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탐정들
한국근대문학관 지음 | 2022-02-21 | 192쪽 | 15,000원
인천문화재단 한국근대문학관에서 2021년 기획전시로 열린 〈한국 근대추리소설 특별전 - 한국의 탐정들〉에서 우리는 그 존재조차 모르고 있던 한국의 탐정들을 만난다.
한국의 추리소설은 근대문학의 역사와 함께 출발했다. 탐정은 일상 가까이에서 늘 대중과 함께하며,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한 시민과 손잡고 범죄를 해결했다. 또한 한국 추리소설은 서양의 탐정을 본받으면서도 한국만의 독특한 주인공을 만들어 냈다. 근대적 소설에 대한 학습이 된 유학생들로부터 이 추리소설이 시작되었다는 것, 시간을 내어 소설을 재미로 읽고 즐길 수 있는 독자층이 이때부터 생성되었다는 것 등은 순수문학과 대중문학의 구분이 무의미함을 보여주는 동시에 소설의 본질을 드러낸다. 바로 소설은 재미가 있어야 한다는 것. 사건을 해결하는 탐정의 이야기보다 독자를 사로잡는 이야기는 없다. 근대문학에 있어 분명 여러 시작점 중 하나가 되었던 정탐소설을 살피는 것은 한국 문학을 이해하는 유의미한 방식이 될 것이다.
저·역자 소개 ▼
저자 한국근대문학관
인천광역시와 인천문화재단이 인천의 원도심인 개항장에 있는 창고 건물을 리모델링하여 만든 공간으로 2013년 9월 개관했다. 인천문화재단이 직영하는 전국 유일의 공공 종합문학관이다. 1890년대 근대계몽기부터 1948년에 이르기까지 우리 근대문학의 역사적 흐름을 상설전시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한국근대문학관은 상설전시 외에 문학과 인문학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기획전시 및 교육프로그램과 인천 및 한국근현대문학 자료의 체계적 수집·보존 업무도 수행하고 있다.
인천광역시와 인천문화재단이 인천의 원도심인 개항장에 있는 창고 건물을 리모델링하여 만든 공간으로 2013년 9월 개관했다. 인천문화재단이 직영하는 전국 유일의 공공 종합문학관이다. 1890년대 근대계몽기부터 1948년에 이르기까지 우리 근대문학의 역사적 흐름을 상설전시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한국근대문학관은 상설전시 외에 문학과 인문학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기획전시 및 교육프로그램과 인천 및 한국근현대문학 자료의 체계적 수집·보존 업무도 수행하고 있다.
차례 ▼
발간사 4
전시를 열며 7
I 정탐의 출현 11
II 소년탐정 29
III 탐정의 탄생, 프로탐정의 출현 49
IV 한국을 대표하는 명탐정 – 유불란(劉不亂) 65
V 변질된 탐정들 107
VI 해방기 탐정, 애국 탐정 – 장비호(張飛虎) 119
특별코너 137
전시를 마무리하며 155
부록 157
논고_ 추리소설을 왜 읽는가? 171
전시를 열며 7
I 정탐의 출현 11
II 소년탐정 29
III 탐정의 탄생, 프로탐정의 출현 49
IV 한국을 대표하는 명탐정 – 유불란(劉不亂) 65
V 변질된 탐정들 107
VI 해방기 탐정, 애국 탐정 – 장비호(張飛虎) 119
특별코너 137
전시를 마무리하며 155
부록 157
논고_ 추리소설을 왜 읽는가? 171
편집자 추천글 ▼
“우리가 밤새워 책을 읽은 적 있다면,
그것은 아마 추리소설이었을 것이다”
- 한국 탐정의 기원, 한국 근대 추리소설을 만나다
“추리소설이 즐거운 이유는 누군가 죽었기 때문이 아니라 범인을 잡을 수 있고 합당한 처벌을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논고 중에서
사람이 죽고, 단서가 나타난다. 경찰은 수사에 도움을 얻기 위해 탐정을 부른다. 그리고 사건 현장에 도착한 탐정은 모두가 보지 못한 것들을 보기 시작하고, 그렇게 사건을 해결한다. 완전범죄인 것처럼 보였던 것에서 실낱같은 단서를 찾아내고 범인의 죄를 단죄하는 탐정의 활약을 보며 우리는 흥분한다. 탐정과 함께 사건을 해결하는 동료가 되어 범죄의 끝을 보고 속 시원해하는 우리는 ‘추리소설 독자’다.
