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소서를 프로듀스!
김미경, 권오성, 김미라, 이정상, 데이비드 립스키, 김영지, 조소영, 박지원, 임수민, 박은경 지음 | 2015-03-23 | 232쪽 | 12,000원
구직이나 학업을 위해 자기소개서를 써야 하는 사람들이라면 한번쯤 발이 걸려 넘어졌을, ‘자소서’. 어떤 단계를 통과하려면 누구나 써야 하지만, 어느 하나 쉽다고 말하는 사람이 없는 기묘한 글쓰기의 한 양식.
엑스북스에서 출간된 『자소서를 프로듀스!』는 자소서로 고민하는 사람들은 물론이고, 자소서의 빈칸을 채우다가 문득 자신의 삶에 대해서 생각이라는 걸 하게 된 사람들을 위한 책으로, 저마다 자신을 이해하고 자신의 삶을 만들어 나가는 프로듀서가 되기를 제안하고 있다.
“어떤 사람이 되고자 마음먹는 순간”이 바로 프로듀싱의 시작이라며, 우리는 이제 새롭게 자기소개를 써야 할 때라며.
저·역자 소개 ▼
대한민국 땅에서 태어났지만 어린 시절은 인도에서 자랐다. 히말라야 산맥에서 기숙사 학교를 다니다가 미로처럼 숨겨진 지하 도서관을 발견한 후, 영국 사람들이 두고 간 아득한 과거의 책들과 친숙해져 갔다. 이후 전공은 미술(디자인), 업은 영상(영화?광고)이었지만, 본질적인 의문에 시달리며 한때 신학교에 입학을 하기도, 수녀원에서 지내보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책에 대한 향수에 이끌려, 유럽과 미국을 비롯한 미지의 나라를 떠돌아다니며 헌책방이나 과거 작가들의 흔적을 찾아다녔다. 그녀의 책 여행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중학 1학년. 10분 만에 써낸 불조심 표어가 서울지역 학생표어부문 장려상을 수상하는 어처구니 없는 결과를 보고 스스로 글쓰기에 재능이 있다는 걸 알아차림. 학력고사를 앞두고 학교에서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읽고 있던 중 담임 선생님한테 난데없이 뒤통수를 맞고 째려보자 담임선생님께서 의아해하시며 내가 읽던 책의 제목을 보고 뻘쭘해 하던 고소한 기억이 있음. 이후 LGAd(현 HSAd)에서 대한항공, 나이키, LG전자, 한국관광공사 등의 담당 카피라이터로 일함. 현재 대학, 기관 등에서 특강과 프리랜스 카피라이터 일을 하고 있으며 시집 『카피라이터는 시를 써서는 안 된다』를 펴냈음.
『롤링스톤』의 객원편집자. 『뉴요커』, 『뉴욕타임스』, 『하퍼스』 등 다양한 잡지와 신문에 글을 쓴다. The Art Fair , Three Thousand Dollars 등의 소설을 썼고, 『타임』이 '올해의 책'(2003)으로 선정한 Absolutely American은 비소설 부분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다.
UCLA에서 인류학을 전공, 철학을 부전공했다. 컴퓨터 프로그래머 등 직장 생활도 오래했다. 번역가가 되면 읽고 싶은 책도 마음껏 읽고, 다양한 책도 소개하고, 무엇보다도 자유롭게 살 수 있을 줄 알고 바른 번역 아카데미를 졸업한 뒤 번역을 하고 있다. 『노스페이스의 지퍼는 왜 길어졌을까?』를 번역했다.
회사원. 단체행동을 싫어한다. 영문과 졸업. 영어 공포증이 있다. 남의 기분에 민감한 기분파, 사주 보는 개신교신자. 연애상담하기를 좋아하지만 정작 내 앞가림은 잘 못함. 다시 말해 모순의 아이콘. 일관성 있는 것이 하나 있다면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웃기는 사람을 좋아하는 것. 언젠가 진짜 웃기는 글을 쓰고 싶다.
