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향적이지만 할 말은 많아서 그런 당신을 위한 블로그라는 세계
김슬기 지음 | 2022-02-11 | 184쪽 | 13,000원
때로는 혼자 있고 싶지만 이 세상이 나에게 완전히 무관심하지는 않았으면 하는, 적당한 관심과 세상에 나의 목소리를 보태는 감각을 추구하는 ‘소셜한 내향형’(social introvert) 인간에게 블로그는 적당한 폐쇄성과 개방성을 동시에 가진 공간, 공존하기 어려울 것 같은 모순된 마음을 있는 그대로 포용해 주는 ‘우리들을 위한 세계’다.
13년차 프로 블로거 '나무와열매'이자 세 권의 책을 낸 작가인 저자 김슬기는 <내향적이지만 할 말은 많아서>에서 그동안 블로그 글쓰기가 만들어 준 새로운 도전의 경험과 랜선 이웃들과의 진한 우정에 대해 이야기한다. 블로그가 그녀에게‘쓰는 사람’으로서의 삶을 우연처럼 선물해 주었듯이 독자들도 새로운 꿈을 꿀 수 있기를, 쓰는 삶 안에서 자유롭고 풍성해질 수 있기를 응원하는 책이다.
저·역자 소개 ▼
『아이가 잠들면 서재로 숨었다』와 『엄마, 내 그림책을 빌려줄게요』, 『딸에게 들려주는 여자 이야기』, 『내향적이지만 할 말은 많아서』를 썼다.
차례 ▼
프롤로그: 어떤 조용한 발산형 인간의 선택 7
1장 기록의 세계에 입장하다
상견례가 쏘아 올린 조회 수 15
남들이 원하는 글을 쓸 것인가, 쓰고 싶은 글을 쓸 것인가 20
솔직한 글은 결코 지루할 수 없다 27
충동과 사랑으로 읽고 또 쓴다 34
나의 창조성을 찾아서 40
블로그에서 배운 인생 철학, 해 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 47
비하인드: 자신을 믿고, 내 시간을 기꺼이 기록하기만 한다면 54
2장 되로 주고 말로 받는 사이
랜선 이웃과의 적정 거리 61
오! 나의 이웃님 66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이웃은 없다 72
친구가 없어 좌절하던 나는 이제 없다 78
얼굴을 보여드립니다 87
그냥 내 이야기를 쓴다는 것 91
가족의 재구성 98
두려움은 독자가 늘 때 찾아온다 108
비하인드: ‘엔젤’ 님의 블로그 시작기 115
3장 쓰는 사람이 되다
잠을 잘 수 없을 때에도 글을 쓴 이유는 125
새로운 꿈을 꿀 때 날아오는 말들 132
경험은 어떻게 콘텐츠가 되는가 141
비하인드: 글쓰기가 만든 깊고 좁고 넓고 얕은 세계 147
에필로그: 삶이 글이 되는 사람, 글이 삶이 되는 사람 151
부록: 블로거가 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사소한 Q&A 157
편집자 추천글 ▼
블로그에 빠진 내향형 인간의 자아실현기
쓰지 않을 수 없는 순간들이 있었나요?
언제나 내가 주인공인 세계가 있다면
지금 당장 말해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에 미처 정리되지 않은 생각들을 두서없이 꺼내어 놓고는 뒤늦게 후회해 본 적, 상황이 종료되고 나서야 머릿속에서 밀려오는 말들을 감당할 수 없어 끄적여 본 적이 있는지. 말보다 글이 편한 사람이라면 누구든 공감할 만한 경험일 것이다. 때로는 말과 글의 시간차, 나의 생각을 곧바로 말로 내뱉지 않아서 생기는 시간차가 다행스럽기도 하다. 그것은 주변의 상황에 덜 휩쓸리는 대신 나의 생각을 조금 더 파고들고 정리할 수 있는 기회와도 같기 때문이다. 내 생각의 결정권이 나에게 있고 심지어 그것을 언제든 수정할 수 있다는 것의 미더움. 말보다 글이 편한 우리는 그래서 오늘도 입을 여는 대신 무언가를 써 내려 간다.
