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소개
칸트의 『판단력 비판』을 단순한 미학 서적으로 간주하기에는 책의 내용이 함축하고 있는 바가 상당히 깊은 것을 알 수 있다. 칸트는 『순수이성비판』을 통해 인식의 조건에 대한 범주의 연역을 경험으로부터 출발시켰다. 이는 인식할 수 있는 대상에 대한 인식 조건의 추론과 연역의 문제를 인간이 수행할 수 있는 자연과학적 측면으로부터 그 토대를 마련하고자 했다는 것을 함축한다. 결과적으로 제1 비판서로 알려진『순수이성비판』의 의의는 인식될 수 있는 조건에 대한 철학적 비판의 작업을 토대로 형이상학과 분리된 인식론의 성립으로 드러난다.
이러한 칸트의 작업은 ‘초감성적’ 영역으로 대변되는 ‘신’과 종교의 영역을 이성의 철학적 영역과 구분 지었음을 시사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과제의 결과로 신과 사변적 대상은 어디에 남아있게 되는 것인가? 칸트는 『순수이성비판』 , 「선험적 변증학」의 서두 부분에서 ‘신’, ‘영혼’, ‘자유’와 같은 형이상학적 문제는 인간 이성이 피할 수 없는 영속적인 형이상학적 화두임을 말하고 있다. 하지만 ‘규정적 판단력’에 기초한 수학적이고 과학적인 비판의 관점에서는 이러한 형이상학적 실체에 대한 원근거의 문제에 제대로 답할 수 없다. 그렇기에 제1 비판서의 영역에서 형이상학적 기체의 문제는 불가지론의 형태로 드러난다. 반면에 제2 비판서로 알려진 『실천이성비판』에 이르러서는 초감성적 기체에 대한 해석이 『순수이성비판』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규정된다. 왜냐하면, 제2 비판서에서는 초감성적 기체가 인간의 도덕적 행위를 가능하게 한다는 원근거의 역할로 규정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제1, 2비판서에서 초감성적 기체에 대한 접근이 인식과 도덕적 행위의 원근거에 대한 문제로 확장되는 것에 있다. ‘경험을 가능하게 하되, 직접적 경험의 대상으로 간주 될 수는 없다는’ 1 비판서의 ‘순수범주’의 실재론적 문제와 ‘도덕적 행위를 가능하게 하는 도덕법칙과 선의지’에 관한 2 비판서의 존재론적 문제를 주목해보자. 이 경우 초감성적 기체에서 ‘신’으로 드러나는 이념과 구체적 삶에서의 인간의 행위에 대한 종합은 여전히 미봉의 상태에 머문다. 그것은 칸트가 완전한 종합의 구현과 완성을 초감성적인 이념의 양태에서 구현하려 하지 않았기 때문이며, 또한 비판적 철학의 절대적 시작을 인간이라는 유한한 존재자의 내면과 삶으로부터 시작하려 했기 때문이다.
『판단력 비판』은 이러한 칸트 자신이 기획한 철학적 비판의 체계적 완성을 위해서 저술된 글이라 할 수 있다. 제1 비판서의 ‘규정적 판단력’은 순수범주의 도식이 경험되는 대상과 ‘자동적이고 기계적’으로 맞물리며 성립된다. 그에 반해 『판단력 비판』의 ‘반성적 판단력’은 ‘자율적이고 능동적’으로 대상의 존재 자체를 주관으로부터 반성하는 과정을 통해 성립한다. 주관의 내면이 대상의 존재에 대한 아름다움을 느끼는 과정의 성립은 기계적이고 수동적인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아름다움의 조건에 대한 추론은 주관의 내면을 반성적으로 능동적이게 고찰하는 과정을 필수적으로 요구한다. 칸트는 ‘합목적성’을 논하며 주관의 내면 한에서 대상의 존재 자체와 그것을 인식하는 표상의 객관적 실재론을 인정했다. 문제는 주관의 내면이라는 제한에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칸트의 『판단력 비판』은 초감성적 기체와 물자체의 문제를 보다 유연하게 해석한다. 『실천이성비판』에서 역시 초감성적 기체의 문제와 신의 존재론적 차원의 문제는 그 나름의 해결을 제시한 듯이 보인다. 그것은 인간의 도덕적 행위가 신의 존재론적 차원의 증명 문제에 가장 적법한 대안이라는 칸트의 주장에서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칸트는 도덕적 행위의 완전한 종합을 쾌와 불쾌의 감성적 차원까지 내포한 양태에서 구현하고자 한다. 이는 칸트가 도덕적 원근거의 존재론적 근거를 개별자의 쾌와 불쾌가 결합 된 구체적이고 주관적인 차원에서까지 문제의 확답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을 함축한다.