회사원이 되어 있을 줄 예전엔 미처 몰랐던 그냥 회사원. 일과 생활을 분리하지 못해 대체 어떻게 해야 그 둘을 분리할 수 있을지 궁리 중. 사랑이 하고 싶고, 이직도 하고 싶으나 힘이 딸려 보약이나 한첩 더 지어먹을까 생각하고 있다.
현) 뉴젠스 밸런스행복센터(www.bcoach.co.kr) 대표(12년 코칭 경력)
현) BHC코칭연구회 회장
현) ICF국제코치연맹 인증프로코치(PCC)
현) (사)한국코치협회 인증수퍼바이저코치(KSC)
현) (사)한국 NLP협회 NLP트레이너
현) ICF(국제코치연맹) 서울챕터 부회장
현) The Virtues Project International(인성프로그램) MFT(Master Facilitator)
현) Stakeholder Centered Coaching 코치
현) Birkman 디브리퍼
현) SQ21 영성코칭전문코치
현) POY(Point of you) Certified Trainer, Korea Partner
차례 ▼
책을내며 프로듀서의 변:내 이름은 리온 컴포스키, 낫 마이클 잭슨_ 임유진
PART 1 그렇습니다, 자소서입니다
1. 나는 옥상화가입니다_ 김미경
2. 퀴즈로 하는 자기소개, 풀어봅시다!_ 권오성
3. 나의 영웅담_ 김미라
4. 역사적 자소서의 탄생_ 이정상
5. 시작_ 데이비드 립스키 / 김영지 옮김
PART 2 다시 쓰는 자기소개, 나라는 사람
6. 나의 공백소개서 : 무인도로가시오_ 조소영
7. 헤어진 애인들에게 보내는 자기소개서_ 박지원
8. 서른 다섯, 어떤 예감_ 임수민
9. 이것은 내가 아는 자소서가 아니다_ 박은경
인터뷰 자소서 읽는 마음을 탐구_ 정은숙 마음산책 대표
편집자 추천글 ▼
-어떤 글쓰기의 기묘한 양식을 프.로.듀.스!
“기다리고 준비하다가 마침내 원하는 일을 하게 될 때 터지는 폭발력은 어마어마합니다.”
(마음산책 정은숙 대표 인터뷰 중에서)
구직이나 학업을 위해 자기소개서를 써야 하는 사람들이라면 한번쯤 발이 걸려 넘어졌을, ‘자소서’. 어떤 단계를 통과하려면 누구나 써야 하지만, 어느 하나 쉽다고 말하는 사람이 없는 기묘한 글쓰기의 한 양식. 엑스북스(xbooks)에서 출간된 『자소서를 프로듀스!』는 자소서로 고민하는 사람들은 물론이고, 자소서의 빈칸을 채우다가 문득 자신의 삶에 대해서 생각이라는 걸 하게 된 사람들을 위한 책으로, 저마다 자신을 이해하고 자신의 삶을 만들어 나가는 프로듀서가 되기를 제안하고 있다. “어떤 사람이 되고자 마음먹는 순간”이 바로 프로듀싱의 시작이라며, 우리는 이제 새롭게 자기소개를 써야 할 때라며.
어떤 당혹스러운 자소서의 양식들:
이게 무슨 자소서냐고 묻는 당신에게
“응? 자소서에 웬 그림?”
“십자말풀이를 하라고?”
“이게 소설이야 자기소개서야?”
“남이 하는 게 무슨 자기소개야 타자소개지?”
이상은 『자소서를 프로듀스!』를 읽어가다가 소리내어 외쳐 봄직한 반응들이다. 이게 무슨 자기소개서냐고 고개를 갸우뚱하겠지만, 그러나 이것은 자기소개서가 맞다. 다만 우리가 보아오던 그 “인자하시”거나 “엄하신 부모님” 밑에서 자란 누군가의 뻔한 성장스토리가 아닌 까닭에 당혹스러울 수 있지만, 그러나 이것은 자신에 대해 가장 적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제안하는 하나의 글쓰기 양식이다. 어떤, 창의력의 실현이자 표현능력의 자소서 버전으로서의 글쓰기 양식. 이건 내가, 당신이, 우리 모두가 써온 혹은 읽어 본 그런 자기소개서가 아니지만 이것들을 봄으로써 오히려 우리에게 질문을 하게 된다.- ‘그동안 우리는 왜 다르게 하지 못했지? 어째서?’
