꺕쑴
게셰 체링 노르부 지음 | 2024-12-26 | 248쪽 | 17,000원
꺕쑴(귀의)에 대한 체계적이고 명확한 설명이 들어 있다. 저자는 누구라도 이해하기 쉬운 예시를 들어 개념을 자세히 해설했다. 예를 들어 옷을 빨 때, 먼저 겉면에 보이는 더러운 부분에 세제를 묻혀 애벌빨래를 하고 난 뒤에 본격적인 세탁을 한다. 가장 더러운 부분부터 깨끗하게 하고, 그다음으로 제거하기 쉬운 오염을 제거하며, 마지막으로는 눈에 잘 보이지 않는 더러움을 지워야 한다.
수도(곰람)에서 번뇌를 제거하는 과정도 그와 비슷하다. 얼핏 생각하기에 큰 번뇌는 제거하기 어렵고 작은 번뇌가 쉽게 제거될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큰 번뇌가 더 제거하기 쉽다. 왜 그럴까? 화로 인한 허물을 스스로 파악하기는 비교적 쉽고, 인지하기 쉬운 번뇌일수록 해독 방식도 쉽지만, 탐(집착·탐욕), 진(증오), 치(잘못된 생각)의 번뇌가 매우 미세한 수준으로 발생하면, 그것이 실제로 생겨났다 해도 번뇌의 존재를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저·역자 소개 ▼
옮긴이 인강 김수연
2001년 영담 스님을 은사로 모시고 출가했다. 2013년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후 게셰 빨댄 닥빠 큰스님을 스승으로 하여 남인도 장춥최링(Jangchub Choeling) 티베트 사원에서 9년간 인명학과 반야학을 공부했다. 현재 동국대학교 불교학과 박사과정 중에 있다. 공동번역서 『현자들께서 기뻐하시는 중관의 난제에 관한 요지를 밝힌 견해』(게셰 빨댄 닥빠 지음)이 있다.
차례 ▼
일러두기 06
머리말 09
추천사 10
Ⅰ. 귀의의 핵심 여섯 가지 … 20
1. 귀의의 원인 23
1) 귀의의 원인 두 가지 23
2) 귀의 세 가지 26
3) 귀의심을 일으키는 요건 27
4) 고통 세 가지 28
5) 자유가 없다는 것 34
6) 무생을 깨달아 얻으려면 36
7) 참된 귀의심 36
8) 고통의 본질 37
9) 법을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핵심 38
10) 참된 귀의심이 생기는 이치 39
2. 귀의의 대상 41
1) 귀의할 대상이 갖추어야 할 조건 네 가지 42
2) 귀의의 대상 세 가지 44
3. 귀의하는 방식 47
1) 삼보의 공덕을 아는 것 48
2) 삼보 각각의 차이를 이해하는 것 54
3) 삼보를 귀의처로 맹세하는 것 55
4) 굳은 선언 55
5) 귀의의 본질 56
6) 가장 훌륭한 희구 57
[질의응답] 58
4. 삼보께서 우리를 구제하는 방식 71
1) 대규모 관정 법회의 교훈 72
2) 붓다께서 우리를 구제하는 방식 74
3) 우리는 무엇을 위해 붓다께 귀의하는가 76
4) 악도에 빠지지 않는 요건 77
5) 사형수의 예 79
6) 부자의 조언 80
7) 악도에서 벗어나는 핵심 82
8) 공성을 통찰하는 바른 견해를 얻기 위한 방법 83
9) 마구니 네 가지 83
10) 내가 나의 구제자이네 85
11) 빨댄 닥빠 큰스님의 교훈 89
[차담 중 질의응답] 90
12) 붓다께서 우리를 구제하는 방식의 핵심 95
13) 해탈 96
14) 사성제를 취하고 버림으로써 실천하는 방법 97
15) 사성제의 열여섯 가지 양상(행상) 104
16) 고통의 진실에 대한 쫑카빠 대사의 게송 110
17) 빨댄 닥빠 큰스님의 비유 113
18) 바른 귀의와 걜와 린뽀체의 말씀 114
[심야 담론] 117
5. 귀의한 이가 실천해야 할 지침(학처) 122
1) 하지 않아야 할 지침 세 가지 123
2) 해야 할 지침 세 가지 129
[질의응답] 141
[대중에게 질문] 153
3) 공통된 다섯 가지 지침 155
4) 『보리도차제대론』 156
6. 귀의의 공덕 157
1) 귀의의 이익 여덟 가지 157
2) 삼귀의 수행에 매우 중요한 게송 170
[대중에게 질문] 174
3) 환자와 의사의 비유 175
4) 삼귀의 수행의 핵심 177
Ⅱ. 삼귀의 사유하기 … 178
1. 귀의 대상 보충설명 179
1) 붓다께서는 어떠한 분인가 179
2) 붓다 말씀의 공덕(묘음) 182
3) 붓다 마음의 공덕 세 가지 196
[질의응답] 빨댄 닥빠 스님의 회신 200
2. 마무리 말씀 207
3. 회향 기도 208
[나눔] 209
[부록·티베트 기도문] 213
균착쑴빠_항상 해야 하는 세 가지 214
만달라 기도 226
삼귀의 하기 전 독송 228
쎔꼐_귀의와 보리심 일으키기 230
자비로운 스승께 예찬 232
체메시_네 가지 한량없는 마음 일으키기 234
마음을 다스리는 여덟 가지 게송 236
반야심경 기도문 242
회향 기도 244
욘뗀 시규르마_공덕의 근원 246
편집자 추천글 ▼
티베트 선지식이 알려주는
체계적이고 명확한 귀의의 방법
“불자로서 불교 철학에 관심을 갖는 동시에
삼귀의를 깊이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불교를 실천하는 사람에게 가장 필수적인 기본 토대는
마음속에 올바른 귀의심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 저자 게셰 체링 노르부
“삼귀의가 어떤 것인지 분명히 알게 되면
공부의 방향이라든가 계율과 도덕적인 부분,
불자들이 지켜야 할 지침이나 수행 방향이
제대로 자리 잡지 않을까 합니다.”
