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호수의 에세이 클럽

임수진(밤호수) 지음 | 2025-01-24 | 240쪽 | 16,500원


‘밤호수’는 저자의 블로그 닉네임으로, 모윤숙 시인의 「밤호수」라는 시의 제목에서 따왔다. 현재 메릴랜드주에서 15년째 미국 생활 중인 저자는 온라인 에세이 쓰기 수업 ‘밤호수의 에세이 클럽’을 4년째 운영해 오고 있다. 시차를 활용해 마치 ‘하루를 두 번 사는 듯’한 독특한 방식으로 한국과 긴밀히 연결되어 온 것이다. 매 기수마다 10명 안팎의 참가자들이 서로 글을 쓰고 첨삭을 주고받는 에세이 클럽은 현재 9기까지 진행되었으며, 모집 공고가 나가는 당일에 바로 마감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동안의 참가자들 모두는 에세이 쓰기 커뮤니티를 만들어 글쓰기를 지속적으로 이어 나가고 있다.

『밤호수의 에세이 클럽』은 지난 4년간의 실전 수업을 바탕으로 에세이 쓰기 노하우를 담은 책이다. ‘에세이란 과연 무엇인가’라는 정의에서 출발해, 실제로 에세이를 쓰는 사람들이 흔히 하는 실수와 그 해결책들을 제시한다. 가이드를 따라 꾸준히 나만의 글감을 찾고 쓰다 보면 그것은 결국 ‘나만의 콘텐츠’로 이어진다. 따로 또 같이, 서로의 글을 살피고 북돋으며 성장하는 에세이 클럽의 시행착오와 교훈을 들어 보자. 


저·역자 소개 ▼

저자 임수진(밤호수)
20대의 짧은 시간을 국어 교사로 지내다 미국에 왔다. 작가로, 블로거로, 에세이 강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밤호수’라는 닉네임으로 ‘밤호수의 에세이 클럽’을 4년째 이어 오고 있다. 『안녕, 나의 한옥집』, 『오토바이 타는 여자』, 『촌놈』(공저)을 썼다.
블로그 blog.naver.com/moonlake523  


차례 ▼

프롤로그 어쩌면 내 인생은 에세이 5

1부 에세이라는 글쓰기 17
1장 • 왜 에세이를 쓰나? 일기를 쓰면 되지 19
2장 • 내 인생 최초의 에세이집_‘일기장’의 진실 27
3장 • 작가의 개성 34
4장 • 에세이스트는 나르시시스트 40

2부 에세이, 어떻게 쓸까? 47
1장 • 무엇을 쓸까? 49
1.  ‘나’라는 글감 49
2.  시간의 관점에서 글감 찾기 53
2장 • 어떻게 쓸까? 69
1. 초보 에세이스트들의 흔한 습관들 69
① 주제_내가 정말 하고 싶은 얘기가 무엇인지 모른다 69
② 의식의 흐름대로 쓰기 71
③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기 72
④ 불친절한 전개 73
⑤ 넘쳐 나는 TMI 75
⑥ 매 순간이 하이라이트 76
⑦ 거창하게 더 거창하게 77
⑧ 삐걱대는 관절들 78
⑨ 절벽 마무리 79
⑩ 얕은 공감 vs 깊은 공감 80

2. 그렇다면 어떻게?_에세이의 구체적인 방법들 82
① 에세이란 무엇인가 82
② 에세이의 삼각형 87
③ 말하듯이 쓴다(나의 글투 정하기)_수다스럽거나 혹은 점잖거나 96
④ 형용사로 글쓰기_에세이는 형용사다 99
⑤ 에세이, 작은 것에서 큰 것으로_사소한 것들로 글쓰기 105
⑥ 순간을 영원처럼(묘사하기) 111
⑦ 첫머리와 끝머리 114
⑧ 구성의 중요성 121
⑨ 디테일과 TMI 124
⑩ 메시지는 교훈이 아니다 131
⑪ 단락과 단락, 문장과 문장, 장면 전환 133
⑫ 결국은 문장이다 135
3장 • 위기를 만나면_에세이, 나를 어디까지 드러내야 할까 137
1. 솔직함은 최고의 무기다 137
2. 솔직함은 최고의 무기지만, 솔직함과 진실함은 다르다 145
[부록 1] 에세이 연습 과제 150
[부록 2] ‘글쓰기 모임에서 제시하기 좋은 과제’ 혹은 ‘에세이 책을 이용해 에세이 공부하기’ 151