기자-편집장을 거쳐 갑자기 미국에서 리셉셔니스트가 되더니, 한국에서는 또 아름다운 재단의 사무총장으로 일하다가 다시 언제 그런 일을 했냐는 듯, 빵집에서 알바를 하며 옥상에서 그림 그리는 사람. 「나는 옥상화가입니다」에서 자신을 소개하는 말들을 고르며 곤란해하는 지인에게 그냥 “옥상화가”라고 부르라며 간단하게 호칭정리를 해버린 김미경. 그는 그림으로 자신을 표현하고 소개한다. 이러저러한 타이틀을 붙이려면 붙일 수야 있겠지만 비워야 채울 수 있음을 아는 그는 남들이 생각하는 기준, 라벨에서 자유롭다. 그런가 하면 신문 어딘가에서 보았던 가물가물한 기억으로 남아 있는 ‘십자말풀이’는 자소서 샘플을 기대한 우리에게 꽤 당혹스러운 광경이 아닐 수 없다. 짓궂은 유년시절과 인생지사 새옹지마를 문화적·커리어적 측면에서-PC방에 취직한 거 아니냐는 놀림을 받으며 조인트벤처회사에 입사했다가 구글에서 일하게 된 스토리- 풀어놓고 있는 「퀴즈로 하는 자기소개, 풀어봅시다!」의 권오성. 베르길리우스와 니체, 전생과 환생을 넘나들며 자신에 대한 탐구의 기록을 써낸 김미라 작가는 이전 작 『책 여행자』에서 얼핏 엿본 히말라야 도서관의 책 속에 파묻혀 있는 동양소녀의 탄생과 기원을 상상하게 한다. 자소서는 다름 아닌 개인의 역사서라며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인생극장을 펼쳐놓은 카피라이터 이정상의 자기소개서와, 미국의 저널리스트이자 소설가인 데이비드 립스키가 이제는 전설이 된 뮤지컬 「렌트」의 탄생과 작품의 원작자 조너선 라슨을 담담히 소개하고 있는 글은 분명 익숙지 않은 소개서의 유형이 맞다. 그럼에도 이 모든 글을 모아두고 자소서가 맞다고 뻔뻔하게 주장하고 있는 이 책은, 사람들에게 판에 박힌 자소서를 버리고 이제 자소서 v.3.0으로, v.4.0으로 점프할 것을 권한다. 카피라이터 이정상의 걱정- “모두가 같은 아버지, 같은 어머니이고 같은 학교, 같은 친구들인가? 안타까웠다.”(「역사적 자소서의 탄생」)-도 걱정이거니와 자소서에 대한 냉소 혹은 비관-“입사하기 위해 쓴 자기소개서에 진짜 자기가 있기나 하겠는가. 잘 보이고 싶어서 포장된 자기가 있겠지.”(「이것은 내가 아는 자소서가 아니다」)-은 분명히 존재하지만, “단순히 회사에다 학교에다 나를 뽑아 달라고 청원하고 설득하는 그런 피곤함과 빈곤함을 넘어, 나 그리고 모든 것에 대한 이야기, 그것이 바로 자기소개다. 이제 우리가 알던 그 자기소개서를 잊고, 나에 대한 이야기를 다시 쓸 때”라고 쉼 없이 주장하는 이 책은 자기소개서에 대한 실용서라기보다는 자기 자신에 대한 실용서라 해야 옳다.
많이 쓰지만 익숙해지지는 않는 자소서,
쓰다 보면 문득 설움이 소떼처럼
“나에게 공백기는 비자발적으로 찾아왔다.”- 2부 ‘다시 쓰는 자기소개, 나라는 사람’의 필자 중 하나인 조소영은 말한다. 자기소개서를 ‘자기소개’와 ‘공백소개’로 나누고 있는 그는 입사지원의 전중후를 실감나게 복기하며 백수와 직장인의 속내를 고백한다.
