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우데모스 윤리학  

아리스토텔레스 전집 24

아리스토텔레스 지음, 김재홍·장미성 옮김 | 2026-7-22 | 312쪽 | 22,000원


아리스토텔레스 윤리학은 오랫동안 『니코마코스 윤리학』이라는 이름으로 읽혀 왔다. 그러나 그의 윤리학은 결코 한 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에우데모스 윤리학』, 『대도덕학』, 『덕과 악덕에 대하여』를 포함한 윤리학 4부작은 서로 긴밀하게 얽혀 있으면서도 각기 다른 문제의식과 철학적 깊이를 보여 준다. 『덕과 악덕에 대하여』를 함께 수록한 이번 『에우데모스 윤리학』의 출간은 아리스토텔레스 윤리학 4부작을 완성하는 마지막 번역이다. 이제 독자는 네 저작을 서로 대조하며 아리스토텔레스 윤리학의 풍부한 사유의 결을 온전히 살펴볼 수 있다.

 

아리스토텔레스에게 행복은 순간의 기쁨도, 행운이 가져다준 성취도 아니다. 그것은 인간이 자신의 탁월성을 온전히 발휘하며 살아가는 활동, 곧 ‘덕에 따른 활동’이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무엇을 얼마나 가졌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판단하고 선택하며 어떤 사람이 되어 가는가이다. 개인의 행복에서 성품으로, 성품에서 친애와 시민적 삶으로 나아가는 이 책은 고대 윤리학의 오래된 물음을 오늘의 우리에게 다시 던진다. 우리는 과연 좋은 것을 올바르게 누릴 만한 사람인가.


저·역자소개 ▼

저자  아리스토텔레스
그리스 북동부 칼키디케 반도 스타게이로스(Stageiros) 출생. 별칭으로 ‘스타게이로스의 사람’으로 불렸다. 마케도니아의 왕 아뮨타스 3세의 시의(侍醫)였던 아버지 니코마코스 덕에 어린 시절 펠라의 궁전에서 수준 높은 교육을 받으면서 성장했다. 17세가 되던 기원전 367년 아테네로 간 그는 플라톤의 아카데미아에 들어가 플라톤이 죽는 347년경까지 20년 동안 플라톤 문하에서 학문에 정진한다.
플라톤이 죽고 그의 조카 스페우시포스가 아카데미아의 새 원장이 되자 몇몇 동료와 아테네를 떠난 아리스토텔레스는 기원전 342년 마케도니아의 필립포스 왕에 의해 그의 아들 알렉산드로스의 교육을 위탁받은 것으로 추정되기도 한다. 알렉산드로스가 아시아 원정을 준비하던 335년 아테네로 돌아온 그는 아폴론 신전 경내에 뤼케이온이라는 학원을 설립한다. 기원전 323년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죽고, 아테네에 반 마케도니아 기운이 감돌기 사작하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아테네를 떠나 어머니의 고향 칼키스로 갔고, 이듬해에 세상을 떠난다.
그의 저술들을 주제별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논리학적 저작으로 『범주론』, 『명제론』, 『분석론 전서』, 『분석론 후서』, 『토피카』, 『소피스트적 논박에 대하여』 등이, 이론철학적 저작으로 『자연학』, 『형이상학』, 『혼에 대하여』 등이, 실천철학적 저술로 『니코마코스 윤리학』, 『정치학』, 『에우데모스 윤리학』, 『대도덕학』 등이 전해진다. 또한 언어학적 철학 저작인 『수사술』과 예술 이론적 저작인 『시학』이 전승되었고, 생물학 관련 작품으로 『동물 탐구』, 『동물의 부분들에 대하여』, 『동물의 운동에 대하여』 등도 전해진다. 


역자  김재홍
숭실대학교 철학과 졸업. 동 대학원에서 서양고전 철학 전공. 1994년 「아리스토텔레스의 학문방법론에서의 변증술의 역할에 관한 연구」로 철학박사 학위 취득. 캐나다 토론토대학교 ‘고중세 철학 합동 프로그램’에서 철학 연구(Post-Doc). 가톨릭대학교 인간학연구소 전문연구원, 서울대학교 철학사상연구소 선임연구원 역임. 가톨릭관동대학교 연구교수를 거쳐 전남대학교 사회통합지원센터 부센터장을 지냈으며, 현재 정암학당 연구원으로 있다.
저서로는 『그리스 사유의 기원』, 『왕보다 더 자유로운 삶』, 『아리스토텔레스 정치학』 등이, 역서로는 『자기 자신에게 이르는 것들』, 『에픽테토스 강의 1·2』, 『에픽테토스 강의 3·4, 엥케이리디온, 단편』, 아리스토텔레스의 『분석론 후서』, 『분석론 전서』, 『대도덕학』(공역), 『동물의 발생에 대하여』, 『아테나이인의 정치체제』, 『동물의 부분들에 대하여』, 『가정경제학』, 『관상학』, 『정치학』, 『토피카』, 『소피스트적 논박에 대하여』, 『니코마코스 윤리학』 등이 있다.