3부 에세이 책 쓰기 153
1장 • 글을 쓰고 싶은 건가요, 책을 내고 싶은 건가요? 155
2장 • 왜 에세이 책을 내지?_에세이 책을 출간한다는 것 161
3장 • 공저를 쓴다는 것 167
4장 • 책 한 권의 의미 171
[부록 3] 에세이 책의 종류 176

4부 나만의 콘텐츠 만들기 181
1장 • 콘텐츠는 중요하다_목차의 힘 183
2장 • 내 인생의 키워드 찾기 190
1. 리스트 작성 191
2. 키워드 찾기 192
[부록 4] 내 친구 T의 콘텐츠 찾기 193
3장 • 이미 써 놓은 글을 콘텐츠로 만들기 201
4장 • 편집회의의 중요성_내게는 보이지 않는 것들이 남의 눈에는 보인다 209

5부 에세이 클럽 이야기 215
1장 • 함께 글을 쓴다는 것 217
2장 • 독자를 찾습니다 223
3장 • 에세이 수업 그 이후_글쓰기 모임을 지속한다는 것 230

에필로그 흰머리 에세이 클럽 237


편집자 추천글 ▼

에세이는 ‘일기장’이 아니라 ‘초대장’이다

나의 세계에 타인을 초대하는 글쓰기,
에세이로 삶을 꾸려 온 저자의
진짜 내 이야기로 에세이 쓰는 법

밤호수의 에세이 클럽은 밤 10시에 시작된다


‘밤호수’는 저자의 블로그 닉네임으로, 모윤숙 시인의 「밤호수」라는 시의 제목에서 따왔다. 현재 메릴랜드주에서 15년째 미국 생활 중인 저자는 온라인 에세이 쓰기 수업 ‘밤호수의 에세이 클럽’을 4년째 운영해 오고 있다. 시차를 활용해 마치 ‘하루를 두 번 사는 듯’한 독특한 방식으로 한국과 긴밀히 연결되어 온 것이다. 매 기수마다 10명 안팎의 참가자들이 서로 글을 쓰고 첨삭을 주고받는 에세이 클럽은 현재 9기까지 진행되었으며, 모집 공고가 나가는 당일에 바로 마감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동안의 참가자들 모두는 에세이 쓰기 커뮤니티를 만들어 글쓰기를 지속적으로 이어 나가고 있다.

『밤호수의 에세이 클럽』은 지난 4년간의 실전 수업을 바탕으로 에세이 쓰기 노하우를 담은 책이다. ‘에세이란 과연 무엇인가’라는 정의에서 출발해, 실제로 에세이를 쓰는 사람들이 흔히 하는 실수와 그 해결책들을 제시한다. 가이드를 따라 꾸준히 나만의 글감을 찾고 쓰다 보면 그것은 결국 ‘나만의 콘텐츠’로 이어진다. 따로 또 같이, 서로의 글을 살피고 북돋으며 성장하는 에세이 클럽의 시행착오와 교훈을 들어 보자.

에세이는 단지 나르시시스트의 고백이 아니다

‘에세이가 일기랑 뭐가 달라?’라고 묻는다면 곧바로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만큼 에세이는 작가의 사적인 이야기를 재료로 하여 쓰이는 쉬운 글이라는 오해를 받곤 한다. 그러나 자기중심적인 생각과 감정들을 거리낌 없이 발산하는 곳이 일기장이라면, 에세이는 단지 그러한 고독한 독백을 넘어서서 이 글을 읽는 타인의 공감과 만나 공명하는 지점을 갖춘 글이라고 할 수 있다. 내 세계와 타인의 세계가 교감해 일으키는 카타르시스, 그것이 에세이의 특징이다. 내 글을 굳이 불특정 다수의 독자들에게 공개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얼핏 ‘나’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 안달이 난 나르시시스트의 문학이지만, 그러기 위해 종종 다른 사람의 삶도 이용한다는 혐의를 받곤 하지만, 에세이스트는 결국 ‘공감하는’ 나르시시스트다.

