며 인간을 둘러싼 물질적 요소들에 정당한 가치를 부여해야 한다는 믿음 아래 탄생했다. 유물론의 갱신, 신유물론에 대해 말하고 있는 각각의 글들은 자연스레 서로 교차하고 공명하며, 이는 신유물론에 대한 패러다임을 무수히 촉발시킨다.

유물론으로 돌아가기

현재의 우리가 유물론을 긴급히 다시 소환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마디로 물질이 너무나 난해하고 복잡해졌기 때문이다. 자연과학의 진보는 우리에게 많은 혜택을 가져다주었으나 한편으로는 우리가 자연을 이해하고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바꿈으로써 점점 물질세계와 그것의 가능성에 대한 대중의 상상을 변형시켰다. 그리고 이러한 배경에서 물질, 특히 생명체와 관련된 진보들은 윤리적이고도 정치적인 관심을 촉발시켰다.

살아 있는 물질에 대해 사유하는 새로운 방식은 우리를 둘러싼 세계를 빠르게 재배치하고 있으며, 이 책에서는 총 세 개의 부로 나누어 이를 소개한다. 첫 번째, ‘물질성의 힘’에서는 신유물론의 존재론을 탐색하며, 물질과 물질성에 대해 탐구한다. 특히 이는 포스트휴머니즘적인 방향으로서, 살아 있는, 또는 행위자를 드러내는 물질 자체에 관한 파악을 시도하는 것이다.

‘정치적 문제들’에서는 신유물론의 존재론적·과학적·기술적 차원들이 어떻게 권력, 윤리학 그리고 정치학의 형식과 영역의 재구성을 요청하는지를 탐구한다. 이는 당연히 생명과 인간에 대한 정치적이고 윤리적인 주제로 이어진다.

마지막 ‘파괴의 경제’에서는 신체의 물질성과 실천의 물질성의 관계를 분석하고, 더 나아가 정치적 변형의 공간과 그 가능성들을 생산하고 재생산하는 방식을 탐색한다. 신유물론적 학제를 통해 우리는 더 광범위한 지정학적·사회경제적인 구조를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우리는 물질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바꿔야 한다
"그저 그것을 행하고, 세계를 사랑해 보자”

인간은 모두 유한하며 물질적인 존재이다. 니체는 피할 수 없는 고통과 마주하지 않으면 결국 삶을 긍정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고통을 피하려 한다는 것은 삶과 삶이 우리에게 부여하는 경험으로부터 도망치고자 하는 것이다. 즉, 우리를 구성하는 물질에 대한 본능적 감각을 잃는 것이 인간 고통의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고통으로부터 단절되려 할수록, 우리 경험의 고정된 이미지와 주체의 잘못된 인상에 갇혀 버리기 때문이다. 결국 “역설적으로 우리는 자신의 경험에 의해 고통을 받고, 정확히는 우리의 고통을 강렬하게 겪거나 경험하지 않기 때문에 그것의 희생자가 된다”.

이것은 어떠한 덕이 각각의 본능들에 생명을 불어넣는지, 그것이 탁월함을 성취하기 위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그리고 이것이 다른 본능과 전체(우리가 타고 태어난 ‘전체’는 비인격적 물질의 총체로서의 자연 전체이다)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명확히 의식하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내가 정말로 무엇을 경험했는가?”, “그 당시 내 주변과 내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와 같은 질문을 하면서 우리의 경험의 통역사가 되어야 한다. 우리의 경험의 통역사가 된다는 것은 우리가 아직 보지 못한 것을 보는 법을 배워야 함을 의미한다. 우리는 성찰적 판단뿐만 아니라 물질적 민감성도 훈련해야 한다. _본문 193쪽 중에서

신유물론은 우리에게 선과 악 같은 초월적인 가치를 넘어 실존적 가치, 내재적 기준을 윤리로 삼기를 원한다. “신체는 말 그대로 신유물론 윤리의 터전”으로서, 이 안에서 슬픔 정념뿐만 아니라 관대함과 즐거움이라는 능동적 정서 역시 배양된다. 이러한 교전의 한가운데 우리는 슬픔과 고통에 끊임없이 투쟁하고, 행동하며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야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