역자  장미성
숭실대학교 철학과 졸업. 동 대학교 대학원에서 플라톤 존재론 연구로 석사 학위, 뉴욕주립대학교에서 아리스토텔레스 윤리학 연구로 박사 학위 취득. 숭실대학교 철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희랍어·라틴어 고전을 번역하고 연구하는 정암학당 연구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Aristotle on Emotions in Law and Politics(공저), 『철학의 눈으로 본 노년』(공저) 등이, 역서로는 『사랑에 빠진 소크라테스』, 『대도덕학』(공역) 등이, 논문으로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우정론」 등이 있다.

차례 ▼


일러두기 5

 

『에우데모스 윤리학』 해제 11

1. 『에우데모스 윤리학』은 어떤 작품인가? 11

2. 『에우데모스 윤리학』의 주제와 내용 23

3. 『에우데모스 윤리학』의 내용과 특징 29

1) 제1권: 행복과 덕 30

2) 제2권: 덕과 자발성 32

3) 제3권: 개별적 덕들 35

4) 제7권: 친애 36

5) 제8권: 행복과 행운, 지극히 훌륭하고 좋음 36

6) 아름답고도 좋음(제8권 제3장) 39

4. ‘공통책’(제4~6권)에 대하여 41

 

『덕과 악덕에 대하여』 해제 43

 

『에우데모스 윤리학』 49

 

제1권 행복과 최고선 51

제1장 아름다움, 좋음, 즐거움을 포괄하는 최고선으로서의 행복 51

제2장 행복의 본질과 조건의 차이 54

제3장 행복에 대한 여러 견해와 검토해야 할 견해 56

제4장 삶의 세 가지 방식(폴리스적 삶, 지혜를 사랑하는 삶, 향락에 빠지는 삶) 59

제5장 ‘바람직한 삶’을 둘러싼 여러 견해에 대한 비판적 검토 61

제6장 윤리학의 탐구 방법과 철학적 과제 66

제7장 인간의 행복과 신의 행복 71

제8장 좋음의 이데아, ‘공통적 좋음’, ‘좋음 그 자체’ 73

 

제2권 덕의 본질과 그 구성 요소 83

제1장 혼의 좋음, 덕의 종류: ‘사고에 관련된 덕’과 ‘성격에 관련된 덕’ 83

제2장 습관에 의한 성격에 관련된 덕 94

제3장 중간임(중용)과 덕, 여러 덕의 도표 95

제4장 쾌락과 고통에 따른 성격에 관련된 덕 102

제5장 ‘올바른 이성’에 따른 중간임(중용) 104

제6장 행위의 원인과 책임 107

제7장 ‘자발적인 것’과 ‘비자발적인 것’ 111

제8장 욕구, 바람, 선택, 강제 115

제9장 행위에서의 무지 124

제10장 선택, 숙고, 판단 126

제11장 선택의 대상과 목적, 칭찬이나 비난의 대상으로서의 덕과 악덕 137

 

제3권 성격에 관련된 여러 덕 141

제1장 용기 141

제2장 방종 154

제3장 온화함 160

제4장 후함(후한 마음, 관대함) 162

제5장 원대한 마음(긍지) 165

제6장 통 큼(호방) 173

제7장 성격에 관련된 몇 가지 덕 175

 

제7권 친애에 대하여 183

제1장 친애란 무엇인가, 친애를 둘러싼 대립하는 견해 183

제2장 탐구의 방법과 친애의 세 종류의 대상(‘덕에 근거한 친애’, ‘유용함에 근거한 친애’, ‘즐거움에 근거한 친애’) 190

제3장 동등성에 따른 친애 207

제4장 한쪽의 우월함에 따른 친애 209

제5장 정반대되는 것들 사이에서 볼 수 있는 친애 212

제6장 자기 자신에 대한 친애(‘자기애’) 215

제7장 한마음과 호의(선의) 221

제8장 ‘잘해 주는 쪽’에서의 친애의 지나침 223

제9장 인간관계와 정치체제의 비교 225

제10장 친애의 여러 종류 228(친족적 친애, 동료적 친애, 공동체적 친애, 시민적 친애)

