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화 기호학

철학의 정원 61

자크 퐁타뉴 지음, 송태미 옮김, 최용호 감수 | 2023-08-31 | 416쪽 | 31,000원


1980년대와 1990년대에 기호학은 구조주의의 약화, 인지과학의 발전, 현상학으로의 복귀, 사회적·예술적·기술적 실천의 의미분석에 대한 요구 증가와 같은 큰 변화의 흐름 속에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정념의 문제, 의미작용에서 지각이 맡은 역할, 감각 세계와 지각의 관계, 현상학과의 관계 등이 새로운 연구 과제로 등장한 것이다.

『담화 기호학』은 ‘실행 중인 담화’, 즉 ‘살아 있는 담화’의 관점이자 ‘생성 중인 의미’의 관점을 채택하고, 이를 통해 ‘의미의 기본 구조’ ‘행위소, 행위자, 양태’ 등에서 ‘발화’의 개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에 대한 이론을 종합한다. 또한 기호학에 관한 현재의 여러 연구 흐름을 통합하기 위한 프레임을 설정한다. 


저·역자소개 ▼

저자  자크 퐁타뉴 Jacques Fontanille 
프랑스 리모주대학교 언어기호학 교수이며, 파리학파의 2세대 기호학자이다. 파리학파의 창시자 그레마스의 제자로서 스승의 연구를 계승하고 발전시켜 오는 가운데 후기 파리학파를 실질적으로 주도해왔다. 그레마스와 함께 『정념의 기호학』(Semiotiques des passions)을 공동집필했다. 『긴장과 의미』(Tension et signification, 공저), 『신체와 의미』(Corps et sens), 『기호학적 실천』(Pratiques semiotiques) 등 다수의 저작을 통해 후기 파리학파 기호학의 이론적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송태미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포스트-파리학파 기호학에 나타난 신체적 세미오시스 연구」로 불어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대표 논문으로 「‘가능화된 주체’의 기호학적 위치」, 「‘파상력’ 개념을 통해 본 우엘벡의 소설 『세로토닌』」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 『상처받지 않는 삶』, 『필립 가렐, 찬란한 절망』(공역) 등이 있다. 현재 경북대학교 불어불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감수 최용호

한국외국어대학교 프랑스학과 교수.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프랑스어를 전공하고, 프랑스 파리 10대학에서 소쉬르의 시간 개념에 관한 논문으로 언어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 프랑스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지은 책으로 『일꾼과 이야기꾼』(공저, 2022), 『이야기의 끈』(공저, 2021), 『소쉬르는 이렇게 말했다』(2017), 『노랑 신호등』(공저, 2012), 『서사로 읽는 서사학』(2009), 『의미와 설화성』(2006), 『광고 커뮤니케이션 문화 마케팅』(2005), 『텍스트 의미론 강의』(2004), Le temps chez Saussure(2002)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신앙과 지식/세기와 용서』(공역, 2016), 『정념의 기호학』(공역, 2014), 『일반 언어학 노트』(공역, 2007) 등이 있다.

차례 ▼

저자의 말

제I장 기호에서 담화로
개요
1. 기호와 의미작용
1.1. 의미의 다양한 정의 • 1.2. 전통적인 기호 이론
2. 지각과 의미
2.1. 쟁점들 • 2.2. 언어활동의 두 측면 •2.3. 감성과 지성

제II장 의미의 기본 구조
개요
1. 이원 구조
1.1. 모순 대립 (결성 대립, 유무적 대립) •1.2. 반대 대립
2. 기호 사각형
2.1. 기호 사각형의 구성 원리 •2.2. 기호 사각형의 기본 통사 •2.3.가치론적인 분극 •2.4. 2세대 항
3. 삼원 구조
3.1. 현상 기술의 세 가지 층위 •3.2. 삼원 구조의 속성 •3.3. 존재 양식
4. 긴장 구조
4.1. 미결 상태의 문제들 •4.2. 새롭게 요청되는 내용 •4.3. 감성의 차원 •4.4. 두 차원의 상관관계 •4.5. 상관관계의 두 가지 유형 •4.6. 발랑스에서 가치로 •4.7. 4장의 결론