“공백기의 경우 더더욱 자소서 작성시 언급하는 것은 금기에 가까우므로 마치 그런 일은 없었다는 듯이 넘어가거나, 이 기간이 ‘공백’만은 아니라는 구차한 자기변호가 필요하다. 이 시기의 우스운 점은 자소서에 쓸 수는 없는데 아이러니컬하게도 가장 자소서를 많이 작성해야 하는 시기라는 것이다.”(조소영, 「나의 공백 소개서:무인도로 가시오」)
<안녕하세요, ##를 보고 입사지원한 000입니다>로 시작되는, 보낸 편지함에 차곡차곡 쌓인 무수한 지원서들. 이는 차마 셈하기 민망할 정도로 반복한 것임에도 결코 익숙해지는 법이 없다. 특수한 독자(인사담당자)를 고려하지 못한 지원서류는 그것을 쓰느라 밤샌 나날을 보상받지 못하고 탈락의 반열에 오르기 일쑤고, 왜 떨어졌을까 혼자 고민해 봤자 마뜩한 답은 없다. 입사지원을 했으나 낙방을 하고 그 이유를 돌이켜보던 필자 임수민은 얼굴에 점 하나를 찍고 돌아와 감쪽같이 신분을 세탁할 수도 없는 까닭에 범인으로서 할 수 있는 것을 붙들 수밖에 없다고 말하는데, 그가 붙드는 것은 다름이 아니고 자기를 파는 글, 자기소개서다.
“자기소개서가 취업이나 이직에 있어서 아주 결정적인 요소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서류심사에서 걸러진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내 손에 쥐어진 단서가 이 자기소개서뿐. 적어도 면접을 한 번이라도 볼 수 있었다면 떨어진 이유는 더 다양할 수 있었겠지만 현재로서는 이 자기소개서 때문에 내가 떨어졌다고밖에 생각할 수 없다. …… 향후 다른 회사로 이직 또는 전직을 원하게 될 시에도 나는 결국 이 자기소개서를 새로 쓰거나 고치고 있어야 할 것이다. 타인의 편의적인 기준인 나이, 경력, 스펙 같은 팩트들을 현재의 내가 컨트롤하려면 ‘신분 세탁’이나, 다음 세상을 기약하는 것밖에는 별다른 뾰족한 수가 없는 나약한 현실에서 내가 붙들어야 하는 건 나를 셀링하는 글, 자기소개서다.”(임수민, 「서른 다섯, 어떤 예감」)
어떤 일을 많이 겪는다고 해서 그것을 겪는 감정이 둔해지는 것은 아니다. 실패를 여러 번 한다고 해서 그것들이 덜 아프게 되는 것은 아니다. 2부에 입사지원자로서의 치열함과 부끄러움과 난망함과 후회 등등을 가감 없이 펼쳐놓는 필자들은 저마다 개인적인 입사지원과 실패와 그 중간에 해당하는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그것은 단순히 어떤 한 사람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십 분에 한 번씩 자신감과 자괴감을 널뛰듯 넘나들면서 이직을 하고도 싶다가 그냥 편한 대로 머물고도 싶다가, 되는 대로 아무 데나 가버릴까 싶기도 하다가, 그랬다가 망했던 옛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라 스스로를 닦아세우기도 하는 그들의 이야기는 바로 우리의 이야기이다. 더 잘나고 더 쓸 게 많으면 좋겠지만 가진 게 이것뿐인, 바로 우리의 이야기이다. 있지도 않은 걸 거짓으로 만들어 낸다거나 치사하게 뭘 부풀리고 (자기 좋은 쪽으로) 왜곡시킬 주변머리도 없는 우리, 이게 내게 맞는 길 같다가도 다른 길을 가게 되면 그냥 그러려니 정당화의 이유들을 부지런히 찾는 우리, 불합격 소식에는 면역이 없어서 아무리 들어도 심장이 벌렁벌렁해지고 파고 들어갈 수 있는 최대 깊이로 땅을 파서 들어앉고 싶은 우리.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혹은 안주하지 못하고) 나처럼, 이렇게 야밤에 시간을 내서 자기소개서를 쓰고 있는 직장인들에게 캔 맥주를 들어 건배하고 싶다”는 응원 비슷한 말도, “내가 없으면 일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을 것 같다는 불안감은 동시에 성취감이기도 했다. 마치 내가 대체불가능의 인력이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는 직장에서의 만족감 비슷한 고백도, “일은 하고 싶은데 아니 안 할 수 없는데, 왜 일은 회사에서 해야 되는 걸까, 아니 난 왜 회사에서 해야 되는 일을 하고 만 걸까, 왜 회사를 사랑해야 하는 걸까. 열정적이어야 하는 걸까” 하는 실존적인 고민도, 모두 다 가슴에 와닿는다. 팍 하고 닿아 버린다. 왜냐하면 바야흐로 최악의 청년실업률이라는 타이틀이 달린 시대를 우리 모두 함께 통과하고 있으므로. 그리고 또한 매해 경신되는 것 같은 그 수치에 가담하고 싶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은 소리내어 말하지는 않지만 우리 모두 함께 소원하는 바람일 테니까.