제11장 상대방에 따른 ‘되돌려줄 것(보답)’의 차이 240

제12장 행복의 자족성과 친구의 필요성 243

 

제8권 행복과 덕을 둘러싼 여러 문제 253

제1장 덕과 지식을 둘러싼 역설 253

제2장 행복과 행운 258

제3장 완전한 덕으로서의 ‘지극히 아름답고 좋음’ 267

 

『덕과 악덕에 대하여』 275

제1장 칭찬과 비난의 대상으로서 덕과 덕의 산물. 혼의 세 부분에 대응한 각 부분의 덕과 악덕 277

제2장 덕의 규정: 사려, 온화함, 용기, 절제, 자제력, 278정의, 후한 마음[관대], 긍지

제3장 악덕의 규정: 어리석음, 성냄, 겁쟁이, 방종, 279자제력 없음, 부정의, 인색, 비굴

제4장 덕(사려[슬기], 온화함, 용기, 절제)에 속하는 성격과 279덕에 수반되는 태도

제5장 덕(자제력, 정의, 후한 마음, 긍지)에 속하는 성격과 덕에 수반되는 태도 281

제6장 악덕(어리석음, 성냄, 겁쟁이, 방종, 자제력 없음)에 속하는 성격과 악덕에 수반되는 태도 283

제7장 악덕(부정의, 인색, 비굴)에 속하는 성격과 악덕에 수반되는 태도 285

제8장 좋은 정치체제의 본보기로서의 뛰어난 혼의 상태 287

 

참고문헌 291

『에우데모스 윤리학』 291

『덕과 악덕에 대하여』 299

 

찾아보기 301

 

편집자 추천글 ▼

"행복에 앞서, 우리는 무엇을 물어야 하는가"
아리스토텔레스 윤리학의 또 다른 출발점

『니코마코스 윤리학』에 가려졌던 고전의 귀환!

아리스토텔레스 윤리학 4부작의 완성


아리스토텔레스 윤리학은 오랫동안 『니코마코스 윤리학』이라는 이름으로 읽혀 왔다. 그러나 그의 윤리학은 결코 한 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에우데모스 윤리학』, 『대도덕학』, 『덕과 악덕에 대하여』를 포함한 윤리학 4부작은 서로 긴밀하게 얽혀 있으면서도 각기 다른 문제의식과 철학적 깊이를 보여 준다. 『덕과 악덕에 대하여』를 함께 수록한 이번 『에우데모스 윤리학』의 출간으로, 아리스토텔레스 윤리학 4부작이 마침내 모두 우리말로 완역되었다. 이제 독자는 어느 한 권을 유일한 정본으로 받아들이는 데 그치지 않고, 네 저작을 서로 대조하며 아리스토텔레스 윤리학의 형성과 전개, 그리고 그 풍부한 사유의 결을 온전히 살펴볼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왜 『에우데모스 윤리학』은 『니코마코스 윤리학』의 그늘에 머물렀던 것일까. 기실 『에우데모스 윤리학』은 윤리학 4부작 가운데 가장 오랫동안 오해와 논쟁의 중심에 놓여 있던 작품이다. 이 책은 『니코마코스 윤리학』의 초기 형태이거나 미완의 초안으로 이해되었고, 두 저작에 공통으로 전승된 이른바 ‘공통책’의 성립과 소속을 둘러싼 논쟁 역시 좀처럼 끝나지 않았다. 그러나 두 저작의 언어와 구성, 철학적 개념은 물론 전승 과정에 대한 연구가 축적되면서 이러한 통념은 다시 흔들리기 시작했다. 오늘날 『에우데모스 윤리학』은 아리스토텔레스 윤리학의 또 다른 출발점이자, 그의 사유를 한층 입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한 필수적인 고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행복은 감정이 아니라