『판단력 비판』은 자연의 형식적 합목적성에서 출발하여 인간의 인륜적 차원의 도덕적 합목적성의 목표지점을 향해서 나아간다. 칸트는 이론이성의 궁극적 목적을 실천적인 차원에서 구현하고자 했으며, 또한 대상의 아름다움의 감성적 측면까지도 논하고자 했다. 이 과정에서 ‘반성적 판단력’은 이러한 체계의 정초 작업에 있어서 필수적인 방법론으로 대두될 수밖에는 없는 것이다. 『판단력 비판』은 아름다움의 단적인 추론으로부터 시작하여 칸트철학의 이론과 실천의 양자를 아우르는 방향으로 나간다. 『판단력 비판』의 말미에 칸트는 이론과 실천의 종합을 기계적이고 외적인 양태로 제안하지 않는다. 칸트는 양자의 종합을 유기적이며 보다 내적인 완성된 양태로 제시하고자 한다. 우리는 이러한 『판단력 비판』을 함께 읽어보는 과정과 본 강좌를 통해서 칸트가 마련하고자 했던 비판 이후의 체계의 성립에 대한 방법론적 과정을 보다 심층적으로 알아볼 것이다.
▶커리큘럼
1강) 칸트 ‘비판철학’의 의미와 ‘선험철학’을 통한 경험의 조건에 대한 정초에 관해서
2강) ‘반성적 판단’과 ‘규정적 판단력’의 차이 비교
- 미의 계기 1, 2, 3을 중심으로
3강) ‘반성적 판단’과 자연의 ‘형식적 합목적성’
- 미의 계기, 4, ‘숭고(수학적 숭고, 역학적 숭고)’를 중심으로
4강) 목적론적 판단력의 변증학
- 『판단력 비판』 , §61 ~ §73에서 드러난 논의를 중심으로
5강) 자연의 ‘객관적 합목적성’ 개념과 ‘목적론적 체계’의 정초
- 『판단력 비판』, §76주해와 스피노자 철학과 경험론 철학의 비판을 중심으로
6강) ‘목적론적 판단력의 방법론’
- 물리신학과 윤리신학의 정립을 중심으로
7강) 존재론적 신존재 증명과 ‘자연의 최종목적으로서의 인간과 문화’에 관한 논의를 중심으로
8강) 『판단력 비판』 을 통한 이론이성과 실천이성의 종합 가능성
- 피히테, 셸링, 헤겔로 이어지는 독일관념론에서 드러나는 칸트의 영향력
참고문헌
- 임마누엘 칸트, 『판단력 비판』 , 백종현 옮김, 아카넷
- 강의 전, 강사가 제작한 PDF 파일이 공유됩니다.