어딘가에 소속된 사람으로서 나의 역할을 수행하느라 정신없이 바빴던 날, 내가 나를 의식하지 못했던 날. 그런 하루의 끝에는 유독 한 문장이라도 쓰게 된다. 그것은 온종일 내가 내 하루의 주인으로 살지 못했다는 아쉬움에서 오는 마음은 아닐까? ‘내 삶의 주인공은 나’라는 말은 이제는 진부해져 버렸지만 분명 진실을 담고 있다. 우리는 예외 없이, 각자 인생의 주인공으로 살아갈 시간이 필요하다. 하루의 대부분을 영화 속 엑스트라처럼 주목받지 못한 채 묵묵히 보냈다면, 일과를 마치고 앉아 ‘나의 문장’을 쓰는 시간은 곧 내가 주인공이 되는 시간, 오로지 나의 생각이 중요해지는 주도적인 시간이다.
안으로도 밖으로도 열려 있는
소셜한 내향형 인간의 놀이터
낯선 사람 앞에서는 뻣뻣하고 말수가 적지만 자기 세계 안에서는 아름답게 유영할 줄 아는 사람. 지나친 관심은 부담스럽지만 나의 내면을 이해받는 기쁨을 아는 사람들에게 ‘블로그’는 최적의 공간이다. 내가 올리는 글이나 사진이 해시태그 기능 등을 통해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될 가능성이 높은 다른 SNS와 달리, 블로그는 나의 글이 경우에 따라 누구를 향하면 좋을지 내 마음이 가는 대로 선택할 수 있다. 때로 혼자 있고 싶지만 이 세상이 나에게 완전히 무관심하지는 않았으면 하는, 적당한 관심과 세상에 나의 목소리를 보태는 감각을 추구하는 ‘소셜한 내향형’(social introvert) 인간에게 블로그는 적당한 폐쇄성과 개방성을 동시에 가진 공간, 공존하기 어려울 것 같은 모순된 마음을 있는 그대로 포용해 주는 ‘우리들을 위한 세계’다.
블로그에 쓰는 글은 굳이 글 솜씨가 뛰어나거나 탁월한 관점이 필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어떤 글을 쓰느냐가 아니라 우리가 그 안에서 어떤 글이든 쓸 수 있다는 것이다. 나만의 글을 쓰기 위한 공간, 그리고 그 안에서 얻을 수 있는 이해와 공감. ‘좋은’ 글쓰기라는 강박에서 벗어나 내가 나로서 존재하는 세계를 꾸려 나갈 수 있다는 것이 바로 수줍지만 마음속에 이야기를 품고 있는 당신에게 블로그를 권하는 이유다.
누구의 아내, 누구의 엄마에서
블로거이자 작가 ‘김슬기’가 되기까지
『내향적이지만 할 말은 많아서』의 저자 김슬기에게 블로그는 나의 기쁨 혹은 슬픔을 가감 없이 토로하는 정신적 아지트가 되어 주었다. 육아와 집안일에 치인 엄마가 다시 ‘김슬기’라는 주인공으로 바뀌는 곳. 처음부터 작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에 글을 쓰기 시작한 것도, 블로그를 크게 키우기 위한 거창한 계획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그저 내 인생의 주인공으로서 나의 삶을 성실하고 꾸준하게 기록해 나갔을 따름이다. 넋두리로 시작한 글이 비슷한 고민을 가진 사람들에게 엄청난 공감을 받으며 진정으로 마음을 나눌 수 있는 랜선 이웃과의 연을 만들었고, 이전에는 미처 할 수 있을 거라고 믿지 못했던 새로운 도전과 꿈들을 적고 실천하자 어느새 현실이 되었다. 이제 그녀는 블로그를 명함 삼아 본격적으로 ‘쓰는’ 삶을 사는 중이다.
저자는 우연히 찾아온 작가로서의 삶을 살아 내며 멈추지 않고 새로운 꿈을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본인이 그랬던 것처럼 모두가 쓰는 삶 안에서 자유로워지기를, 그렇게 세상이 풍성해지기를 바란다. 누구에게나 우리 인생의 궤도를 영원히 바꿔 놓을 선물 같은 우연이 찾아오기 마련이다. 그런 우연은 나의 상상력을 넘어서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내향적이지만 할 말은 많아서』는, 이 책을 읽는 독자들도 부디 그런 ‘우연’을 감지할 수 있기를, 그리고 그것을 기회 삼아 삶의 주인공으로서 방향키를 잡게 되기를 응원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