덕을 따라 살아가는 삶의 활동이다

우리는 흔히 행복을 만족스러운 감정이나 좋은 일이 일어난 상태로 이해한다. 그러나 아리스토텔레스에게 행복은 순간적으로 느끼는 기쁨도, 행운이 가져다준 외적 성취도 아니다. 행복은 인간이 지닌 탁월성을 온전히 발휘하며 살아가는 활동, 곧 ‘덕에 따른 활동’이다. 따라서 행복한 삶은 무엇을 얼마나 소유했는가가 아니라, 삶 전체에 걸쳐 어떻게 판단하고 선택하고 행동하는가에 달려 있다. 이 책이 행복을 말하면서 끊임없이 덕과 성품의 문제로 나아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덕은 감정과 욕망을 억압하고 의무를 견디는 능력만을 뜻하지 않는다. 덕 있는 사람은 마지못해 옳은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고귀한 것을 사랑하고 좋은 행동 자체에서 즐거움을 느끼는 사람이다. 무엇을 기뻐하고 무엇을 괴로워할 것인지, 분노와 욕망을 어떤 대상에게 어느 정도로 향하게 할 것인지가 곧 윤리의 문제가 된다. 올바른 행위는 외부의 규칙을 따르는 데서 끝나지 않고, 반복된 선택과 교육을 통해 한 사람의 성품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 윤리학은 결국 ‘무엇이 옳은가’를 알려 주는 지식이 아니라, 옳은 것을 기꺼이 행할 수 있는 인간을 형성하는 실천적 탐구이다.


우리는 과연 좋은 것을

올바르게 누릴 만한 사람인가

『에우데모스 윤리학』이 묻는 것은 ‘어떤 것이 좋은가, 무엇이 행복을 가져다주는가’에만 머물지 않는다. 그보다 더 근본적인 질문은 ‘어떤 사람이 좋은 사람인가’, ‘우리는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가’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용기와 절제, 온화함과 후함 같은 개별적 덕을 살피고, 선택과 책임, 자발성과 비자발성의 조건을 치밀하게 분석한다. 그러나 그가 궁극적으로 그리는 인간은 각각의 덕을 따로 갖춘 사람이 아니라, 욕망과 판단, 행위와 즐거움이 하나의 좋은 삶 안에서 조화를 이루는 사람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제8권의 ‘지극히 훌륭하고 좋음’(kalokagathia)이라는 개념에서 절정에 이른다. 『니코마코스 윤리학』에는 등장하지 않는 이 개념은 여러 덕의 단순한 합계를 넘어, 개별적 탁월성을 완전한 형태로 통합하는 궁극적 성품을 가리킨다. 행운은 좋은 삶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지만 인간의 행복을 결정하지는 못한다. 재산과 명예, 권력과 같은 외적 좋음 역시 필요할 수 있지만, 그것을 어떻게 사용하고 어떤 목적 아래 배열할지를 정하는 것은 결국 인간의 성품이다. 행복에 앞서 물어야 할 것은 얼마나 많은 좋은 것을 얻었는가가 아니라, 그 좋은 것을 올바르게 누릴 만한 사람이 되었는가이다.


나 홀로 행복한 삶은 가능한가

친애에서 공동체의 윤리로

좋은 삶은 홀로 완성할 수 없다. 『에우데모스 윤리학』은 제7권 전체를 ‘친애’에 할애하며, 덕에 근거한 친애와 유용함에 근거한 친애, 즐거움에 근거한 친애를 구분한다. 또한 동등한 사람들 사이의 관계뿐 아니라 부모와 자녀, 통치자와 시민처럼 서로 다른 위치에 놓인 사람들의 관계를 살피고, 자기 자신에 대한 친애에서 호의와 한마음, 시민적 친애에 이르기까지 인간관계의 여러 층위를 탐구한다. 친구는 행복에 덧붙는 부수적 존재가 아니다. 인간이 자신의 활동을 지속하고 좋은 삶을 함께 실현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동반자이다.

 

이로써 아리스토텔레스 윤리학은 개인의 내면이나 품성에 머물지 않고 정치의 문제로 확장된다. 좋은 사람은 곧 타인과 올바른 관계를 맺는 사람이며, 좋은 공동체는 시민들이 서로의 탁월한 활동을 가능하게 하는 공동체이다. 함께 수록된 『덕과 악덕에 대하여』는 이러한 문제를 또 다른 방식으로 압축해 보여 준다. 플라톤의 혼 삼분설과 연결해 덕과 악덕을 대립적으로 배열한 이 짧은 텍스트는 아리스토텔레스 윤리학의 경계와 변화, 후대 소요학파의 사유까지 되짚게 한다. 개인의 행복에서 성품으로, 성품에서 친애와 시민적 삶으로 나아가는 두 저작은 고대 윤리학의 물음을 오늘의 삶 한가운데로 다시 불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