빈곤한 경험을 가진 나는
아무래도 에세이를 쓸 수 없는 걸까?


앞서 에세이를 단지 자기 이야기를 늘어놓는 글로 여기곤 하는 것처럼, 에세이에 대한 오해들이 몇 가지 더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에세이는 작가가 경험한 일만을 쓴다는 것이다. 만약 그렇지 않고 허구가 첨가되는 순간, 소설이 된다는 것. 그러나 수많은 에세이를 써 온 저자는 단호히 말한다. 미처 경험하지 못한, 미래의 나까지도 물론 에세이가 될 수 있다고 말이다. 이렇게 우리는 ‘진짜 내 이야기’들을 개척해 나갈 것이다.

과거의 기억만 글로 써내야 한다면 나이순으로 더 좋은 작가가 될 것이고, 살아 낸 만큼 많은 글이 나와야 하겠지만 결코 그렇지가 않다. 과거를 무조건 쏟아 낸 글에서 느껴지는 피로감에 비하면, 나이 어린 사람의 글이 더 신선하고 의외로 감동적일 때가 많다. (중략) 에세이의 출발이자 기본이 ‘나’라면 나의 과거뿐 아니라 미래와 계획, 바람은 어쩌면 가장 ‘나다운 것’의 핵심일 수 있다. 내가 경험한 것만 ‘나’라면 우리는 얼마나 밋밋한 존재일까. 경험하지 못한 것들 속에 가장 나다운, 진짜 내 이야기가 들어 있지 않을까.(본문 65~66쪽)

무조건 솔직한 것이 에세이의 미덕일까?
솔직함과 진실함은 다르다


마지막으로, 에세이를 쓰는 사람들이 가장 부담을 느끼는 부분 중 하나가 바로 ‘어느 정도까지 솔직하게 써야 할지 모르겠다’는 점이다. 물론 글을 쓰는 사람에게는 공통적으로 용기가 필요하다. 아직 나 스스로도 받아들이지 못한 감정들이라서 부담이 되거나, 글 속에 직·간접적으로 등장하는 주변 사람들의 반응이 두려울 수 있다. 그렇다면 내 모든 두려움과 비밀을 낱낱이 고백할 용기를 가진 이들만이 좋은 에세이를 쓸 수 있다는 것일까? 여기서 우리는 ‘솔직함’과 ‘진실함’을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솔직하다고 해서 꼭 진실한 사람은 아니다. 솔직함 속에 담긴 마음이 반드시 진실한 것이라고 볼 수도 없다. 반대로 진실한 사람이 꼭 모든 것에 솔직한 사람인 것도 아니다. 모든 것을 다 공개하고 고백하지는 않지만, 그 사람의 태도나 자세, 공유해야 할 것과 공유하지 않아도 될 것을 구분해서 말 하는 법, 그가 살아가는 법 자체가 진실을 드러내는 사람이 있다. (중략) 마찬가지로 솔직함은 덜하지만 진실한 글에 대해 더 궁금증이 생기고 신비롭게 느껴질 수 있다. 진실함이란 인간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사랑을 전제로 한 것이기 때문이다.(본문 147~148쪽)

인간에 대한 이해와 사랑. 누군가를 이해하고 그렇게 사랑해 보려고 애쓴 흔적이 느껴지는 글은 결국 미워하기 힘든 법이다. 반면 진실함 없이 솔직함만 나열된 글은 잠깐의 충격은 선사할 수 있을지언정 금세 퇴색하고 말 것이다.

쓰고자 하는 욕구가 때로는 이 모든 두려움을 이긴다. 그리고 그렇게 탄생한 글이 많은 사람에게 부딪히면 부딪힐수록 쓰는 이는 점점 더 정확한 용기를 낼 수 있게 된다. 내게는 가려져 있던 지점이 다른 이의 눈을 통해서는 선명히 보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는 독자 역시 미래의 에세이스트로서, 에세이 클럽의 일원으로서 검은 머리가 흰 머리가 될 때까지 함께 글을 쓸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