탐정과 추리소설이라고 했을 때 코난 도일과 애거사 크리스티만을 떠올리던 우리에게 선물처럼 나타난 한국 탐정들, 인천문화재단 한국근대문학관에서 2021년 기획전시로 열린 <한국 근대추리소설 특별전 - 한국의 탐정들>에서 우리는 그 존재조차 모르고 있던 한국의 탐정들을 만난다.
살인이라는 상상력, 탐정의 시대
살인 사건은 항상 일어난다. 그 사건을 푸는 소설과 영화, 드라마는 이제 우리에게 익숙한 장르고 엔터테인먼트가 되었다. 살인이 반갑다거나 재미있어서가 아니다. 그 사건이 결국 풀린다는 정의에 대한 믿음이 지켜지기 때문이며, 억울함을 알아주고 그것을 해결해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안심 때문이다.
이미 100년이 훌쩍 지난 셜록 홈스 시리즈, 그리고 김전일로 더 잘 알려진 긴다이치 코스케 등, 그들이 나타나면 범인이 잡히고 사건이 풀린다. 범인은 교묘하게 살인을 계획하지만 아무리 정교하게 만들어진 계획이라 해도 명탐정들 앞에선 맥없이 허물어진다. 오래도록 이 탐정들이 사랑을 받고 리메이크에 리메이크를 거듭할 수 있는 것은 통쾌함과 재미를 넘어선 사회정의에 대한 소망 덕분일 것이다.
한국의 탐정, 추리소설의 시작
한국 근대 추리소설의 역사는 20세기 초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이때는 ‘추리소설’과 ‘탐정’보다는 각각 ‘정탐(偵探)소설’과 ‘정탐’이라는 말이 주로 사용되었다. 1906년 발표된 『신단공안』은 흉측한 범죄나 기발한 사건을 다룬 연작소설로 이야기의 끝에 사또가 등장해 사건을 슬기롭게 해결한다. 이해조의 『쌍옥적』은 한국 최초의 탐정소설로, 경찰 관리가 정탐으로 등장하여 복잡하게 얽힌 사건을 추리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1920년대 이후 일본 유학생들의 귀국과 함께 추리소설을 쓰고 읽을 만한 독자층이 형성되면서 한국의 추리소설은 큰 전기를 맞이하는데, 이때 『혈가사』와 채만식의 『염마』, 김동인의 『수평선 넘어로』 등은 한국 창작 추리소설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더해 소파 방정환의 『동생을 찾으러』와 『칠칠단의 비밀』, 김내성의 『황금굴』과 『똘똘이의 모험』 등의 등장은 한국 근대 추리소설 역사에서 흥미로운 지점으로, 어린이-아동 주인공이 탐정 역할을 맡아 사건을 해결하는 ‘아동모험소설’이었다는 점이다.
탐정과 함께한 한국 근대문학
한국의 추리소설은 근대문학의 역사와 함께 출발했다. 탐정은 일상 가까이에서 늘 대중과 함께하며,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한 시민과 손잡고 범죄를 해결했다. 또한 한국 추리소설은 서양의 탐정을 본받으면서도 한국만의 독특한 주인공을 만들어 냈다. 근대적 소설에 대한 학습이 된 유학생들로부터 이 추리소설이 시작되었다는 것, 시간을 내어 소설을 재미로 읽고 즐길 수 있는 독자층이 이때부터 생성되었다는 것 등은 순수문학과 대중문학의 구분이 무의미함을 보여주는 동시에 소설의 본질을 드러낸다. 바로 소설은 재미가 있어야 한다는 것. 단서를 찾고 범인을 쫓으며 끝내 사건을 해결하는 탐정의 이야기보다 독자를 사로잡는 이야기는 없다. 근대문학에 있어 분명 여러 시작점 중 하나가 되었던 정탐소설을 살피는 것은 한국 문학을 이해하는 유의미한 방식이 될 것이다.