— 엮은이 법귀 스님
꺕쑴은 티베트어로 ‘귀의’를 뜻한다
게셰 체링 노르부 큰스님은 반야학 최고의 권위자 대선지식인 게셰 빨댄 닥빠 큰스님의 수제자이며 경전에 능통한 선지식으로서 티베트에서 매우 중요한 인물이다. 제2의 날란다 대학으로 알려진 남인도의 대뿡 로셀링 사원의 전임 불교 철학 교수사 및 교육부의 주요 책임자로서 모두의 스승으로 존경받고 있는 노르부 스님은 제자들의 교육을 돕기 위해 지금도 아침 8시부터 저녁 7시까지 현교와 밀교에 대한 5대 불교 경전을 가르치고 있다.
노르부 스님은 달라이 라마 존자 앞에서 두 차례에 걸쳐 불교 철학(중론과 석량론)에 대한 개인적인 논리 토론을 펼치는 영광을 누렸으며 어린 제자들에게 불교 철학(논리학, 반야학, 중론, 율장, 아비달마 등)을 가르쳤고, 달라이 라마 존자의 분부에 따라 빵낭툴쿠 덴진 잠바 깔상의 개인 스승이자 은사의 책임을 맡았다. 게셰 하람빠 학위(티베트 불교철학 박사) 학위를 얻은 후에는 규메 밀교 사원에서 1년간 밀교 수행 과정을 완수하였다. 2010년 티베트를 방문하여 당고(Drango) 지역에 있는 가덴 랍덴 남걀 사원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샨티데바의 『입보리행론』과 빨덴 닥빠 큰스님의 가르침에 대한 구전을 전하였으며, 인도에서 열리는 불교 철학 회의에 여러 차례 참석한 바 있다. 또한 온라인으로 불교 입문 과정을 가르치는 일도 하는 등 세상의 평화와 행복을 위해 불교를 선양하고 있다.
2023년, 생애 처음 방문한 외국인 한국에서 노르부 스님은 한국의 사부대중을 위해 반야심경 연찬회, 금강경 연찬회를 열었으며 위덕대학교와 서장사에서 법문을 하였다. 이 책은 그때의 인연으로 탄생했다. 한국의 법귀 스님이 노르부 스님에게 삼귀의 법문을 청하였고 2023년 7월 29일에서 30일 이틀에 걸쳐 부산의 작은 암자인 백련사에서 사부대중 일곱 명에게 설한 법문을 엮은 것이기 때문이다.
귀의가 무엇인지 분명히 알아야
모든 것이 제대로 자리 잡힌다!
법귀 스님은 삼귀의 기도를 십만 번 했지만 아직 귀의가 제대로 안 되어 있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고 불자들이 삼귀의 법문을 들으면 좋겠다는 발원을 하여 노르부 스님에게 청법을 하였다. 아주 작은 법회임에도 노르부 스님은 기꺼이 백련사를 방문하여 이틀간 최선을 다해 가르침을 주었다. 그때 인도에 계신 게셰 빨댄 닥빠 큰스님이 저자와 전화 통화로 법문과 그에 대한 질의응답을 직접 점검하고 지도하였다. 통역자는 게셰 빨댄 닥빠 큰스님의 제자인 인강 스님이었으며, 책의 각주는 두 큰스님의 제자이자 달라이 라마 존자의 초기작 『로사르믹제』를 한국어로 완역한 게셰 소남 초펠 스님이 달았다.
법문을 지도한 빨댄 닥빠 큰스님은 대뿡 사원뿐 아니라 티베트 불교 내에서도 명망이 높은 큰스님으로 당신 고향의 스님들을 전담하여 살피고 높은 연세에도 여전히 강의하며 경전뿐 아니라 수행 등 모든 것을 관할하고 있다. 빨댄 닥빠 큰스님은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내용이 있으면, 갑작스레 교수사 제자들에게 질문한다. “여기 이 내용을 너희들은 어떻게 생각하느냐? 생각하고 답을 해 봐라.” 그러면 제자 스님들은 깊이 생각을 한 후에 대답을 올린다.