▶강사소개 : 정호찬
홍익대 미학과 박사 졸업, 박사 논문, 『시적 자기의식을 통한 존재와 사유의 통일성 고찰』, 칸트의 비판철학과 헤겔의 사변철학을 중심으로 독일관념론의 성립과정을 분석/해석하는 작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칸트 미학과 헤겔 관념론의 현대적 의미를 예술, 특히 영화를 통해서 재발견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으며, 예술과 철학의 조화로운 영역을 구축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강의소개
칸트의 『판단력 비판』을 단순한 미학 서적으로 간주하기에는 책의 내용이 함축하고 있는 바가 상당히 깊은 것을 알 수 있다. 칸트는 『순수이성비판』을 통해 인식의 조건에 대한 범주의 연역을 경험으로부터 출발시켰다. 이는 인식할 수 있는 대상에 대한 인식 조건의 추론과 연역의 문제를 인간이 수행할 수 있는 자연과학적 측면으로부터 그 토대를 마련하고자 했다는 것을 함축한다. 결과적으로 제1 비판서로 알려진『순수이성비판』의 의의는 인식될 수 있는 조건에 대한 철학적 비판의 작업을 토대로 형이상학과 분리된 인식론의 성립으로 드러난다.
이러한 칸트의 작업은 ‘초감성적’ 영역으로 대변되는 ‘신’과 종교의 영역을 이성의 철학적 영역과 구분 지었음을 시사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과제의 결과로 신과 사변적 대상은 어디에 남아있게 되는 것인가? 칸트는 『순수이성비판』 , 「선험적 변증학」의 서두 부분에서 ‘신’, ‘영혼’, ‘자유’와 같은 형이상학적 문제는 인간 이성이 피할 수 없는 영속적인 형이상학적 화두임을 말하고 있다. 하지만 ‘규정적 판단력’에 기초한 수학적이고 과학적인 비판의 관점에서는 이러한 형이상학적 실체에 대한 원근거의 문제에 제대로 답할 수 없다. 그렇기에 제1 비판서의 영역에서 형이상학적 기체의 문제는 불가지론의 형태로 드러난다. 반면에 제2 비판서로 알려진 『실천이성비판』에 이르러서는 초감성적 기체에 대한 해석이 『순수이성비판』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규정된다. 왜냐하면, 제2 비판서에서는 초감성적 기체가 인간의 도덕적 행위를 가능하게 한다는 원근거의 역할로 규정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제1, 2비판서에서 초감성적 기체에 대한 접근이 인식과 도덕적 행위의 원근거에 대한 문제로 확장되는 것에 있다. ‘경험을 가능하게 하되, 직접적 경험의 대상으로 간주 될 수는 없다는’ 1 비판서의 ‘순수범주’의 실재론적 문제와 ‘도덕적 행위를 가능하게 하는 도덕법칙과 선의지’에 관한 2 비판서의 존재론적 문제를 주목해보자. 이 경우 초감성적 기체에서 ‘신’으로 드러나는 이념과 구체적 삶에서의 인간의 행위에 대한 종합은 여전히 미봉의 상태에 머문다. 그것은 칸트가 완전한 종합의 구현과 완성을 초감성적인 이념의 양태에서 구현하려 하지 않았기 때문이며, 또한 비판적 철학의 절대적 시작을 인간이라는 유한한 존재자의 내면과 삶으로부터 시작하려 했기 때문이다.
『판단력 비판』은 이러한 칸트 자신이 기획한 철학적 비판의 체계적 완성을 위해서 저술된 글이라 할 수 있다. 제1 비판서의 ‘규정적 판단력’은 순수범주의 도식이 경험되는 대상과 ‘자동적이고 기계적’으로 맞물리며 성립된다. 그에 반해 『판단력 비판』의 ‘반성적 판단력’은 ‘자율적이고 능동적’으로 대상의 존재 자체를 주관으로부터 반성하는 과정을 통해 성립한다. 주관의 내면이 대상의 존재에 대한 아름다움을 느끼는 과정의 성립은 기계적이고 수동적인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아름다움의 조건에 대한 추론은 주관의 내면을 반성적으로 능동적이게 고찰하는 과정을 필수적으로 요구한다. 칸트는 ‘합목적성’을 논하며 주관의 내면 한에서 대상의 존재 자체와 그것을 인식하는 표상의 객관적 실재론을 인정했다. 문제는 주관의 내면이라는 제한에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칸트의 『판단력 비판』은 초감성적 기체와 물자체의 문제를 보다 유연하게 해석한다. 『실천이성비판』에서 역시 초감성적 기체의 문제와 신의 존재론적 차원의 문제는 그 나름의 해결을 제시한 듯이 보인다. 그것은 인간의 도덕적 행위가 신의 존재론적 차원의 증명 문제에 가장 적법한 대안이라는 칸트의 주장에서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칸트는 도덕적 행위의 완전한 종합을 쾌와 불쾌의 감성적 차원까지 내포한 양태에서 구현하고자 한다. 이는 칸트가 도덕적 원근거의 존재론적 근거를 개별자의 쾌와 불쾌가 결합 된 구체적이고 주관적인 차원에서까지 문제의 확답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을 함축한다.
