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강기간 : 2024. 10. 17 ~ 12. 19
_(총 10강, 목요일 저녁 7:30~9:30)
• 온라인(zoom)으로만 진행되는 강좌입니다.
• 매주 수업 후 ‘강의 다시보기’가 제공됩니다.
• 강의 진행 중에도 신청이 가능합니다. 강의 진행 중에 신청한 경우 이전 강의에 대한 다시보기 영상을 제공합니다.
▶강의소개 및 일정
『물질과 기억』 (총 10강)
1장 표상을 위한 이미지들의 선택
2장 이미지들의 식별에 관하여
『물질과 기억』은 다소 어려운 책입니다. 특히 서문과 1장이 어렵습니다. 이 초반부의 어려움이 2장 이후의 ‘눈앞이 환해지는 경험’을 만나지 못하게 하는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물질과 기억』 초반부가 어려운 것은 결코 텍스트가 알아듣지 못할 말로―가령 라깡Lacan의 글에서와 같이―쓰여져 있기 때문이 아닙니다. 노벨 문학상 수상자이기도 한 베르그송은 오히려 복잡하고 어려울 수 있는 생각을 쉽고 명료한 말로 아름답게 전달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는 철학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질과 기억』의 초반부가 이처럼 어렵다는 것은 다루고 있는 사태가 그만큼 복잡하고 어렵다는 것을 말해 줍니다. 무엇보다 가장 큰 어려움은 여러 갈래의 서로 다른 길, 즉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이 공존하고 있는 것 같다는 점일 것입니다. 따라서 첫날 제1강에서는 이 다양한 길들이 수놓일 수 있게 되는 전체 지형을 살필 수 있도록 하는 <안내 강의>를 합니다. 그런 다음, 2강에서부터 마지막 10강까지는 『물질과 기억』 2장까지의 중요 대목들을 하나하나 짚어가면서 자세히 강독해 나갈 예정입니다.
▶강의개요
이번 강의를 통해 우리는 의식의 신비를 말하는 이 책이 오늘날과 같은 AI 시대에 어떤 운명을 맞이하게 될지를 생각해 보려 합니다. 우리가 이 책의 성패를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따라 삶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도 크게 달라질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보통 우리 자신이 이 지구에서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또한 이 지구 역시 우주 속에서 얼마나 작고 보잘것없는 존재인지에 대해서 말합니다. 하지만 베르그송은 우리 존재란 실은, 그 몸의 차원에 있어서도 좁고 한정된 공간 속에 갇혀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지각이 뻗어나가는 우주의 저 먼 곳까지 펼쳐져 있는 것이라는 놀라운 주장을 제시합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우리 존재가 여기 이 작은 공간 속에서의 속박을 넘어 저 거대한 범위로까지 확장되어 나갈 수 있게 되는 것이 단지 몸과 공간의 차원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틀림없이 우리의 몸과 어떤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일 우리의 의식 또한, 우리의 몸이 살아가게 되는 어느 한정된 시간 속에 속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우주의 거대한 시간 속의 저 먼 곳까지 뻗어나가고 있는 것임을 베르그송은 함께 보여 주려고 합니다.
이 모든 이야기의 진실성을 보여 주기 위해, 베르그송은 기억이라는 것이 실은 몸(두뇌)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몸보다 앞서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이며, 그러므로 몸(두뇌)이란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기억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저 거대한 시간 속의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고 모두 자신 속에 담을 수 있는 우리의 기억 중에서 오로지 우리의 몸의 현재적 생존과 적응에 필요한 것만을 선별적으로 소환하여 활성화하는 데 얽매여 있는 <망각의 도구>라는 것을 보여 주고자 합니다.