이 책에는 꺕쑴(귀의)에 대한 체계적이고 명확한 설명이 들어 있는데, 저자는 누구라도 이해하기 쉬운 예시를 들어 개념을 자세히 해설했으며, 귀의의 핵심 여섯 가지(귀의의 원인, 대상, 방식, 실천 지침, 귀의의 공덕)와 삼귀의 사유 방법, 사부대중과의 질의응답 내용도 들어 있다. 질의응답에는 치매, 코로나19 바이러스 관련 질문도 포함되어 있으며, 우리 사회에 만연한 자살을 예방하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빨댄 닥빠 스님의 답변도 고스란히 수록되어 있다.
게셰 소남 초펠 스님이 각주에 자세히 풀어 놓은 티베트어와 불교 개념은 한국 독자들에게 큰 도움을 줄 것이다. 또한 기도와 회향에 도움이 될 티베트 기도문 원문이 발음과 한국어 해석이 달려 부록으로 수록되어 있다.
저자는 특히 고성제(고통의 진실)에 관한 핵심을
쫑카빠 대사의 게송(칙제)를 통해 이해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죽은 뒤에 악도에 태어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고,
그러한 두려움에서 구제하는 이 삼보임이 확실하니,
그러한 이유로 귀의하는 것은 매우 견고한 귀의심이네.
귀의의 지침(학처)을 기울지 않게 하라.
그 (학처) 또한 선업과 악업의 인과 이치를 바르게 사유하여
취하고 버리는 그러한 체계(도리)를 법답게 실천(수행)함에 달려 있다네.”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들에 대한 상세한 설명!
일반적으로 티베트에서도 법보(체꼰촉)라고 하면 보통 경장·율장(깐규르)과 논장(땐규르)을 지칭하는 것으로 이해하는 불자들이 많은데, 법보란 멸제(소멸의 진실)와 도제(도·길의 진실) 중 어느 하나를 지니고 있는 성자(팍빠)의 공덕이다. 성자의 반열에 오른 이의 마음속에 존재하는 단증의 공덕, 즉 번뇌를 끊어 없애고(멸제) 깨달음을 얻(도제) 공덕을 법보라고 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핵심은 끊어 없애고 깨닫는 공덕을 법보로 이해하는 것이다.
또한 승보(게둔꼰촉)는 멸제(소멸의 진실)와 도제(도·길의 진실)의 공덕을 마음에 지닌 성자를 말하며, 승보는 반드시 성자여야 한다고 설명한다. 보통, 도제(도·길의 진실)의 체계를 설명할 때 다섯 가지 길(람응아)을 언급하는데, 다섯 가지 길이라는 것은 자량도(촉람), 가행도(졸람), 견도(통람), 수도(곰람), 무학 도(밀롭람)이며, 성자는 이 중에서 세 번째인 견도(통람) 이상의 도를 깨달아 얻은 분을 의미한다.
번뇌 제거 과정은 옷을 세탁하는 과정과 같다
작은 번뇌가 더 제거하기 어렵다
옷을 빨 때, 먼저 겉면에 보이는 더러운 부분에 세제를 묻혀 애벌빨래를 하고 난 뒤에 본격적인 세탁을 한다. 가장 더러운 부분부터 깨끗하게 하고, 그다음으로 제거하기 쉬운 오염을 제거하며, 마지막으로는 눈에 잘 보이지 않는 더러움을 지워야 한다.
수도(곰람)에서 번뇌를 제거하는 과정도 그와 비슷하다. 얼핏 생각하기에 큰 번뇌는 제거하기 어렵고 작은 번뇌가 쉽게 제거될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큰 번뇌가 더 제거하기 쉽다. 왜 그럴까? 화로 인한 허물을 스스로 파악하기는 비교적 쉽고, 인지하기 쉬운 번뇌일수록 해독 방식도 쉽지만, 탐(집착·탐욕), 진(증오), 치(잘못된 생각)의 번뇌가 매우 미세한 수준으로 발생하면, 그것이 실제로 생겨났다 해도 번뇌의 존재를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저자는 2024년 12월에 두 번째로 한국을 방문하여 부산 범어사에서의 삼귀의 강의를 시작으로 서울 비로자나 국제선원에서 람림 수행법을 강의하고, 울산 정토마을에서 불교 기초 논리(불교심리학)와 금강경 강의 등을 펼치고자 한다.
수많은 티베트 불교철학 박사 스님들을 양성해 온 훌륭한 선지식의 강의를 직접 읽거나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은 한국 사부대중에게 매우 큰 행운이다. 이 책을 통해 불자가 아닌 사람들도 늙음, 질병, 죽음이라는 거센 파도가 이는 삶의 고통 속에서 희망을 갖게 될 것이며, 삶의 진정한 가치와 인류애, 자비심, 평화의 메시지를 접하는 귀한 기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