『판단력 비판』은 자연의 형식적 합목적성에서 출발하여 인간의 인륜적 차원의 도덕적 합목적성의 목표지점을 향해서 나아간다. 칸트는 이론이성의 궁극적 목적을 실천적인 차원에서 구현하고자 했으며, 또한 대상의 아름다움의 감성적 측면까지도 논하고자 했다. 이 과정에서 ‘반성적 판단력’은 이러한 체계의 정초 작업에 있어서 필수적인 방법론으로 대두될 수밖에는 없는 것이다. 『판단력 비판』은 아름다움의 단적인 추론으로부터 시작하여 칸트철학의 이론과 실천의 양자를 아우르는 방향으로 나간다. 『판단력 비판』의 말미에 칸트는 이론과 실천의 종합을 기계적이고 외적인 양태로 제안하지 않는다. 칸트는 양자의 종합을 유기적이며 보다 내적인 완성된 양태로 제시하고자 한다. 우리는 이러한 『판단력 비판』을 함께 읽어보는 과정과 본 강좌를 통해서 칸트가 마련하고자 했던 비판 이후의 체계의 성립에 대한 방법론적 과정을 보다 심층적으로 알아볼 것이다.
▶커리큘럼
1강) 칸트 ‘비판철학’의 의미와 ‘선험철학’을 통한 경험의 조건에 대한 정초에 관해서
2강) ‘반성적 판단’과 ‘규정적 판단력’의 차이 비교
- 미의 계기 1, 2, 3을 중심으로
3강) ‘반성적 판단’과 자연의 ‘형식적 합목적성’
- 미의 계기, 4, ‘숭고(수학적 숭고, 역학적 숭고)’를 중심으로
4강) 목적론적 판단력의 변증학
- 『판단력 비판』 , §61 ~ §73에서 드러난 논의를 중심으로
5강) 자연의 ‘객관적 합목적성’ 개념과 ‘목적론적 체계’의 정초
- 『판단력 비판』, §76주해와 스피노자 철학과 경험론 철학의 비판을 중심으로
6강) ‘목적론적 판단력의 방법론’
- 물리신학과 윤리신학의 정립을 중심으로
7강) 존재론적 신존재 증명과 ‘자연의 최종목적으로서의 인간과 문화’에 관한 논의를 중심으로
8강) 『판단력 비판』 을 통한 이론이성과 실천이성의 종합 가능성
- 피히테, 셸링, 헤겔로 이어지는 독일관념론에서 드러나는 칸트의 영향력
참고문헌
- 임마누엘 칸트, 『판단력 비판』 , 백종현 옮김, 아카넷
- 강의 전, 강사가 제작한 PDF 파일이 공유됩니다.
▶강사소개 : 정호찬
홍익대 미학과 박사 졸업, 박사 논문, 『시적 자기의식을 통한 존재와 사유의 통일성 고찰』, 칸트의 비판철학과 헤겔의 사변철학을 중심으로 독일관념론의 성립과정을 분석/해석하는 작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칸트 미학과 헤겔 관념론의 현대적 의미를 예술, 특히 영화를 통해서 재발견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으며, 예술과 철학의 조화로운 영역을 구축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