이 이야기가 그리고 있는 이와 같은 현란한 구도에 아찔해 하거나 겁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혹은 정신 나간 미친 소리라고 지레 분개할 필요도 없습니다. 이 모든 것의 진실성을 『물질과 기억』은 엄밀하고 차분한 논증으로 하나하나 짚어나가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의 이와 같은 값진 노력을 사람들이 <철학사의 가장 위대한 장면> 중의 하나로 기억하는 것입니다. 칸트의 『순수이성비판』은 인간의 사유가 얼마나 정교하고 고도한 사유의 건축물을 세울 수 있는지를 보여 주는 가장 위대한 철학서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영광스러운 수식어는 오히려 베르그송의 『물질과 기억』에 주어지는 것이 더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칸트의 저 책이 보여 주는 <사유의 정교한 인공미적 건축술>에 경탄하는 사람일지라도, 베르그송의 이 책에서 자연의 본래 그대로의 생명력과 하나로 호흡하는 살아 있는 사유의 생생한 맥박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참고사항
참고문헌으로는―아직 교재가 아닙니다―일단 『물질과 기억』(앙리 베르크손 지음, 최화 역주, 자유문고)를 지목해 두도록 하겠습니다. 『물질과 기억』의 다른 번역본은 사용하지 않습니다. 강의 첫날에 교재에 대한 설명을 드릴 터이니, 그날 이야기를 듣고 교재를 천천히 준비하셔도 됩니다. 물론 『물질과 기억』의 영어 번역본도 강의를 위해 사용될 것입니다(강의 첫날, 영어 번역본 PDF 파일을 나눠 드리겠습니다). 앞에서 말했듯이, 첫날의 강의는 강사가 자체적으로 준비한 원고를 바탕으로 이루어질 것입니다.
▶강사소개 : 조현수
서울대학교 철학과 학사 석사.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대학교 철학박사. 능인대학원대학교 명상심리학과 교수 역임. 서울대, 연세대, 성공회대 등의 여러 대학에서 시간 강사 역임
저서로 『성, 생명, 우주: 마조히즘에 대한 들뢰즈의 이해로부터 탄트리즘(밀교)의 재발견으로』, 『들뢰즈의 <마조히즘> 읽기』가 있으며, 공저로 『프랑스철학과 정신분석』, 『사물의 분류와 지식의 탄생』, 『로컬리티의 인문학』이 있다. 역서로는 『우연과 필연』(자크 모노 저)이 있으며, 베르그송과 들뢰즈의 철학에 대한 다수의 연구 논문이 있다.
▶강의소개 및 일정
『물질과 기억』 (총 10강)
1장 표상을 위한 이미지들의 선택
2장 이미지들의 식별에 관하여
『물질과 기억』은 다소 어려운 책입니다. 특히 서문과 1장이 어렵습니다. 이 초반부의 어려움이 2장 이후의 ‘눈앞이 환해지는 경험’을 만나지 못하게 하는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물질과 기억』 초반부가 어려운 것은 결코 텍스트가 알아듣지 못할 말로―가령 라깡Lacan의 글에서와 같이―쓰여져 있기 때문이 아닙니다. 노벨 문학상 수상자이기도 한 베르그송은 오히려 복잡하고 어려울 수 있는 생각을 쉽고 명료한 말로 아름답게 전달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는 철학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질과 기억』의 초반부가 이처럼 어렵다는 것은 다루고 있는 사태가 그만큼 복잡하고 어렵다는 것을 말해 줍니다. 무엇보다 가장 큰 어려움은 여러 갈래의 서로 다른 길, 즉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이 공존하고 있는 것 같다는 점일 것입니다. 따라서 첫날 제1강에서는 이 다양한 길들이 수놓일 수 있게 되는 전체 지형을 살필 수 있도록 하는 <안내 강의>를 합니다. 그런 다음, 2강에서부터 마지막 10강까지는 『물질과 기억』 2장까지의 중요 대목들을 하나하나 짚어가면서 자세히 강독해 나갈 예정입니다.