제III장 담화
개요
1. 텍스트, 담화, 이야기
1.1. 텍스트•1.2. 담화 •1.3. 이야기 •1.4. 텍스트와 담화 •1.5. 이야기와 담화
2. 담화 심급
2.1. 위치 점유 •2.2. 연동/탈연동 •2.3. 위치의 장
3. 담화 도식
3.1. 긴장 도식 •3.2. 표준 도식 •3.3. 담화 통사

제IV장 행위소
개요
1. 행위자와 행위소
1.1. 행위소와 술어•1.2. 정체성, 역할, 태도의 행정•1.3. 문장의 행위소와 행위자
2. 변형 행위소와 위치 행위소
2.1. 담화적 변형과 담화적 정향 •2.2. 위치 행위소 •2.3. 변형 행위소 •2.4. 위치의 장과 서술 장면
3. 양태
3.1. 술어로서의 양태 •3.2. 정념적 상상으로서의 양태화

제V장 행위, 정념, 인지
개요
1. 행위
1.1. 전제에 의한 재구성 •1.2. 행위 프로그램화
2. 정념
2.1. 정념적 강도와 외연 •2.2. 담화의 정념적 차원의 형상
3. 인지
3.1. 지식과 믿음 •3.2. 포착과 합리성
4. 교차와 삽입
4.1. 삽입 •4.2. 감성과 지성

제VI장 발화
개요
1. 요약
1.1. 자기수용적 심급 •1.2. 현존의 장 •1.3. 담화 체제
2. 용어 사용의 문제
2.1. 발화 이론과 의사소통 이론 •2.2. 발화와 주체성 •2.3. 발화와 화행
3. 발화실천
4. 실천의 다양한 조작들
4.1. 존재론적 긴장 •4.2. 기호 대상들의 존재론적 생성 •4.3. 담화 심급의 존재론적 생성
5. 기호계

참고문헌
색인 

편집자 추천글 ▼

의미는 ‘생성’이다
파리학파, 연속성과 생성 과정의 기호학

1980년대와 1990년대에 기호학은 구조주의의 약화, 인지과학의 발전, 현상학으로의 복귀, 사회적·예술적·기술적 실천의 의미분석에 대한 요구 증가와 같은 큰 변화의 흐름 속에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정념의 문제, 의미작용에서 지각이 맡은 역할, 감각 세계와 지각의 관계, 현상학과의 관계 등이 새로운 연구 과제로 등장한 것이다. 『담화 기호학』은 ‘실행 중인 담화’, 즉 ‘살아 있는 담화’의 관점이자 ‘생성 중인 의미’의 관점을 채택하고, 이를 통해 ‘의미의 기본 구조’ ‘행위소, 행위자, 양태’ 등에서 ‘발화’의 개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에 대한 이론을 종합한다. 또한 기호학에 관한 현재의 여러 연구 흐름을 통합하기 위한 프레임을 설정한다.

포스트구조주의 시대를 위한 ‘파리학파 기호학’
그레마스를 잇는 퐁타뉴 이론의 개론서

기호학은 구조주의 언어학을 토대로 출범한 언어학의 분과 학문이다. 전통 언어학에서 연구 대상으로 삼았던 ‘단어’와 ‘문장’ 차원의 의미를 넘어 그 대상을 ‘텍스트’의 의미로 확장했다. 60년대에서 80년대의 초기 기호학은 철저히 구조주의적인 관점에서 구축되었지만, 80년대와 90년대에 접어들며 기호학은 구조주의의 약화와 함께 다양한 변화의 국면을 맞이했다. 파리학파 창시자 그레마스의 제자이자 그를 이어 후기 파리학파를 주도한 저자 자크 퐁타뉴는 이 책에서 구조주의 시기의 기호학 연구 성과들을 망라하고, 이른바 ‘포스트 구조주의’ 시대를 맞이한 오늘날 파리학파 기호학이 나아갈 방향과 수정된 이론을 제시한다.