그것은 아마 추리소설이었을 것이다”
- 한국 탐정의 기원, 한국 근대 추리소설을 만나다
“추리소설이 즐거운 이유는 누군가 죽었기 때문이 아니라 범인을 잡을 수 있고 합당한 처벌을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논고 중에서
사람이 죽고, 단서가 나타난다. 경찰은 수사에 도움을 얻기 위해 탐정을 부른다. 그리고 사건 현장에 도착한 탐정은 모두가 보지 못한 것들을 보기 시작하고, 그렇게 사건을 해결한다. 완전범죄인 것처럼 보였던 것에서 실낱같은 단서를 찾아내고 범인의 죄를 단죄하는 탐정의 활약을 보며 우리는 흥분한다. 탐정과 함께 사건을 해결하는 동료가 되어 범죄의 끝을 보고 속 시원해하는 우리는 ‘추리소설 독자’다.
탐정과 추리소설이라고 했을 때 코난 도일과 애거사 크리스티만을 떠올리던 우리에게 선물처럼 나타난 한국 탐정들, 인천문화재단 한국근대문학관에서 2021년 기획전시로 열린 <한국 근대추리소설 특별전 - 한국의 탐정들>에서 우리는 그 존재조차 모르고 있던 한국의 탐정들을 만난다.
살인이라는 상상력, 탐정의 시대
살인 사건은 항상 일어난다. 그 사건을 푸는 소설과 영화, 드라마는 이제 우리에게 익숙한 장르고 엔터테인먼트가 되었다. 살인이 반갑다거나 재미있어서가 아니다. 그 사건이 결국 풀린다는 정의에 대한 믿음이 지켜지기 때문이며, 억울함을 알아주고 그것을 해결해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안심 때문이다.
이미 100년이 훌쩍 지난 셜록 홈스 시리즈, 그리고 김전일로 더 잘 알려진 긴다이치 코스케 등, 그들이 나타나면 범인이 잡히고 사건이 풀린다. 범인은 교묘하게 살인을 계획하지만 아무리 정교하게 만들어진 계획이라 해도 명탐정들 앞에선 맥없이 허물어진다. 오래도록 이 탐정들이 사랑을 받고 리메이크에 리메이크를 거듭할 수 있는 것은 통쾌함과 재미를 넘어선 사회정의에 대한 소망 덕분일 것이다.
한국의 탐정, 추리소설의 시작
한국 근대 추리소설의 역사는 20세기 초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이때는 ‘추리소설’과 ‘탐정’보다는 각각 ‘정탐(偵探)소설’과 ‘정탐’이라는 말이 주로 사용되었다. 1906년 발표된 『신단공안』은 흉측한 범죄나 기발한 사건을 다룬 연작소설로 이야기의 끝에 사또가 등장해 사건을 슬기롭게 해결한다. 이해조의 『쌍옥적』은 한국 최초의 탐정소설로, 경찰 관리가 정탐으로 등장하여 복잡하게 얽힌 사건을 추리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1920년대 이후 일본 유학생들의 귀국과 함께 추리소설을 쓰고 읽을 만한 독자층이 형성되면서 한국의 추리소설은 큰 전기를 맞이하는데, 이때 『혈가사』와 채만식의 『염마』, 김동인의 『수평선 넘어로』 등은 한국 창작 추리소설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더해 소파 방정환의 『동생을 찾으러』와 『칠칠단의 비밀』, 김내성의 『황금굴』과 『똘똘이의 모험』 등의 등장은 한국 근대 추리소설 역사에서 흥미로운 지점으로, 어린이-아동 주인공이 탐정 역할을 맡아 사건을 해결하는 ‘아동모험소설’이었다는 점이다.
탐정과 함께한 한국 근대문학
한국의 추리소설은 근대문학의 역사와 함께 출발했다. 탐정은 일상 가까이에서 늘 대중과 함께하며,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한 시민과 손잡고 범죄를 해결했다. 또한 한국 추리소설은 서양의 탐정을 본받으면서도 한국만의 독특한 주인공을 만들어 냈다. 근대적 소설에 대한 학습이 된 유학생들로부터 이 추리소설이 시작되었다는 것, 시간을 내어 소설을 재미로 읽고 즐길 수 있는 독자층이 이때부터 생성되었다는 것 등은 순수문학과 대중문학의 구분이 무의미함을 보여주는 동시에 소설의 본질을 드러낸다. 바로 소설은 재미가 있어야 한다는 것. 단서를 찾고 범인을 쫓으며 끝내 사건을 해결하는 탐정의 이야기보다 독자를 사로잡는 이야기는 없다. 근대문학에 있어 분명 여러 시작점 중 하나가 되었던 정탐소설을 살피는 것은 한국 문학을 이해하는 유의미한 방식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