▶강의개요
이번 강의를 통해 우리는 의식의 신비를 말하는 이 책이 오늘날과 같은 AI 시대에 어떤 운명을 맞이하게 될지를 생각해 보려 합니다. 우리가 이 책의 성패를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따라 삶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도 크게 달라질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보통 우리 자신이 이 지구에서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또한 이 지구 역시 우주 속에서 얼마나 작고 보잘것없는 존재인지에 대해서 말합니다. 하지만 베르그송은 우리 존재란 실은, 그 몸의 차원에 있어서도 좁고 한정된 공간 속에 갇혀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지각이 뻗어나가는 우주의 저 먼 곳까지 펼쳐져 있는 것이라는 놀라운 주장을 제시합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우리 존재가 여기 이 작은 공간 속에서의 속박을 넘어 저 거대한 범위로까지 확장되어 나갈 수 있게 되는 것이 단지 몸과 공간의 차원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틀림없이 우리의 몸과 어떤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일 우리의 의식 또한, 우리의 몸이 살아가게 되는 어느 한정된 시간 속에 속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우주의 거대한 시간 속의 저 먼 곳까지 뻗어나가고 있는 것임을 베르그송은 함께 보여 주려고 합니다.
이 모든 이야기의 진실성을 보여 주기 위해, 베르그송은 기억이라는 것이 실은 몸(두뇌)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몸보다 앞서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이며, 그러므로 몸(두뇌)이란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기억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저 거대한 시간 속의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고 모두 자신 속에 담을 수 있는 우리의 기억 중에서 오로지 우리의 몸의 현재적 생존과 적응에 필요한 것만을 선별적으로 소환하여 활성화하는 데 얽매여 있는 <망각의 도구>라는 것을 보여 주고자 합니다.
이 이야기가 그리고 있는 이와 같은 현란한 구도에 아찔해 하거나 겁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혹은 정신 나간 미친 소리라고 지레 분개할 필요도 없습니다. 이 모든 것의 진실성을 『물질과 기억』은 엄밀하고 차분한 논증으로 하나하나 짚어나가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의 이와 같은 값진 노력을 사람들이 <철학사의 가장 위대한 장면> 중의 하나로 기억하는 것입니다. 칸트의 『순수이성비판』은 인간의 사유가 얼마나 정교하고 고도한 사유의 건축물을 세울 수 있는지를 보여 주는 가장 위대한 철학서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영광스러운 수식어는 오히려 베르그송의 『물질과 기억』에 주어지는 것이 더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칸트의 저 책이 보여 주는 <사유의 정교한 인공미적 건축술>에 경탄하는 사람일지라도, 베르그송의 이 책에서 자연의 본래 그대로의 생명력과 하나로 호흡하는 살아 있는 사유의 생생한 맥박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참고사항
참고문헌으로는―아직 교재가 아닙니다―일단 『물질과 기억』(앙리 베르크손 지음, 최화 역주, 자유문고)를 지목해 두도록 하겠습니다. 『물질과 기억』의 다른 번역본은 사용하지 않습니다. 강의 첫날에 교재에 대한 설명을 드릴 터이니, 그날 이야기를 듣고 교재를 천천히 준비하셔도 됩니다. 물론 『물질과 기억』의 영어 번역본도 강의를 위해 사용될 것입니다(강의 첫날, 영어 번역본 PDF 파일을 나눠 드리겠습니다). 앞에서 말했듯이, 첫날의 강의는 강사가 자체적으로 준비한 원고를 바탕으로 이루어질 것입니다.
▶강사소개 : 조현수
서울대학교 철학과 학사 석사.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대학교 철학박사. 능인대학원대학교 명상심리학과 교수 역임. 서울대, 연세대, 성공회대 등의 여러 대학에서 시간 강사 역임
저서로 『성, 생명, 우주: 마조히즘에 대한 들뢰즈의 이해로부터 탄트리즘(밀교)의 재발견으로』, 『들뢰즈의 <마조히즘> 읽기』가 있으며, 공저로 『프랑스철학과 정신분석』, 『사물의 분류와 지식의 탄생』, 『로컬리티의 인문학』이 있다. 역서로는 『우연과 필연』(자크 모노 저)이 있으며, 베르그송과 들뢰즈의 철학에 대한 다수의 연구 논문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