다시, 자소서를 쓰는 마음
왜 이 어려운 자소서를 또다시
일반적으로 자기소개서 양식에서 요구하는 항목은 한탄과 비난을 자아낸다. 그러나 어쨌거나 우리에게 요구된 그 사항을 곰곰 생각하다 보면 나의 장점은 이거고 단점은 이거고 내 성장과정이 어땠으며 나는 어떤 사람이고 뭘 하고 싶은 사람인지 비로소 생각을 하게 된다. 물론 1000자에서 3000자 사이에 나라는 사람을 다 담을 수는 없지만.
청년실업이 몇 만 명이고 몇 프로고 지난해에 비해 얼마나 심해졌는지를 나타내는 수치와 데이터들은 우리에게 분명 위기감을 주고 그로 인한 압박과 불안감은 자소서를 쓸 때 ‘나를 잘못 드러내면 어떻게 하지?’ ‘이게 최선이 아니면 어떻게 하지?’ 고민하게 하는데, 그냥 글을 쓰라고 해도 어려운 마당에 이런 불안까지 합세해서 우리를 자꾸만 고꾸라지게 만든다. 아… 정말 더럽게 어렵다. 그런데 왜 굳이 자소서를 다시 쓰자고 그러는가, 내 실패 스토리만으로도 힘든데 어찌하여 굳이 남의 이야기까지 읽어야 하는가 질문이 터져나올 수 있겠다. 그것은 다름이 아니라 공감하고 이해함으로써 우리는 진정 우리 자신을 이해하고 (인생의) 어떤 지점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인데, 혼자서라면 이런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내 실패와 좌절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내 삶, 내 남아있는 나날들을 가지고 도대체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우리는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몇 년 동안 자기가 만들고자 하는 그 작품을 만들고서 이른 죽음을 맞이한 조너선 라슨을 두고 그의 지인은 이런 말을 했다.
“그런 게 바로 사람들이 인생에서 원하는 것 아닌가요? 그들이 하고 싶은 일은 할 기회를 갖는 것 말입니다.”(데이비드 립스키, 「시작」)
세금을 내고, 이자를 갚고, 월세를 내다가 죽는 것. 이게 우리 삶의 전부일 리 없다.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 그럴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 우리는 이런 것(혹은 그 이상)을 원한다. 물론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이고 하고 싶지 않은 일, 하지 않아야 하는 일을 알기 위해서는 충분한 고민과 사색의 기간이 필요한바, 바로 그것을 위해-우리가 인생에서 원하는 것을 찾기 위해-우리 자신을 제대로 들여다보기를 권하며 자소서 쓰기를 부추기는 책, 『자소서를 프로듀스!』.
자기소개서가 새롭게 쓰여지는 만큼 우리의 삶도 새로 쓰여질 수 있음을 믿는다. 누구에게 보여 주기 위한 자소서 말고 나 자신을 위한 자소서를 써보자. 스스로를 배려하며 나를 위한 삶을 살자. 내 삶의 프로듀서, 우리는 이미 숙련된 프로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