파리학파 기호학은 ‘텍스트’의 의미를 탐구하는 언어학의 분과 학문이며, 이 책은 언어학과 기호학에 관한 선행지식이 있는 독자를 위한 후기 파리학파 기호학의 개론서로 쓰였다. 그러나 파리학파 기호학이 문학, 시각예술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언어, 비언어 텍스트의 분석을 위한 방법론으로 활용되는 만큼, 이 책은 언어학/기호학 연구자 및 학생들에게는 물론이고 각종 문화콘텐츠 분석 방법에 관심을 가진 독자들에게도 반가운 책이 될 것이다.

“실행 중인 담화”로 이동한 기호학의 관점
의미 생성 과정, 그리고 연속성으로 가다

기호학의 연구 대상은 의미의 이산적 대립 구조에서 의미의 생성 중에 나타나는 긴장적이고 점진적인 차이로, 즉 의미의 ‘구조’에서 의미의 ‘생성 과정’으로 이동했다. 파리학파는 이러한 변화에 발맞추어 초기 이론의 혁신을 통해 구조주의 이후를 위한 이론을 정립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파리학파 기호학은 60년대에 구조주의 사상을 기반으로 출범하여, 언어학·인류학·형식논리학의 접점에서 하나의 독립된 분과 학문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80년대에 접어들면서 기존의 구조주의적 접근 방식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에 부딪히게 된다. ‘포스트 구조주의 기호학’의 필요성이 대두된 것이다.

전면적인 이론적 혁신이 이루어졌다. 기존의 구조주의 기호학이 불연속적인 현상과 이산적 대립만을 다루었다면, 포스트 구조주의 기호학은 불연속적인 현상으로서 분절된 의미가 나타나기까지 의미가 생성되는 연속적인 중간 과정을 고려한다. 랑그 체계는 감각적인 세계의 지각을 통해 형성되는 것으로 보고 이 지각의 과정을 지속적인 변조와 점진적인 긴장의 장으로 재현한다. 상징 기호들의 체계와 그 술어적 상관관계만을 고려했던 기존의 기호학과 달리 오늘날의 기호학은 위상학적인 공간을 상정하고 그 공간에서의 위치를 통해 의미를 표상한다. 이 역동적이고 유연한 공간에서 기호의 의미를 표상하는 것, 이것이 오늘날의 기호학이 담당해야 할 새로운 과제이다. 기호학은 이제 서사 논리, 발화 행위와 함께 담화적 정념과 감성도 다루게 되었다.

문화콘텐츠 분석을 위한 도구로서의 기호학

이 책은 포스트 구조주의 시대의 기호학 이론을 혁신하려는 시도를 통해 수정된 파리학파 기호학을 소개하고 있다. 퐁타뉴는 기존의 기호학 이론을 수정하면서, 일관된 설명을 구축하고 체계성과 명료성을 획득하기 위하여 ‘실행 중인 담화’라는 하나의 관점을 취한다. 1장(기호에서 담화로)과 2장(의미의 기본 구조)에서 이 관점을 취한 이유와 배경을 설명하고 있으며, 이어지는 장에서는 이 관점을 통해 수정한 이론들을 소개한다. 3장(담화)에서는 이 관점을 취함으로써 초래되는 결과를, 4장(행위소)과 5장(행위, 정념, 인지)에서는 기존 이론이 어떻게 재편되는지를 소개하고 있으며, 마지막으로 6장(발화)에서는 전체적인 내용의 요약과 함께 ‘발화’의 개념을 재정의한다.

이로써 우리는 위상학적인 성격을 갖는 ‘장’으로서의 담화를 발견하고, 기존의 ‘표준 도식’ 모델과 새롭게 제안된 ‘긴장 도식’ 모델의 상관관계를 이해할 수 있다. 의미의 생성 과정, 즉 긴장적이고 점진적인 차이에 대한 도식화를 통해 서사 도식, 그리고 생성되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변화하는 의미의 미세한 차이들에 주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